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일시 : 2001년 7월 15일 일요일 밤 8-9시
담당PD : 조대현 CP / 박복용 PD
*기획의도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의사당,
모두가 퇴근한 사무실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자는 하원의원들이 있다.
이들은 왜 의사당에서 먹고 잠자는가?
KBS일요스페셜은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미국 홈리스 하원의원들의 은밀한 생활과
의사당을 무대로 24시간 펼쳐지는 치열한 입법활동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침은 햄버거로 잠자리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미합중국 하원의원 존 심커스의 생존 전략이다.
심커스 의원이 의사당에서 먹고 잠자는 이유는 세비만으로는 워싱턴의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입법활동에 더 많은 시
간을 쏟기 위해서다.
심커스처럼 의사당에서 기숙하는 홈리스 의원은 하원 전체의원의 10%인
40여명에 이른다.
미국 국민을 대표하는 하원은 입법의 생산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민생
정치의 현장이다. 치열한 입법 경쟁을 통해 이른바 '정책의 창의자들'
이라 불리는 스타의원들이 탄생한다. 미국 의사당에서 생활하는 홈리스
의원들의 모습은 검약과 치열한 입법 경쟁, 민생 정치를 지향하는 미국
의회정치의 한 단면이다.
KBS일요스페셜은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는 미국 홈리스 의원들
의 은밀한 생활 모습과 청문회, 상임위, 본회의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치열한 입법활동을 밀착 취재했다. 이 프로그램은 제헌절을 앞두고 바
람직한 입법부의 역할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요내용
■ 주요 출연자
1. 피트 훽스트라 (Pete Hoekstra, 공화당 5선)
"친구들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한다."
포츈誌 선정 500대 기업경영인 출신 의원인 훽스트라. 한때는 잘 나
가는 기업의 부회장까지 역임했지만 1992년 처음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9년째 의원회관 사무실 소파에서 잠을 자고 있다.
2. 존 심커스 (John Shimkus, 공화당 3선)
"규칙에 따라 경쟁하고 열심히 노력한다. 어떤 때는 이기고 또 어떤
때는 지기도 한다. 경기전후에 만나 협력해야 한다. 그러면 당파를 떠나
함께 일할 수 있다."
지역구인 일리노이와 워싱턴을 비행기로 이동하며 바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는 심커스 의원. 일주일에 나흘은 바람을 넣어 부풀리는 매트
리스에서 잔다. 그런 와중에도 야구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입법안은 '휴대폰 응급 전화번호 통합 법안'이다.
3. 얼 폼러이 (Earl Pomeroy, 민주당 5선)
"나는 세입위원회의 막내다. 이 자리에 앉는데 9년이라는 세월이 걸
렸다. 언젠가 서열이 뒤바뀌는 날이 오길 바란다. 내가 가장 중요한 인
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단칸방에서 자취하며 의사당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폼러이
의원. 그의 차는 에어컨도 고장난 10년 된 중고차이다. 청소년기에 부친
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받아야했던 그는, 미국의
중산층 가정에 자신이 받았던 국가의 혜택을 돌려주고자 노력한다. 그는
美하원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상임위인 세입위원회 소속이다.
한국인 자녀 두 명을 입양하기도 했다.
4. 잭 킹스턴 (Jack Kingston, 공화당 6선)
"가능하면 지역구에 오래 머무르려고 합니다. 워싱턴에 오래 있다보면
워싱턴 사람이 돼 버리고, 그러면 국회의원으로서의 권력에 취해버릴 것
같다."
홈리스 경력 11년째인 킹스턴 의원은 의사당까지 출퇴근하느라 도로
위에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입법활동에 전념하고 싶다고 말한다. 언론이
꼽은 차세대 하원 지도자 중 한 명이며 연방정부의 예산 사용처를 결정하
는 세출위원회 위원이다.
■ 주요내용
1. 최초공개 - 미국 홈리스 의원들의 생활, "부강한 나라의 가난한 의원들"
피트 훽스트라 사무실의 귀중품 1호는 슬리핑백이다. 그는 14만5천 달러의
세비로는 고향에 있는 세 자녀의 학비를 감당하기도 버거우며 워싱턴에 따
로 아파트를 구할 생각은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또 다른 홈리스 의원인
존 심커스는 "미국의 국회의원들이 리무진을 타고 캐비어나 샴페인을 즐기
는 줄 알지만 그것은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라고 말한다. 그동안 한 번도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미국 홈리스 하원의원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했다.
2. 홈리스 의원들의 항변, "입법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킹스턴 의원은 홈리스의 이점으로 입법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
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의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좋은 입법을 많이 해
야 한다. 홈리스 의원들은 의사당 기숙의 한 이유로 입법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3. 미국 의원들의 필수 휴대품, 호출기와 투표카드
미국 의사당의 독특한 풍경 중 하나는 투표 시간에 맞춰 의사당 계단을 바
삐 뛰어올라 가는 의원들의 모습이다. 매일 본회의가 열리고 많게는 하루
10여 차례 표결이 이뤄진다. 사무실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 호출기가 울리
면 본회의장으로 달려가 투표카드를 사용해 표결한다.
본회의장에 하루종일 대기하며 정치 공세의 볼모가 되는 우리 국회와는 사
뭇 다른 모습이다. 효율성과 투명성을 지향하는 미국 의회 정치의 단면을
취재했다.
4. 생생한 민생정치의 현장, "모든 민원은 의회로"
노스다코타州의 9살 시골소녀 티알라가 의사당을 찾았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이 소녀가 의사당을 찾은 이유는 당뇨병 연구에 더 많은 예산배정을
바라는 입법청원을 하기 위해서다. 매년 4만3천 건의 각종 입법안과 결의
안이 처리되는 미국 의회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는 용광로다.
주목할 점은 입법의 생산성 못지 않게 효용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다. 30여
년 동안 한 법률안에 매달려 있는 의원들도 있다.
5. 미국 의회의 꽃, "상임위원회"
미국 의회의 중심은 상임위 활동이다. 의원으로 성공하려면 좋은 입법을
많이 해야 하며 상임위는 법률의 창안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곳이기 때문
이다. 미국 의회정치의 꽃인 상임위와 각종 소위, 청문회를 무대로 펼쳐
지는 치열한 입법 경쟁을 취재했다.
6. 불완전한 제도를 극복한 상생의 정치 문화
대통령제는 대통령과 의회라는 두 개의 정통성이 충돌하기 때문에 남미와
같은 정치적 후진국에서는 정치적 갈등과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미국은 네거티브 캠페인보다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통한 선의
의 경쟁과 타협의 의회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제도적 결함을 뛰어넘는
상생의 정치 문화를 취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