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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5분 열차는 한가했다. 아직은 이른듯한 창 밖의 가을풍경을 내다보며 정해진 외출을 시작했다. 이번 모임은 얼마나 나와줄까! 또, 새로운 얼굴은 누구를 만날수있을까! 이런 저런 생각에 눈을 감았다.
그순간 전화벨소리가 울렸다. 정숙이었다. 유성 스파텔 로비에 도착하였는데 사람이 없다고했다. 저편에 두여자가 서있긴한데 우리친구는아닌것같다고 했다. 나는 준삼이에게 전화연락을 하라고 했다. 조금후 인순이가 배를잡고 웃으며 전화가왔다. 정숙이가 말했던 두 여자가 바로 준삼이와 인자였다나.............. 내가 보기엔 정숙이도 준삼이도 그냥 어린 계집에 들이었는데,세월이란 눈과 기억을 흐리게 하였나보다.
5시 30분 유성에 도착하여 택시를탔다 택시 기사님의 충청도 사투리가 내겐 불필요한 소음일 뿐이었다. 설레임은 분과 초를 다투며 유성 스파텔 입구에서 로비를 향했다. 회전문을 들어서며 사방을 둘러보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301호, 복도 마지막 룸에서 여자들 만의 특유한 웃음소리가 새어나오기에... 이곳이...벨소리를 듣고 성민엄마가 고개를 내민다. 남옥이가 왔다. 뒤이어 바닷가 조약돌 처럼 귀엽고 동글동글한 혜선이가 씨익 웃는다. 큰 방안에 다리를 쭈욱펴고 둘러앉은 친구들이 내눈안에 가물거린다. 성옥,순희. 가 첫눈에 띄었고 오른쪽에 낮선얼굴 상목,정숙.... 앉아서 손잡고 ...갑작이 아주 안정되고 편안한 전라도 사투리로 무슨말인가 내귀를 쫑긋이 세웠다.
그곳엔 김 옥자가 앉아 있었다. 옥자는 덕망있고 복스런 전라도 아줌마가 되어 돌아왔다. 나는 손잡고 흔들어 줬다.양자 인자 애자 경자 ................ 이후 마지막 방문객이 왔다. 개인적으로 정말 오랜 만에 볼수있던 권 영자 였다. 영자는 대전에서 교편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목,구,비,여전하였고 어리둥절하며 사방을 살펴본다. 그 모습은 세월을 더듬고 있는듯 하였다. (영자야! 파운드케익 맛있게 먹었다.) 이 저녁과 밤을 얼만큼 효율적인 시간으로 보내야 할까? 그냥 즐거워....
한식에 편안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룸에 다시 모였다.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고 앉아서 우리는 무엇을 하였지? 여학생들의 첫 모임이 시작되는 밤에 우리들은 준삼이를 비롯하여 회의를 시작 하였다. 차기 임원을 선출하였고 전반적인 의견들을 수렴하여 내년의 모임을 약속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준삼이가 소식을 올려주겠지? 다음은... 학창시절의 소중한 기억을 들려주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다. 준삼이와 정숙 옥자 양옥의 비밀스런 가출 사건 무승부로 끝났던 연숙이와 남옥이의 잉크 사건... 선생님과 제자들의 러브 스토리 누구와 누구의 첫사랑, 그칠줄 모르는 화제거리는 몇날도 부족할거야, 밤은 점점 깊어가고...흥분이 고조 되었지만(우리가 만약 3,40대 초였다면 나이트나 노래방으로 직행하였겠지) 하지만 우리들은 할이야기가 너무 많았나보다...
다음 바로 그순간에 빨간 밤의 요정이 나타난다. 엔돌핀은 끓어 오르기 시작하고 웃음은 체력소모 로 점점 지쳐 가고 있었다. 그 어디에서도 볼수 없었던 언변과 놀이에 당혹함과 황홀함을 함께 공유할수있어 너 와 나 우리 모두 절대로 잊혀질수 없는 그밤을 적어 놓게 되었다. 얘들아! 솔 가지처럼 눈가에 늘어난 주름을 발견하지않았니? 보톡스 주사나 맞아야 하지 않을까? 빨간 티셔츠야(?은주...) 고마웠어, 그리고 아침 나의 기지개는 결코 몸부림이 아니었단다. 모두 건강하여라 아침에 눈이 통통 부었다,
준근,끝까지 우리를 지키기위해 마음써줘 모두가 감동받았어,그리고 서운 하였으면 이해 하기 바란다. 삶의 현장에서 옥이가
--------- - [홍종진님 답변]
글 내용만 봐도 어떤 광경이 벌어졌을 지가 그려진다. 80년도 초 TV에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떠오른다. 지나간 30년을 어떻게 잘 요약할 수 있을까 ?
20대에는 진학, 병역, 취업, 결혼 등 인생에 주요 사건들이, 우리를 들뜨고 심난하게 하고 흥분시켰다.
30대에는 출산, 양육, 승진, 분양 등 입지를 확보하는 일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또 지치게 한 것 같다.
40대에는 추억, 동창, 흰머리, 주름살 등 지나온 발자취가, 우리의 위치를 다시금 검토해 보게 만든다.
잃어버린 30년을 되찾고자 자구책으로 모임을 갖는다 " 세월 무심탄 말이 아마도 허랑하다 "는 말이 생각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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