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이식수술

[오분순타]

안면이식 수술

미국에서 세계 4번째 안면이식 수술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지난 16일 AP통신을 통해 보도된 후 17일에는 수술을 이끈 클리브랜드 클리닉 재건성형의학과 마리아 세미나우(Maria Siemionow) 박사가 공식 브리핑을 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수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진 않았기 때문에 언론에 밝힌 사항을 위주로 이번 수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클리브랜드 클리닉 마리아 세미나우 박사는 지난 17일 안면이식수술 브리핑을 하며 다소

            흥분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출처 : CNN캡쳐)

 

         ▲ 마리아 세미나우 박사팀의 안면이식 수술장면이 보도되고 있다. (사진출처 : CNN캡쳐)  

이번 수술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얼굴의 80%를 교체하였다는 것입니다. 프랑스나 중국에서 성공한 부분 이식수술에 비해 사실상 세계 최초 전면 이식수술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여자입니다. 이 여성은 한쪽 눈과 코의 대부분, 위턱이 심하게 손상된 외상성 장애여서 숨을 쉬거나,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클리브랜드 클리닉 측은 아직 이 여성이 다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기증자로 부터 확보된 생체조직을 8명의 의사가 22시간에 걸쳐 이루어진 이번 수술은 다행히 무사히 끝나게 되었고 현재는 2주가 지나 서서히 회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 마리아 세미나우 박사가 밝힌 안면이식수술의 부위와 수술과정 (사진출처 : CNN캡쳐)

위에 사진을 보시면 이번 수술은 피부조직 뿐만 아니라 안면신경, 얼굴 윗부분과 가운데 부분의 안면근육, 윗입술, 코와 치아까지 이식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지만 앞으로도 거부반응과 싸우며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합니다.

세계는 지금 안면이식수술 찬반 논란 중

이번 수술로 세계는 다시 안면이식수술에 대한 윤리적 측면을 따지게 되었습니다. 안면이식은 심장이나 간과 같은 장기이식과 같이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는 것인데요.

미국의 생명윤리학자인 카플란 박사(Athur Caplan, 펜실베니아대)는 "윤리적으로 볼때 만약 수술이 실패하였을때 환자는 되돌릴수 없는 삶으로 빠지게 된다. 만약 얼굴이 거부반응이나 떨어져 나가게 되면 숨을 쉴수도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고통받게 된다."고 반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카플란 박사는 또 "만약 환자의 삶이 더 나빠졌을때는 안락사에 대한 선택권을 줘야한다."고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마리아 세미나우 박사는 "수술의 실패로 인한 무서운 결과를 막기 위해 20년간 실험을 통해 면역체계의 반응을 연구했다."고 전하며 또한 "이번 수술 환자의 경우도 부상때문에 거의 살아갈수가 없었다. 인공호흡기 없이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우리는 환자가 다시 웃고, 다시 냄새를 맡을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라고 밝히며 윤리적인 입장을 일단락했습니다.

▲ 마리아 세미나우 박사가 안면이식수술의 논란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 : CNN캡쳐)

하지만 계속 되어왔던 안면이식수술에 대한 찬반논란은 이번 클리브랜드 클리닉 재건성형의학과팀의 수술로 인해 다시 뜨거워 질듯 하네요. 사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기때문에 찬성과 반대의 의견이 팽팽하지만 (물론 앞으로 거부반응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만약 이번에 실패했다면 반대의 입장에 무게가 실리는 것은 당연하고 큰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겁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벌써 궁금해지는군요.

그리고 세계 최초의 안면이식수술 환자였던 프랑스 여성의 소식이 지난달 알려졌는데요. 이 여성은 3년전(1995년) 애완견에 얼굴 아랫부분을 물어 뜯겨 코와 입술이 손상되고 잇몸과 아래턱이 드러나 부분 이식수술을 받았었습니다. 얼마전 인터뷰를 가졌는데요. 아직까지 새로운 얼굴에 적응을 못해 심리적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합니다. 이 환자는 "죽은 기증자의 얼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신의 얼굴도 아닌 또다른 사람의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며 정체성의 문제를 드러냈는데요. 그러면서도 "그렇다면 안면이식수술을 금지해야 하냐?"는 질문에는 "수술은 계속 되어야한다. 단지 수술전 환자는 자신의 인생이 이제부터 바뀐다는 것을 심사숙고한 뒤 결정해야 한다."며 안면이식 수술에 찬성 쪽 입장을 밝혔습니다.

(자문 전문의 : 김양제 피부과 성재영 원장)

▲ 세계최초 안면이식수술 환자인 프랑스의 이사벨 디누아르씨의 사고전과 수술후 사진 

 

▲ 이사벨 디누아르씨가 받은 이식부위 

 

▲ 이사벨 디누아르씨의 최근모습 (2008년 11월 기자회견 모습)

이번 수술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를 보며 생각나는 것이 있죠. 약 10여년전에 히트를 쳤던 존트라볼타와 니콜라스케이지 주연의 영화 "페이스오프"가 생각나네요. 사실 그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영화였지만 이제는 페이스오프가 현실이 되어버렸네요. 물론 영화처럼 얼굴을 뚝 뗏다 너무쉽게 붙여버리는 것은 불가능하지만요.^^ 그럼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영화 '페이스오프' (1997, 오우삼 감독)의 포스터와 한장면 

출처 : http://blog.daum.net/yama14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