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30분에 예약되어 있는 치과에 가기 위해 아침 부터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15분쯤 지난 후에 도착해 보니 대기 환자들이 너무 많아 무려 약 1시간 가량을 우두커니 앉았기도 하고, 졸다가 말다가 하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정작 진료를 해 본 K 주치의는 윗니에 충치가 한 개 생겼고, 위 아래 할 것 없이 뿌리가 약해 당분간 그대로 사용하다가 보철을 하든다, 일플런트를 해야 할 것 같으니 딱딱한 음식물 섭취를 조심하라고 주의를 상기시키고 잇었다.
일단 25일(월)쯤 한 번 더 와서 살펴 본 후에 후속 치료 계획을 세워 보자고 하는데, 이것 역시 만만치 않은 경비가 부담이 될 터여서 지레 겁(?) 부터 집어 먹고 치과를 물러 나왓다.
오후 1시에 잡혀 있는 고향 사람들의 친목 모임인 永人會가 열리고 있는 선실동 한우식당으로 가서 좌정을 해 보니, 내가 가장 연소한 연령대.
최소한 3년 이상의 선배들이 즐비하고, 80세를 넘긴 원로들도 다수여서 아무 기척도 하지 않고 늦게 온 죄(?)로 홀로 남은 국물을 뎁혀 밥만 배불리 먹고 물러 서 온 식이 되고 말았다.
공식 모임이 끝난 후 어느 호프집으로 이동해 갈 모양이나, 큰딸을 공항으로 태워 줘야 한다는 핑게 아닌 핑게를 대고 귀가하고 말았던 것이다.
물론 방금 받고 온 치과 진료 결과도 크게 좌우하였던 것이고.
한편, 과거 헬기 조종사를 하고 퇴역했다는 모 선배는 나와는 초면이었던 셈인데, 나를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던 지 꼭 함께 2차로 가자는 것을 애둘러 피(?)하고 온 격이 되어 조금은 민망하고, 송구하기도 하였던 듯 하다.
그러나 어쩌랴, 더운 날씨에 대낮 부터 술을 마시면 오늘 하루는 그대로 엉망진창이 되고 말 터여서 그들을 따라 가지 않은 것을 안도해 가며 곧장 집으로 온 것이다.
그리고 모처럼 약 1시간 정도의 오수를 즐겼더니, 육신이 한결 양호해진 느낌.
그 길로 기상하여 오후 6시, 길음동성당 토요일 주일 미사에 참례하러 간 것이다.
오늘은 미사 중 한 건의 관면 혼배 성사가 집전이 된다 하고, 미사 마칠 때쯤에는 천주교 원죄없으신 마리아 교육 선교 수녀회가 설립한 학교 밖 도시형 대안학교인 <자오나학교>에 대한 홍보 활동이 펼쳐질 것이라고 미사 주례 사제이신 보좌 신부님이 미사 사작 무렵 소개해 주었다.
그리고 미사 직후인 7시 부터는 2018년도 견진성사 신앙강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한편, "자오나"는 성경의 인물 "자케오가 오른 나무"를 줄인 말.
자케오는 청소녀들을,
나무는 자오나학교를 의미한다는데, 나무에 오르는 것은 배움과 활동, 체험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보려는 적극적 행동을 의미한다 라고 그 학교를 소개하는 리후렛에 적어 놓고 있다.
자오나는 키 작은 자케오가 나무에 올라 새로운 세상을 만났듯이, 어려움에 처한 청소녀들이 세상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립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배움과 성장을 위한 든든한 나무가 되어 동반하고자 한다 라고 그 취지를 설명하고 있엇다.
미사가 종료된 후 그 자리에서 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김형진 베드로 담당 신부님께서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전례(미사)와 신앙생활>에 대한 특강이 이어져 주의 깊에 경청하였다.
마침 우리 4구역에서는 6월 정례 모임을 이 특강 경청으로 대체한다며 많은 교우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는 미카엘 구역장의 문자메시지가 여러 차례 왔기에 우정 자리를 잡고 앉아 신부님의 말씀을 유심히 노트 필기 까지 해 가며 들었던 것이다.
참으로 알찬 강의 내용이었던 듯 하다.
그 내용을 압축해 기록으로 남기면 대충 이러하였던 듯 하다.
<왜 신앙을 추구하는가?
*. 마음의 평화-구원-영원한 행복(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것을 이 땅에서 미리 누리는 것)
하느님 나라는 영원한 행복이 완성되는 곳이며, 하느님의 생각과 내 생각이 일치하는 나라일 뿐 아니라, 온전히 일치하는 나라.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이신가?
(마르코 복음 8,27-29)-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신앙 고백을 한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세레를 받고 예수가 그리스도(구원자)이심을 신앙고백하는 이,
그리스도의 제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 그것이 전부입니다.(복자 슈브리에 신부),
또 다른 그리스도(Alter Christus)
예수님의 새 계명 -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복음 13, 34-35),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전례란?
교회가 하느님께 드리는 공적 에배.
성사(聖事)란?
은총의 통로, 합당한 마음 가짐, 보이지 않는 하느님, 은총과 사랑이 " 가시적인 표징"
성사의 특징
1. 그리스도의 성사. 2. 교회의 성사. 3. 신앙의 성사. 4. 구원의 성사
성사의 효과
1. 사효성(事效性) : 성사 자체가 갖는 효과,
2. 인효성(人效性) : 받는 이들이 타당한 준비 필요
칠성사(七聖事)란?
1. 세례성사(태어 나서).
2. 성체성사(밥 먹고).
3. 견진성사(어른이 되고)
(이상은 입문 성사)
4. 고해성사(사춘기를 거쳐).
6. 성품성사(성직이나).
6..혼인성사(혼인하여)
7. 병자성사(하늘 나라로)
"7"의 이라는 숫자의 의미.
7일째 창조가 완성, "3" 이라는 삼위일체의 신비를 표현하는 숫자와 함께 완전함의 의미.
세례성사.
1. 주부식 세례. 2. 침례식 세례
세례성사의 효과.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함께 살아 남(원죄, 본죄, 용서)-직천당, 은총의 지위 획득.
견진성사란?
그리스도인의 성숙을 위한 성사.
성령 칠은과 성령의 열매 아홉 가지.
1. 슬기. 2. 의견. 3. 통달. 4. 굳셈. 5. 지식. 6. 효경. 7. 경외
1. 사랑. 2. 기쁨. 3. 평화. 4. 선의. 5. 성실. 6. 온유. 7. 절제. 8. 인내. 9. 후의
견진성사의 참된 의미.
1. 세례의 갱신. 2. 새로운 창조(숨). 3. 성령의 이끄심(뜻). 4. 사랑의 영 : 신앙의 성장. 5. 삶의 변화를 통한 참된 회심.
미사를 통한 생명의 선물, 그리고 성체 성사의 삶.
미사는 예수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의 장.
1. 말씀의 전례 : 말씀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 귀로 하는 영성체, 마음과 영혼을 기울여 "경청"해야 한다.
2. 성찬의 전례 :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와의 일치.
성체성사.
그리스도교 생활 전체의 원천이요, 절정.
1.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일치(완전한 현존)
2. 영원한 생명의 양식(참된 구원)
3. 그리스도 신비에 참여(교회 공동체의 일치)
그 분은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합당한 영성체
1. 은총 지위에 있는 이(세례)
2. 준비
ㄱ. 영적 준비(고해 성사).ㄴ. 육적 준비(공심제)
영성체 시기와 횟수
1. 최소 횟수 : 1년에 1회 이상(사순절 시작과 부활 시기의 끝 사이, 판공)
2. 최다 횟수 : 1일 2회(미사에 온전히 참여했을 때), 죽을 위험에 처햇을 때(병자 성체), 영성체 의무.
양형성체 : 성체(빵)와 성혈(포도주)
단형성체 : 성체(혹은 성혈) 한 가지만.
영성체 방법
1. 손으로 하는 영성체.
2. 입으로 하는 영성체.
* 가급적이면 손으로 하는 영성체를 권고한다.
고해성사.
용서를 통한 부활, '수고로운 세례"인 고해성사.일종의 세례.우리의 많은 눈물과 노력 없이는 효력을 내지 못하므로 수고로운 세례.
그리스도의 증인 : 부활의 나눔. 받은 사랑, 용서의 실천, 참된 부활의 증인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동행>
1. 미사를 통해 파견된 그리스도인의 사람 :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된 "또 다른 그리스도"
-살아 있는 빵이신 예수 그리스도
-먹히우는, 쪼개지는 빵,
-사랑의 새 계명 실천.
그리스도인의 삶.: 그리스도의 제자 됨, 사랑의 표징
1. 구유 : 바라지 않으며(육화의 신비)
2. 십자가 : 오래 견디어 내어 사랑의 열매(부활)를 위한 인내와 희생
3. 감실 : 모든 것을 내어 주며 사랑을 위한 자기 비움(내어 줌)-성체성사, 그리스도인은 "살아 있는 감실", "살아 있는 성모님"
모처럼 명강의 한 개를 경청하여 마음이 뿌듯하였던 것이다.
특강 종료 후 부리나케 나오는데, 미카엘 구역장이 뛰어 나와 지난 번 절두산 성지 순례시 구입해 둔 손수건 한 장을 특강 참여, 즉 6월 구역 모임 참여 선물로 주어 감사히 받아 들고 곧장 귀가.
집에 오자마자 내일 00 : 30분발, 카타르 도하행 비행기를 타고 아르헨티나로 강의차 출장 가는 큰딸 정혜 프란체스커 로마나와 추어탕 한 그릇을 먹고 인천 국제공항 까지 태워 주기로 했기 때문에 몹시 바빴던 것이다.
큰 가방 두 개를 내 차에 싣고 미아사거리역 부근 소재 송담추어탕집행.
그 곳에서 배불리 식사를 마친 후, 기름까지 보충하여 일로 공항행.
오늘 정혜는 유엔 산하 지적재산성 기구가 주최하는 게임 관련 세계적인 학회에 초청 강사로 가게 되었다고.
가서 영어로 강의를 하면, 그 곳에서 스페인어로 통역을 하게 된다는데, 기왕에 발을 잘 들여 놓았던 듯 싶어 대갼해 보이기도 하였다.
밤 10시 44분경 출발 라인에 도착시켜 준 후 단기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합류하였다가, 게이트로 들어 가는 것 까지 보고 귀갓길.
집에 와 보니 비로소 나 홀로 남았음을 알게 하여 갑자기 외로움 비슷한 것이 느껴지기도.
2018. 러시아월드컵 C 조 예선전 덴마크와 페루와의 지리한 전반전을 시청하다가 TV 소리만 들어 가면서 설겆이를 한 후, 일반 쓰리기와 음식물 쓰레기 까지 배출하고 나니 이미 2시가 넘은 시각.
아파트 단지 안이 적막강산이었던 것이다.
아이들과 카톡방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가 3시 무렵 부터 일지를 적기 시작하여 이제서야(새벽 5시 10분) 마치게 되니 엉거주춤 밤을 꼴딱 지새운 격.
어서 잠을 청해야 하리라 싶다.
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첫 외손녀 미켈라가 "외할아버지! 너무 외로워하지 마세요."라고 잘 되지 않는 한국어 발음으로 말하는 것을 둘째 딸 정아 아네스가 동영상을 찍어 보내 와 빙그레 웃게 되어 감사.
정녕 긴 하루를 살았던 것이다.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