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 길을 걸으면 생각이 난다 ~'
' 마주보며 속삭이듯 ~ ~'
이 수영이 부르는 "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 가 창밖 소리도 없이
나리는 눈발에 묻혀 흩어져 간다.
이럴때 난 가장 맘이 편해진다.
혼자 있는게 익숙한 사람들은 거의 비슷 하듯이 공상을 한다.
하느님이 주신 귀중한 선물 가운데 난 이 '공상' 을 추가 하고 싶다.
9순이 넘으신 아버지는 여지없이 날 또 부른다.
90여년간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정리하는데,, 하는데
질색을 하는 어머니를 피해
숨어서 아버지와 난 그 추억을 뜬다,, SCANNER로
▲ 엽총으로 꿩사냥 후 꿩을 물고온 포인터 '켄'
장끼 한마리를 옆구리에 차고 웬체스터 5연발을 어깨에 맨 아버진
참 행복해 보였다.
내 눈이 삔게 확실하다.
결혼식 전 멋을 부린 아버진 '원빈' 이나 '배용준' 보다 더 꽃미남으로
보이다니 !
대천 염전에서 멜빵바지 차림으로 폼잡고 있는 아버지의 빛바랜
사진들은 하나씩 JPG 화일로 변해갔다.
어머니의 끝이 없는 불만중 하난,, 남한테만 너무 잘하면서 집에서만
큰소리를 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속으론 그게 다 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꽁치 한마리 사면서 온시장을 휘젖고 다니며 집집마다 가격마다 물어보고,,
속지 않는 건 아닌지 하고,, 우린 꽁무니만 졸졸 따라 다니고,,
그런 엄마와 대조적으로 아버진 ,,
몇 년전 아버진 나에게 구두 한켤레를 갖다 주며 버리라 하셨다.
그 구두는 30년을 넘게써서 낡아진데다 밑창이 떨어지면 꿰메고
또 꿰메어 더 이상 신을수 없는 상태가 된 모습이었다.
가족들과 갈비집에 가도 절대 갈비를 시킨적이 없다.
갈비탕 아니면 냉면만 드시는,, 검소,검약이 몸에 배어
생활화 되었지만
어떤 행사나 꼭 필요한 때는 (돈이 얼마가 들던지) 최고를 고집하신다.
왕 독수리 타법으로 한글 타자 연습을 하시던 아버지께 이름 바꾸기와
COPY 하는 방법을 알려 드렸으나
연로하신지 자꾸 잊어 버리신다,,
(아버지 ! 그런것 백번 잊으셔도 좋으니,, ,이렇게만 건강히 오래 사세요)
난 맘 속으로 간절히 바래본다.
연로하지만 부모님이 이렇듯 계시니 분명 행복한 거라고,,
(하지만 난 행복을 행복한 줄 못 느끼고 살아온 것 같다.
부모님이 어디 같이 가자고 해도 바쁘다고 핑계나 대고,, )
이제 설날이 다가온다.
어릴적 아버지 손을 잡고 세배를 가던
그 고향의 산과 들을 배경색으로 입히고
색동 저고리에 꼬가신을 신고 즐거워 하던 ,,
그 추억이,, 공상과 함께
자꾸 기억 속에서 흐려져 간다~
ps. 아직도 아버진 사진 찍기를 좋아하셔서 각도 와 배경 빛의
휘도등을 일일이 지적하신다. 그런 이면으로 난 좀 질렸나 보다
난 인물 (나 포함) 찍기를 싫어하게 되었다. 대신
풍경사진을 빨리 찍는 것에 익숙해졌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샬롬~!!~ㅎㅎ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