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평생

[마리]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 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 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 두고
모든  좋은 일이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쁜 숨만 남았구나

그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 평생이다




한 평생 / 반칠환. 2001년
 

출처.핀터레스트

우주의 기준에서 보자면
인간은 하루살이보다도 못한 존재,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을 지나
뭐 좀 알았다싶으니 어느 새 이 나이,
그 세월따라 평생 멀리 두고 살던
병원 갈 일도 생기고..

말과 행동은 덩달아 조심스러워져
이게 살아있는건가 싶을만큼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
굳이 찾지 않으렵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요.
수많은 경쟁속에서 이렇게 존재하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거든요🧡

[도반]

마치 불교 법회에서 스님의 법문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불교에서 강조하는 꿈같은 인생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듯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오래전 읽은 "이광수의 꿈 "이
생각나는 글입니다

인생이란 진정
한낮의 꿈일 뿐인데

[용문산]

좋은 글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