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상품으로 아이들을 모두 녹여버렸다]
그 동안 어찌나 수학 공부를 열심히 했던지 마지막 한 단원을 놓고 다 배워버렸다. 그래서 처음부터 수학 익힘을 중심으로 공책에다 문제를 풀어서 다 함께 풀이하며 채점을 하였다.
"다 맞은 사람 손들어 봐." "저요." "저요."
보경이,하늘이, 준서, 경은이, 나라, 정환이, 상우, 현준이, 민지, 영민이, 신형이 모두 11명이다.
"자알했어. 가만 있자. 사탕이 다 떨어졌는데 어떡하지?" "에잉~~~" 그 소리에 얘들이 실망을 한다.
"그럼, 콩 볶은 것 있는데 그거라도 줄까?" "녜, 녜!"
보통 아이들은 콩을 싫어한다. 의외다싶어 재차 확인하며 다섯알만 주었다. 아이들이 너무 맛있게 먹었다.
"야~아~ 달다." "아이~~ 고소하다." "맛있다. 냠냠."
옆에 아이들은 군침을 삼키며
"좋겠다." "한개 도(줘)!" "안해!"
전에 밥에 든 콩을 남겨서 억지로 먹였더니 닭똥같은 눈믈을 흘리던 준서도 너무 맛있게 먹는다. (그 날의 얘기는 이렇다. 밥먹은 것을 검사하는데 준서는 밥의 콩만 소롯이 남겨놓고 있었다. 그래서 숟갈들고 앞에 나오라고 해서 직접 떠 먹였다. 그런데 억지로 먹으면서 준서는 슬프게 울었다. 그래서, 준서야! 선생님이 널 힘들게 하려고 그러는 것이 아니고 널 위해서 먹이는거야. 넌 편식이 너무 심해서 몸이 너무 약하거든. 하고 말했더니 그제사 눈물을 그치며 받아먹었던 준서가.....)
신기해서 물었다. "준서야, 너 콩 싫어했잖아.그런데 잘 먹네. 맛있어?" "예!"
그 소리를 듣고 아이들한테 물었다. "그럼 더 줄까?"
아이들이 일제히 더 달라고 큰 소리로 대답한다. 한 줌씩 더 주면서
"그럼 이제부터 사탕 대신에 콩으로 줄까?"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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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것 무슨 콩이예요?" "검정콩 볶은건데, 선생님이 산거야." "얼마 줬는데요?" 별걸 다 묻는다. 그래서
"만원주고 시장에서 샀다." "와~ 만원요?" 그 말을 듣고 하늘이가 제일 놀랜다.
"응, 이것 먹으면 피부도 좋아지고, 머리도 영리해지고 머리카락도 까매진다. 그리고 똥도 잘 나온다."
똥 얘기 나오니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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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부터 상품을 웰빙시대에 맞추어 검정콩을 다섯알씩 주기로 했다.
창욱이는 백점도 받지 못하고 발표도 하지 못해서 콩을 먹지 못했다. 노는 시간에 살그머니 내 눈치를 보며 콩 그릇에 손을 갖다대며 콩을 한 개 짚다가 내 눈과 마주치더니 놓아버린다.
"먹어도 된다." 그랬더니 얼른 입으로 가져간다. 석연이는 콩에 코를 박고 킁킁댄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엽고 우스웠다.
그러는 사이 다음 수업시작 종이 울린다. 아이들이 콩을 너무 좋아라해서 이걸 미끼로 수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들아, 발표하면 콩 다섯개다. 그리고 듣기태도도 좋으면 콩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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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시간이다. 이번 수업목표는 나래와 둘둘이의 뒷이야기를 상상해서 이어서 써 보는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대충 얘기하면
나래는 나비 애벌레이고 둘둘이는 달팽이다. 애벌레인 나래는 움직이기를 싫어한다. 친구인 둘둘이는 이웃마을에 놀러 가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래를 위해 놀러가지 않고 노래도 불러주면서 나래와 놀아 준다. 그런던 어느날, 나래가 나비가 되어 둘둘이는 깜짝 놀랜다.
이어질 이야기를 상상해서 적으려면 일이 일어난 차례와 인물의 성격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하며, 아이들과 이야기의 내용과 나래와 둘둘이의 성격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내가 더 재미있어서 뒷 이야기를 혼자 연극하는 식으로 설명해주었더니 아이들도 알겠다는 듯 재미있어하며 즐겁게 적어나간다.
아이들이 다 적은 듯 하여 발표를 시켰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글도 잘 읽지 못하고, 글도 잘 모르는 병탁이가 발표를 하겠단다. 좋아하는 수진이한테 사랑한다는 글자를 적지않고 하트표만 해서 준 그 병탁이가 이어질 이야기를 적어서 발표를 하겠다는데, 너무 신기해서 미안함을 무릅쓰고 물었다.
"병탁아, 너 글자 잘 모르잖아. 그런데 어떻게 적었어?" "짝지가 도와줬어요." (병탁이는 서울 말씨를 쓰기때문에 말이 참 예쁘다.) 그 말을 듣고 병탁이 이란성 쌍둥이 누나가 거든다. "석연이도 사전 찾을 때 도와주고요, 민준이도 도와주고 그래요."
"세상에!!!! 그랬어? 역시 사람은 짝지도 잘 만나야 되고, 이웃도 잘 만나야 되능기라."
나의 사투리에 나의 똥강아지들이 웃는다. 뜻이나 알기나 하는지.......
"좋았어, 기분이다. 병탁이는 특별히 콩 10개다. 그리고 짝지 한별이는 발표 안해도 콩 5개 준다."
위 사진은 한별이와 영광을 함께 나누고 있는 병탁이다.
그러나저러나 걱정이다. 병탁이는 노는 것과 여학생 괴롭히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있으니.. 올해 안으로 글을 익히기로 약속은 했는데..... 모르는 글자만 나오면 그저 '나'라고만 읽으니....
병탁이의 문맹탈출이 올해 나의 최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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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때를 잡은 창욱이!!
요즘들어 창욱이는 매일매일 학교생활태도에 대해 내게 확인을 하는 습관이 생겼다.
"선생님, 내 오늘 엄청 잘했지요?" "그래, 참 잘했다." "오늘 글짓기도 제일 잘했어." "선생님, 내일도 열심히 잘 할게요."
또 어떤 날은 시한폭탄 창후를 건드려 교실을 발칵 뒤집혀 놓을 때도 있다. 그럴때는 스스로 내게 다가와
"선생님, 내일은 정말 말 잘들을게요. 약속해요." 하며 먼저 새끼손가락을 내밀기도 한다.
그 개구쟁이 창욱이가 이렇게 변했다.
사실 창욱이는 1년동안 내 앞에 앉는 고문을(?)받고 있다. 그렇게 된데는 이유가 있다. 잠시라도 손가락을 가만두지 않고 꼼지락거리고, 입으로는 '치치'거리면서 중얼대고, 시험치거나 수업할 때에는 위의 두 버릇때문에 제시간에 해내지를 못한다. 그래서 엄벌을 내린 것이다.
우린 매월 초 한번씩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리를 옮기는데 이번에 옮길때에도 고정이라고 했더니 사정을 하면서 운다. 창욱이의 입장을 생각하며 내심 마음이 아팠지만 아직 완전히 습관이 정착된 것이 아니기에 무시했다.
어쨌거나 창욱이가 이번에 환경 글짓기 대회에서 우리 반에서 두번째로 잘하게 되어 상을 받게 되어 대견스럽기만 하다.
"창욱아, 축하!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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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다섯알 고르고 있는 창욱이다. 너무 쪼잔한가? 10개로 올릴까? 적은 것이 더 효과적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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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한쪽도 나누어 먹는다더니, 그 다섯알을 받아가지고 손 벌리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고 있다.
이날 정환이는 이빨에다 검정콩 껍데기를 붙여서 아이들을 완전히 웃겨버렸다. 그 재밌는 사진을 저장하다 다 날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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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콩 얻어 먹으려고 난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콩이 먹고싶어 발표하겠다고 끊임없이 손을 든다.
'콩아, 고맙다. 오늘 수업 대 성공이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거의 모두 발표를 했다. 장장 두 시간에 걸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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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시한폭탄!!! 살짝 건드리기만하면 터지는 아이! 창후는 오늘도 터져버렸다. 이번 쓰기 시간에 한형이가
"니 글씨 바로 쓰라."
이 말 했다고 울고불고 소리지르며 한형이를 때려서 주의를 들었다. 자초지종을 말하자면,
"선생님, 창후 또 울고 신경질부려요." 아이들이 이르는 소리에 창후쪽을 보니 막 울면서 때릴려고 한형이쪽으로 손을 뻗고 있다.
'둘 다 이리나와 봐."
"한형아 사실대로 말하면 선생님은 용서해준다." "어떻게 된거니?" "그냥 글씨 바르게 쓰라고만 했는데 창후가 막 때렸어요." "얘들아, 사실이니?" "예!" 일제히 대답을 한다.
"창후야, 한형이 말이 맞아?" 생각하는 듯하더니 "예!"하고 대답한다.
"그래? 그럼 한형이가 네게 나쁜 말 한 것 아니네?" "친구가 바른 말 해줬는데 화내고 그러면 안되지." "전에 너 글씨 바르게 쓰라고 선생님이 말하니까 책상과 의자를 흔들며 괴롭히고 니 머리도 쥐어박고 그래서 선생님은 다시는 그런 말 안하잖아. 니 책상과 의자, 그리고 니 머리가 고통을 당할까봐." 무슨 말인지 생각하는 눈치다.
"창후야, 니가 화내고 울고 그러면 니 몸속에 여러기관도 화를 낸다. 그 중에 특히 위가 제일 화를 많이 내어서 밥 먹으면 소화도 안되고 나중에는 병이 생긴다. 너 아프면 좋아?" "아니요."
"또 니가 웃으면 니 몸속의 여러기관도 기분이 좋아 웃는다. 그러면 몸이 아주 건강해지지."
전에도 한 말이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린다.
"창후야, 너 그 버릇 고쳐야 돼." "예."
"창후야, 너 양반다리하고 앉아서 화가 난 니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서 들어가 공부하도록 하거라."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또 울며 앉으면서 벽에다 머리를 박는다.
"창후야, 선생님이 너 벌 세우는 것 아니다. 니 마음이 편안하게 가라앉으면 선생님한테 말해라. 그러면 그 때 들여보내줄게."
한 5분쯤 지나니 마음이 다 가라앉았다고 말한다. 그렇게해서 글을 지어 지금 발표하고 있다. 그래서 창후의 기분을 맞추어주기위해 한 컷 찰카닥!!!
집으로 가면서 "오늘 글짓기 잘했죠?"라고 물어온다. "그래, 발표도 엄청 잘했어. 선생님과의 약속 잊지마."
여태껏 단 하루만 신경질을 부리지 않았다. 그때도 안아주며 엄청 칭찬해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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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 간식거리이다. 시어른들께서 콩을 먹으면 좋다고 하시면서 주신거다. 먹어보니 정말 고소하면서 달고 질리지도 않고 맛있다. 호두와 잣보다 더 잘 먹게 된다.
이제는 나의 간식거리가 아니고,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된 셈이다. 암만 생각해봐도 굳 아이디어인 것 같다. 좀 더 많이 사다놔야겠다. 통에 가득이었는데 오늘 하루만에 반 넘게 줄어들었으니.... 그 만큼 우리 아이들이 건강해지겠지.
아이들의 상품으로 콩을 먹인 것이 오늘의 큰 수확이다.
지금 흘러간 팝송을 들으면서 그들을 생각하며 글을 적는다. 검정콩을 와드득 씹을때마다 개구쟁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의 검은 콩에 눈독을 들이는 녀석들!!!!! 후후후후후~~~~~
혼자 속으로 쾌재를 부르짓고 있다.
'야들아!! 너거는 인자 건강할끼다. 검정콩 많이 묵어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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