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한화·키움 선수들과 술자리했던 '외부인' 여성들, 은퇴선수 “제주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라고 들어”
-“한화 선수들은 내가 불렀지만, 키움 선수들은 자기들이 먼저 연락와 제 발로 호텔 찾아온 것”
-“확진 후 외부인들이 ‘너희와는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검사 받을 필요 없다. 방역 당국에서도 물어보지 않는다’고 해 그런 줄로만 알았다.”
-은퇴선수 “내가 유흥 브로커? 절대 아니다. 너무 억울해 외부인들에게 이야기 좀 해달라고 했더니 ‘난 엮이기 싫다’고 거절”
NC에 이어 한화·키움 선수들의 일탈 행위와 거짓 진술이 알려지면서 야구팬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사상 초유의 프로야구 리그 중단을 불러온 ‘호텔 술판’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NC 다이노스 선수들에 이어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도 호텔 술판에 참석했음이 밝혀졌다.
세 팀 선수들은 같은 호텔에서 동일한 '특정 외부인'과 함께 술을 마셨다. 방역 차원에서 외부인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프로야구에서 선수들이 특정 외부인과 연이어 술판을 벌인 걸 두고 야구계는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외부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어째서 선수들은 이 외부인과의 술판에 대해 입을 다물고, 방역 당국에도 거짓 진술을 한 것일까. 엠스플뉴스는 7월 5일 서울 모 호텔에서 한화, 키움 선수들을 불러내 외부인과 술자릴 갖도록 주선했다는 의혹을 받는 모 은퇴선수와 인터뷰를 했다.
야구계로부터 ‘유흥 브로커’로 의심받는 이 은퇴선수는 자신을 ‘야구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너무 억울해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선수들을 불러낸 게 아니라 선수들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호텔방에 온 것”이라며 “나도 ‘호텔 술판’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외부인' 여성들의 정체? 제주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라고 들었을 뿐, 정확히는 몰라"
한화-키움 선수들의 선배 A씨는 자신이 브로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NC 선수들의 일탈에 이어 한화, 키움 선수들의 일탈 소식이 알려졌다. 야구계를 벼랑 끝으로 몰기 위해 선수들이 작정하고 힘을 합친 듯하다. 한화, 키움 선수들의 일탈 배후에 모 은퇴선수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당 야구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신이 바로 모 은퇴선수다. 항간엔 ‘유흥 브로커’란 소문이 있다.
억울하다. (언론에서) 내가 ‘막’ 주도했다고 나오는데.
아닌가?
어떻게 된 일이냐면.
한화 선수단 숙소였던 서울 강남 R 호텔에 간 이유가 뭔가.
A, B 두 사람 연락받고 간 거다.
‘A, B’라고 하면 한화, 키움 선수들과 술자리를 함께한 외부인들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그 외부인들, NC 선수 4명과도 함께 술을 마셨던 그 외부인들 아닌가.
맞다. 처음엔 그 사람들이 그 사람들인지 몰랐다. 나중에 뉴스 보고 알았다.
A, B 두 사람과 어떤 사이인가.
항간의 소문처럼 그 사람들과 내가 무슨 유흥업을 함께 하거나 뭘 같이 하는 사이는 절대 아니다. 3일인가, 4일인가 A에게서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이 왔다. 6년 전인가 그때 잠깐 본 적 있다. 그때 어떻게 봤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한번 보자”고 해서 “어디냐”고 했더니 “R 호텔”이라고 했다. 그래서 간 거다.
6년 만에 연락이 와서 만났다?
사실이다.
두 여성은 어떤 사람들인가.
나도 잘 모르겠다. 그 사람들이 말하기론 제주도에서 무슨 사업을 한다고 했다. 솔직히 사업할 거 같은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았지만, 정확히 뭘 하는 사람들인지 지금도 잘 모른다.
제주도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이 R 호텔에서 장기투숙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글쎄. 모르겠다. 일하다가 힘들어서 서울 왔다고만 했다. 그 사람들, 야구 선수들을 많이 아는 것 같았다.
“한화 선수는 내가 불렀지만, 키움 선수들은 자기들이 먼저 연락해서 온 것”
서울 강남 R 호텔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방역 수칙은 고사하고, 자신들이 뛰는 KBO리그에서 정한 코로나19 매뉴얼마저도 지키지 않았다(사진=엠스플뉴스)
5일 새벽 1시 1분, 두 여성이 묵던 R 호텔 객실로 한화 선수 두 명을 불렀다.
그 호텔에 한화 선수단이 묵고 있으니까 부른 거다. “여기 여자애들 방 잡았고, 뭐 얼굴 보러 오라”고 한 거다. 어차피 얘네들(한화 선수들) 다음날 시합이 있으니깐 술을 먹자고 한 건 아니었다. 얼굴 잠깐 보러 오라고. 그렇게 된 거다. 그리고 걔네들은 술을 많이 먹지도 않았다.
키움 선수 두 명은 새벽 1시 30분에 왜 부른 건가.
내가 부른 게 아니다. 걔네들(키움 선수들)이 온다고 한 거다.
7월 16일 키움이 배포한 보도자료엔 ‘2명의 선수는 지인의 연락을 받고 원정숙소를 무단이탈해 강남 소재 호텔방에서 술자리를 가졌다’고 적혀 있다.
연락도 걔네가 먼저 (나한테) 한 거다. 걔네가 오고 싶다고 해서 (난) 오라고 했고.
키움 두 선수가 술을 사 들고 오지 않았나.
잘 기억이 안 난다. (키움 선수들이) 밖에 나가서 술을 사온 거 같긴 하다.
애초 한화, 키움 선수들은 자신들이 한 방에 같이 있지 않았던 것처럼 진술했다. 한화 선수들이 나가고, 키움 선수들이 그 방에 들어온 것처럼 주장했다. 하지만, 해당 진술은 얼마 못 가 거짓으로 밝혀졌다. 그 통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처지가 됐다. 물론 네 명 가운데 한 명의 선수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들은 한 야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구단에 전부 다 이야기했다. 지금 와서 구단이 선수들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려 한다”는 말로 구단 책임론을 들고나오기도 했다. 당시 같은 방에 있었는데,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나.
나도 처음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한화 선수들이 나가고, 키움 선수들이 들어온 것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니까 한화와 키움 선수들이 잠시 함께 있었던 것 같다. 키움 선수 중 한 명이 선배다 보니까 한화 선수 두 명이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좀 있다가 일어난 것 같다.
애초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화 선수들이 먼저 방에서 나가고, 이어 본인이 나갔다고 했다. 그런데 강남구청 발표에 따르면 5일 새벽 1시 36분 한화 선수 두 명과 당신이 함께 방에서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그거 역시 한화 선수들이 먼저 나가고, 다음에 내가 나간 것으로 기억했다. 시간이 지나 찬찬히 기억해보니까 한화 선수들과 함께 방에서 나간 게 맞는 거 같다.
그럼 키움 선수 두 명은 언제 퇴실한 건가.
내가 방에서 나간 뒤 상황은 나도 모르겠다.
“확진 후 외부인들이 ‘너희와는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검사 받을 필요 없다. 방역 당국에서도 물어보지 않는다’고 해 그런 줄로만 알았다. 외부인들이 방역 당국에 동선을 숨겼는지 몰랐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여느 구청장처럼 뒷짐만 쥔 채 방역을 진두지휘했다면 야구팬들은 프로야구가 중단된 숨겨진 이유를 영원히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실을 숨기려는 선수, 구단, 협회와 진실을 찾으려는 강남구청과의 싸움은 결국 후자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사진=엠스플뉴스)
한화 두 선수가 외부인과 만나기 전, 다른 한화 선수가 이미 외부인과 만난 사실이 밝혀졌다. 그 만남도 당신 주선이었나.
난 모르는 일이다.
NC 선수들과 외부인의 만남에도 관련된 게 없나.
전혀 없다.
7월 5일 새벽 R 호텔에서 나온 뒤 ‘외부인’들과 다시 연락을 주고받은 게 언제인가.
6일인가 A 씨와 연락이 닿았는데 “몸이 안 좋다”고 했다. “수요일(7일)까지 기다려보겠다”고 했다. 목요일(8일) 연락이 됐는데 “코로나에 걸렸다”고 했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한화, 키움 선수들에게 연락했나.
A, B한테 “우리도 지금 검사받으려 가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 사람들이 “너희와 상관없는 일이다. 너희와는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그러니까 검사 받을 필요 없다. 별일 없을 거다”라고 했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바로 연락을 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잘 기억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는 게 무슨 말인가. 5일에 만나고서 이틀 뒤 확진됐는데. 코로나19가 무슨 당일에 걸리는 병도 아니고. 그 외부인들이 5일 만남을 방역 당국에 숨긴 게 아닌가.
나한테 계속 “(NC 선수들과 만났던 5일 기준) 전날이라서 너흰 상관없다”고만 했다. 그땐 그 사람들이 방역 당국에 동선을 숨겼는지 전혀 몰랐다.
한화, 키움 구단, KBO 혹은 보건소부터 언제 연락받았나.
구단, KBO로부턴 연락받은 적 없다. 보건소 연락은 최근 받았다.
프로야구 리그 중단 이끈 외부인들 “난 엮이기 싫다”
한화-키움 선수들의 선배 A씨는 자신이 브로커가 아니라고 주장했다(사진=엠스플뉴스)
그 외부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지 잘 알고 있는가.
나한테 미안하다고는 했다.
프로야구 리그가 중단됐다. 그 외부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지금 이런 입장이다. 브로커 소리 듣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 누나가 이야기 좀 해주면 안 되냐”고 부탁했다. “어디다 얘기해주냐”고 하기에 “내가 아는 기자님이 있는데 거기다 이야기해주면 안 되냐”했더니 “아니다. 난 엮이기 싫고 우리 이제 조용히 있자”해서 알겠다고 하고 더이상 말을 못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