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무명 이성운, 마라톤 2시간 18분 42초 우승

[후니..♡]

◇이성운

　아버지가 암투병중인 이성운(23.충북)이 `체전의 꽃' 마라톤을 석권했다.
　이성운은 13일 제주 종합경기장을 출발해 북제주군 애월상고를 돌아오는 42.195km 코스에서 벌어진 제83회 전국체전 남자 마라톤에서 사력을 다한 막판 스퍼트로 작년 체전 우승자 이의수(충남)와 국가대표 출신의 형재영(전북) 등 기라성같은 선배들을 물리치고 2시간18분42초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아버지께 효도위해 뛰고 또 뛴다"

<마라톤 이성운 인터뷰>
　가장 먼저 결승 테이프를 끊은 이성운은 신고 있던 마라톤화를 벗어 관중석을 향해 던지며 환희를 표시했지만 기쁨은 어느새 눈물로 변했다. 위암으로 투병중인 아버지(이영석)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고향인 청주에서 힘든 농사일을 하며 자신을 포함한 두 형제는 물론 청각장애자인 작은 아버지까지 돌봐오다 불치의 병을 얻은 아버지.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효도를 한 것같아 위로를 삼았지만 지금도 병마와 싸우고 있을 아버지의 모습을 생각하면 금메달이 마냥 기쁠 수만 없다. 청주 내곡초등학교 4학년때 육상을 시작한 이후 어려운 가정형편을 무릅쓰고 힘겹게 뒷바라지를 해준 아버지이기에 북받치는 슬픔이 두배다. "뜀쟁이가 효도하려면 또 뛰는 것 밖에 더 있겠냐"는 그는 글썽거리는 눈물을 훔치며 아버지에게 보여줄 금메달을 꼭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