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7 장 善行無轍跡(선행무철적) 여운 이준호 풀어씀
- 백서본 71장
남회근 : 흔적을 남기지 않는 선
장치청 : 길을 잘 가면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주춘재 : 잘 걷는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톨스토이 :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오강남 : 정말로 잘하는 사람은 – 도에 따른 행동의 완벽성
도올 김용옥 : 잘 가는 자는 자취를 남기지 아니한다
여운 : 도에 통달한 사람
27. 善行無轍跡。善言無瑕謫。善數不用籌策。善閉無關楗而不可開。善結無繩約而不可解。是以聖人常善救人, 故無棄人。常善救物,故無棄物。是謂襲明。故善人者不善人之師。不善人者善人之資。不貴其師, 不愛其資, 雖智大迷, 是謂要妙。
도에 통달하여(善) 행하는(行) 사람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 없고(無轍跡), 통달하여(善) 예측하는(言) 사람은 허물을 잡아 책망할 일이 없다(無瑕謫).도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數) 점을 치는 산가지를(籌策) 사용할 필요가 없고(不用), 방어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閉) 빗장을 걸지(關楗) 않아도(無而) 열리지 않게 한다(不可開). 매듭에(結) 통달한(善) 사람은 노끈을(繩) 묶지(約) 않아도(無而) 풀 수가 없다(不可解).그러하므로(以是) 성인은(聖人) 항상(常) 도를 베풀어(善) 사람들을 구제하기에(救人), 고로(故) 버려지는 사람이(棄人) 없는 것이다(無). 고로(故) 도를 베푸는 사람을(善人) 가리켜 일러(者), 도를 행하지 않는(不善) 인간들의(人) 스승이라(師) 하는 것이다. 도를 행하지 않는(不善) 인간 같지 않은 놈들은(人者) 도를 베푸는 사람들의(善人之) 근심거리이다(資[齎]). 그러한 도를 베푸는 스승을(其師) 귀히 여길 줄도 모르고(不貴), 아낄 줄도 모르니(不愛) 아! 오로지 탄식만 나올 뿐이다(其資). 아무리(雖) 재능이(智) 뛰어나더라도(大) 마음이 흐려 쉽게 홀리니(迷), 이를 여인네가 풍기는 유혹의 오묘함에 휘감긴다고 일컫는다(是謂要妙).
The skillful traveller leaves no traces of his wheels or footsteps; the skillful speaker says nothing that can be found fault with or blamed; the skillful reckoner uses no tallies; the skillful closer needs no bolts or bars, while to open what he has shut will be impossible; the skillful binder uses no strings or knots, while to unloose what he has bound will be impossible.
In the same way the sage is always skillful at saving men, and so he does not cast away any man; he is always skillful at saving things, and so he does not cast away anything. This is called 'Hiding the light of his procedure.'
Therefore the man of skill is a master (to be looked up to) by him who has not the skill; and he who has not the skill is the helper of (the reputation of) him who has the skill. If the one did not honour his master, and the other did not rejoice in his helper, an (observer), though intelligent, might greatly err about them. This is called 'The utmost degree of mystery.'
善行無轍跡(선행무철적)。善言無瑕謫(선행무하적)。
남 : 잘 가는 사람은 수레바퀴의 자국을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흠잡고 책망할 데가 없고,
장 : 길을 잘 가면 자취를 남기지 않고, 말을 잘하면 허물을 남기지 않는다.
주 : 잘 걷는 사람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말솜씨가 뛰어난 사람은 말에 흠이 없다.
톨 : 도덕적인 사람은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말을 잘하는 사람은 그의 연설에서 실수를 하지 않는다.
오 : 정말로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은 자국을 달린 자국을 남기지 않습니다. 정말로 잘하는 말에는 흠이나 티가 없습니다.
김 : 잘 가는 자는 자취를 남기지 아니하고, 잘하는 말은 흠을 남기지 않는다.
여운 : 도에 통달하여(善) 행하는(行) 사람은 흔적을 남기는 법이 없고(無轍跡), 통달하여(善) 예측하는(言) 사람은 허물을 잡아 책망할 일이 없다(無瑕謫).
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참선.
行(다닐 행/항) - 다니다, 가다, 행하다, 하다.
無(없을 무) - 없다, 아니다, 아니하다, 말다, ~하지 않다.
轍(바퀴 자국 철) - 바퀴의 자국, 궤도, 차도, 흔적, 노선, 진로, 행적.
跡(발자취 적) - 발자취, 업적, 공적, 행적, 관습, 길, 정도, 명성, 도달하다, 살펴보다.
言(말씀 언) - 말씀, 말, 견해, 의견.
瑕(허물 하) - 허물, 옥의 티, 틈, 채운, 어찌, 멀다, 두꺼비.
謫(귀양 갈 적) - 귀양을 가다, 꾸짖다, 책망하다, 벌하다, 결점, 운기, 기상변화, 재앙, 허물.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오물을 흙으로 덮는다. 혹여 포식자와 경쟁자로부터 흔적을 통해 추적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도에 통달하여 행동하는 사람은 죄를 짓지 않는다. 내가 한 행위의 원인과 결과(所以然)를 예측할 줄 아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자연선택이 사피엔스에게 도덕심을 진화시킨 이유는 생존에 유리했기 때문이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이유는 시뮬레이션 능력이 사피엔스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도덕심과 이타심이 없이는 대형사회와 국가를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무수한 사례를 통해 안다. 이기적인 개체들이 모여 있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망한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하기 때문이다. 너 죽고 나 사는 이기적인 사회는 이론적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너 죽고 나만 산다면 사회구성원은 모두 사라지고 나만 남기에 결국은 멸종된다. 이타심과 도덕심은 전두엽(前頭葉, 이마엽, frontal lobe)의 대뇌 반구의 전방에 자리한 뇌엽에서 작동한다.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등과 함께 대뇌피질을 구성하는 주요 부위 중 하나로 추리, 계획, 운동, 감정 처리 같은 옳고 그름에 대한 문제해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두엽의 앞쪽 부위에 자리한 전전두피질에서는 기억력 · 사고력 등의 고등행동을 관장하며 다른 연합영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조정하고 행동을 조절한다. 즉, 시뮬레이션 능력과 예측 능력의 확장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기에 허물을 남길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화이트헤드가 『이성의 기능』에서 밝힌 이성은 엔트로피를 감소시킨다고 했다. 이타심과 도덕심은 이성이 관장하는 자기 절제 능력으로 이기적인 개체들의 아비규환의 무질서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저 앞 신호등에 녹색 불에서 주황색 등으로 바뀌었다.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사람이라면 여기서 브레이크를 밟고 다음 신호를 기다린다. 그러나 내 안의 동물적 본능이 속삭인다. 그럼 3분은 기다려야 하잖아? 그냥 지나가라고 말이다. 그러나 도덕적인 사람은 이런 내면의 소리를 잠재운다. 만약 그렇게 했다가 사고가 나거나 경찰이 단속할 수도 있다고 지금이 아닌 몇 초 후에 일어날 일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이를 습관화한다. 도덕은 동물적 본능으로부터 자기 길들이기(self-domestication)이다.
고려대 심리학과 김학진 교수의 저서 『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 구조 - 인간의 선량함, 그 지속가능성에 대한 뇌과학자의 질문』에서 이타주의자와 이기주의자는 뇌의 사용 영역이 다르다고 한다. 활성화 부위가 다르다는 것은 인간마다 사고, 생각, 습관, 선택과 결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김학진 교수는 오랜 시간 뇌 영상 자료를 관찰 분석하여 과학적으로 설명하였다. 포유류의 뇌에는 공통으로 진화한 원초적인 변연계(limbic system)가 자리한다. 이 변연계는 포유동물 모두에서 공통으로 작동하기에 종종 하버드 의대 폴 맥린(Paul Donald MacLean 1913~2007)이 명명한 “포유동물의 뇌”라고도 불린다. 체온, 혈압, 심박동, 혈당을 조절하는 기능 외에도 생존에 관계되는 감정작용에 관여한다. 개체 및 종족 유지에 필요한 본능적 욕구와 직접 관계가 있으므로 '본능의 자리'라고도 한다. 이 변연계 안에 자리한 편도체와 측좌핵은 천연마약 물질인 도파민 보상시스템과 깊은 관련이 있다. 이타주의자와 이기주의자 모두 이 도파민 보상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어떤 상황과 경우에 도파민이 분출되는가이다.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 이타주의는 또 다른 극단적 이기주의라고 설명했다.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가 운전대를 잡아보자. 주황색 불에서 적색등으로 바뀌는 순간 당신은 브레이크와 엑셀 둘 중 무엇을 밟을까? 고민한다. 브레이크를 밟은 사람은 이기적인 이타심이 강한 사람이다. 신호를 무시하고 그냥 지나쳤다면, 혹시 모를 추돌사고로 생명과 자동차라는 재산을 날릴 뻔했기 때문이다. 사고는 피했더라도 경찰에 단속되었다면 벌금으로 인한 금전적 손해와 법적 손실인 벌점을 받게 된다. 브레이크를 밟아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었기에 나에게 이익이 돌아옴으로 이기적이라는 것이다. 이타적인 의미는 나로 인해 누군가 사고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동과 직관을 피하여 나를 비롯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기에 장기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적색 신호가 바뀌어 법을 위반했음에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면 일탈에 대한 성취감으로 측좌핵에서 도파민이라는 보상이 쏟아지고 편도체에 위반해도 된다는 나쁜 신호를 준다. 거봐! 괜찮아! 기다리는 시간도 단축하고 처벌도 받지 않고 위반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까지 덤으로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뇌는 이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범죄심리학은 운전뿐만 아니라 모든 범죄의 배경에는 이런 심리 기제가 작동한다고 가르친다.
善數不用籌策(선수불용주책)。善閉無關楗而不可開(선폐무관건이불가개)。
남 : 셈을 잘하는 사람은 산가지를 쓰지 않고, 잘 잠그는 사람은 빗장을 지르지 않아도 열지 못하고,
장 : 수를 잘 헤아리면 셈대를 쓰지 않고, 잘 닫으면 빗장을 걸지 않아도 열 수 없으며,
주 : 계산을 잘하는 사람은 계산기가 필요 없다. 문을 닫는데 능한 삶은 빗장을 걸지 않고도 열리지 않게 한다.
톨 : 승리하는 사령관은 어떤 술책도 쓰지 않는다. 굳건하게 잠겨 있다면, 자물쇠가 없어도 열리지 않는다.
오 : 정말로 계산을 잘하는 사람에겐 계산기가 필요 없습니다. 정말로 잘 닫힌 문은 빗장이 없어도 열리지 않습니다.
김 : 잘 헤아리는 자는 주산을 쓰지 아니하고, 잘 닫는 자는 빗장을 쓰지 않는 데도 열 수가 없다.
여운 : 도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數) 점을 치는 산가지를(籌策) 사용할 필요가 없고(不用), 방어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閉) 빗장을 걸지(關楗) 않아도(無而) 열리지 않게 한다(不可開).
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참선.
數(셈 수/삭/촉) - 셈, 산법, 등급, 이치, 규칙, 헤아리다, 자주, 여러 번 하다, 촘촘하다.
不(아니 불/부) - 아니다,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라.
用(쓸 용) - 쓰다, 부리다, 사역하다, 베풀다, 일하다, 등용하다, 다스리다, 들어 주다, 작용.
籌(살 주) - 살, 투호살, 꾀, 산가지, 제비, 징발하다.
策(꾀 책) - 점대, 산가지, 대쪽, 수효, 꾀, 계책.
閉(닫을 폐) - 닫다, 막다, 막히다, 가리다, 감추다, 마치다, 입추, 입동, 자물쇠.
無(없을 무) - 없다, 아니다, 아니하다, 말다, ~하지 않다.
關(관계할 관/완/만) - 관계하다, 닫다, 끄다, 가두다, 감금하다, 주다, 받다, 관문. 당기다.
楗(열쇠 건) - 열쇠, 자물쇠, 문빗장, 비녀장, 건반, 부러지다, 절단하다.
而(말 이을 이) - 말을 잇다, 같다, 너, 만약, 따름, 그리고, ~서, ~하면서, 그러나.
可(올을 가) - 옳다, 허락하다, 듣다, 낫다, 견디다, 가히, 넉넉히.
開(열 개) - 열다, 열리다, 펴다, 개척하다, 시작하다, 깨우치다, 헤어지다.
“도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數) 점을 치는 산가지를(籌策) 사용할 필요가 없고(不用),” 선수(善數)의 원뜻은 셈을 잘한다는 의미로 쓰였으나 나는 큰 틀에서 도의 이치를 통달했다고 번역했다. 주역에서 점을 칠 때 산가지(籌策)를 사용하거나 주판 대신 숫자를 의미한다. “방어의 이치를 통달한 사람은(善閉) 빗장을 걸지(關楗) 않아도(無而) 열리지 않게 한다(不可開).” 원리와 본질의 도에 통달한 사람은 현상에 머물지 않는다. 세상은 수학적 법칙과 같은 본질이 있다. 일어날 일과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은 부분과 전체를 보는 안목을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善結無繩約而不可解(선결무승약이불가해)。
남 : 잘 묶는 사람은 줄로 묶지 않아도 풀지 못한다.
장 : 잘 묶으면 밧줄로 묶지 않아도 풀 수 없다.
주 : 묶는데 뛰어난 사람은 매듭을 짓지 않고도 풀리지 않게 한다.
톨 : 강력하게 연결되어 있으면, 잘 고안된 매듭이 없어도 풀리지 않는다.
오 : 정말로 잘 맺어진 매듭은 졸라매지 않아도 풀리지 않습니다.
김 : 잘 맺는 자는 끈을 쓰지 않는데도 풀 수가 없다.
여운 : 매듭에(結) 통달한(善) 사람은 노끈을(繩) 묶지(約) 않아도(無而) 풀 수가 없다(不可解).
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잘알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장점.
結(맺을 결/계) - 맺다, 모으다, 묶다, 꾸미다, 짓다, 다지다, 굽다, 구부리다, 매듭, 상투.
無(없을 무) - 없다, 아니다, 말다, ~하지 않다, 무시하다.
繩(노끈 승) - 노끈, 줄, 먹줄.
約(맺을 약/요/적) - 맺다, 약속하다, 묶다, 줄이다, 인색하다, 멈추다, 쇠하다, 약속, 부절.
解(풀해) - 풀다, 벗다, 깨닫다, 설명하다, 풀이하다, 통달하다, 가르다, 떼어내다, 쪼개다.
도는 우주 만물과 인간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이자 본질이다. 단, 통달해야 알 수 있다. 도의 이치와 본질을 통달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물리학의 언어인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다. 수학은 대학입시를 위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만물을 예측하는 논리적인 언어체계로서 공부해야 한다.
是以聖人常善救人(시이성인상선구인), 故無棄人(고무기인)。
남 : 이런 까닭에 성인은 항상 사람을 잘 구제하므로 버려지는 사람이 없고,
장 : 그래서 성인은 늘 사람을 잘 구하는 까닭에 버리는 사람이 없고,
주 : 성인은 사람들의 재주를 잘 살려 쓰기 때문에, 그의 눈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톨 : 현자는 죽어가는 자를 구하고, 무엇인가 필요한 자를 도움 없이 떠나지 않는다.
오 : 그러므로 성인은 언제나 사람을 잘 도와주고, 아무도 버리지 않습니다.
김 : 그러하므로 성인은 늘 사람을 잘 구제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잘 버리지 않습니다.
여운 : 그러하므로(以是) 성인은(聖人) 항상(常) 도를 베풀어(善) 사람들을 구제하기에(救人), 고로(故) 폐인이(棄人) 없는 것이다(無).
是(이 시) - 이, 이것, 여기, 무릇, 이에, 옳다, 바르다, 바로잡다, 다스리다.
以(써 이) - ~써, ~로, ~가지고, ~때문에, ~까닭에, ~인하여, ~하여, ~함으로써, ~하기 위하여.
聖(성인 성) - 성인, 천자, 신선, 슬기, 거룩하다, 성스럽다.
人(사람 인) - 사람, 남녀, 인간, 타인.
常(항상 상) - 항구하다, 영원하다, 일정하다, 범상하다, 숭상하다, 행하다, 항상, 늘, 언제나.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잘알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장점.
救(구원 구) - 구원하다, 구하다, 고치다, 치료하다, 도움, 구원.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이유, 도리, 사리, 예, 옛날.
棄(버릴 기) - 버리다, 그만두다, 돌보지 않다, 꺼리다, 물리치다, 잊다.
성인은 고도의 인지 체계를 지닌 사람이다. 동물 사회는 약육강식의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도의 본질을 에너지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동물 사회는 사회적, 신체적 약자가 가장 먼저 희생된다. 아무리 강한 사자라도 건장한 뿔이 있는 ‘아프리카의 들소’를 사냥하는 일은 쉽지 않다, 들소의 무시무시한 뿔에 찔리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천만한 일이다. 그래서 늙고 병들거나 약한 새끼를 주로 먹잇감으로 사냥한다. 바로 약한 놈을 상대해야 목숨도 부지하고 에너지를 덜 들이면서 쉽게 사냥할 수 있다. 사실 그것도 쉽지는 않다. 들소사회의 결속력이 워낙 강하기에 무리가 사자들이 사냥을 쉽게 하지 못하도록 에워싸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자를 공격하는 것이 에너지가 덜 들어간다. 인간사회도 마찬가지다. 약자를 괴롭히고 힘없는 사람을 상대해야 에너지를 덜 쓰고 보복과 같은 위협에서 안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에너지 차원에서 본다면 동물과 인간이 뭐가 다른가?
인간의 도덕심과 이타심은 뇌의 폭발적 진화와 동시에 배려심이라는 감정이 생긴 것이다. 맹자가 말한 인간의 선한 본성인 측은지심(惻隱之心) 생겨야만 한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우선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장애인을 우선시하고 연약한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우선시하는 이유가 바로 우리의 고등 감정이 생기고부터다. 그러나 인간이 사회를 이루고 살아 온 대부분은 역사에서 이런 사례가 없었다. 인간사회를 지배한 질서 역시 힘이라는 에너지, 돈이라는 에너지를 가진 자에게 권력이 집중됐고 이러한 부당한 질서에 피지배 계층은 순응과 복종했기 때문이다. 결국 역사의 진보는 수직 구조를 수평구조로 변혁시키는 과정이자 이를 전체가 용인하는 사회계약론의 발전이다. 그게 우리가 말하는 민주주의(民主主義, Democracy)이다.
우리가 성인, 군자, 대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도 지배하려 하지 않고, 엄청난 재물을 가지고 있더라도 군림하려 하진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 나도 한때는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재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그 에너지를 과시하려는 게 인간의 본능이다. 무엇보다 강한 동물적 욕구를 짓누르고 자기 절제와 겸손이 몸에 습관화 되어 있기에 항상(常) 도(에너지)를 베풀어(善) 사람들을 구제하기에(救人), 고로(故) 버려지는 사람이(棄人) 없는 것이다(無). 진정한 도라 함은 강한 자에게 더욱 강한 것이고 약한 자에게 지극히 무릎 꿇는 것이다.
예수는 시대적으로 가장 천하다고 여긴 사람들인 창녀, 병든 자 가난한 자와 함께 하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하 작은 자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중략)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하지 아니한 것이 곧 내게 하지 아니한 것이니라”(마태복음 25장 40절, 45절) 침팬지들은 강한 자에게 비굴하고 약한 자에게 지극히 강하고 모질다. 그래서 내가 기자(기레기)라는 족속들을 싫어한다.
常善救物(상선구물), 故無棄物(고무기물)。是謂襲明(시위습명)。
남 : 항상 물건을 잘 구제하므로 버려지는 물건이 없게 된다. 이것을 일러 밝음이 뻗어나간다고 한다.
장 : 늘 만물을 잘 쓰는 까닭에 버리는 물건이 없으니, 이를 일러 밝음을 간직하고 있다(습명襲明)고 한다.
주 : 또한 물건의 쓰임새를 잘 알기 때문에 그에게 쓸모없는 물건은 없다. 도에 가장 가까운 지혜라고 할 수 있다.
톨 : 현자는 항상 모든 것을 매우 조심스럽게 유지하고 버리지 않는다.이것은 이중 깨달음이라 부른다.
오 : 물건을 잘 아끼고, 아무것도 버리지 않습니다. 이를 일러 밝음을 터득함이라 합니다.
김 : 늘 사물을 잘 구제하며 그렇기 때문에 사물을 버리지 않는다. 그것을 일컬어 밝음을 잇는다고 한다.
여운 : 항상(常) 도를 베풀어(善) 만물을(物) 구제하니(救), 고로(故) 쓰임이 없는 것이 없다(無棄物). 이를(是) 일러(謂) 질서가 유지된다고 한다(襲明).
物(물건 물) - 물건, 만물, 사물, 재물, 사무, 종류.
襲(엄습할 습) - 엄습하다, 치다, 인습하다, 잇다, 물려받다, 인하다, 염하다, 입다, 덮다.
明(밝을 명) - 밝다, 밝히다, 날이 새다, 나타나다, 똑똑하다, 질서가 서다, 희다, 깨끗하다.
성인은 태양과 같이 끊임없이 에너지를 베풀기에 지구와 같은 생명 거주 조건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탄생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 박테리아에서 인간까지 만물을 구제하니 쓰임이 없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습명(襲明)은 태양에너지이다. 46억 년을 끊임없이 에너지를 보내주니 지구에서 도의 질서가 유지된다.
경제학에서 파생된 후생경제학(厚生經濟學, welfare economics)은 영국의 경제학자 아서 세실 피구(Arthur Cecil Pigou, 1877~1959)에 의해 1920년 그의 주저 『후생경제학, The Economics of Welfare』에서 제창(提唱)되었다. 자본주의의 시장경제는 반드시 양극화를 낳는다. 부자는 더 많은 부를 축적할 기회가 많아지지만, 반면 가난한 자는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후생경제학 분야의 경제학자들은, 시장경제를 무정부적으로 놔둘 때 나타나는 여러 가지 단점, 그리고 시장경제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정립했다. (위키백과)
경제학에서는 이를 정보의 비대칭성(情報非對稱, Information asymmetry)에 기인한다고 자인한다. 우리가 왜 기를 쓰고 주류 기득권 사회에 들어가려 하는 이유는 정보의 질이 균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정보와 네이버 지식백과에 나오는 정보는 같지 않다. 이 글을 쓰면서 구글 검색을 많이 하게 되는데 특히 역사 문제에 대해서는 글을 작성하는 사람의 주관적 의도가 개입되어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일반인은 어떤 정보를 접했을 때 그 정보가 사실에 근거한 정보인지 나쁜 의도로 배포한 불량 정보인지 분간할 수 없다. 경제학에서는 중고차 딜러의 딜레마에서 예를 들고 있다. 중고차 딜러는 중고차를 구매할 때 차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정한 가격에 구매한다. 그러나 중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차에 대한 정보를 중고차 딜러의 양심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중고차 딜러의 입장으로 보면 정보를 정확하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경우 좋은 상태의 중고차는 쉽게 팔 수 있지만 상태가 좋지 않은 중고차는 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딜레마가 생긴다. 솔직할 것인지, 속임수를 쓸 것인지 말이다. “항상(常) 도를 베풀어(善) 만물을(物) 구제하니(救), 고로(故) 쓰임이 없는 것이 없다(無棄物). 이를(是) 일러(謂) 질서가 유지된다고 한다(襲明).” 노자가 바라보는 세상은 속인(俗人)의 마음으로는 볼 수가 없다. 후생경제학이 아닌 사회복지(社會福祉, Social Welfare)의 관점에서 시장경제는 인간이 가진 본능이 강하게 작동하는 약육강식의 세렝게티이다. 힘 있고 강한 모진 놈만이 살아남는다. 자칭 보수라고 말하는 침팬지들은 자유, 자유를 외친다. 침팬지들의 자유는 피도 눈물도 없는 능력 지상주의다. 시장을 무정부 상태로 두라는 말이다. 정부가 규제하면 절대 안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해 처먹기가 어려워진다. 그게 신자유주의이자 신보수주의(新保守主義, neo-conservatism)이며 이명박 정부 시절에 신우파(뉴라이트, New Right)이다. 이명박의 4대강과 자원외교로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를 뉴라이트들과 도둑질했다. 박근혜는 최순실이에게 국가를 헌납했다. 윤석열은 국가를 미국과 일본에 못 받쳐서 안달이다. 저들에게 필요한 것은 국민의 무관심과 무지다. 자기네들이 어떤 식을 지구와 인간의 질서를 파괴해 나만 잘 먹고, 잘 살고 가면 끝이다. 보수의 탈을 쓴 짐승들이 지배하는 세상은 또다시 어렵게 얻은 수평적 질서에서 강압과 착취가 보편화된 수직적 질서로의 회귀이다.
노자는 외부에서 하느님을 찾지 말고 내가 하느님이 되라 가르친다. 그게 도를 통달하는 것이고 내가 성인, 군자가 되어야만 인면수심의 털 없는 침팬지들을 가르치고 지배하는 스승이 되라는 것이다. 유아기부터 도를 가르쳐 지구 전체가 품어 준 사피엔스들이 좀 더 오래 머물며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라는 것이다.
故善人者(고선인자), 不善人之師(불선인지사)。不善人者(불선인자), 善人之資[齎](선인지자[재])。
남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 되고, 선하지 않은 사람은 선한 사람의 도움이 된다.
장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요. 선하지 않은 사람도 선한 사람이 본받는 자다.
주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않은 사람의 스승이다.
톨 : 여기에서 도덕적인 사람은 부도덕한 자의 선생(또는 지도자)이다. 부도덕한 사람들은 도덕적 사람들의 도구이다.
오 : 그러므로 선한 사람은 선하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요, 선하지 못한 사람은 선한 사람의 감資입니다.
김 : 그러므로 좋은 사람은 좋지 못한 사람의 스승이며, 좋지 못한 사람은 좋은 사람의 거울이다.
여운 : 고로(故) 도를 베푸는 사람을(善人) 가리켜 일러(者), 도를 행하지 않는(不善) 인간들의(人) 스승이라(師) 하는 것이다. 도를 행하지 않는(不善) 인간 같지 않은 놈들은(人者) 도를 베푸는 사람들의(善人之) 근심거리이다(資[齎]).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이유.
之(갈지) - 가다, 끼치다, 이르다, 어조사.
者(놈 자) - 놈, 것, 곳, 장소, 가리켜 이른다. 허락하는 소리, 여러, 무리, 와 같다.
師(스승 사) - 스승, 군사, 벼슬아치, 악공, 사자, 스승으로 삼다.
資(재물 자) - 재물, 자본, 바탕, 재료, 의뢰, 도움, 탄식하는 소리, 지위, 쌓다, 주다, 갖추다. 방자하다, 메우다, 이르다, 날카롭다, 적어지다, 재물을 앞에 두고 탐욕심에 침을 흘린다.
齎(탄식하는 소리 재/자/제) - 아! 탄식하는 소리, 재물, 의거하다, 돈을 훔치다.
태양은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지속해서 공급해 주기에 지구 전체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것이다. 태양의 도를 통달한 성인은 자신을 위해서 사는 것이 남을 위함을 안다. 도를 통달한 사람들이 행하는 지혜란 내가 선택하여 내린 결정이 나만이 아닌 만물과 상생(相生)하는 법을 아는 것이다. 그러나 인면수심의 불선(不善)한 인간들은 나만을 위해 살기에 하는 짓마다 꼴불견이고 민폐투성이다. 가르쳐줘도 말을 들어 처먹질 않는다. 돈이면 무슨 짓이든 하기에 도를 행하며 사는 사람들에게는 없느니만 못한 사회악이다. 도덕은 자기 길들이기이다. 자기를 길들이지 못하는 인간들은 교도소로 보내 사람으로 만들거나 영구적으로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대통령제가 가지고 있는 사면권은 폐지되어야 한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를 사면해 주었기에 그 폐단이 날로 늘어간다. 근심 걱정거리의 인간은 아무리 교육해도 사람이 안 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노자의 도덕경을 유아교육부터 다뤄야 하는 이유다. 유아기부터 사람 교육을 받지 못하고 나이를 먹어서는 그 이후로 습관이 인간을 지배하여 바뀌지를 않는다. 관용(寬容, Tolerance)은 처절히 반성하고 뉘우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수여하는 용서 행위이다.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가 무엇을 뉘우치고 용서를 빌었는가? 누가 그들을 용서할 자격이 있는가?
不貴其師(불귀기사), 不愛其資(불애기자), 雖智大迷(수지대미), 是謂要妙(시위요묘)。
남 : 그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그 도움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비록 지혜가 있을지라도 크게 미혹된다.
이것을 일러 현묘한 진리라고 말한다.
장 : 스승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본받을 자를 아끼지 않으면, 비록 지혜가 있더라도 크게 미혹될 것이다.
이를 일러 그 요체가 신비롭다고 한다.
주 : 스승을 존경하지 않고 그들이 지닌 과거의 경험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제아무리 똑똑해도 어리석음에 빠질 수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소중한 이치라 할 수 있다.
톨 : 자신의 스승을 존중하지 않는 자와 자신의 도구를 좋아하지 않는 자는 똑똑하지만 실수를 한다.
이것은 도의 중요한 도입부라 불린다.
오 : 스승을 귀히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나, 감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비록 지혜롭다 자처하더라도 크게 미혹된 상태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막힌 신비입니다.
김 : 그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그 거울을 아끼지 아니하면, 지혜롭다 할지라도 크게 미혹될 것이다.
이것을 일컬어 현묘한 요체라 한다.
여운 : 그러한 도를 베푸는 스승을(其師) 귀히 여길 줄도 모르고(不貴), 아낄 줄도 모르니(不愛) 아! 오로지 탄식만 나올 뿐이다(其資). 아무리(雖) 재능이(智) 뛰어나더라도(大) 마음이 흐려 쉽게 홀리니(迷), 이를 여인네가 풍기는 유혹의 오묘함에 휘감긴다고 일컫는다(是謂要妙).
貴(귀할 귀) - 귀하다, 높다, 중요하다, 공경하다, 비싸다, 바라다, 높임말.
其(그 기) - 극, 그것, 만약, 만일, 아마도, 혹은.
師(스승 사) - 스승, 군사, 벼슬아치, 악공, 사자, 스승으로 삼다.
愛(사랑 애) - 사랑, 자애, 인정, 물욕, 탐욕, 친밀하다, 역성들다, 즐기다, 아끼다.
雖(비록 수) - 비록, 아무리~하여도, 그러나, 밀다, 추천하다, 짐승이름.
智(슬기 지) - 슬기, 지혜, 재능, 꾀, 모략, 기지.
大(클 대) - 크다, 심하다, 높다, 훌륭하다, 자랑하다, 많다, 중하게 여기다.
迷(미혹할 미) - 미혹하다, 헷갈리다, 헤매다, 유혹하다, 흐릿하다, 심취하다, 잃다, 혼미.
謂(이를 이) - 이르다, 일컫다, 논평하다, 설명하다, 알리다, 고하다.
要(요긴할 요) - 요긴하다, 중요하다, 합치다, 원하다, 요구하다, 얻다, 허리, 감다.
妙(묘할 묘) - 미묘하다, 오묘하다, 예쁘다, 아름다운 여자가 풍기는 오묘하고도 미묘한 느낌
인면수심의 털 없는 침팬지들은 “그러한 도를 베푸는 스승을(其師) 귀히 여길 줄도 모르고(不貴), 아낄 줄도 모르니(不愛) 아! 오로지 탄식만 나올 뿐이다(其資). 아무리(雖) 재능이(智) 뛰어나더라도(大) 마음이 흐려 쉽게 홀리니(迷), 이를 여인네가 풍기는 유혹의 오묘함에 휘감긴다고 일컫는다(是謂要妙).”고 탄식한다.
아! 노자의 탄식이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 입에서 나온다.
노자와 비슷한 세대를 살았던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BC428~BC348)은 동굴의 우화를 설명하면서 인간의 인식체계를 둘로 분류하였다.
감각기관에서 느끼는 가시계(可視界, visual world)와 인간의 이성으로 느끼는 메타인지 기능 가지계(可知界, intelligible world)이다. 가시계는 느낌이 중요하다. 왜냐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는 우선적 눈, 코, 귀, 피부 같은 감각기관을 통하여 뇌에 정보를 제공한다. 가시 세계는 눈, 코, 귀, 피부를 가진 모든 동물이 똑같이 느낀다. 내가 왜 도덕심이 없고 이타심이 없는 인간들을 털 없는 침팬지. 인면수심의 짐승이라고 하는 이유를 플라톤이 대신 설명하고 있다. 가시계만 볼 줄 알기 때문이다. 동물은 공간 지향성을 가지고 인간은 공간 지향성에서 시간 지향성으로 진화한 결과이다. 이는 동물이 가진 개인 지향성에서 공동, 집단지향성으로 전환된다. 그리고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결정적 감정인 강력한 연대감, 유대감 같은 친 사회성이 진화한다. 이타심과 도덕심은 인간의 조건이다.
세계적인 신경과학자로 감정과 의사 결정에 관한 연구에서 최고의 권위자 안토니오 다마지오의 명저 『느낌의 진화』에서 느낌은 뇌 혼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화학 분자와 신경 회로의 상호작용으로 뇌와 신체가 같이 만들어 내는 현상이라고 밝혔다. 박테리아 같은 원초적인 단세포 동물조차 느낄 줄 안다는 것이다. 영국의 생물학자 앤드류 파커(Andrew Parker, 1967~) 『눈의 탄생-캄브리아 폭발의 수수께끼』에서 눈이 진화한 이유는 ‘빛 스위치’ 이론이라 불리는 동물의 생존 법칙에 의한 태양의 광자를 감지해 빛과 어둠을 가려내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눈은 약 5억 년 전 해파리 같은 자포동물이 밝고 어둠을 느끼는 자극이라고 한다. 눈이 탄생하고 5억 년이 흐른 현재 우리의 눈은 밝음과 어둠을 넘어 광수용체의 폭발적 진화로 가시광선(可視光線, visual light) 380nm~780nm(100만분의 1m)의 파장 전 영역대를 보고 있다.
플라톤은 가시계를 통해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것은 진짜가 아닌 가짜라고 주장한다. 동굴에 평생 구속된 죄수는 벽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가 실체라고 믿는다. 죄수를 쇠사슬에서 풀어 주고 횃불을 보여주면 눈이 부셔 쳐다볼 수가 없어서 다시 벽 쪽으로 눈을 피할 것이다. 처음으로 불을 본 죄수에게 아무리 불을 설명해도 그림자가 실체라 믿어왔기 때문이라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다.
플라톤은 동굴은 현실 세계고 죄수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비꼰다. 털 없는 침팬지는 가시 세계의 이미지로 모든 세상을 바라본다. 동굴 안의 죄수들이다. 습명(襲明)을 아무리 가르쳐 주고 알려주어도 알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를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편향(確證偏向, 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른다. 확증편향은 자신의 견해 또는 주장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왜곡하는 성향을 말한다. 다른 말로 자기중심적 왜곡(my side bias)이라 부르기도 한다. 내가 끊임없이 주장하는 이기심(利己心)이다. 이기심은 진실이나 본질이 중요하지 않다. 내 감정의 쾌불쾌가 가장 중요한 판단 요건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정동(情動, Affect)이라 한다. 즉 내가 지금 느끼는 가시계의 감정(feeling), 정서(emotion), 기분(mood)에 대한 상태다. 긍정적 정동(positive affect)은 확장되지만, 부정적 정동(negative affect)은 인지 범위를 좁힌다. 그러나 동기적 강도가 높은 정동은 인지 범위를 좁히지만, 동기적 강도가 낮은 정동은 그것을 인지 범위를 넓힌다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위키백과)
다시 말해 가지계의 이데아적인 사고가 배제될 경우, 동물의 감정과 같아지고 늘 사실에 기반한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신경질적 공격적 반응을 보인다. 성인, 군자의 사고는 자연의 이치에 따르는 순응적 사고를 하기에 이기적이고 탐욕적 뇌가 작동할 때 나타나는 좁은 인지 범위에 들어가질 않는다. 동물과 인간의 자율신경계의 교감과 부교감 신경계는 투쟁-도피 반응(鬪爭逃避反應, fight-or-flight response)이 일어나는 포식과 피식 사이의 긴장감 속에 이루어지는 스트레스 반응이 일어나면 시야를 좁혀야 한다. 인지 범위를 좁혀서 사냥감을 쫓던 안전한 곳으로 도망을 쳐서 생존에 유리하고 결국 번식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동물과 인간은 공통점이 98.7%라고 분자생물학에 근거하여 나는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그리고 내 주장이 온당하다고 노자는 말한다. 힘을 빼고 내려놓아야 드라이버가 멀리 가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니 욕심이 사라지고 도가 들어오는 것이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다. 유일한 스트레스는 짐승들이 사람 흉내를 낼 때이다. 사람의 언어로 짐승이 사람을 야단칠 때이다.
노자와 플라톤은 같은 관점으로 인간사회의 문제점을 짚고 있다. 나는 이를 현대과학으로 설명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서양의 정치학은 영국과 미국의 주도로 민주주의와 인권이란 명분 아래 성인과 군자를 소인 그리고 짐승들과 동격(同格)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정의는 이 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 한다. 그리고 짐승들을 대표하는 언론은 표현의 자유를 무기로 짐승 세상이 되라고 하루 종일 떠들고 있다. 표현의 자유는 짐승들이 인간을 탄압할 때 약한 자에 부여된 권리지 짐승들이 제멋대로 세상의 질서를 파괴해도 처벌을 면하게 해주는 특권이 아니다. 특히 진보주의자라 자칭하는 어쭙잖은 양반들이 인권, 표현의 자유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도록 방조 또는 동조한다. 내 옆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는 노인이 있다. 정년을 훌쩍 넘긴 양반으로 보이는데 이 사람 때문에 미칠 것 같다. 30초마다 한 번씩 윽, 윽, 윽, 에액, 거기다 종종 트림한다. 7시간 동안 나는 저 사람 때문에 엄청남 스트레스를 받았다. 많은 사람이 조용히 공부하는 도서관에 오기 전 이비인후과에 가서 치료부터 받아야 옳은 일 아닌가! 이타적이고 도덕적이라는 의미는 내 행동이 가져올 타인의 느낌에 대한 배려이다. 이기적인 인간은 남을 배려하지 않음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그러하기에 도를 알지 못하고 도를 떠드니 잡음이 된다. “아무리(雖) 재능이(智) 뛰어나더라도(大) 마음이 흐려 쉽게 홀리니(迷), 이를 여인네가 풍기는 유혹의 오묘함에 쉽게 넘어간다(是謂要妙).”
인간이 이기적, 탐욕적으로 되는 이유는 가시 세계를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돈과 계급장이다.
돈과 계급장을 내려놓고 세상을 바라보니 내가 노자가 된 것 같다!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