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이 13 - 화지 마을 파피루스관에서 실제로 종이를 떠서 엽서를 만들어 보다!
2019년 4월 15일 후쿠이역 에서 버스를 타고 이치조다니 一乘谷 (일승곡) 에 가서
복원된 무사들의 마을 부케야시키 武家屋敦 (무가옥돈) 며....... 강을 건너
아사쿠라관 (朝倉館 조창관) 옛 유적을 구경하고 돌아오다 아사쿠라 자료관
(朝倉 資料館) 까지 구경하고 버스를 타고 11시 12분에 후쿠이역 으로 되돌아옵니다.
후쿠이역 니시구치 (西口 서구)에서 100미터 거리에 시테츠 (私铁 사철) 후쿠이철도
기차를 타고 일본 화지 종이 마을 을 구경하러 가는데... 11시 33분에 출발한
후쿠이철도 기차는 한시간만에 에치젠 다케후역 에 도착하는데 옆에 게이후쿠
(경복) 버스 터미널에 버스는 한시간 후에나 있기로 JR 다케후역으로 가서 택시를 탑니다.
택시는 푸르른 들판을 달려서 25분 만에 종이 마을 와시노사토 和紙の里 에 도착해서
아소비노천이라는 시내를 따라 걸어서 분수 음악 벤치를 거쳐 커뮤니티 광장을
지나니 맞은편에 카미노분카하쿠부쓰칸 紙の文化博物館(지노문화박물관) 으로
들어가 종이 만드는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구경하고 여러 종류의 종이들을 살펴봅니다.
그러고는 밖으로 나와 와시노사토 토리 (和紙の里通り) 를 걸어서
반대편에 자리한 파피루스관 Papyrus House 으로 들어 갑니다.
여긴 첫 번째 건물 에서는 여러 가지 가기각색의 다양한 종이들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상점 이므로 입장료 없이 구경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직접 종이 만들기 체험 을 하고 싶으면 주인에게 말해야 하는데 색종이는
500엔 이고 엽서 4장은 800엔 으로 나는 구경만 하고 마눌 혼자서
체험을 한다고 하려니 숫자가 적어 해줄지 걱정했더니 여주인은 쾌히 응합니다.
단 한사람의 실습생 을 앞에 두고도 여주인은 성심성의를 다해 진지하게 설명하면서 하나
하나 직접 시범 을 보이는데, 최선을 다하는 이런 진지한 자세 는 참으로 배울만 합니다!
종이 만들기 체험 은 매일 09시 부터 16시 까지 가능하다는데 여긴 화요일
을 휴무 라고 하며... 다양한 재료들을 구비 하고 있으며 또 만들어진
실물들을 전시 하고 있으니 사전에 어떻게 만들지 가늠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닦나무 껍질 을 반나절 삶아 말린후 물에 불리면 풀 처럼 하얀색의 미끈미끈한
점액질 이 나오니 종이 원료 인데... 고운 체에 점액질 재료를 3번 떠서
체에 올리고는 좌우로 흔들어 물이 빠지면 말린 단풍잎이나 야생화, 풀,
나뭇잎을 위에다가 얹는데.... 물론 단풍잎 등 재료도 미리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고는 이번에는 색색의 스프레이 를 뿌린후 다시 점액질 재료 를 한번
더 떠서 덮고는 코팅액을 그 위에 뿌리고는 다시 드라이기를
사용해서 바람을 불어서 말리고는 다시 10분 가량 자연 건조 과정을 거칩니다.
중국은 비단을 세계 최초로 만든 나라이고 또 차(茶)의 원산지 이며 청자
도자기 를 세상에 최초로 내놓는등 문명 선진국이니 그들의 4대
발명품은 금속 활자에 화약과 나침반 에 오늘 우리가 보는 "종이" 입니다!
종이 는 한국으로 건너와 한지(韓紙) 가 되고 일본으로 건너와 와시(和紙 화지)
가 되었지만 그 원류는 중국 이니... 대나무나 나무 조각에 글을 쓰던
목간(木簡) 시대에... 중국 후한의 환관 채륜(蔡倫) 이 발명한 것으로 봅니다.
채륜 은 화제때 중상시를 거쳐 상방령 에 올랐으니 황실의 칼이나 무기 를 제작 감독
하거나 물건을 제작하고 기술을 확립 하는 부서의 책임자였으니 성실한 인품에
학문을 좋아하며 물건 만들기에 재능을 가지고 결백하게 행동한 사람 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고전의 교정 작업도 감독하는등 학자 관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었는데 서기 105년
기존의 포장지 개념이었던 종이 를 개량하여 글을 쓸수 있는 종이를 개발 했다는데
채륜의 가볍고 값싼 종이 는 대나무나 나무 또는 비단을 대신했으니 이로써 학문이
획기적으로 발전, 대중화 되는데 어쩌면 종이의 개발자 라고 하는 편이 옳을지 모릅니다.
채륜이 개발한 종이가 나오기 200년전으로 추측되는 시기 유적에서도 종종 종이 비슷한게
발견되는데 이때의 종이들은 풀솜이나 마를 펴서 만든 것으로 하나같이 동경
(구리거울)을 싸는“포장지의 개념”으로 문자를 기록할수 있는 종이는 아니었다고 합니다.
105년 채륜은 나무껍질, 삼베 조각, 헌 헝겊, 낡은 그물 을 사용하여 종이를 만들어 이를
화제에게 헌상 하였다는데... 채륜의 종이 만드는 법은 비단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
나머지 비단 실이나 풀솜을 이용하여 부직포 를 만드는 방법을 응용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채륜 은 종이의 재료를 잘게 잘라 재료를 물에 녹이고 이를 대나무를 짜 만든 책에 얹어
말리는 공정으로 종이를 완성 하였으니 이로써 저렴한 재료로 가볍고 질기며 문자를
기록할 수 있는 매끄러운 종이 가 탄생하였고 인류의 학문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 종이를 뜻하는 한자 지(紙) 는 당시에는 비단을 만들고 남은 재료로
만들어진 천 을 가리키는 말이었기 때문에 채륜이 만든 종이는
채후지 (蔡侯紙, 채륜이 만든 종이란 뜻) 란 말로 높여 불렸다고 합니다.
자연 건조 과정이 10분 가량 걸리다 보니 우리 부부는 자연스레 옆 방에
상품 판매실로 이동하는데.... 정말로 종이 종류 가 이다지도 많은지
놀랍습니다. 종이는 물론 그림을 그릴 것이냐 편지를 쓸 것이냐 등
용도에 따라 또 가지각색으로 다시 나누어져서 그 종류가 한도 없습니다.
마눌은 8절지 종이 5장 을 사는데 한장에 200엔 이라 그 가격이 너무나도 싸서 놀랬더니...
마눌은 웃으면서 이건 재래의 전통적인 수작업으로 만든 화지(和紙) 종이가 아니고
종이공장에서 펄프로 만든 현대식 종이 라지만 무늬가 들어간 고급스런 종이라 놀랍습니다.
그러고는 말린 수작업 화지(和紙) 를 찾아서 나오는데 가위로 오리면 엽서
4장 이 나오니.... 어디 손으로 써서 우표를 붙여 보내면 좋을듯 합니다?
직접 종이를 만들어 환한 웃음짓는 행복한 마눌 얼굴을 보다가 문득 D일보 송평인 씨가
‘송평인 칼럼’ 란에 쓴 “관심자 김용옥, 學人 최장집” 이라는 글이 떠오릅니다.
"최근 KBS 방송에 출연해“이승만을 국립묘지에서 파내야”라고 말한 김용옥 씨를 보며
일본학자 마루야마 마사오 를 떠올린건 마루야마가 1940년대에 쓴‘일본정치사상사
연구’한글 번역판에 장문의 서문을 쓴 사람이 마침 김씨 이기 때문이다. 서문은
한편으로는 마루야마에 대한 열등감과 다른 한편으로는 허황된 자부심으로 가득차 있다."
"마루야마 는 도쿄대 법대 를 나와 20대 후반의 나이에 김씨 자신이 중국 학자
펑유란 의 ‘중국철학사’와 더불어 동아시아인이 쓴 20세기
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은..... ‘일본 정치사상사 연구’를 썼다."
"김씨 는 고려대를 나와 대만대 도쿄대 하버드대 에서 두루 공부하고 나이 70세가
넘도록 동양 사상을 연구 했지만.... 지금까지 세계에 내놓을 만한 무슨
책을 썼는지 모르겠다. 받은 화려한 교육 에 비하면 이룬 학문적 업적 은 초라하다."
"19세기 이후 학문을 하는 사람은 근대(modern)라는 문제와 씨름하지 않을수 없다.
근대를 이해해야 탈근대(post-modern) 이해도 가능하다. 마루야마 는
에도 시대 유학자 오규 소라이 가 성리학적 관점에서 탈피해, "정치를
도덕에서 구별해" 냄으로써 일본의 근대를 사상적으로 준비 했다고 주장 했다."
"그의 주장이 맞건 틀리건 그는 학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김 씨도 마루야마 같은 시도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제마의 사상의학,
최한기 기학, 최제우 동학 을 통해 조선 성리학 세계에서 근대로의 출구를 찾으려 했다"
"그러나 그는 조선은 근대의 사상적 준비에 왜 실패했는지 해명하지도 못했고 그럼에도
오늘날 이만큼 큰 성취를 이룬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보여주지도 못했다."
"김 씨는 TV에 나와 논어 금강경 요한복음 등 이미 신성(神聖)의 지위는 고사 하고 우상의
지위마저 상실한 경전 들에 대해 우상파괴적 비판 을 가하며 불필요한 가학(加虐)에
빠져들었다. 젊어서 도발은 패기 지만 나이 70세가 넘도록 도발만 하고 있는 것은 한계다"
"최장집 씨는 마르크스주의 노동정치학을 전공 했지만 패거리 의식 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대부분의 진보 학자들과는 달리 진영을 초월하는 비판정신 을 보여주는 학자다."
"그는 15년전 노무현 정권을 향해 ‘과거사 진상규명’ 같은 이념 문제를
앞세워 현실의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도외시 한다고 질타했고...
최근에는 보수 학자들도 잠자코 있을 때 대통령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의 ‘친일 청산’ 발언은 관제(官制) 민족주의 라고 과감히 비판했다."
"최장집 을 우리 시대 정치의 발견자 라고 부르고 싶다. 그는 민주화 이후에는 선악의
이분법적 투쟁 보다는 정치가 필요 한데... 정치를 투쟁으로 되돌리는 것은
정치적 타협에 의한 시급한 사회경제적 문제의 해결을 연기 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최 씨가 정년 퇴임후 그 연륜에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정치학의 기초 고전,
즉 막스 베버 의 ‘소명으로서의 정치’ 와 같은 고전을 제자들과
함께 읽고 제자들이 새로 번역한 책에 직접 해설 을 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노교수 가 초심의 대학원생 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관심자와 학인(學人), 70대 지식인의 어느 두 초상 이다."
그러고는 파피루스관 Papyrus House 에서 나와 이번에는 저 와시노리토리
(和紙の里通り) 중간쯤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옛 건물 로 찾아 들어 갑니다.
여긴 우다쯔공예관 (卬立の工芸館 앙립의공예관) 으로 좀 전에 카미노분카하쿠부쓰칸
紙の文化博物館(지노문화박물관) 에 들어갈 때 210엔을 주고 산 표가 공통권 이라
보여 주고 들어 가니 장인들이 재래의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 종이 를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