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에게 - 이해인
하얀 눈을 천상의 시(詩)처럼 이고 섰는
겨울나무 속에서 빛나는 당신
1월의 찬물로 세수를 하고
새벽마다 당신을 맞습니다
답답하고 목마를 때 깎아 먹는
한 조각 무맛 같은 신선함
당신은 내게 잃었던 꿈을 찾아 줍니다
다정한 눈길을 주지 못한 나의 일상(日常)에
새 옷을 입혀 줍니다
남이 내게 준 고통과 근심
내가 만든 한숨과 눈물 속에도
당신은 조용한 노래로 숨어 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우리의 인사말 속에서도 당신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 있음으로
또다시 당신을 맞는 기쁨
종종 나의 불신과 고집으로
당신에게 충실치 못했음을 용서하세요
새해엔 더욱 청정한 마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 Sergey Grischuk *
Sergey Grischuk (세르게이 그리추크)는 러시아 출신
뉴에이지 뮤지션으로 피아노와 기타 연주곡을 많이
발표했으며 멋지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돋우는 음악 마법의
피아노 소리가 함께 어우러지는 무한한 자연의 아름다움
안에서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