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센트럴시티 인수에 이어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최대주주로 등장 “신세계타운 만들겠다”
⊙ 터미널 이전·구조변경·리모델링 등은 市·區 인허가 필요
⊙ 터미널상가 등기 보유자만 4000여 명, 통일교가 제기한 소송도 진행 중… 완성 시기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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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반포동의 문화복합공간 센트럴시티. 신세계는 2012년 10월 센트럴시티의 최대주주가 됐다. |
신세계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의 최대주주가 됐다. 신세계가 최대주주로 있는 센트럴시티가 고속버스터미널의 최대주주가 된 것이다.
센트럴시티는 4월 1일 고속버스터미널 주식 148만6236주(38.74%)를 2200억원에 인수했다. 신세계는 2012년 10월, 센트럴시티의 기존 최대주주 KIF(스위스 비영리재단)가 보유하고 있던 센트럴시티 지분 60.02%를 1조250억원에 사들인 센트럴시티의 최대주주다.
언론에는 ‘롯데 잠실타운’에 맞먹는 ‘신세계 강남타운’이 조성될 것이며 롯데와 ‘강남대전(大戰)’을 벌일 것이라는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신세계 강남점이 전국 백화점 점포 중 2위의 매출을 자랑하는 대형 점포이며 인근에 반포자이·래미안퍼스티지 등 고가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밀집한 만큼 신세계가 반포를 강남 핵심 상권으로 개발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신세계가 다수의 고속버스 회사들을 상대로 터미널 지분 과반을 확보하려면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되고, 추가로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개발을 위해서는 서울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남은 과제가 많다.
신세계, 강남점 사수 위해 센트럴시티 인수
신세계는 센트럴시티를 인수한 지 8개월 만에 바로 옆의 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사들였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1조원 이상의 거액을 들여 사들인 이유는 신세계 매장 중 매출 1위인 신세계 강남점의 안정적인 운영 및 발전을 위해서이다. 센트럴시티는 율산그룹이 서울시로부터 매입해 개발 중이던 ‘서울종합터미널’을 통일교 계열 펀드가 사들여 개발한 곳으로 신세계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호남선 터미널, 극장과 대형서점 등을 포함한 센트럴시티 몰(mall)로 구성돼 있다. 코엑스몰과 함께 국내 몰의 선구자로 불리기도 했다.
신세계 강남점은 연 매출 1조1850억원(2012년)으로 국내 백화점 중 롯데백화점 본점(1조6200억원)에 이어 2위이며 신세계백화점 중에서는 부동의 1위이다. 현재 국내에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백화점은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 강남점 2곳뿐이다. 그러나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 본점과 달리 강남점은 센트럴시티와 임대계약을 맺고 세들어 살고 있었던 만큼 경영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9월 신세계 인천점이 세들어 있는 인천터미널을 소유주인 인천시가 롯데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방을 빼야 할’ 위기에 처한 점, 라이벌 롯데가 고속터미널 부지를 노리고 있다는 점 때문에 신세계 입장에서는 센트럴시티를 사수(死守)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신세계의 입장과 센트럴시티의 대주주였던 스위스 비영리재단 KIF의 내부사정이 맞물려 2012년 10월 신세계의 센트럴시티 인수가 이뤄졌다. 1조250억원이라는 거액을 지출했지만 신세계 측은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투자”라 자평했고, 주가(株價)도 떨어지지 않는 등 시장의 평가도 양호했다.
센트럴시티와 고속버스터미널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고속버스터미널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센트럴시티(舊 서울종합터미널)와 별개의 법인이지만 일반인들은 보통 이를 합쳐서 강남고속터미널로 부른다. 현재 센트럴시티에는 호남선, 고속버스터미널에는 경부선·영동선·중앙선의 고속버스 서울 기점·종점이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강남 개발이 시작되던 1975년 11월 14일 고속버스업체들이 연합해 법인을 설립한 것이 시초다. 이전까지는 강북 지역에 회사별로 터미널이 있었으나 1975년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법인이 설립되면서 통합작업에 들어갔고, 1978년 현재 위치인 반포동으로 터미널을 통합해 이전했다. 현재 센트럴시티는 신선호 회장이 세운 율산그룹이 1973년 터미널 건축 허가를 얻고 부지를 마련해 서울종합터미널을 만든 곳이다. 그러나 율산그룹이 1979년 부도나면서 터미널 건물 건축은 지연돼 왔다. 이 터미널의 지분 60% 이상을 1990년대 말 통일교 계열 펀드가 매입, 개발했고 2000년 백화점과 호텔 등이 포함된 현재의 모습으로 완공됐다. 센트럴시티의 나머지 지분 중 대부분인 38%는 신선호 회장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
터미널은 한진·동부 등 대기업이 대주주
그러나 신세계의 고속버스터미널 지분 인수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문을 갖는 시각이 존재한다. 굳이 신세계가 지금 인수하지 않더라도 롯데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 등 업계 라이벌이 지금 상황에서 고속버스터미널에 욕심을 낼 이유도 없고, 터미널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는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신세계 센트럴시티가 인수한 고속버스터미널의 주식은 총 383만6574주 중 SEBT투자회사(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가 보유한 148만6236주로 38.74%에 해당한다. 이 지분은 애초 금호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것으로 2010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SEBT에 매각된 것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의 또 다른 대주주로는 한진(16.67%)과 천일고속(16.67%), 한일고속(11.11%), 동부(11.11%), 중앙고속(5.54%) 등이 있다. 신선호 전 율산 회장도 6만 주(1.56%)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가 경영권을 갖기 위해서는 10% 이상의 지분 추가 인수가 불가피하다. 센트럴시티의 고속터미널 지분 인수 후 며칠간 주식시장에서 천일고속 주가가 치솟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진과 동부 등 운수·레저업에 관련이 있는 대기업이 순순히 지분을 팔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 천일고속 측 역시 “터미널 이전이나 개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으며, 신세계의 지분매입 건으로 우리 주가가 영향을 받을 이유도 없다고 본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신세계, “신세계타운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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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전경. 하루 2000~3000대의 고속버스가 통행하고 있다. |
신세계는 센트럴시티와 고속버스터미널 지분 인수 후 “장기적인 투자”라고만 밝힐 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가 고속버스터미널 지분을 인수한 것은 국내 최초의 ‘신세계타운’을 만들기 위해서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신세계는 잠실과 소공동의 이른바 ‘롯데타운’ 같은 중심지를 갖지 못한 데 아쉬움을 갖고 있다.
잠실 롯데타운은 대형 부지에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 롯데호텔 잠실점, 롯데마트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소공동 롯데타운은 롯데호텔 소공점과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에비뉴엘(명품관), 롯데영플라자 등 4개 건물이 나란히 연결돼 명동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이곳에 오지 않고는 한국 관광을 했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소공동 롯데타운 대각선 건너편의 신세계 본점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에도 불구하고 롯데 본점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롯데 부산점이나 잠실점보다도 매출이 적다.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타운 형성이 불가피하다고 생각되는 이유다.
유통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롯데는 본점에 만족하지 않고 바로 옆의 한일은행 본점 건물과 미도파를 인수해서 에비뉴엘과 영플라자를 만들고 롯데타운을 형성하면서 강북의 중심 상권을 완전히 장악해 버렸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신세계로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죠. 신세계 본점은 남대문시장 바로 옆이어서 당분간 개발이 불가능한 형편입니다. 또 국내 백화점·대형할인점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에 있어 새로운 상권을 개발하기란 사실 어려운 상태죠. 현재 센트럴시티-고속터미널에 신세계타운을 만든다면 적지않은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워낙 복잡한 지역이라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의문입니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이마트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홈쇼핑·편의점 사업에 새로이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홈쇼핑과 편의점 두 가지를 모두 보유한 GS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같은 유통왕국 건설을 위해서는 타운 형성이 불가피하다고 신세계는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두 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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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인천점이 위치한 인천터미널은 라이벌 롯데에 매각됐다. |
신세계가 희망대로 신세계타운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 터미널 지분의 과반을 인수해야 하고, 서울시로부터 터미널 이전 또는 건축 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 가지 모두 근시일 내에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한진과 천일고속, 동부 등 터미널의 대주주들이 현재로선 선뜻 지분을 양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천일고속 관계자는 “최근 서울시와 서초구청에서 터미널에 대해 개발이나 이전 계획을 들은 바 없으며, 서울시가 터미널 이전이나 개발 계획을 명확히 하지 않는 이상 어떤 움직임에도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인허가도 높은 산이다. 여객운수사업법에 따르면 터미널 사업자가 터미널의 위치와 규모, 구조와 설비를 변경할 때는 시도지사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이전 등 중대사뿐만 아니라 건물 리모델링 등 설비변경도 허가사항이다.
그러나 허가 주체인 서울시는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일이 없다. 서초구가 몇 번에 걸쳐 터미널 이전과 지하화 등을 이야기했을 뿐이다. 신세계가 신세계타운을 만들려면 터미널 기능은 유지한 채 신축 건물을 짓든가, 서울시의 허가를 얻어 터미널 이전을 성사시켜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양재 화물터미널 부지 용도 변경 인허가와 관련한 ‘파이시티 사건’의 후폭풍으로 용도 변경이나 시설 변경에 대한 허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측은 파이시티 사건 이후 상업시설 용도 변경 등에 대해 주민과 시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인허가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구 “터미널 상업지구로 계속 육성, 이전 계획은 없다”
서초구는 현재 고속버스터미널 이전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고속도로 덮개공원 설치, 남부순환도로 지하화, 정보사 부지 터널 설치 등 현안과제 등을 포함한 서초구의 중장기발전계획에 따르면, 고속버스터미널은 상업지구로 더욱 육성한다는 것이 전부다. 진익철 서초구청장에게 이에 대해 문의했다.
—반포권역이 고속버스터미널과 재건축 등 낡은 시설에 대한 재정비가 시급하고 민원이 많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포본동~잠원동 아파트 재건축은 지속적으로 이뤄질 예정이고,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한강까지 연계되는 녹지 및 문화공간을 만들어 반포를 친환경 고품격 수변도시로 만들 계획입니다.”
—이전 구청장들은 고속버스터미널 이전 또는 지하화, 개발 논의가 지속적으로 있었습니다만 현재 계획은요.
“주변정비계획은 있지만 아직 지하화나 건물 재건축 같은 것은 구체적으로 계획한 바가 없습니다. 터미널이나 센트럴시티에서 요청한 적도 없고요. 다만 고속버스터미널 주변 정비는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금연구역 지정, 교통체계 정비, 주변 주택가 재건축 등으로 일대 반포지역에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진 구청장은 명확한 대답은 피했지만 결론적으로 현재 고속버스터미널을 현대화하고 개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터미널 용도 변경이나 이전은 아직 고려치 않고 있다는 답이었다. 이전 구청장인 박성중 구청장은 터미널 주변을 완전히 새롭게 개발하는 ‘라데팡스’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2010년 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면서 이 계획은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터미널상가 등기 보유자 수천여 명, 통일교 소송 등 난제 많아
그 밖의 문제도 적지 않다. 현재 고속버스터미널에 세워진 터미널상가(지상상가) 건물은 8층짜리 의류·혼수·화훼 전문 상가로 점포 수가 4122개에 달하며, 호별로 개별등기돼 있다. 상가 소유권이 4122개로 나눠져 있는 것이다. 고속버스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상가운영위원회에 따르면 이 중 2000개 이상이 상인들 소유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개별 소유권자인 상인들이 동의해 주지 않으면 건물 개발은 물론 리모델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는 서울시 소유여서 신세계가 터미널 일대를 개발하려면 이 역시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를 거쳐야 한다.
통일교와의 소송 문제도 남아 있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를 인수할 당시 통일교 신도들은 “센트럴시티는 통일교의 재산이며 신도들의 동의 없는 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수십 일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센트럴시티의 과거 대주주였던 KIF는 통일교나 통일그룹의 직접적인 계열사는 아니지만, 고(故)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3남 문현진씨가 실소유주인 곳이다. 통일교 신도들은 지난해 말 법원에 매매계약 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현재 통일교를 떠나 해외 NGO활동을 하고 있는 문현진씨가 일정 금액 이상의 재산을 처분할 때는 통일교와 재단에 고지할 의무가 있는데 문현진씨가 이를 어겼고, 신세계 역시 ‘장물을 취득’했기 때문에 매매계약이 무효라는 내용이다. 통일교신도대책위원회 양준수 회장은 “정통 통일교와 뜻을 달리하는 센트럴시티 대주주가 보유자산을 처분해 챙기려는 수작”이라며 소송 취지를 설명했다.
고속버스터미널 이전논의 하루에 80여 개 노선 2000~3000대의 버스가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은 과거 설립 당시에는 부도심이었지만 현재는 완전히 도심 중심에 가까워진 만큼 교통체증과 매연을 유발하는 고속버스터미널을 시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2006년 10월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강남지역 교통체증의 원인인 고속버스터미널을 시 외곽으로 옮기는 계획을 진행 중이며, 해당 부지에 프랑스의 ‘라데팡스’ 같은 첨단 업무·상업·주거시설이 들어서는 복합지구를 건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당시 이전 부지는 청계산 인근 신분당선이 지나가는 곳으로 알려졌다. 2008년에는 서초구가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전시킬 계획이며, 그 부지는 송파구 장지동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서초동 정보사 부지로 이전한다는 설도 있었다. 그러나 2010년 구청장이 바뀐 이후 서초구는 고속버스터미널 이전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다. |
센트럴시티, 인수 前 대표 유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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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롯데 본점이나 신세계강남점에 비해 매출이 적다. |
신세계가 반포지역 개발에 어떻게 나설지와 관련해, 신세계의 센트럴시티 인사(人事)에 주목할 만하다. 센트럴시티가 신세계에 인수된 후 신선호 전 율산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고, 통일교 및 문현진씨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김해성 신세계 경영전략실장과 김군선 신세계 지원본부장이 새로 이사로 임명됐다.
그러나 신세계는 센트럴시티 대표이사에는 2004년부터 계속 대표를 맡아왔던 신달순 대표를 3년 임기로 유임시켰다. 신 대표는 통일재단 사무총장, 일신석재 이사, 용평리조트 대표 등을 지낸 인물이다. 유통과 부동산 관련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즐비한 신세계가 합병도 아닌 인수 후 전임 대표를 유임시킨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실적으로 당장 대대적인 개발에 나설 수 없다는 것을 신세계도 인지하고 있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은 이래서 나온다.
그러나 센트럴시티 관계자는 “신 대표가 2004년 센트럴시티로 올 때부터 센트럴시티뿐만 아니라 터미널을 포함, 반포 일대를 상업 중심지로 개발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계획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었다”며 “신세계 측에서도 당분간 그 이상의 적임자는 없다고 판단해 유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할 얘기가 없고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
신세계 강남타운 설립이 장기전으로 돌입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라이벌인 롯데의 강남타운(강남역 인근) 개발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롯데칠성이 보유한 강남역 인근 4만여 평의 부지는 현재 맞붙어 있는 삼성타운(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의 2배 규모다. 롯데는 이곳에 최고 55층 규모의 건물을 짓고 호텔, 문화시설, 운동시설, 관광휴게시설을 갖춘 초대형 복합시설을 세운다는 계획으로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서초구도 관내 도시개발계획 중 롯데칠성 부지 개발을 1순위로 두고 있다. 신세계가 라이벌 롯데에 비견되는 ‘신세계타운’의 꿈을 언제쯤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