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등록금지수 등 평가지표서 대학 여건 ‘진땀 소명’
이달 말 선정···“그룹별 둘 중 하나 탈락은 가혹”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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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역량강화사업 2단계 평가대상 현황.(자료 : 교육부) |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 평가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2단계 평가대상 중 최종 선정 대학이 어디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가대상 18개교 가운데 9개교가 최종 선정되고, 나머지 9개교는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18개교로부터 자체평가 보고서를 제출받은 교육부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들 대학에 대한 면접평가를 진행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평가를 받는 대학의 교육역량강화사업 담당자들이 모여 교육부·대교협 관계자들로부터 면접평가를 받았다”며 “대학들이 제출한 보고서의 소명내용을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9일 1단계 평가를 통해 72개 대학을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 대학으로 선정했다. 이어 18개 대학을 후보군으로 지정, 2단계 정성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선정 평가는 예년과 달리 정성평가를 도입, 1단계와 2단계로 나눠 이뤄진다. 1단계에선 정량평가만으로 90개교를 가린 뒤 이 중 상위 80%에 해당하는 72개교를 자동 선정했다. 나머지 18개교는 정량평가(70%)와 정성평가(30%) 점수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당락이 갈린다. 절반인 9개교만 최종 선정되고, 나머지 절반은 고배를 마실 전망이다.
정성평가는 18개 대학으로부터 일종의 ‘소명 자료’에 해당하는 자체평가 보고서를 제출받은 뒤 진행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보고서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지표에 대해 해당 대학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 내용이 많았고, 잘하는 분야에 대한 강조도 있었다”고 말했다. 정량평가에서 쓰이는 취업률·재학생충원율·학사관리·교원확보율·등록금지수 등 7개 지표 중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되는 지표에 대해 해당 대학의 소명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이번 2단계 평가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국대와 중앙대의 경쟁에서도 상대보다 낮다고 판단되는 지표에 대한 소명이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중앙대 박기석 전략기획팀장은 “우리 대학의 경우 예체능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이 17%나 되기 때문에 취업률에서 일정부분 불리할 수밖에 없다”며 “등록금지수에서도 적십자간호대학을 통합하고 이공계 비율을 늘리는 과정에서 등록금 수준이 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번 2단계 평가에선 이런 점을 적극 소명했다”고 전했다.
중앙대의 경우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졸업생 취업률에서 53.7%를 기록, ‘가(졸업자 3000명 이상) 그룹’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경쟁상대인 동국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지표가 낮다. 동국대는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 56.6%로 ‘나(2000~3000명) 그룹’ 12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대도 이번 2단계 평가에서 이공계 비중이 다른 대학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어필했다. 동국대 신기훈 전략예산팀장은 “학교 자체가 공과대학을 베이스로 하는 대학이 아닌 인문·예술계열 중심이라 상대적으로 공대 비중이 적은 점을 어필했다”며 “취업률에서 불리한 인문·예술분야 학생이 많음에도 졸업생 취업을 위해 노력한 점을 소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양 대학의 경쟁은 아주대가 전년과는 달리 ‘사립 수도권 1만 명 이상’그룹으로 상향 이동하면서 이뤄졌다. 이 대학은 작년에는 재학생 규모가 9984명으로 집계돼 ‘사립 수도권 5000~1만 미만’그룹에서 경쟁했지만, 올해 재학생 규모가 1만148명으로 늘어나면서 그룹 이동 후 1단계에서 자동 선정됐다.
동국대 관계자는 “아주대가 (1만 명 이상으로)그룹 이동하면서 우리 대학이 1단계에서 선정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이 때문에 동국대와 중앙대 간의 ‘빅매치’가 성사됐다고 보고 있다.
양 대학은 ‘등록금 부담완화 지수’(12.5% 반영)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등록금 지수는 2012년(40%) 인하율과 올해 인하율(60%)을 합산해 반영한다. 동국대의 경우 작년에는 2.2%를 인하하고, 올해는 0.2%를 내렸다. 반면 중앙대는 작년 인하율이 2.3%, 올해는 동결이다.
때문에 중앙대 박기석 팀장은 “2011년 적십사간호대학을 통합한 데다 학교 자체적으로도 이공계 비율을 늘리면서 등록금 총액이 많이 올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 부담완화 차원에서 올해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을 소명했다”고 말했다. 동국대 신기훈 팀장도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2번 연속 등록금을 내린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런 ‘총성 없는 전쟁’은 9개 그룹에 걸쳐 진행되고 있다. ‘사립 수도권 1만 명 이상’ 그룹에서 경쟁하는 동국대와 중앙대 외에도 △강원대·부산대(국립 1만 이상) △강릉원주대·한국교통대(국립 1만 미만) △광주교대·춘천교대(국립 교원양성) △한국산업기술대·한성대(사립 수도권 500~1만) △한세대·협성대(사립 수도권 5000 미만) △경남대·동의대(사립 지방 1만 이상) △건국대(글로컬)·영산대(사립 지방 5000~1만 미만) △고신대·목포가톨릭대(사립 지방 5000 미만) 등이 각 그룹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룹 당 1개 대학만 선정될 전망이라 경쟁은 치열하다.
그러다 보니 불만도 터져 나온다. 2단계 평가를 받는 한 대학 관계자는 “후보군에 포함된 18개교가 작년 같았으면 모두 사업에 선정됐을 대학들”이라며 “변별력을 신뢰할 수 없는 정성평가로 평가대상의 절반에 해당하는 9개교를 떨어뜨리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교육부는 대학들의 평균 등록금 인하율이 4.3%에 달하는 점을 감안, 재정지원 폭을 넓히는 차원에서 97개교를 선정한 바 있다. 때문에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탈락 위기에 처한 대학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것이다.
교육부는 이달 말까지 2단계 평가를 마치고 9개 대학을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평가점수를 최종 합산하는 과정에서 정성평가 점수가 30%나 반영되기 때문에 각 그룹에서 어떤 대학이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2013.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