국외문학기행 추진 중간보고서 겸 사과문
참으로 죄송합니다.
그간의 경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코로나도 풀리고 해서 해외문학기행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대구 출발 기준으로 시일이 오래 걸리지 않으며 가격이 싼 곳을 물색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염두에 둔 곳은 우리의 역사적 흔적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는 대마도(對馬島)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의견을 묻는다는 차원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후보지 네 곳을 올렸습니다.
여행사에서 맨앞에 내세운 선전지였습니다. 그 결과 가성비가 비교적 좋은 필리핀 세부 희망이 비교적 많았습니다.
그리하여 여행사에 추진을 의뢰하였더니, 현지에서 옵션이 많다고 하였습니다.
여행비 37만 9천 원은 왕복 비행기 삯에 지나지 않으므로 현지가이드 팁을 포함 300여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언급이었습니다. 맨 앞에 올라온 이 가격은 이른바 미끼 상품이었던 것입니다.
순간 절망감에 어찌할 줄을 몰랐습니다.
그러나 회원님들과 약속한 사업이므로 기존 경비를 고집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아무리 깎아도 1인당 59만은 되어야 한다기에 거절하였더니, 옵션을 최대한 줄이고 현지팁을 별도로 49만 9천원은 되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래도 1일 10만 원 정도이니 헐한 편이라고 하였습니다.
거기다가 필리핀은 코로나 2회 이상 접종 증명서를 영문(英文)으로 제출해야 하고, 입국앱을 설치하여 여행객의 인적 사항을 등록해야 한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차에 회원들로부터도 재고요청 의견이 들어왔습니다. ‘필리핀 세부는 해안가 휴양지이므로 물놀이가 필수인데 나이가 있는 회원들이 수영복으로 바다에 드나드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집필소재 발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박물관이나 문학관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집행부에서는 더욱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모처럼 기획된 여행이었으나 미끼 상품에 홀린 것을 한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믿음으로 미숙한 추진 과정을 사과하고, 비용 문제로 힘들더라도 <중국 한시 여행>, <일본이나 중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생가 방문>, <그리스로마 신화의 고장 방문> 등 기획일정을 새로이 개발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본격적인 추진은 가을로 미루고, 이번에는 이왕 시작하였으니 가까운 대마도에 다녀오면 어떨까 하고 다른 여행사에 견적을 요청하였습니다. 그 결과 가이드 팁, 출국세, 대구 부산 왕복 버스비 등을 현지에서 걷으면 번거로우니 미리 걷도록 하여 모두 26만 9.000원으로 나왔습니다.
필리핀 세부도 가는 날 및 비행기 1박 등을 빼면 실제로는 3일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마도는 부산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 반만에 갈 수 있으므로 가는 날 오는 날 모두 연수가 가능한 이점이 있었습니다.
대마도에는 조선통신사 흔적, 면암 최익현 순국지, 덕혜옹주 혼인기념비, 태평양 전쟁 흔적, 조선 전망대, 몽골군과의 전투 해안 등 우리와 관련된 많은 유적이 남아있어 많은 소재를 구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고심끝에 날짜는 그대로 하되 행선지는 대마도로 바꾸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실망하실 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깊이깊이 사과드립니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의견을 두루 수렴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경험이 부족하였던 점을 참작하여 깊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고 대마도 기행에나마 많이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상에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습니다.)
밤새 잠못이루며
심후섭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