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結論
동양의학은 삶과 죽음을 어떻게 보며 이에 대한 올바른 醫道를 무엇이라고 하느냐에 관하여 동양의 생사관에 근거하여 살펴 본 결과 다음과 같다.
동양의학은 인간을 인간 단독으로 설정하지 않고 자연과 관련짓고 있으며 자연을 天地양면으로 보므로 인간과 天과 地는 언제나 기운이 교류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을 소우주라고도 하며 천지인삼재라고도 한다. 자연의 운행을 生長化收藏이란 다섯 과정으로 파악하듯이 일생도 생겨나고 자라나고 왕성하고 늙어가고 죽어가는(生長壯老死) 다섯 과정으로 파악한다. 生의 과정에서는 오로지 生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長壯老死가 모두 일어나면서도 生이 위주가 되는 것이다. 長壯老死의 과정도 역시 이러하다. 그러므로 삶과 죽음은 떼어놓을 수 없는 것으로서 죽음이 없는 완전한 삶이란 존재할 수 없고 죽음이 없다면 삶도 사라지게 된다.
천지와 인간의 관계로 본다면 개인의 생명에서 천지의 생명으로 되돌아가는 것으로서, 개인은 태어나고 죽지만 생명전체는 증감되지 않는다. 죽음은 순간적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에서 어느 순간을 개인의 죽음으로 하느냐는 사망판단이 문제시된다.
동양의학에서는 氣立之物과 구별하여 인간을 능동적으로 생명활동을 하는 神機之物로 보므로, 이러한 능력에 관심을 두므로 뇌사설은 설득력이 있다. 그리고 個體死 이후에도 수많은 세포는 살아 있으나 이것은 세포 차원의 생존으로서 개체의 삶과는 무관하다.
늙어가고 죽어가는 것이 질병이냐 건강한 것이냐는 문제는 건강을 고정불변한 것으로 보느냐 아니면 변화하는 것으로 보느냐는 것과 인간의 건강기준이 生長壯老死라는 변화를 겪는 인간과는 상관없이 설정되는가 아니면 이러한 변화과정 내에서 설정되느냐에 촛점이 맞춰진다. 동양의학은 후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건강은 그때의 상황에 맞도록 中을 유지하는 데 있다. 마찬가지로 일생에서 壯의 과정이 가장 건강하고 生長은 건강이 향상되고 老死는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건강한 것이다. 그러므로 死의 과정에서는 건강의 기준이 죽어가는 것에 있다.
오장기능이 정상일 때에는 ‘藏而不瀉’하는 본연의 기능에 의하여 七情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肝主怒, 心主喜, 脾主思, 肺主悲 腎主恐이란 정상일 때가 아니라 太過일 때이다. 태과란 시간적으로 볼 때 정상보다도 일찍 왕성한 것이다. 腎은 오행의 水와 통하여 계절로는 겨울에 해당하고 하루로서는 밤에 해당하며 일생으로서는 죽음 과정에 해당한다. 腎기능이 제시간보다 일찍 왕성할 때 공포는 드러나지만 정상일 때는 공포는 감추어져서 드러나지 않는 것과도 같이 죽음이 정상 이상으로 빨리 올 때 두려운 것이며 정상적이라면 두려움도 사라지게 된다. 죽음 그 자체가 질병이거나 두려운 것이 아니라 어떠한 상대인가에 따라서 결정되며, 지나치게 죽음이 늦어지면 이와는 반대로 괴로워진다.
인간에게는 건강하려는 본능이 있어서 生의 과정에서는 生하려고 하고 長의 과정에서는 長하려고 하듯이 死의 과정에서는 죽어가려고 한다. 양생은 삶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삶과 죽음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일생의 全 과정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것이며 의학은 이러한 과정이 건강하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한다.
<미주>
※ 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 전공 조교수
1) 文國鎭:法醫檢視錄, 서울, 청림출판, 1987, pp.45~46.
2) 「周書」 洪範 : “五福, 一曰賣, 二曰福, 三曰康寧, 四曰攸好德, 五曰考終命.”
3) 論語 「里仁篇」 “朝聞道, 夕死可矣.”
4) 莊子 「大宗師」 “夫大塊, 載我以形, 勞我以生, 佚我以老, 息我以死.”
5) Robert Kastenbaum : “Healthy Dying” : A ParadoxicaI Quest Continues, Journal of Social Issues, 35(1), 1979, p.l85.
6) 李箕永 : 元曉思想 : 1世界觀, 서울, 弘法院, l967, p.111.
7) 老子 28章 “復歸於樸, 樸散爲器.”
8) 列子 「天瑞篇」 “古者謂死人爲歸人.”
9) 「楊朱篇」 “萬物所異者生也, 所同者死也”
10) 吳永根․李廷珠 共譯:죽음의 생물학적 해석, 서울, 아카데미서적, 1987, p.34.
11) 金仁子 編譯:죽음에 대한 심리적 이해, 서울, 서강대학교출판부, l984, p.19.
12) 說文解字 「八篇上 人部」, 吳越春秋
13) 「膝文公章句上」
14) 「列御寇」
15) 「列御寇」
16) 宋元學案 五 「明道學案」, p.26.
17) 文國鎭:法醫檢視學, 서울, 청림출판, 1987, p.8.
18) 文國鎭:法醫檢視學, pp.17~18.
19) Black’s Law Dictionary (4th.ed. I951.).
20) Ad Hoc Committee of the Harvard Medical School to Examine the Definition of Brain Death:“A Definition of Irreversible Coma,” JAMA, 1968, p.205.
21) 崔雲成:腦死(世宗醫學, 第5卷, 第1號, I988), p.9
22) 上揭書:p.9.
23) 金完熙:新生理學總論, pp.7~9.
24) 素問 「五常政大論篇」
25) 發陳에 대하여 發을 동사로 陳을 목적어로 보아서 ‘묵은 것을 떨쳐버리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張景岳, 張隱庵). 하지만 蕃과 秀, 容과 平, 閉와 藏이 각각 글자는 달라도 지시하는 내용은 같듯이 發과 陳도 대등한 관계이면서 같은 內容으로 보아야 한다(王冰, 丹波元簡). 만일 前者와 같이 ‘묵은것을 떨쳐버린다’로 본다면 겨울 동안 간직한 것이 봄이 되면 쓸모없는 老閉物이 되므로 排泄한다는 의미가 되고, 이렇게 되면 여름에는 蕃秀할 것조차 없어지게 된다. 內經의 理論은 겨울에 간직한 것을 봄에 쓸모없다고 하여 버리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는 간직하고 봄에는 이를 드러내 놓고 여름에는 이를 무성하게 하는 것이다.
26) 「至眞要大論篇」
27) 일어나는 시각이란 잠에서 깨어나는 시각이 아니라 잠이 깬 후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활동하는 시각을 의미한다. 그 기준은 해뜨는 시각에 둔다. 그러므로 겨울에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라는 것은 수면시간을 길게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잠에서 깨어났어도 해가 뜰 때까지 잠자리에 있고, 밖에서 활동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太素 「券第二 順養」에 의해 「四氣調神大論篇」 “夏三月, ……夜臥早起, 無厭於日.…多三月,… 早臥 晩起, 必待日光.”의 夜臥는 晩臥로 고친다.
28) 「八正神明論篇」
29) 金忠烈:中國哲學散橋(Ⅱ), 서울, 온누리, 1988, pp.210~211.
30) 「天瑞篇」
31) “言將至死, 不聞世之有道.”(十三經注疏8, 論語注疏 臺北, 藝文印書館, 1975, p.37).
(출처/naver blog ~ syupa84님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