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7.토
토, 일요일을 끼고 월요일이 3.1절.
동서울 터미널에서 영덕까지 버스로 점프.
연휴를 낀 토요일 아침 동서울 터미널에는 자전거를 가지고 나온 라이더들이 많았다.
내가 타는 버스에는 다른 자전거 팀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다른 자전거를 실으면 내 자전거는 못 실을 것 같았다.
얼마전에 보조밧데리를 장착하다보니 충전기랑 밧데리가 너무 무거워서 버스 짐칸에 싣기가 무척 힘들었다.
내가 탄 버스는 안동에 들렀다가 영덕에 12시전에 도착했다.
영덕 터미널 근처에 보이는 식당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나오니까 빗방울이 떨어졌다. 날씨가 살짝 불안했지만 많이 올 것같지 않아서 해변쪽으로 출발 했다.
동해안은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한다. 가는 곳마다 대게 상징물이 눈에 띄었지만 혼자서는 먹어볼 엄두도 못내고 군침만 삼키고 지나쳐야 했다.
첫 인증센터 해맞이공원에 도착해서 도장을 찍고 본격적으로 동해안 길을 따라서 북상을 했다.
오늘은 바람이 거세어서 파도가 거칠게 해안을 때렸다.
잠시 해안길을 벗어나니까 도로가에는 매화가 꽃봉우리를 터뜨리며 진한 향기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내 해안길로 접어들었다가 잠시 또 벗어나면 길가의 12지상 조각들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고래불 해수욕장 인증센터에서 획인 도장을 찍고 후포항까지 단숨에 달렸다.
후포항 스카이워크를 지나 울진쪽으로 다가간다. 여전히 대게 형상물이 곳곳에 눈에 띈다.
월송정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서울서 왔다는 라이더 한분과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그 분은 강남 터미널에서 영덕까지 버스타고 왔다고 한다. 그분이 먼저 출발하고 나는 월송정 소나무 숲속을 잠시 둘러보느라 시간을 지체했다.
그 바람에 다음 목적지인 망양휴게소 인증센터에 도착했을때는 어두어져서 사방이 캄캄했다.
어두운 밤길을 달려서 울진까지 갔지만 은어다리 인증센터는 못들리고 숙소를 찾아서 헤매었다.
울진 시내 들어가기 전에 모텔이 있었으나 주인 아주머니가 전기자전거 충전은 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어쩔수 없이 한참 더 시내로 들어가야 했다.
버스터미널 근처에 싸구려틱한 모텔로 가서 전기자전거를 충전해야 된다고 얘기를 하니까 객실로 가져가도 좋다며 주인인 듯한 여자가 반가이 맞아 주었다. 특히 코로나 때문에 연락처와 주거지를 적는 곳에 관악구라고 적으니까 자기도 신림동에 오래 살았다며 더 반가와 했다. 그러면서 문어발 전기코드까지 챙겨 주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챙겨준 문어발 코드로 전기자전거 본래 밧데리에다 보조밧데리랑 휴대폰까지 동시에 충전을 하고 휴대폰 보조밧데리까지 무난히 충전할 수 있었다.
이제 따뜻한 계절이 되면 장거리 라이딩은 노상에 텐트로 노숙할 수 있는데 전기자전거 충전 문제로 여름철에도 어쩔수 없이 숙박을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2021. 2, 28. 일요일
다음날 아침에 날이 밝아서 모텔을 나와서 터미널 근처에 밥먹을 곳이 없나하고 어슬렁거리는데 어제 월송정 인증센터에서 만났던 그분이 나타나서 서로 인사를 했다.
그분은 편의점에서 라면으로 한끼 때우고 이곳 울진에서 버스를 타고 삼척 임원항까지 점프해서 그곳에서 동해시 추암촛대바위까지만 라이딩하고 오늘 동해시에서 버스타고 서울로 갈 거라고 했다.
나는 겨우 문을 연 식당을 찾아서 아침식사를 하고 어제 밤에 어두워서 그냥 지나친 근처 은어다리 인증센터로 곧장 갔다.
은어다리 찍고 울진시내 외곽을 지나는 아름다운 소나무숲 강변 데크 자전거 전용 도로를 지났다.
도착한 죽변항에도 휴일을 맞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죽변항을 뒤로 하고 낙타등 같은 고갯길을 몇번 넘어서 제법 긴 오르막과 내리막을 내려 오니까 작은 동네 골목길 하나를 사이로 경북과 강원도의 경계였다.
강원도 삼척시 행정구역으로 들어서니까 해안 철책선이 살벌하게 펼쳐졌다.
예전에 간첩선과 북한 잠수정이 침투한 지역인것 같았다.
전설의 고향에 나올 법한 바닷가 해신당 같은 곳도 지나서 삼척임원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확인도장을 찍고 평소 자주 찾던 임원항으로 갔다.
점심으로 즐겨 먹던 회덮밥이나 먹으려 했으나 공휴일의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여서 나홀로 객은 어느 식당이나 문전박대여서 점심도 못먹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어제 지나온 후포항에서도, 저녁에 도착한 동해시 묵호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항구는 어디할 것없이 관광객들로 붐볐고 횟집이나 식당은 혼자서는 발붙일 곳이 없었다.
후포항 병곡항 죽변항 임원항 묵호항 저 워쪽 강릉 속초, 아래쪽 포항 감포 구룡포 등 동해안은 어디든 동행이 있을 때는 수십년 다니며 회를 즐겨 먹던 곳인데 이번에 나홀로 여행에서는 식당에서 문전박대 당하는 게 결정적인 단점이었다.
숙소도 마찬가지였다.
해안가 바다 경치가 보이는 곳은 초라하고 더운물도 제대로 안나오는 민박집도 휴일을 끼고는 8만원이라고 했다.
그때문에 혼자 다닐때는 어쩔수 없이 시내로 들어가서 허름한 곳에서 숙박하고 시내의 한적한 식당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혼자서는 바닷가 비싼 숙소는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들어갈 엄두가 안났다.
고급지고 비싼 숙박업소를 가야할 때는 따로 있으니까...ㅎㅎ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코로나 때문인지 바람 때문이지 운행을 하지 않았다.
도로변에 있는 장호용화호텔의 깔끔한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길가에 해변 레일바이크도 가족단위로 붐볐다.
이 지역은 마라토너 황영조의 고향인듯 했다. 길가에 안내간판이 있고 공원도 있는데 들어가보지는 않고 지나쳤다.
한재공원 인증센터를 지나서 추암촛대바위로 가니까 그곳도 사람들로 붐벼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조차 내려서 끌고가야 했다.
연휴를 낀 공휴일은 동해안은 관광객들로 인해 자전거 타기가 불편했다.
코로나 정국인데도 불구하고 해안가 도로는 차들이 끝이 없이 이어졌다. 좀 넓은 곳은 괜찮지만 도로 폭이 좁은 곳은 도로가에 자전거 표시가 되어 있어도 불안해서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그래도 바다를 낀 아름다운 해안길은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잠깐씩 해안을 벗어난 길가에는 홍매화도 향기를 뿜으며 반겨준다.
소망의 종도 한번 울려보고 추암촛대바위 인증센터를 지나서 묵호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즐겨찾던 수산시장의 식당에 들렀으나 이미 손님들로 꽉 차 있었고 어차피 나홀로 손님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어쩔수 없이 밥먹을 곳을 찾아서 시내를 헤매다가 칼국수로 저녁을 때우고 근처 모텔로 들어갔다.
다음날 예정은 정동진 찍고 강릉 경포대까지 가서 종료하고 강릉에서 ktx를 타든가 버스로 상경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다음날 비소식이 예보되었다.
3월1일 새벽에 눈뜨자마자 바깥 날씨를 보니까 이미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루종일 비예보였다.
강릉 경포대까지 가는걸 포기하고 기차 시간을 확인하니까 동해역에서 청량리행이 있었다.
좀 여유있는 시간을 예매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비가 더 많이 온다는 예보를 확인하고 시간을 보니까 5시55분 출발 첫차 시간이 3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옷을 입고 모텔을 나오니까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도로는 흔건히 젖어서 빗물이 흘러가고 있었다.
빗속을 그냥 달렸다. 밤에 충전을 충분히 했기에 최대한 높은 출력으로 파스5단으로 올리고 비를 흠뻑 맞으며 첫차를 놓칠까봐 서둘렀다.
새벽인데다 지방도시라서 차가 별로 없어서 시냇길도 자전거 타기엔 좋았으나 사람은 괜찮은데 전기자전거가 비 맞아서 고장날까봐 그것만 걱정스러웠다.
너무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어제밤에 빨아둔 손수건도 그냥 두고 나왔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더 생수도 챙기려고 생각했는데 잊어 버렸다.
기차를 타더라도 청량리역까지 4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아침도 안먹고 물도 없이 가는건 현재 내 건강상으론 무리였다.
묵호에서 동해역까지 냅다 달려서 역앞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러서 생수 한병을 챙겨서 두유를 한잔 마시고 아슬아슬하게 첫 기차에 올랐다.
졸다깨다를 반복하며 비내리는 기차 여행도 운치는 있었지만 너무 허기가 져서 별로 감흥이 없었다.
청량리역에 도착해서 우선 허기를 면하려고 역에 연결된 쇼핑센터 식당에서 잔치국수를 먹었는데 8,000원이었다. 음식질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
1호선 전철로 신도림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서 신림역까지 와서 나오니까 비가 제법 많이 쏟아졌다.
방법이 없었다. 비닐을 찾아서 자전거 계기판 스위치만 비가 안들어가게 덮어씌우고 그냥 빗속을 자전거타고 달렸다.
옷도 흠뻑 젖고 신발도 젖어서 양말까지 질퍽거렸지만 멈출수 없었다.
전기자전거 콘트롤러와 모터가 젖어서 가다가 멈추고 자전거 망가지는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은 엄습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비에 흠뻑 젖어서 겨우 집에 도착하니까 자전거도 물이 뚝뚝 떨어졌다.
옷부터 홀랑 벗고 마른 걸레로 자전거 물기를 훔치고 헤어드라이기를 최고로 높여서 자전거 모터랑 전기 부분을 말리는데 열중했다.
한시간 정도 말리고 스위치를 켜보니까 전기자전거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다.
전기자전거로 장거리 여행이 편하기는 한데 중간에 충전하는 번거로움과 이렇게 여행중에 비를 만나면 난감한게 문제인것 같다.
암튼 동해안종주는 계획보다 하루 일찍 끝났다. 다음은 묵호에서 출발하여 강릉 속초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북쪽 구간이 남았다.
멋진 사진들과 일기를
남기시는 모습 좋습니다🌻...
건강히 즐겁게 여행 하세요🍀
네.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멋져요^^
저는 다음주 제주도
한달살이 하러 갑니다^^
좋으면 몇달 더있고요 ㅎ
올해 버킷리스트로
제주살이와 해파랑길 걷기입니다
올레길 걸어서 돌아보고
한라산도 산행 해보려고요
6월에는 부산 해운대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해파랑길
걸어보려 합니다ㅎ
저도 여기다 청노루님 처럼
여행글 올려 볼까요 ㅎ
와, 멋진 계획이군요.
경험담 글 꼭 올려주세요.
자신의 기록도 남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의 즐거움도 선물하니까요...ㅎ
아이쿠~
부럽습니다~
대단 하십니다 ~
청노루님 그림 덕분에 편하게 힘 드리지 않고 던도 안 쓰고 동해안 일주를 저도 했읍니다요 ~ ^^;
항상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요 ~
대리만족을 느끼셨다니 글 올린 보람이 있군요.
기회되면 실행해보는 것도 즐거움이 배가됩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