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싫으니? /김 연중
가을에 걸린 감 잎사귀 끝에서
향긋한 내음 진하게 핧고
구비구비 골짜기
휘휘돌아 제자리에 머물고
가는 허리 갈대잎에 문지르고
코스모스 진한 빛깔을 눈에담으며
화난듯 떠났던 너의모습
다시보니 어느새 그자리에
이 가을을 즐기던 너도
이 가을이 감이 싫으니?
마치 어린아이 놀이터 마냥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면서
기웃기웃 넘겨보며
가을 여인네의 마음을 뒤집은
너는 장난꾸러기 였건만
이제 아쉬워 하는 너는
싫은 모양 시샘하듯
너의 안에 차가운 기운이
스미는 것은 너의 질투인가보다
너의 질투가 강하면 강할수록
대지는 옷깃을 점점 쎄게 여미고
낙엽은 어지러이 춤을춘다
눈이 시리게 앞을가리고
손끝은 주머니에 가두고
움츠린 목언저리에 너의 질투는 머물러
연인들에 미소를 시샘 하지만
어쩔까나!
네가 시샘하면 할수록
연인들은 더 다정하게 다가서는걸...
하지만,
원망은 하지말아다오
너의 원망이 깊을수록
한숨쉴 이가 많아지니
그저 다소곳이 너의 자리를 비워주지 않으련
포근하고 정겨운 하이얀 포데기로
너를 살며시 덮어주려마
편안한 걸음으로
자알 다녀로라고....
2004.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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