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오래 전부터 해마다 찾아가던 지리산이다.
지리산산행은 시산제, 경부합동산행(청조산악회) 및 송년산행과 함께 청관회의 중요한 행사중의 하나다.
지금까지는 주로 봄 아니면 겨울에 갔었기 때문에 올해는 가을이 어떠냐며 산행계획을 한 번 바꾸어 보았으나
아쉽게도 일정이 겹쳐서 함께 가지 못한 회원들이 많다.
압구정동에서 11시 40분쯤 출발하는데 한밤이라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으니 남원역에 너무 이른 시각에 도착하지 않을까
오히려 걱정이다. 식당문을 여는 새벽 5시에 맞추면 참 좋은데 말이다. 기사 아저씨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휴게소에서
꽤 오래 쉬기도 하고 한 50km 정도를 빙 둘러서 왔다고 하는데도 3시 30분에 도착하니 차속에서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식당의 메뉴는 콩나물국밥 딱 하나다. 예약을 하지 않아 은근히 걱정을 했으나 주방에 들어 가보니 아주머니 혼자서
하는데도 금새 끓여 나온다. 남도음식이라 조금 짜긴해도 맛은 있다.
부산에 있는 황창윤회원은 금요일 오후에 도착해서 남원에서 잠을 자고 여기에서 만나니 모두들 반가워서 놀라는 표정이다.
7시에 뱀사골입구에 도착하여 미리 출석부사진을 찍어둔다. 이때 아니면 전체가 다 모일 틈이 없다. 왜냐하면, 청관회의
"산다람쥐 5걸"(강우현,김평욱,김해수,반종규,조양욱)중에 3명이 함께 하였으니 아무래도 1시간 이상은 차이가 날 테니까....
올해 들어 산행한 날짜 중에서 오늘이 제일 좋은 날씨다. 드높은 가을하늘에 예쁜 단풍이면 참 좋겠지만 아직 이르다고 하니
조금은 실망이다. 하지만 아침을 깨우는 새소리 정겹고 시원스레 흐르는 계곡물은 또 얼마나 맑은가? 이래서 산행은 즐거운 것이리라.
뱀사골계곡은 풍광이 좋을 뿐아니라 길도 평평한것이 어쩌면 청계산보다 쉬울지도 모른다. 사진 몇 장 찍는 사이에 선두는 이미
보이지 않고 우리 청관회원 말고는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어 조용해서 너무 좋다.
어느덧 뱀사골산장이다. 많은 등산객들의 좋은 쉼터였으나 지금은 문을 닫아 조금은 을씨년스럽고 몇년 전에 우리가 머무르면서 술을
다 팔아 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약간의 계단을 오르니 옛날 이웃 마을끼리 물물교환하며 장이 섰다는 화개재다.
노루목 부근에서 가능하면 다 모여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앞팀은 이미 임걸령을 지나 피아골로 내려가고 있단다.
이제 마의 500계단을 올라야 한다.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내려가는 계단보다는 낫다. 삼도봉을 지나 남원에서 주문한 도시락을 먹는데
그런대로 맛이 괜찮고 역시 남도음식의 자존심이다.
우리도 드디어 가파른 피아골로 접어 들었다. 본래 피를 심던 "피밭골"이 "피아골"로 바뀌었는데 마치 빨치산을 생각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彼我를 연상한다.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긴 코스다. 피아골 대피소에 오니까 사람들이 많이 있다.
삼홍소를 지나는데 모두가 아직 파랗다. 그저 사진만 한 장 찍었다.
무주에 있는 정상립회원은 피아골로 올라오고 우리가 내려가면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우리가 늦으니까 연곡사를 구경하고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걸음이 빠른 선두조는 벌써 내려와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 산행코스 : [뱀사골(07:00) - 화개재(11:30 ) - 삼도봉(12:10) - 임걸령 - 피아골대피소 - 삼홍소(15:50) - 직전마을(17:00)] -
- 우종회관(17:30) - 출발(18:50) - 도착(22:50)
예약한 식당에서 미리 차려 놓은 뒤풀이 메뉴는 산닭구이, 닭볶음과 닭백숙이다. 이름만 듣던 지리산 닭을 구이로 먹는것은 처음인데
회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아서 맥주와 소주를 얼마나 비웠는지 모르겠다. 더구나 묵은 김치로 싸서 먹으니 쫄깃쫄깃한것이 정말 별미다.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구울 때에 그저 소금만 조금 뿌리는데 그런 맛이 나다니.... 결국 두 마리를 더 구웠으니 모두 7마리를 먹은 셈이다.
백숙을 하고 만든 죽맛도 좋고 디저트로 내놓은 밤 또한 맛이 좋다. 밤을 먹을려면 까는데에 노력봉사가 꽤 필요하다.
오늘의 뒤풀이는 김대원회원이 후원하였다. 수월찮게 나왔을텐데.... 대단히 고맙습니다
그리고 정상립회원이 고맙게도 사과즙을 2박스나 선물로 주었는데 농장에서 직접 만든것이라서 그런지 맛이 아주 좋다.
[다음 산행안내]
- 날짜 : 11월 6일(토), 08:00시
- 만나는 장소 : 청계산, 옛골버스종점에서 만남
- 준비물 : 계절에 맞는 등산복, 바람막이, 충분한 물
[2,433,160 - 366,500(= 회비 820,000 - 버스비 1,000,000 - 아침 91,500 - 도시락 95,000) = 2,066,660]
* 한석동회원이 보내온 사진을 보려면 "열기 - window live 사진갤러리 - 확인 - 열기"로 하면 됨
첫댓글 정말 멋지고거운 시간 가졌구만유 항상 겁게.. 산행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