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인의 생애구술을 중심으로 본
노년기 자아정체성의 형성과 지속성에 관한 연구
김은정. 2008. "여성 노인의 생애구술을 중심으로 본 노년기 자아정체성의 형성과 지속성에 관한 연구." 「가족과 문화」20(1): 27-67.
p. 28 노인이 갖고 있는 개별적 특성에 대해서는 별로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같은 시각은 '노인'에 대한 전형성을 강조하고, 노년기의 고유한 집단정체성을 작위적으로 상정함으로써(박경숙, 2004), 노년기가 과거의 다양한 생애과정의 축적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한혜경, 2004).
p. 29 연구자가 연구대상에 대해 위계적인 태돌ㄹ 견지해야 한다는 실증주의적 논의에 입각한 객관적 연구 시각(Creswell, 1994)을 기조로 하여 노인이 연구되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관적(또는 객관성을 담보한다고 믿는) 시각을 통해 연구를 진행하는 계량적 연구방법은 구체적인 정책 개발을 위한 제안을 하는 데에 유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인의 삶을 이해하는데는 제한적인 일면만을 제공할 위험성이 있다(강유진․한경혜, 2002). 최근, 노인 연구에서 노인의 시각이 빠져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노인의 관점에서 노년의 의미를 재구성하고자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으나(박경숙, 2004; 한경혜, 1991; 강유진․한경혜, 2002; Atchley, 1989; Kaufman, 1986) 아직 그 수가 많지 않다. 본 연구에서는 노인이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을 하는 것은 연구자(또는 타자)가 아닌 노인 자신이라는 관점을 견지하여, 노인이 자신에 대해 말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해석함으로써 이 질문에 대답하고자 한다.
p. 29 노년기 자아정체성이란 노년기에 한정되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생애를 통해서 축적되어 오면서 형성되어 왔으므로, 생애과정 전체를 분석함으로써 이해되어야 한다(Elder, Johnson &Cronsoe, 2004).
p.30 노년기 자아정체성이란 자신이 살아온 지난 삶의 궤적을 통해서 형성되기 때문에 노년기 이전의 삶에서 이루어진 자아정체성과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행연구에서 노년기를 이전의 삶과 단절된 시기로 구분하여, 횡단적인 시각을 통해 노인을 규정화하고 있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시각은 노인들을 타자화시키고, 집단정체성을 통해 획일적인 노인상을 만들 위험이 있다.
p.39 해석을 하는 주체인 개인은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 역사적 맥락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함한희, 2000) 기억에 바탕을 둔 생애구술사라 하더라도, 이를 개인의 맥락에서만 분석할 수는 없다. 기억되는 경험의 해석은 기층경험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므로, 기억을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인 결과물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구성된 기억의 총합인 생애이야기는 세대, 성, 사회계급 등의 사회적 맥락에 따라서 차이를 보인다(권귀숙, 2004; 박경숙, 2004). 따라서 우리는 생애이야기에 나타나 있는 삶의 전기와 경로를, 이를 둘러싸고 있는 역사적 시간을 함께 고렿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