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안전처 차관 울산 방문 다음날 효성 울산공장 배관폭발 가스 누출 | |||
‘악취소동’ 원인규명도 미지근 상태 공단 설비 한계점 봉착 지적도 나와
◆효성 울산 3공장 삼불화 질소 배관 폭발
3일 오전 10시32분께 울산 남구 석유화학공단 내 효성 용연3공장에서 유독성 특수가스인 '삼불화질소(NF3)' 이송배관이 폭발했다. 이 사고로 현장 주변에 있던 원·하청 근로자 심모(57)씨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어 이 가운데 7명이 울산대 벼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심씨는 얼굴과 등 부위에 2도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다. 이날 3공장 내 필림 생산 공정에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 김 모씨는 공장 한 쪽에서 ‘펑’하는 폭발음이 나는 것을 듣고 소방본부에 사고를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산소방본부는 소방차 9대 구급차 3대와 구급요원 32명을 배치했다. 소방 본부는 사고 발생 20여분만에 주 배관을 차단했다.
이날 사고는 NF3 제조공정 내 이송펌프(B타입)가 고장 나 다른 펌프(A타입)로 경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송작업을 위해 A타입 펌프의 전원버튼을 작동하는 순간 '펑'하는 소리와 함께 파이프 라인 등이 폭발했고 배관에 남아있던 NF3 약 100kg이 외부로 유출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맹독성 물질인 '불산'이 주원료인 NF3는 반도체나 액정 디스플레이(LCD)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세정용 특수가스다.
특히 공기 중 수분과 결합하면 폭발하는 성질이 있는데다 인체의 피부와 접촉하면 화상을 유발하는 유독성 물질이다. 사고가 난 효성 용연3공장은 연간 1250톤 규모의 NF3를 생산하는 설비로 지난 3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고가 난 설비에 대해 이날 중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연간 1700톤 규모의 불산을 취급하는 효성 울산공장에서는 매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용연1공장 창고 증설현장에서 협력업체 근로자 박모(48)씨가 30m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 용연2공장에서는 2013년 2월 약산성물질인 초산 일부가 누출된 바도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 위반업체 3개 적발
지난달 23일 울산에 ‘악취 소동’이 벌어진 뒤 민관합동조사반이 원인규명에 착수했다. 6일 뒤 그들은 원인을 ‘공단 쪽 오염물질 배출’로 추정했다. 이어 울산시는 지난 3월부터 7월말까지 각종 대기오염물질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사업장 222개소를 대상으로 오염도 검사와 시설 점검을 했더니 총 37곳이 제반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출 허용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오염도 검사에서 22개 업체가 적발됐다. 또 배출시설과 방지시설이 규정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시설 점검에선 15개 업체가 규정을 위반했다. 울산시는 이들 업체 중대한 위반행위를 한 6건은 사법기관에 고발조치와 함께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머지 9개 사업장에 대해선 경고 및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정부 민관합동 조사단이 울산 악취소동 원인규명 결과를 발표한 뒤 울산시가 이런 규제에 들어간 것을 두고 ‘면피용’이란 지적이 나온다. 소동이 벌어지기 전에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사전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 공단 ‘구조적 한계점 봉착’ 지적도 나와
효성 공장의 연이은 가스 누출 사고와 공단지역 대기오염배출을 두고 ‘설비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대응조치를 취하긴 하지만 설비가 노후화돼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SK, 대한유화 등이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전면적인 개보수를 시행하지 않으면 돌발적인 사고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는데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수 생산 공장들은 ‘땜질식 설비교체’를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아직 설비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 사고가 빈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수 관련 전문가들은 “완전한 설비교체가 이뤄지면 대기오염물질 배출 위반과 가스 누출 등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겠지만 이전에 이들에 대한 관리 감독권을 지자체에 넘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정종식 기자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182344§ion=sc30§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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