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0 - 같이 드라마 작업을 하는 권작가(30대 후반의 여자 작가)로부터 급하게 연락이 옴 '지금 뉴스 보고 있냐?' 당시 열심히 애니메이션을 시청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급 당황. 대충 상황파악 청와대 진격병력에게 무슨 사안이 터졌다고 직감. 권작 왈 '사태가 심상치 않아.' 같이 가줬음 하는 분위기 감지됨. 상황 더 지켜보고 난 이후 결정하기로 함. 인터넷 검색 시작함. 분위기 요상했음.
04:20 - 인터넷 생중계 모두 끊김. 경찰이 광화문 일대 전파를 차단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넷상에 퍼지기 시작함. 권작 연락 옴 '가자!' 앞으로 써야 할 대본이 몇 갠데...어쨌든 오피스텔을 나섬.
04:30 - 택시 잡아 탐. 응암동에서 광화문 까지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음. (택시 안에서 이명박 욕했음. 마감이 낼 모렌데... 낼 모레 마흔인 권작에게 꼭 내 뒤에 있으라고 신신당부함. 이럴 때보면, 너무 겁이 없음. 몸속에 작가의 피보다는 활동가의 피가 더 많이 흐르는 것 같음)
04:35 - 광화문 사거리에서 내려, 경찰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달려감. 전경들 보고 '잠깐 지나가겠슴다' 하고는 그 사이를 헤쳐 나감. 권작 내가 뚫은 길 사이를 잘 따라옴. 한국수출보험공사, 광화문 우체국 사이의 도로에 시위대 100여명이 경찰과 대치중이었음. 간만에 옛날 분위기 났음. (길 비켜 준 전경에게 살짝 미안했음. 부대 돌아가 욕 좀 먹을 듯 함)
04:50 - 도로 쪽 1차 방어선에서 치열함 몸싸움 벌어짐. 전경들 시위대 중 주동자급을 잡겠다며, 틈만 나면 잡아채려고 안달. 시위대도 이에 지지 않겠다며, 전경들의 모자를 낚아 채 뒤로 던짐.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수류탄이 날아가듯, 전경 들 모자가 이리저리 날아다님. 필자 앞에도 하나 떨어졌는데, 불쌍한 전경들 생각에 다시 날아온 쪽으로 던져버림.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지, 경찰 정보과로 보이는 이들이 연신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림. <모래시계> 생각이 나기 시작함(그래도 잘 찍혀 보겠다고, 잠깐 V사인을 했음). 필자 플래시 불빛을 보자 욱 함(절대 플래시 불빛을 정면으로 받아서 화난 건 아니었음). 왕년의 팔뚝질 솜씨를 유감없이 발휘! 어느 순간 선창을 하고 있는 필자를 발견! 몹시 당황스러웠음.
05:00 - 전경들이 인도로 넘어 옴. 압박을 시도해 옴. 광화문 우체국 인도로 넘어 와 방패를 가지런히 세움. 영화 <글라디에이터> 삘 남. 단, 지휘관이 막시무스는 아니었음. 막장 황제 코모두스가 저기, 경복궁 뒤편에서 내려다보고 있음(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필자는 사태파악을 위해 청계광장 쪽과 한국보험공사 쪽의 병력 배치 상황을 확인했음. 청계광장 쪽은 병력 배치가 느슨했고, 보험공사 쪽은 길을 터놨음. 시위대를 압박해 해산을 유도하려는 꼼수였음).
05:05 - 여자들의 날카로운 비명소리 들림. 광화문 우체국 쪽 인도로 넘어 온 전경들이 시위대를 낚아채려고 시도함! 병력 부족에 의해 광화문 우체국 쪽 스크럼이 취약했음. 여성 시위자들이 전경들의 방패를 붙잡고 울부짖음. 필자 한 덩치 하는 걸 믿고 그대로 스크럼으로 달려갔음. 마침 필자 앞에 지휘관으로 보이는 인물 있었음(무전기가 너댓개는 되어 보였다. 하나 흘러내리려 하는 걸 보고 침 한번 꿀꺽...그러나 그 뒤에 있던 전경이 재빨리 무전기를 수습해 넣어줌...쳇)서로 밀고 밀리고, 감정 격해짐. 여성들의 비명이 서라운드 우퍼로 울려퍼짐! 필자 앞에 있는 지휘관에게 좋게 말로하자고 말함. 지휘관 짜증을 냄. 이럴 경우 보통 신경전을 벌이다 시위대가 전경들의 대오정리를 위해 틈을 벌려주면, 수습되곤 하던 기억이 남. 시위대들과 전경들 잠시잠깐의 신경전! 열 받은 시위대 한명 끝까지 등으로 밀며 버텼지만, 주변 시위대들이 말려서 전경들과의 실랑이 일단락(두 손 떼며, 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고 난 다음에야 전경들이 제자리에 멈춰 섬). 한 숨 돌리자, 이제는 통증이 찾아옴. 전경들이 방패 아래에서 발차기를 한 것임. 제대한 지 10년째인데, 조인트 까였음.
05:15 - 여경들이 전경들 사이사이에 배치되었으나, 유명무실, 곳곳에서 국지적인 주동자급 체포 작전이 계속 됨. 스크럼을 아무리 잘 짠다 하여도 틈은 보이는 법. 느슨하다 싶으면, 여지없이 끌려들어가 다구리 당함.
05:30 - 소강. 몇 번의 밀고 땡기기가 있었지만, 해가 뜨면서부터 소강상태가 시작 됨. 이 틈을 타 시위대들은 길이 뚫려 있는 청계광장 쪽으로 교대로 이동. 보급과 휴식을 위해 청계광장 옆에 있는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향함. 긴장 풀림. 이때 스물스물 냄새 나기 시작함. 오줌 지린내로 추정됨(아마도 장시간 거듭된 일진일퇴 덕분에 급한 용변을 해결한 듯 함. 시위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는 노숙자 추정 인물이 했을 확률도 약간 있음). 사복 경찰로 보이는 인물이 간간히 눈에 띔.
05:40 - 급하게 나온 덕에 속이 쓰렸음. 권작과 함께 세븐일레븐으로...
06:00 - 우발적 충돌. 전경들 끝까지 주동자급 체포의 의욕을 보임. 스크럼의 틈만 보이면, 그냥 끌려감. 백골단 부활시킨다는 게 사실로 판명 됨. 정보과의 플래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침.
06:20 - 자발적 시민발언 대 조직 광화문 우체국 옆에 주차되어 있던, 우체국 봉고 탑차 차량 위에 삭발한 30대 가장이 나타나 분위기 유도하기 시작함. "지방에서 조금 있으면, 달려온다!"는 격려와 이명박 정부를 몰아내야 하는 당위성을 설파함. 분위기 차츰 안정되어 감. 하나 둘 시위대들이 자리에 앉기 시작함.
06:40 - 여중생 시위자가 나와 발언 하는 도중. 시위대에 첫 번째 보급 시작 됨(생수 보급됨). 세븐일레븐 점주 왈 '큰 생수는 다 동났어요. 작은 것만 남았어요.' 물 보급 후. 어디선가 주먹밥 돌기 시작함. 권작 얼굴에 생기가 돔 '아고라에서 주먹밥 싸들고 오겠다는 아줌마 왔나 봐!' 불행히도 그 주먹밥은 못 얻어먹음.
07:00 - 노트북 LCD 깨졌다는 시위참가자의 멘트. 안타까웠음. 전경들도 자리에 앉아 휴식에 들어감. 전경들도 참 못할 짓이라는 생각. 이때 SBS 방송카메라가 시위대 쪽으로 들어왔음. 시위대들 욕하기 시작함 'SBS 꺼져라!' '개XX SBS!' 등등. YTN에도 어느 정도 반감을 보였으나, SBS 만큼은 아니었음. 막간을 이용해 시위대들에게 정보전달이 이루어졌음, 이제까지 37명이 연행되었고, 이들은 몇몇 경찰서에 분산수용되었다는 정보. 이들은 현재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공동변호인단이 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현재 각 경찰서로 출발했다는 보고(이때 시위대들 환호했음)
07:05 - 갑자기 전경들과 급작스런 충돌이 벌어짐. 시위대 중 한명이 끌려가다 전경들 발에 밟히고, 두들겨 맞았음(이후 자유발언에서 자신의 상처를 보여줌). 전경들 한층 강화된 압박을 하기 위해 전경차량을 인도 측에 바짝 붙임.
07:09 - 마이크 꺼짐(편의점에 가서 20분만 충전하면 된다고 함). 이후 육성으로 자유발언 이어짐.
07:26 - 또다시 전경들과 충돌. 사태 심각했음. 끌려들어가고, 다시 끌어당기고, 여성 시위 참가자들의 구호소리가 들리면서 분위기는 다시 시위대쪽으로 넘어 왔음. 이때 당시의 구호 변화 순서를 적어 보면 '폭력경찰 물러가라'가 처음 나왔고, 뒤이어 '독재경찰 물러가라', 이 다음이 '평화시위 보장하라' 이때부터 시위대들이 전경 차에 달라붙기 시작함.
07:30 - 충돌이 예상외로 커지기 시작함. 구호소리가 커지고, 여기저기서 전경들과 이명박에 대한 욕이 나오기 시작함(이때 사복경찰로 보이는 추정되는 중년 남자가 기민하게 시위대 여기저기를 살펴보는 모습 보임), 시위대 규모도 오전 5시 때 보다는 약간 늘어난 듯함(약 150여명 추정)
07:31 - 한 여성 시위자의 명언이 전경들의 폐부를 찔렀음 "소고기 들어오면 네들도 먹는다!"
07:34 -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경찰. 버스 안에 들어가 있던 전경들을 하차시키기 시작함. 눈 비비면서 나오는 전경들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이 약간 들었으나 일단은 스크럼을 짜는 것이 우선이었음. 여성 시위 참가자들이 남자들에게 지원을 요청! 남자들 우르르 달려가 눈 비비고 나오는 전경들 앞에서 스크럼 짜기 시작.
07:36 - "차빼라!"라는 구호가 광화문 일대를 쩌렁쩌렁 울렸음. 전경들이 차량으로 시위대를 압박하는 것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시위대의 의지표명이었음. 이에 질세라 전경들도 결사 항전의 뜻을 보였음(표현상 이런 것임. 시위대들이 수적으로 훨씬...훠얼씬 열세였음) 전경들이 방패를 다시 고쳐들고 대오를 짜기 시작함. 시위대들 전경 차에 달라붙음. 이때 전경 차 한 대 파손 됨. 뒷문 박살, 앞문 유리 깨졌음(서울기동경찰 1717-4 라고 적혀 있었음). 차량 안의 운전병 뻥진 표정이었음. 전경들도 지지 않고, 시위대들을 잡아채고, 조인트 날리기 시작함(등산화를 신고 오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음).
07:38 - 시위대들의 인원 약간 더 증가(오전 5시에 비하면) 경찰들 심상찮은 분위기 감지했는지, 예의 그 플래시 세례를 다시 시작함. 여기저기서 구호 산발적으로 나오기 시작함 '당신들은 국민들을 지키기 위한 경찰이지, 이명박을 지키기 위한 경찰들이 아니다!'라는 발언 나옴.
07:40 - "차 빼라!" 3차 구호 시작. 차량에 있던 나머지 전경들도 하차. 한국수출공사 쪽 퇴로에도 전경들 배치시작. 분위기 심상찮아졌음.
07:43 - 청계광장 쪽 퇴로에도 전경들 배치. 4면이 완전 포위 됨.
07:45 - 전경 차량이 빠지려 함. 승리했다며 좋아했으나, 차를 뺀 게 아니라 바짝 갖다 붙이려 했던 것임이 확인. 이때 한 여성 시위 참가자의 발언 튀어 나옴 "인도를 불법적으로 막은 전경 여러분! 비켜주십시오!"
07:48 - 분위기 다시 소강국면, 마이크가 충전 후 도착 됨. 시위대들 자리를 정돈함. 연단 위(봉고 탑차 위)에 올라 선 삭발한 가장이 4면이 포위되었음을 말하며, 자리에 앉을 것을 권유함. 아무리 경찰들이 막장이라도 한 덩어리가 된다면, 섣불리 덤벼들지 못할 것이라고 함. 시민들 하나 둘 자리에 앉고, 곧이어 자유발언 이어짐.
07:53 - "연행자를 석방하라!"라는 구호가 나오기 시작함. 4면 포위된 상태에서 전경들의 압박 계속 이어짐. 이쪽에서 구호를 내지르면, 전경들은 함성으로 맞받아 침(새벽 내내 이런 구도였음). 4면이 포위 되었으나, 광화문 우체국 쪽과 한국수출공사 쪽에 길 한 줄을 터 놓음(압박과 해산이 목적임이 확실해 졌음)
07:55 - 경찰 지휘관이 확성기를 들고 대화(?)를 시도. "연행"이라는 말을 사용했음. 시위대들 야유를 퍼부음. 정보보고 들어옴. 11시에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청계광장으로 온다는 말, 1시에 서울시경에서 폭력경찰의 무자비한 시위 진압에 대한 항의성명 발표가 있다는 정보.
08:00 - 2차 보급 시작, 물과 김밥이 공급됨. 어젯밤부터 자리를 지킨 시민들이 간밤에 어떻게 이 자리를 지켰는지, 경과보고(?)를 했음. 새벽 1시 30분과 2시 사이에 기자들이 거의 대부분 떠나자 전경들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함. 새벽 4시에 전경들 병력 교대. 이후 4시 30분에 진압 들어갔다고 함. 2살짜리 여아를 업고 온 보름이 엄마가 자기가 떠나면, 시위대들이 위험에 처할 거라며, 그래도 아이 딸린 엄마는 건들지 않을 거 아니겠냐며 시위대를 떠나지 않았다고 함...키보드워리어들 각성해야 한다고 생각함. 새벽 4시부터 전경들이 방패로 땅을 두들기며 압박시작. 4시 30분부터 살수시작했다고 함.
08:09 - 전경들에게 끌려가 다구리 당했던 시위자가 마이크 넘겨받음. 넘어졌는데, 그 위로 전경들이 주먹으로 때리고 밟았다고 함. 뒷목을 잡힌 채로 끌려갔는데, 그 사이 내내 욕을 들어야 했다고 함. 증인이었던 다른 남자의 말로는 10명 내외였고, 당사자의 기억으론 5~6명이었다고 함.
08:14 - 여대생 자유발언 이후 '불나비'를 부르기 시작. 흥겹게 장단 맞추며, 박수를 침( 5.18 광주 민주화 투쟁 때의 분위기가 이랬을까?) 즉석에서 자유발언, 이어지는 노래...시국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음.
08:17 - 남자 시위 참가자가 여기 모인 시위대의 숫자가 100~200명 수준이라며, 이 집회가 끝날 때까지 적어도 2~30여명이 또다시 연행될 것이라는 암울한 발언을 함. '분명 작전짜서 연행 할 것이다.' 이 발언 이후 시위대에게 한 가지 전달사항이 전해졌음. 민변 법률지원단 상황실 전화번호(02-522-7284)를 핸드폰에 저장해 두고 있으라는 말. 경찰서에 잡혀가면 끝까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민변에서 변호사가 달려오면, 그때부터 입을 열라고 가르쳐 줌. 뭔가 비장미가 느껴지는 정보전달이었음.
08:19 - 아프리카 TV의 VJ가 자유발언 들어갔음. 이명박이 나쁜 놈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줌. 말 듣다보니, 권작과 내가 뛰쳐나온 것과 너무도 유사한 상황.
08:25 - 시위 참가자 중 일부가 경찰관계자와 협상을 벌였음. 청계 광장 쪽으로 이동할 터이니, 길을 터달라고 딜을 걸었음. 이때부터 격론이 오감. 끝까지 이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청계 광장 쪽으로 넘어가 대오를 정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섬. 가자는 쪽 주장의 핵심은 경찰이 청계 광장 쪽으로 이동하면, 더 이상 연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좁은 이곳보다는 광장 쪽이 집회를 여는데 유리하다는 내용이었다. 반대쪽 입장은 어젯밤 이 골목을 사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데(실제로 피 흘리고 다친 시민들이 많았으며, 청바지가 찢어져 길가에 누워있는 여성 참가자도 있었다), 쉽게 이곳을 떠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키 위해서도 갇혀 있는 청계광장보다는 이 곳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었다(이때 '세종로를 막읍시다!'란 말이 튀어나옴). 팽팽한 의견대립이었으나, '분열반대!' '뭉치자!'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1980년 서울역회군을 보는 듯 한 느낌이랄까? 어쨌든 시위대는 대오를 짜 청계광장 쪽으로 이동 마치 가투를 하는 듯 한 느낌이었음.
08:32 -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이의 청계광장에 안착.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이라니...기분이 묘했음. 시위대들 주변 건물로 들어가 간단한 용변을 해결함. 기자들 커피 전문점에서 노트북으로 기사 작성 및 송고에 들어감(11시 민주노총을 기대하는 듯한 분위기...옛날 생각이 났음)
08:35 - 한 여성 참가자 동아일보사 건물에 들어가 동아일보 한 뭉텅이를 가져옴 '깔개로 쓰세요!' 시민들 왁자하게 웃음. 모자른 듯 하자 다시 동아일보사로...'저기에 깔개 많아요.' 다시 한 번 웃음 소리.
08:40 - 분노한 시민 한 명 이명박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림 '이완용이가 더 착한 놈이야!', 시위 도중 한 분개한 시민이 '일본 놈을 뽑아놨으니, 이게 뭐냐고?'라며 가슴을 두드리던 모습이 떠올랐음.
08:55 - 하루를 꼬박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이 청계광장 양쪽의 벤치와 계단에 앉아서 피곤을 달랬음(간혹 벤치에 누워 선잠을 청하는 이들도 있었음)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꼬투리를 잡을까 봐 최대한 조심하기 시작함. 일부는 열쇠나 기타 날카로운 쇳조각으로 광장 여기저기에 묻어 있는 촛농 자국을 떼냈고, 광장 안에서 담배 피려는 시민들에게 날카롭게 경고 메시지를 날렸음 '나가서 태우세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내일자 논설에 막장 시위대라는 미다시를 보지 않겠다는 각오로 보였다.
09:06 - 청계광장으로 이동 한 뒤 시민들은 육성으로 자유발언을 했다. 이때가 돼서야 비로서 마이크와 앰프가 도착. 자유발언에 활기가 돋기 시작함. 이명박을 찍었다는 자유발언에 시민들 왁자했음. 대한민국이 미국의 속국이 되었다며 분노를 터트림.
09:34 - 보급이 시작됨. 스프레이 파스와 붕대, 간단한 구급약품을 든 시민들이 청계광장 이곳저곳을 누비며, 시위 도중 다친 시민들을 치료하기 시작함. 간밤을 꼬박 센 이들을 위해 우유와 김밥을 들고 광장 사이사이를 누비는 시민들도 생겨났음(이동 전에 김밥 한줄씩을 가져와 나눠줬다)
09:37 - 자유발언자로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등장. 추부길 이후 청와대쪽 사람이 왔다갔음을 확인시켜 줌. 낯선 차량번호가 있어 번호조회를 부탁했더니 뜨지 않는 번호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번호가 뜨지 않는 차량은 청와대 차량밖에 없다고 말함. 그 안에서 노란 뱃지를 단 인물(청와대 경호원으로 추정)이 시위대를 살펴보고 갔다고 전함. 이명박과 청와대가 시위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시민들 환호로 답례함.
09:45 - 처음부터 함께했던 시위대들은 오후를 위해 충전(각자 청계광장 근처에서 휴식과 야외취침을...1박2일도 아닌데) 필자와 권작도 내일 일정을 위해 일단은 작업실로 돌아 온 상황. 추후 오후 집회 때 분위기 봐서 다시 기록을 남기기로 하겠음.
첫댓글 순식간에 읽었네요....아 부디 힘내세요ㅜㅜㅜ
아......이건정말...........
다 읽었어요. 와........정말 대단하신분들이네요ㅠㅠ!!! 존경스러움.
진짜... 이글을 읽으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제가 부끄럽네요...
다읽은순간 열받는거밖엔...독재정권
와... 이휴... 진짜 이러고있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더러운놈들
전 아무것도 한것이 없습니다..정말 죄송합니다...
현장에 계셨던분들께 정말 부끄럽습니다ㅠㅠ
제가 6시부터 저 자리에 있었단거 아닙니까!!! 5시 첫차 있단 얘기 듣고 씻지도 못하고 옷만 입고 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