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당에서 일을 하며 밤에는 청원중학교 야간학교에 다닙니다.
우리반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어른들 입니다.
6.25 전쟁의후유증으로 그 후 중학교를 다니지 못하다가
나중에서 야간 학교에 다니게 되는데
거의 대부분이 20살이 넘습니다.
나는 19세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낮에는 성당에서 일 하다가 오후 4시 30분이 되면 하숙집으로 와서 저녁을 먹고 야간 학교에 갑니다.
그리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면 골아떨어집니다.
나를 성당에서 일 하도록 해 주신 노요셉 신부님은 인사이동으로 다른 곳으로 가셨고
후임으로는 키가 장대같이 큰 나신부님이 오셨습니다.
나 귀엘모 신부님은 정이 많은 노 신부와는 달리 엄청 엄하고
잘못하면 마구 야단을 치기도 하고 뺨을 때리기도 합니다.
내가 야간 중학교 2학년이 되자
우리 국어 선생님은 문학을 좋아하시는지
프랑스 작가인 모파상이 지은 `그 여자의일생` 이란 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써 오라고 합니다.
우리들은 서점에 들러 그 소설을 사서 읽습니다.
그렇게 하여 내가 문학에 눈을 뜨게 됩니다.
그리고 음악선생님은 우리들에게 각 장단조의 음계와 화음을 가르쳐 주시며
우리가 아는 노래들을 우리 스스로 화음을 붙여 노래부르도록 가르칩니다.
그때가 1957년인데 오늘날 학교 수준보다 높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