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마라톤 마니아라면 한켤레쯤∼
브룩스 ‘캐스캐디아 피벗’…봄·여름용 트레일 러닝화
- 밑창과 중간창이 두툼하기 때문에 돌부리, 잡풀 등 거친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해 준다. 레이싱화에서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
산악마라톤대회를 참가해보면 참가자들의 러닝화가 각양각색이다. 트레일화, 쿠션화, 경등산화, 심지어 레이싱화에, 나이키 프리까지. 어떤 런닝화가 산악마라톤 대회에 적합한지는 참가자 본인들이 더 잘 알것이다. 바닥이 흙길인 것은 당연하고, 날카로운 돌들이 널려 있으며, 억센 잡풀들이 바쁜 러너들의 발길을 방해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서 레이싱화나 경량 훈련화를 신고 온 참가자들은 대단한 용기(?)의 소유자였으리라. 달리다보면 뒤꿈치 통증에, 발바닥 물집, 화끈거림, 발목 시큰거림등을 호소하는 주자들을 목격하게 된다. 이런 현상들은 오프로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 일종의 인재(人災)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트레일 러닝화’를 신어야 하는가?
첫째, 발바닥과 발등을 보호한다. 일반 러닝화에 비해 밑창과 중간창이 두툼하기 때문에 돌뿌리, 잡풀 등 거친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해 준다. 레이싱화나 경량화에서 느끼지 못하는 안정감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다.
둘째, 강한 견인력을 제공해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코란도 바퀴처럼 굵은 돌기가 밑창에 설계되어 있어서 흙길, 바위길을 움켜쥐듯 접지한다. 산길에서 미끄러진다는 것은 심각한 부상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셋째, 밑창이 두꺼워 고도의 내마모성을 가지고 있다. 밑창은 보통 5∼6mm 이상 되고, 단단한 탄소 고무를 쓴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발을 보호하기 위해 갑피도 두껍다. 갑피 지지대도 다양한 각도로 보강되어 있다.
넷째, 안정성이 뛰어나다. 발이 좌우로 과격히 기울지 않도록 하는 ‘지지 구조’로 되어 있다. 바닥이 일반 러닝화보다 좀더 넓게 설계되어 있고, 중창 내측에 이중 경도(dual density)의 소재를 삽입하기도 한다.
일반 훈련화 갑피와 트레일 러닝화 밑창이 만난 하이브리드 걸작이다(265mm 기준 350g). 일반 러닝화에 쓰이는 메시 소재 갑피로, 통기성이 동급 최강이어서 봄·여름용 트레일 러닝화로 제격이다.
실리콘 액이 들어간 하이드로플로(hydroflow) 백이 뒤꿈치에 내장되어, 물컹한 쿠션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바닥에 딱 붙는 듯한 안정감으로 발이 좌우로 놀지 않게 해준다. 뒤꿈치 안쪽과 바깥쪽에 쐐기 모양의 스펀지가 삽입되어 있고, 그 아래로 단단한 소재의 네모난 기둥 모양의 ‘피벗’ 기둥이 밑창에 좌우로 박혀 있어 든든한 좌우 버팀목 구실을 한다.
또한 밑창의 소재는 탄력이 좋다. 바위에 올라서도 쩍쩍 붙는 느낌이 어지간한 릿지화 못지않다. 밑창의 소재와 구조는 탱크의 무한궤도처럼 우직하다. 갑피의 유연함에 넓적한 발 볼과 넉넉한 뒤꿈치로, 다른 브랜드 2E에 해당하는 듯한 넉넉한 넓이의 D 사이즈다. 발 볼이 좁은 러너라면 한 치수 작은 사이즈를 신어도 좋을 듯하다.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컬러 감각만으로도 오프로드에서 군계일학이다. 가벼운 트레일 러닝화를 원하는, 발 볼 넓은 과체중 주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여름철 산악마라톤을 즐기는 마니아라면 한켤레쯤 준비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