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7 하이브리드 정면 모습. 기존 K7과 달라진 점은 없다. /강도원 기자 |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유지비를 들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연비가 좋은 차는 조금 더 비싸다. 대신 오래 탈수록 적게 드는 연비는 유지비를 줄여주기 때문에 비싸도 사게 된다. 기아자동차(000270)가 선보인 준대형급 최초 하이브리드 차량 ‘K7 700h’는 경차보다 높은 연비를 보여줬다. 다양한 주행모드와 넓고 고급스러운 실내 디자인이 매력적이었다.
◆ 준대형차지만 경차급 연비…유지비 절약 효과 클 듯
K7 하이브리드 뒷모습. /강도원 기자 |
K7 하이브리드 700h의 외관은 기존 K7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방 호랑이코 그릴에 하이브리드 임을 나타내는 하늘색이 더해진 정도였다. 오른쪽·왼쪽 앞 바퀴 앞, 차량 뒤 번호판 옆, 내부 의자에 하이브리드 표시 정도가 추가됐다.
하지만 연비 면에서는 기존 K7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K7 하이브리드 700h에는 에너지 손실을 줄여 연비를 높여주는 하이브리드 전용 세타Ⅱ 2.4 MPI 엔진과 35킬로와트(kW)의 전기모터가 장착됐다. 복합연비는 휘발유 1리터(L)당 16㎞(1등급)로 경차급이었다. 기존 K7 연비(10~11.3km) 보다 대폭 개선됐다.
실제 K7 하이브리드를 17일 경부고속도로와 천안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560km 정도를 운행한 뒤 나온 연비는 16.4km였다. 성인 4명, 어린이 1명이 트렁크에 짐을 절반 정도 실은 상태에서 운행했다. 평균 기온이 섭씨 20도를 웃돌아 후덥지근함을 없애기 위해 에어컨을 켜고 실내온도를 20도 정도로 맞춰두고 운전했다. 시내 50km가량 주행 시 연비는 13.5km 정도가 나왔다.
하이브리드 임을 알수 있는 표시들. /강도원 기자 |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계기판과 차량 내 내비게이션을 통해 실시간 주행 상황의 에너지흐름도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에너지 흐름도를 보면서 연비를 높이기 위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 3가지 주행모드도 매력적…고속 주행 시 소음 심해
K7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59마력, 최대토크는 21㎏·m로 동급 K7 2.4GDI(201마력, 최대토크 25.5kg·m) 보다는 힘은 약해졌다.
엔진룸 모습. /강도원 기자 |
실제로 연비가 높은 ECO 모드로 주행 시 반응속도나 가속력은 일반 휘발유 차량보다 약했다. 가속폐달을 강하게 밟아도 즉각 반응하지 못했다. 또 도심에서 30도 정도의 경사길에서 ‘우웅’ 하는 소리와 함께 RPM만 높아지고 차량은 앞으로 강하게 나가지 못했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인지 K7 하이브리드는 3가지(기본, ECO, 스포츠)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특히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바닥이 단단해지고 핸들이 무거워지면서 반응속도도 매우 빨라졌다.
신호대기로 정지해 있거나 50km 이하 저속 주행 시에는 창문을 열어놓고 있더라도 엔진 소음이 크게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100km 이상 고속주행 때는 소음은 상당히 강했다. 도로 소리가 타이어를 타고 실내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나누기 어려웠다.
운전석 및 내부 공간 모습. /강도원 기자 |
◆ 내부 공간 넓고 센터페시아 공간 구성 효율적
내부 공간이 넓은 점은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전기 엔진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그래서 실내 공간이나 트렁크가 좁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K7은 좌우가 불룩한 둥근 타원형 형태의 디자인으로 내부 공간이 좁지 않았다. 성인 남성 2명, 성인여성 2명, 키 100cm가량의 4세 어린이가 동승했지만 공간은 충분했다.
운전석과 보조석 사이를 오밀조밀 알차게 구성한 점도 특징이다. 7인치 TFT-LCD 패널이 설치돼 햇빛이 강한 오후 2시에도 어려움 없이 내비게이션을 설정할 수 있었다.
기어박스 모습. 아랫부분 T자 모양 위치에 주차 브레이크가 있어 주행 중 동승자가 주차 브레이크를 작동시키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보인다. /강도원 기자 |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기어박스에는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가 설치됐다. 운전자가 오른손으로 손쉽게 버튼을 당기고 밀어서 브레이크를 설정하고 풀 수 있다.
다만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위치가 조수석 및 뒷좌석 동승자 누구나 쉽게 만질 수 있어 운전 중 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었다.
실제로 시승 중 조수석 동승자가 2차례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차가 울컥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고속도로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해당 부분은 K7 차량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문제였다.
◆ 일반 차량보다 가격 높지만 연말까지 세제혜택 유리
편의사항 등도 잘 갖춰져 있다. 차가 정지했을 때 따로 브레이크를 밟고 있지 않아도 움직이지 않는 ‘오토홀드’ 기능, 운전자와 조수석 의자에서도 에어컨이 나오는 쿨시트,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운전할 수 있는 ‘크루즈’ 기능, 사각 지대에 차량이 나타날 경우 운전석 시트 진동 등으로 알려주는 기능 등이 있다.
고속도로 등 주행 이후 연비. /강도원 기자 |
K7 하이브리드 700h의 판매가격은 ▲럭셔리 3440만원 ▲프레스티지 3595만원 등이다. 기존 K7 2.4 GDI 보다는 400만~500만원 이상 더 비싸다.
다만 올해 말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구입하면 서울의 경우 취득세 40만원, 등록세가 100만원 등을 포함해 최대 470만원까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밖에 서울시에 등록된 차량은 남산 1·3호 터널 혼잡 통행료 전액 면제받을 수 있고 지하철 환승 주차장 요금(80%)과 공영주차장 요금(50%)을 감면 받는다.
키 186cm의 성인이 앉아도 앞 좌석과 충분한 공간이 남았다(왼쪽 위), 하이브리드 연비 등급표(오른쪽위), K7하이브리드 스마트키 모습(오른쪽 아래), 운전석 옆 버튼을 통해 운전자에 따른 좌석 및 운전대 높낮이를 따로 설정할 수 있다/강도원 기자 |
K7 하이브리드 내부 모습/강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