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복희씨/박완서

[미모]

가난때문에 돈을 벌러 서울에 올라온 복희씨는
가게에 취직한다
꽃다운 열아홉의 복희씨는
가게주인이고 애가 넷이나 딸린 홀애비와 사랑도 없이 결혼한다
남편은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쓰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람이다
복희씨가 낳은 아이를 더해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은
다행이 잘 키워 모두 출가했지만
중풍에 걸린 남편때문에 하루도 편할날이 없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남편은 변한것이 하나도 없다
물욕 성욕 식욕이 여전히 왕성해 복희씨를 힘들게 한다
어느날 단골약국의 약사에게
남편이 비아그라를 구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복희씨는
수치심과 환멸을 느끼고
오랫동안 간직해왔던 죽음의 상자를 들고 한강으로 향한다
상자를 한강 허공에 던지고
허공에서 한여자가 한남자의 허리에 깍지를 낀채 추락하는 환영을 본다
인생절정의 순간이 이러하리라 생각하며
환희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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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씨는 가게안에 세들어 살던 대학생에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사랑은 사치였고
다면 아이들을 그 대학생처럼 멋지게 키워야겠다는
희망을 갖는다
오랫동안 아편이 들어있는 상자를 간직해온다
그것은 마치 복희씨의 피난처와 같은 것이다
피난처와 같은 그 상자를 던져버렸을때
너무나 작아 잘 보이지도 않았던 것처럼
자신이 중요하거나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날 너무나 작은 볼품없는 그 무엇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갖게했다
하지만 그 볼품없는 것에 대한 환희는
아무도 대신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탈출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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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바탕이 되야 하는 것은
진짜 사랑인 것 같다
사랑이 있었다면 복희씨도 덜 힘들었을텐데 ㅎ~

[천리향]

문학 전문가들이 선정한 지난해 가장 좋은 소설로 뽑혔다고 하네요~~..누구도 노년의 삶은 장담할 수 없지만, 늙어갈수록 서로 기대고 보듬어 주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네요~~

[천리향]

늙고, 병들어도 마음만은 청춘이라는 말이 복희씨 남편의 행동을 보니 맞는것도 같으네염~~..ㅋㅋ..수컷(?)들의 본능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