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의 기본 정보
수험전략 수립에 참고하시는 용도로 활용하시면 되겠습니다.
(1) 기본 신상
여성/30대 초반(이제 곧 중반..)/체력약함/무계획즉흥형인간/(구)완벽주의자/맘먹으면 잘 하는데 맘먹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림/노동조합 경력 있음/대학은 서성한라인 나왔습니다(비법, 비경영).
(2) 수험기간
2. 선택과목 변경
(1) 변경의 이유: 경조를 계속 하면 10년이 지나도 이 시험을 합격하지 못할 것 같다는 확신(....)
동차 때 얼렁뚱땅 경영조직론을 선택하여 시험을 봤습니다. 공부를 하면서도 늘 '나와는 맞지 않는것 같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으나, 그렇다고 선택과목을 변경하게 되면, 올 해 합격은 영영 물건너간 것이라는 판단에 꾹 참고 경조 공부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31회 시험 과목 중 저는 경영조직론에서 가장 낮은 성적을 받았고(49점), 특히나 1문은 50점짜리 문제임에도 문항 점수가 30점(.......)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얻어야만 했습니다.
점수가 이렇게 낮으면, 시험을 보면서도 스스로 망했다는 걸 정확히 자각합니다. 특히나 저는 4과목 중 경영조직론이 가장 힘들었기에 그만큼 시간 투자를 많이 했는데요. '이만큼 노력했어도 안되는 거면 나는 경조로 공부하면 10년이 지나도 합격을 못한다'라는 확신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험 다음날 경조 책을 버리고, 작년 민소 0기 강의를 결제했습니다(원래 꽂히면 결제부터하는 스타일입니다).
따라서 선택과목을 변경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변경 말고는 합격의 길이 없다'라는 정도의 확신이 들지 않으시면...일단 Stay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는 말...아시죠...?
(2) 변경가능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삼았던 것: 공통과목의 완성도, 1차 시험 여부, 수험 진입 시기
1) 공통과목의 완성도
동차때 경조가 처참하게 망하긴 했지만, 31회 시험이 다소 쉬웠던 관계로 저같은 어중이떠중이 수험생도 어느 정도의 득점은 가능했었습니다. 그래서 선택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공통과목인 노동/행쟁/인사에서 59점 - 60점의 점수를 얻었는데요. 이 말인 즉슨, 제가 과목별 a급 b+ 정도는 책을 보지 않고도 어느 정도 현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했고, 따라서 변경한 선택과목인 민소에 더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따라서 선택과목을 변경하시는데 나머지 3과목의 완성도를 더 채워야 하시는 분들께서는 선택과목 변경, 특히 '민소'로의 변경은 신중히 결정하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건 과목의 특성과 관련되는 부분인데, 다른 목차에서 별도로 설명하겠습니다.
2) 1차 시험 여부
저는 민소로의 변경을 결정한 당시 유예였기 때문에 1차 시험을 다시 쳐야 하는 부담이 없었는데요. 이 역시 민소로의 변경 기준으로 크게 작용했습니다. 만약 제가 1차를 다시 쳐야 했다면, 많이 고민했을 것 같습니다.
3) 수험 진입 시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경조 1문을 보통 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공부 열심히 하고도 이 정도 점수 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불합격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딱 1개월만 쉬고 10월부터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민소의 과목 특성상 '초기투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수험의 재진입시기가 비교적 일렀던 점 역시 민소로의 변경 기준으로 작용했습니다.
-> 종합하면, '나는 1차도 안봐도 되고, 나머지 3과목 암기 수준도 어느 정도는 올라와 있고, 재진입 시기도 비교적 이른 편이니 민소로 변경하면 49점 이상은 받을 수 있다!!'라는 생각으로 변경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설마 49점보다는 더 나오겠지...'싶은 슬픈 확신이 저에게 자기효능감을 주었던 것 같네요.......
(3) 과목의 특성과 공부방법: 막판스퍼트보다는 과감한 초기투자
1) 과목의 특성: 이삭 1000개 줍기(경조) vs 1000m짜리 엉킨 끈 풀기(민소)
경조무능력자인 저에게 경조는 마치 이삭 1000개를 평원에 흩뿌려 놓고, "너 이거 오늘 밤까지 안 줏어놓으면 큰일날 줄 알어!" 와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수 많은 이론, 학자를 암기해야하는데, 큰 흐름은 있을지언정, 본질적으로는 귀납적이고 개별적인 지식을 열심히 암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 민소는 경조만큼, 혹은 경조보다도 양은 더 많은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사법시험, 변리사시험 등까지 넓히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재판청구부터 판결의 효력, 재심청구까지 지식들이 흐름을 타고 그 언저리에 모여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어느 과목이 그래서 더 좋다, 우월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제 주관적 느낌입니다). 그래서 제목대로의 비유를 들자면, 1000m가 넘는 끈을 아무렇게나 던져주고서는, "너 이거 엉킨 거 오늘 밤까지 안풀어놓으면 큰일날 줄 알어!" 와 같은 느낌이었달까요.......
그래서, 결국 두 과목 모두 암기량이 많고, 암기를 잘 해야만 득점할 수 있는 과목임에도 특성은 전혀 다른 과목이니, 선택에 참조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2) 민소 공부방법: 과감한 초기투자
a. 공부시간 배분
그래서 저는 민소에서 합격에 지장이 없는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과감한 초기투자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경조는 초기에도 열심히, 중반에도 열심히, 후반에는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민소는 수험 초기에 '찐한 이해'를 해놓으지 않으면 후반에 더 열심히 투자해봤자 큰 효과가 없는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과목의 유기적 특성 때문입니다. 이에,
이렇게 공부시간을 배분했습니다. 작년에 민소로 시험을 이미 봤던 수험생에 뒤쳐지는 것이 끔찍하게 싫었고, 그래서 수강하는 김광수변호사님 사례집 뿐 아니라 신정운법무사님의 사례집, 모의고사까지 다 구해서 신쌤 수강생 분이랑 스터디도 했습니다. 그런데 타 강사 자료 참고는 여력이 있으신 분들만 추천드립니다. 솔직히 가랭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b. 공부방법(단문/사례): 이해와 암기는 늘 함께
특별한 저만의 공부방법이라고 할 것은 없어서, 수강하시는 강사님이 하라는 대로 잘 따라하시면 됩니다. 다만, 김광수변호사님 수강생분들 중에서 광수쌤이 '1기까지는 쓰지 말고 이해해라'라고 하는 이야기를 잘못 오해하시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제 생각만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는 이해와 암기는 늘 같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되면 암기가 되어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정확한 단어로 현출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나는 오늘 배운 부대항소 단문을 민사소송법을 전혀 모르는 내 가족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안보고 설명해줄 수 있는가?'가 척도가 된다고 생각해요. 범위를 더 넓히면 부대항소가 포함된 '항소'의 흐름과 주요쟁점, 재판의 청구, 소송요건, 본안심리, 판결, 판결의 효력, 재심청구까지 민소법을 전혀 모르는 가족과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을 수 있어야 광수쌤이 말씀하시는 '이해가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모의고사 성적은 저도 시험을 치고 결과를 받아보니 무슨 상관관계가 있나...싶어서 딱히 적지 않겠습니다. 댓글로 물어보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냥 궁금해하지 마십시오ㅠㅠ 잘 보면 자기 만족, 못보면 자기학대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도 전 과목 모의고사는 2년 공부하는 내내 한 번도 빠진 적 없고, 시간도 엄수해서 제출했습니다. 오픈북도 한 적 없습니다. 이 정도는 지키셔야 모의고사의 순기능을 제대로 챙겨가신다고 생각하니, 이 점만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ㅎㅎ
c. 노동/행쟁 공부방법: 궁여지책 찾기
유예 때는 주 공부시간이 50시간 정도였고, 실제로는 몸이 아파서, 체력이 좋지 못해 갑자기 쉬는 날도 많았던 관계로 종종 주 공부시간이 40시간, 적게는 30시간이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민소에 절대적인 시간을 할애한 만큼, 공통과목에 대한 절대적 공부량을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이에, 궁여지책을 아래와 같이 찾아 실천했습니다.
3. 강사변경시의 유의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노동법을 제외하고 행쟁, 인사까지 모두 강사변경을 하였는데요. 사실...원래 1타 강사를 수강하셨다면, 변경하는 것 자체를 그렇게 추천드리지는 않습니다. 같은 내용도 새로 암기해야 하고, 그걸 새로 암기하기 싫어서 옛날에 듣던 강사 책의 표현으로 외워놓아 봤자, 회독하는 책에는 그런 표현이 없기 때문에 자꾸 기억이 옅어집니다. 결국 현출할 때 시간이 많이 걸리거나,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말을 답안지에 늘어놓게 됩니다.그런데 저는 워낙 예전에 듣던 강사님들이 1타가 아니었던 관계로..ㅠㅠ 눈물을 머금고 바꿨던 것 같네요.
4. 체력관리방법
(1) 꾸준한 운동: 프로염증러에서 '건강한 돼지(이하, '건돼')로의 진화
동차때는 생동합격신화를 쓰겠다며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불합격하긴 했지만, 7-8개월 동안 후회없이 모든 것을 쏟아부어가며 공부를 했던 덕분에, 유예 때의 수험생활은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 때 포기하지 않고 진정수험생으로써 '합격'을 목표로 끝까지 달렸던 것 자체는 절대로 후회하지 않습니다. 다만 후회하는 것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루종일 앉아만 있다 보니 허리, 목 통증도 심해졌고 두통에 편두통, 임파선염 등등을 달고 살았습니다. 시간이 없어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으로 연명했지만, 시험이 끝나고서는 진심으로 '이러다 시험 합격하기도 전에 입원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유예때는 10월부터 주 1-2회 집 앞 요가센터에 가서 1시간씩 운동을 했고, 운동은 시간을 줄일지언정(1시간->30분) 시험 2주전까지도 갔습니다. 운동 초기에는 체력이 너무 저하되어 있어서 30분 운동하면 집에 와서 3시간씩 낮잠을 잤는데요ㅋ... 약 한달 정도 적응하고 나니 낮잠을 그렇게 퍼자지는 않게되었습니다. 그래도 체력이 원체 좋지 않은 터라 아침운동은 못갔고요(저같이 체력 안좋은 사람들은 아침에 운동하면 공부하는 내내 졸게 됩니다). '저녁 7시나 8시쯤 운동갔다가 샤워->밥->공부 1시간 - 1시간 반 정도 마무리하고 자기'와 같은 루틴으로 생활했습니다.
운동은 이렇게 꾸준히 했는데 먹는 것도 꾸준히 잘 먹어서 10kg 쪘습니다. 그래도 살이 이렇게 쪘어도 동차 때 저를 괴롭게 하던 두통, 편두통, 임파선염, 허리와 목통증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운동하고 나면 뇌가 리프레시되어서 저녁 공부도 더 잘되었던 것 같고요. 20대 극 초반이 아니시라면 운동은 꼭 하셔야 합니다!!
(1) 꾸준한 낮잠: 대세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저는 낮잠 자는 걸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런데, 수험을 계속하다 보니 목과 허리 건강이 그다지 좋지 않아, 책상에 엎드려서 잠깐 자는...그런 낮잠은 도저히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동차 때도 그랬고, 유예 때도 그랬고 점심 먹으면 꼭 침대에 누워서 낮잠을 30분-1시간 잤습니다. 집공이라 가능했어요.
말이 30분에서 1시간이지, 유예 때는 정신놓고 2시간씩 잔적도 많습니다. 그럴 땐 정말 제가 밉고 한심했지만, 그냥 나는 원래 체력이 좋지 못하니까, 늦게 일어나서라도 오늘 하기로 한 공부는 하자며 마음 다잡고 공부했어요. 그래서 점심먹고 낮잠자고 잠에서 깨려고 커피내리고...책상에 앉고...이런 시간 다 합치면 점심시간만 2시간-2시간 반 썼습니다(다만, 동차때는 이렇지 않았습니다). 그럼 당연히 그날 공부시간은 아작이 나지만, 그냥 저를 너무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낮잠을 2시간을 자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고 스스로를 세뇌했던 것 같네요.
5. 공부시간과 관련하여
동차때는 몸과 마음을 불태우며 주 60시간씩 공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유예가 되니, 아무리 해도 그렇게 되지를 않더라구요. 체력도 따라주지 않았고, 동차때만큼 공부 내용이 새롭지도 않아 흥미가 솟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50시간 언저리, 잦게 40시간 언저리를 찍었고, 종종 슬럼프가 오면 30시간 언저리를 찍기도 했어요. 매일 12시간-13시간을 불태우시는 다른 수험생분들과 자신을 비교하면 너무 초라하고, '저런 열정 없이 합격이 가능할까?'라는 생각에 괴롭기도 했어요. 게다가 많은 합격수기에서는 시험 전 7-8월에는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했고, 가장 많이 공부했다고 하는데...저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공부'는 가능하나, '막판 스퍼트나 벼락치기'는 안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노무사 시험 한달 전에는 늘 마음이 불안해서 공부가 잘 되지 않아 그냥 억지로 하던대로만 공부시간을 채워왔어요.
그래도 그나마 잘한 점은 그 생각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스스로를 미워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체력이 약한점, 막판 스퍼트에 약한 점을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어자피 공부는 그런 나약한 내가 하는 것이고, 합격을 해도 나약한 내가 하는 것이니, 혹시 저와 같은 분들은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마음이 편안해야 공부가 되더라구요.
6. 마치며
시험장을 나오면서 쓸 것 다 썼다며 과도한 자신감에 차있었던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나고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만약 제가 올 해 합격한다면 그건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구나, 대단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 수험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다음해에는 꼭 좋은 기운이 따르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수험생들의 정보 공유를 위하여 지나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제외하고는(ex. 경제적 상황 등) 비밀댓글에는 답변해드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공개댓글로 질의 남겨주시면 최대한 성의를 담아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30 22:28
안녕하세요! 지나가다 최근에 댓글 다신 것 보고 들어왔습니다.
인사가 고득점이신데, 작년에 해외주재원 불의타가 나왔음에도 고득점을 받으신 비법이 궁금합니다. 혹시 1기 때 나눠주신 중락쌤 프린트자료 잘 적시하셨나요? 그게 아니시라면 어떻게 답안 작성하셨는지 궁금해요 ㅠㅠ 올해도 저런 이슈주제들이 나온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하나..생각하고 있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