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그 신화' 탄생 POS 팀 창단 첫 스타 우승자 배출 |
◇찜통 더위에도 불구, 2만여명의 게임마니아들이 운집하는 등 대성황을 이뤘다. 오른쪽은 박성준이 우승트로피를 치켜들고 희열을 만끽하고 있는 모습. <대구=신보선 기자 sbs@> |
POS 박성준은 1일 대구 북구 산격동 EXCO 야외무대에서 열린 '질레트 스타리그'(스포츠조선-온게임넷 공동 주최, 게임앤컴퍼니 주관, 질레트 코리아 후원) 결승전에서 KTF ' 프로토스의 영웅' 박정석을 3대1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지난 99년 PKO으로부터 시작된 스타리그 13회 역사에서 첫번째로 저그 유저가 우승을 차지하게 됐다. 그동안 저그가 스타리그 결승에 오른 적은 모두 9번, 마침내 박성준이 저그의 '8전9기'를 이뤄냈다.
또 박성준은 임요환(SK텔레콤)과 이윤열(팬택&큐리텔)에 이어 데뷔 첫 스타리그 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한 세번째 선수가 됐다. 부와 명예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이른바 '로열 로드'를 걷게 된 것.
박성준은 이날 별명인 '투신'의 모습 그대로 였다. 첫 경기에서 30분간의 쉼없는 전투 끝에 아깝게 패했지만 아무 일도 없던 듯이 훌훌 털고 일어나 2경기부터 대역전극을 펼친 것.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드는 공격과 상대를 미리 파악한 듯 맞받아치는 전략. 게다가 경기 후반에는 물량전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완성형 저그'라는 별명도 얻게 됐다.
이로써 박성준은 차기 스타리그 시드와 함께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또 소속팀 POS는 지난 2002년 창단 이후 첫 스타리그 우승자를 배출했다.
반면 박정석은 지난 2002년 스카이 스타리그 우승 이후 2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으나, 박성준의 기세에 눌려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상금 1000만원.
한편 이날 대구 EXCO에는 협소한 공간에도 불구하고 무려 2만명의 관중들이 운집, 지난달 17일 프로리그 10만관중에 맞먹는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 대구=전동희 jjanga@ 이정혁 기자 jjangga@>
'저그의 희망' 박성준(POS)은 우승이 확정되자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지난 2년 동안 무명의 설움과 뼈를 깎는 훈련의 고통. 저그의 사상 첫 우승은 우연히 찾아온 행운이 아니라 한 게이머의 인생을 건 노력의 결과였다. ―첫 저그 우승인데. ▶우승 문턱에서 저그가 번번이 고배를 마셨음에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사실 이렇게 큰 타이틀을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먼저 이뤄내 더욱 감격스럽다. ―감사를 전할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우선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함께 훈련을 도와준 감독님과 코치님, 팀 전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오늘의 우승을 위해 많은 것을 포기했는데. ▶정말 그랬다. 지난 2년간 한순간도 게임을 쉰 적이 없다. 또 고등학교도 2학년 때 중퇴했다. 그러나 우승을 이룬 만큼 그 동안의 고통의 시간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 또 나를 위해 더 많은 것을 희생한 감독님과 관계자들께 영광을 돌린다. ―앞으로의 각오는. ▶첫 우승에서 그치지는 않겠다. 다른 게이머들에 앞서 우승을 차지한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겠다. 또 다른 저그 유저들이 나의 우승으로 징크스를 깨고 많은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
조재현은 "대구는 문화의 도시인 줄 알았는데, 여기에 와보니 게임의 도시라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가수는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C. 김C는 '진공 아리랑' 등 2곡을 불러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박성준과 박정석은 관중석 중앙에 설치된 높이 2m의 구조물 위에 위치, 관중들의 박수 속에 무대 위로 이동한 것.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라는 말로 말문을 연 토마스 상무는 "여러분의 관심과 열정에 감사드린다"며 종이에 적혀있는 한국말을 끝까지 읽어내는 성의를 보인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