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간통제 폐지, 교회 역활 막중해졌다...."성윤리 교육 시급"

[오여사]

간통죄 폐지, 교회 역할 막중해졌다…“성윤리 교육 시급”

김민정(atcenjin@newsmission.com) l 등록일:2015-03-09 15:52:50 l 수정일:2015-03-09 16:09:45

▲하이패밀리는 '간통죄 폐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뉴스미션

62년 만에 이뤄진 ‘간통죄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존폐 여부에 관한 논쟁보다 향후를 대비한 정책과 담론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도 그동안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며 언급을 회피했던 부부간 성윤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파장 크지 않을 것…약자 위한 제도 보완은 필요

하이패밀리(대표 송길원 목사)는 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간통죄 폐지,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법률전문가, 목회자, 여성신학자, 가정사역 전문가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간통죄 폐지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한국교회가 해야 할 역할을 모색했다.

이화숙 교수(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는 간통죄 폐지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간통죄 폐지에 대한 반응을 보면, ‘국가가 바람피우는 걸 대대적으로 허용하겠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는 우려에서부터 ‘성적으로 더 문란한 사회가 될 거라는 건 근거 없는 낭설’이라는 얘기까지 다양하다”며 “간통죄가 형법에 존재하던 시절에도 외도하는 사람은 외도를 했고, 폐지됐다고 해서 간통을 계획하는 사람이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적 약자인 배우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가정보호를 위한 예방차원에서 경제적 약자인 배우자 보호에 미흡한 현행 민법을 개정해, 혼인 중 취득 재단의 분할 시 부부의 기여를 동등하게 나누도록 개정하고 유책자에 대한 이자료를 상향 조정하는 등의 개정이 따라야 할 것”이라며 “유책의 정도에 따라 위자료 지급을 달리하는 등의 판례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적 문란 우려…법적 통제 따라야

그러나 다른 발제자들은 간통죄 폐지가 사회와 교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내비쳤다. 가장 문제가 된 대목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인정 여부였다.

이윤재 목사(미래목회포럼 대표, 한신교회)는 “성(性)의 개인적 속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범죄가 될 때 그것은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적인 문제이며 공동체의 문제가 된다”며 법적 통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성이 인간의 자유로운 결정권에 속한다면 지식, 소유, 자기 성취, 영의 활동 등도 마찬가지다. 남의 지식을 베끼고 사용하는 것, 남의 소유를 내 것으로 만드는 것도 자유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며 “간통죄 폐지는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수많은 악과 부작용의 시작이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호숙 박사(총신대 교회여성리더십 전공)는 성경에서 간통을 죄로 명시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간통죄는 실효성보다는 일부일처제를 지키려는 최소한의 도덕적 상징법으로 장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통은 결혼서약을 파기한 인간으로서의 기본 도덕과 예의를 무너뜨린 행위로 간주된다”며 “건강한 결혼제도와 건강한 사회를 위해 간통죄는 일부일처제를 지키려는 최소한의 도덕적 상징법으로 장착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강 박사는 “간통죄 위헌이 보도되자, 인터넷 상에는 민사소송과 관련해 손해배상청구권, 자녀양육비, 재산분할권 등의 이슈가 거론되고 있다”며 “간통죄 폐지가 힘과 자본의 논리에 휘둘려 결국 약자들, 피해자들, 가난한 자들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개인의 성적 자유결정권을 고려해 간통을 위헌이라고 한다면, ‘성매매’를 제재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송길원 목사도 “간통은 비도덕적이지만 성과 사랑은 형벌로 통제할 사항이 아니라든지, 성적 자기결정권은 국가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에 대해서도 국가는 침묵해야 하느냐”며 “부정한 행위로 가정을 해체시킨 가해자에게 형사적 처벌을 능가하는 민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간통죄 법 조항이 있어 가정의 근간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울타리가 제거됨으로 사회적, 윤리적 해이 현상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간통죄 존폐 여부에 대한 때늦은 논쟁이 아닌, 보다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담론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회, 부부간 성윤리 교육 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해야

발제자들은 간통죄 폐지로 부부와 가정회복에 대한 교회의 임무가 막중해졌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세미나와 콘텐츠 등을 통해 성윤리를 교육하는 목회가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 목사는 “부부관계 회복을 위한 행복학교에서부터 갱년기 세미나, 웰리이빙 스쿨, 부모자녀 관계 세미나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족 중심의 치유와 회복이 있는 목회적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호숙 박사는 “교회에서 사적인 영역으로 치부하거나 노코멘트로 일관해왔던 부부간의 성문제, 성차별, 성추행, 성희롱과 관련된 기독교 성윤리를 설교나 세미나를 통해 교육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교회의 성적 타락을 통렬히 회개하며 성찰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숙 교수는 “간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해도 간통이 범죄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교회가 부부의 동등성을 강조하고 부부윤리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파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데살로니가전서 4장 3~8절을 인용하며 “성도들에게 부부간 예의를 가르치고, 음란을 버리는 것이 성도들의 거룩함이며 하나님의 뜻임을 가르치는 것이 교회가 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