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걸으며 즐기는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 '낙산성곽길' 참여했어요
어릴 때부터 유난히 역사에 관심이 많던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5학년 조카 둘을 데리고 새로 시작된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 중 '낙산성곽길'을 신청해 참여했다.
‘서울도보해설관광’은 경복궁, 북촌, 서촌 등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명소에 담긴 역사, 문화, 자연 등을 감상하는 무료 해설 프로그램으로, 2003년 시작된 이래 작년까지 누적 141만 9,168명이 이용했으며, 7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태국어)와 장애인 이용객들을 위한 시청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자녀 동반 이용객 대상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친근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 코스’ 6개를 신설해 11월 4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 코스‘는 최근 3년 간 초등학생 이용자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여섯 개 코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낙산성곽 ▴인사동을 엄선했다.
도보해설관광에 참여한 시민들이 흥인지문(興仁之門) 앞에서 사진촬영 하는 모습 ⓒ유서경
조선의 수도 한양을 둘러싼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세계 도성 중 가장 크고 잘 보존된 문화유산이다. 이번에 기자가 참여한 '낙산성곽길'은 한양도성 구간 중에서도 가장 걷기 좋은 길로 흥인지문을 시작으로 한양도성 박물관→이화마을→낙산공원→마로니에공원까지 1시간 30분 코스다.
도보관광해설사를 통해 흥인문이 흥인지문이란 이름이 되기까지의 이야기와, 성곽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각자 성석에 관한 이야기, 성곽 부분 돌의 모양이 다른 이유가 임금님이 바뀔 때마다 돌을 쌓는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이유, 기존에 알지 못했던 비밀의 통로, '암문'까지 역사적 이야기를 직접 보고 들으며 걸었다.
이번 서울도보해설관광 가족코스는 그동안 성인 중심의 전문적인 해설에서 벗어나서 어린이도 쉽게 이해하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역사적 일화를 옛 이야기처럼 소개하여 재미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소요 시간 또한 어린이의 체력과 집중력을 고려해 기존 2~3시간의 코스에서 1시간 30분으로 단축했다.
함께 도보해설관광을 마친 초등학교 5학년인 조카는 아직은 역사 이야기가 어렵지만 이순신 장군과 도요토미 히데요시 이야기는 수업 시간에도 몇 번 들은 역사적 사건이라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인 조카도 "임금이 바뀔 때마다 성벽 쌓는 돌 모양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말하며 "그냥 걷기만 한 게 아니라 걸으면서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잘 되었고,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기존보다 시간을 단축했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1시간 30분도 꽤 길게 느껴지는듯 보였다. 물론 이 시간 동안 모든 것을 배우고 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며 조금씩 가까워지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조선시대에 건립한 사대문의 하나인 흥인문. 조선 태조 때 건립된 동쪽 정문으로 문화재청 공식 명칭은 '서울 흥인지문'이다. ⓒ유서경
1398년(태조)에 세운 한양도성의 동쪽 성문인 흥인문. 지금의 문은 1869년(고종)에 다시 지은 문으로 사대문에 인(仁), 의(義), 예(禮), 지(智)를 넣어 흥인지문이란 이름으로 변경되었다. ⓒ유서경
동대문을 지나 낙산성곽길을 걷다 보면 한양도성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유서경
태조, 세종, 숙종, 순조로 왕이 바뀔 때마다 한양도성의 축조가 바뀐 형태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유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