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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영사는 36번국도 변에 있다. 울진 쪽에서 오면 불영계곡의 끝자락이요, 봉화 쪽에서 오면 불영계곡의 초입이다. 일주문에서 불영사까지는 15분쯤 걷는다. 조금 걸으니 솔향이 짙다. 수고가 높고 그 수형도 화려한 금강송이다. |
불영사 인근 소광리는 금강송 군락지로 유명하다. 천축산 자락의 불영사 주변도 금강송이 많다. 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데 기암절벽의 기개와 금강송의 기상이 장관을 이룬다. 불영교 아래를 지나는 불영사계곡의 물줄기도 시원스럽다.
길가로는 수로를 내고 낙엽들을 걷어내 물이 곱다. 부러 물길을 따라 걷는 이도 있다. 길 한가운데에는 샘도 있다. 물줄기가 솟아오르는 걸 간신히 확인할 만큼 자그마하다. 그래도 돌들로 경계를 두려 테를 둘렀다. 그 안에 작은 샘의 자맥질이다. 마치 진귀한 생명인 양 설렌다. 물길 하나에 담긴 여린 마음이 거울처럼 자신을 비추게 한다. 곧 모퉁이의 거대한 느티나무 두 그루가 불영사에 이르렀음을 알린다. 옆길로는 부도밭이다. 불영사 주지를 지낸 양성당 해능 선사의 사리를 모신다. 금강송 한 그루가 장엄한 그늘을 드린다.
15km의 장쾌한 물길
불영사의 지형은 여느 사찰과 다르다. 산을 등지는 것이 아니라 산을 바란다. 그 아래 연못을 축으로 사찰 건물들이 둘러앉았다. 한눈에 포근히 안겨온다. 그 느낌이 참으로 따스하다.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다. ‘가을로’의 긴 여정에 유독 불영사라는 사찰만이 자리한 이유를 비로소 알겠다. 불영사에서는 누구나 불영지(연못)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합장한다. 반대편 못가로는 하얀 백련과 노란 개연꽃들이 만발했다. 한참 넋을 잃고 그 고운 진경을 바라본다. 연못에만 시선을 빼앗겼다가는 자칫 대웅전을 그냥 지나치기 쉽다. 대웅보전은 보물 1201호로 지정될 만큼 건축미가 빼어나다. 하지만 대웅보전의 주변은 화려한 위용을 뽐내기보다 수수한 미덕을 간직하고 있다. 곁으로는 산신각 향하는 돌계단도 운치 있다. 불영사는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산책삼아 다녀갈 만하다. 경내의 표정이 다채로워 보는 즐거움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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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는 보물 730호 응진전과 보물 1272호 후불탱화 등도 있어 눈여겨 볼만하다.
불영사를 나와 울진 방면으로 향한다. 서면 하원리에서 근남면 행곡리에 이르는 15km의 불영계곡이다. 도로를 따라 굽이치며 들고나는 계곡의 물길과 기암절벽의 장쾌함이 무더위를 앗아간다. 산자락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의 수형도 아름답다. 도로 중간에는 선유정과 부영정이라는 팔각정이 있는데 전망대 역할을 한다. 불영계곡의 거센 물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길을 따라 멈춰선 차량의 행렬도 종종 발견한다.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이다. 불영계곡의 물은 꽤나 맑다. 발을 담그면 그 냉기가 찌릿하게 전해진다.
대숲에 이는 바람
36번국도변에는 또 하나의 유명한 촬영지가 있다. 불영사에서 울진 방면으로 향하다 우측 천진교를 건너면 행곡 2리다. 김래원, 염정아 주연의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의 촬영지다. 300년 된 처진 소나무와 효자비가 수문장처럼 자리하고 있다. 옆길로 접어들자 드라마에 나왔던 대숲이다. 20여 미터 남짓한 짧은 길이다. 짧지만 강렬하다. 하늘을 가린 대숲과 그 너머의 돌담도 운치 있다. 대숲을 지나자 마을이 나타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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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풍기IC로 나와 36번국도 봉화 방면. 현동터널 지나 울진 방면 불영사 또는 불영계곡. 동서울터미널에서 울진행 시외버스 이용. 울진버스터미널에서 불영사행 버스 이용
문의_054-782-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