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十八章
뜨거운 싸움
헌원소천은 상념에 잠겼다.
(유령혈후라? 어쩌면 지금껏 부순 유령혈지는 껍데기일지도 모른다!)
그의 마음은 무겁게 가라앉고 있었다.
유령혈황은 죽으면서도 한스러워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죽음의 때를 맞이한 듯 웃으면서 그는 죽어가지 않았던가?
“음!”
헌원소천은 묵직한 침음성을 삼키며 사위를 둘러보았다.
좌측의 벽쪽에 하나의 철문(鐵門)이 보였다.
“저곳인가....?”
헌원소천은 힘겨운 기색으로 천천히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 *
피빛의 수정관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이 시야로 들어왔다.
핏물이 넘실거리리는 수정관의 안엔 한명의 미소녀가 잠들어 있는 것처럼 누워 있었다.
“유화?”
헌원소천은 놀랐다. 수정관 안에 들어있는 미소녀는 알몸이 드러나 보이는 망사의를 걸치고 있는 유화라는 신비의 미소녀였다.
헌원소천은 수정관의 앞에 힘없이 주저 앉았다.
사실 그의 내상은 심각한 것이었다.
-유령아수혈악마공(幽靈阿修血惡魔功)!
이제껏 구결은 전하여 왔으나 누구도, 그 어떤 초마인들도 감히 익히지 못했던 저주유령마공!
그것은 유령혈악지라는 유령악정혈(幽靈惡精血)을 타고나야함음 물론, 일천의 동남과 일천 동녀정혈을 흡취해야만이 연성될 수 있는 역천의 절대마공이었다.
익히기는 어려우되, 일단 대성한다면 능히 하늘조차 유령의 아수라계로 만들 수 있다 전해지고 있었다.
오직 유령마맥으로만 전해지는 저 끔찍한 저주의 유령마공!
누란왕국의 모든 것을 이어 폭풍초인의 경지에 오른 헌원소천이었으나 만일 유령혈황이 그 유령마공을 극성까지 익혔다면 누워 있는 것은 헌원소천 자신이었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유령마공은 가공한 것이었다.
거기에 이미 기련산의 권역에서부터 시작된 싸움은 유령대전에 들기 시작하면서 그의 피로감을 누적시켰던 상태였다.
유령혈황과의 대혈전은 그의 체내에 있던 폭풍지력(海王之力)을 모조리 쏟아붓고서야 이겼을 정도였다.
탈진된 그의 몸은 더 이상 견디지 못했다.
헌원소천은 앉은채로 양심신공(兩心神功)을 운용하여 운기행공을 했다.
헌데 바로 그때였다.
번쩍!
수정관의 핏물에 잠겨 있던 미소녀 유화의 두 눈이 떠지는 것이 아닌가? 호수처럼 잔잔한 동공은 하얀 백지였다.
유화는 천천히 교구를 일으켰다.
망사의마저 핏물에 젖어 온몸에 착 달라 붙어 있는 이 미소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관능적이었다.
그녀의 몸이 풍기는 유혹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망사자락을 찢어버리고 터져오를 듯한 수밀도의 융기. 자그마한 젖꼭지의 흔적마저 보일 듯 풍만하지 않은가?
잘룩한 허리에, 그 아래로 급격히 퍼져내린 둔부의 곡선은 옷자락에 감춰져 있으나 유혹적인 염기를 확연히 표출시키고 있었다.
범인이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그대로 정혈을 폭발시켜 즉사시켜 버릴 가공할 염기를 지닌 미소녀 유화.....
“정말....아름답다. 영혼이 떨릴 지경이로군.”
헌원소천은 한숨이 나오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유화....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네가 유령혈지의 수호여신인 유령혈후였다니....”
어찌된 것일까? 유화의 몽롱하게 풀어진 눈엔 초점이 맺혀 있지 않았다.
그녀는 헌원소천을 보면서도 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종의 사법(邪法)을 연마한 듯 은은한 혈광이 어려 있는 봉목은 아득히 천정을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유화의 촛점없는 눈길이 헌원소천을 향했다.
유령의 꽃 - 미소녀 유화의 모습은 반나절 사이에 확연히 변해 있었다.
요악스러움은 극에 이르러 있었고, 육체의 농밀함 또한 환상적으로 피어올라 있었다.
그 누가 감히 직시할 수 있겠는가? 하늘조차 두 눈을 뽑아 버리고 싶을만큼 요악스런 유령의 꽃을....!
유화는 그대로 피의 유령인 듯 일렁이고 있었다.
“으으!”
문득 유화는 머리를 흔들며 낮은 신음성을 발했다. 헌원소천을 향하는 그녀의 시선은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었다.
“하아.... 더워.”
입술에 혀를 대며 자신의 가슴을 쥐어뜯던 유화는 옷고름을 잡았다.
사르륵!
여인은 허물을 벗듯 그나마 간신히 몸을 가리고 있던 망사의를 떨구기 시작했다.
사슴의 우아함을 보여주는목과 어깨의 둥그런 호선은 유려하기 이를데 없었다.
드러나는 풍만한 가슴의 융기는 물결치듯 출렁이며 한껏 부풀어 올라 있었다.
홍옥과도 같이 붉으며 매끄러운 한 점의 군살도 없는 하복부가 드러났다.
그리고 그 하복부의 끝, 미끄러지듯 흘러내리는 망사의의 사이로 짙은 방향을 풍기며 드러나는 태초의 신비림은 소담스러웠다. 얼굴을 파묻고 싶을 정도로 아늑하게 보였다.
함초롬한 물기를 머금고 있는 밀궁은 숨을 막아버릴 듯 엄청난 유혹을 발산시키고 있었다.
부끄러웠을까? 여인은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안았다.
하지만 그 탄력적이고 풍만한 가슴은 그녀의 두 손으로 가리기에는 너무나도 높고 컸다.
본능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자연스럽게 사내의 양기(陽氣)를 느낀 것은....
(뭔지는 모르지만.....유화의 지금 상태는 음기(陰氣)가 단전(丹田)까지 차올라 폭발할 지경이 되어 있다. 그냥 놔둔다면.....온몸이 얼어버려 얼음가루가 되어 부서져버릴 것이다.)
헌원소천은 유화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복잡한 눈길로 다가드는 알몸의 여자를 바라보았다.
그가 저 황홀하고 육감적인 알몸을 드러낸채 달려드는 여자를 거부할만한 성인군자(聖人君子)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독오른 가시를 무시한채 덥석 달려드는 색에 미친 색마는 더더욱 아니었다.
(어떡한다....?)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도망갈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유화는 죽든지, 밖으로 튀어나가 아무나 어떤 남자든지 붙잡고 몸을 섞은 다음 양기를 빨아먹을 것이다. 아마....사내 백명은 접해야 음기를 풀 수 있을텐데....)
고민을 한다고는 하지만 헌원소천의 성격상 그냥 도망갈 위인은 아니니까 결론은 정해져 있는 상태나 마찬가지였다.
찌익!
유화는 헌원소천의 백의를 찢듯이 벗겨 내렸다.
“흐윽!”
순간 그녀의 입에서 신음성 같은 비음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본 것이었다. 이제껏 상상으로도 알지 못했던 남성을.
“하아아!”
그녀는 목젖이 타는 듯한 열기를 느끼며 입술을 축였다.
어느 새 유화의 몸은 폭발할 듯이 달아올라 있었다.
(이, 이거야.....)
헌원소천은 그야말로 미칠 지경이었다. 능동적으로 제멋대로 덮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뿌리치고 도망갈 수도 없는 일이다.
유화를 일장에 쳐죽일 수는 더더욱 없었다.
(이렇게 예쁘고 적극적이고 자극적인 여자를 죽인다는 건 씻을 수 없는 죄악이다. 암 그렇고 말고......더욱 결정적인 건 너무 크단 말야.)
그의 눈길은 유화의 젖가슴으로 향해 있었다. 크게 출렁거리는 유화의 가슴은 정말 컷으며 탄력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마치 공기가 꽉차 있는 고무공처럼....
유화는 망설이는 헌원소천의 몸을 타고 올라왔다. 허벅지를 벌리며 기마자세를 취한 그녀는 손을 밑으로 뻗어내렸다.
손 안 가득히 잡혀오는 거대한 불기둥의 열기에 교구를 파르르 떨었다. 소녀는 천천히 그 불기둥을 자신의 내밀한 습지로 가져갔다.
(으으.....)
헌원소천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물건을 내맡긴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의 내밀한 곳은 그로 인해 오히려 흔들리는 남성에 자극받았다.
갑자기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에 힘이 쭉 빠져 엉겁결에 주저앉던 유화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터졌다. 동시에 그녀의 교구가 창으로 꿰인 듯 부르르 떨리고 커다란 봉목은 새하얗게 치떠졌다.
“으....음!”
헌원소천의 입에서도 뜨거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순간 유화는 신음과 함께 미세하게 진동하는 헌원소천의 남성을 느꼈고, 그 가슴 벅찬 느낌에 몰입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콰아아아!
이때 돌연 헌원소천의 내부가 폭풍을 만난 듯 뒤흔들렸다.
(우웃! 이, 이건.....)
헌원소천은 크게 눈을 부릅뜨며 진저리를 쳤다. 희열에 들떠 움직이는 유화의 행위에 따라 헌원소천의 체내 정기가 모조리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헌원소천의 활화산같은 순양지기가 체내로 밀물처럼 밀려들자 유화는 희열을 주체할 수 없어 신음을 토하며 광란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은 불에 타는 메뚜기처럼 튀어올랐다. 그녀는 자신의 은밀한 곳을 통해 전신으로 해일같이 번져오르는 쾌감에 어쩔 줄을 몰랐다.
휘류류류......
그녀의 율동과 함께 갑자기 피부에서 뜨거운 적기류가 흐르기 시작하였다. 그녀의 나신이 광란의 폭풍에 빠지면서 유화의 전신은 더욱 짙은 적색(赤色)을 띄웠다.
하지만 처음엔 경악하던 헌원소천의 신색은 태연하게 가라앉고 있었다.
(후후! 이 정도로 내 정력에 손상이 되지는 않지. 하지만....)
그의 눈빛이 엄하게 가라앉았다.
(유화....이 여자의 몸에 있는 악령(惡靈)의 기운은 없애버려야겠어!)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우우웅!
용(龍)의 울음이 흘러나왔다.
헌원소천의 탄생과 함께 죽어갔던 폭풍황룡! 그 천세의 영물혼이 분노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자연조차 호풍환우하던 폭풍황룡의 잠재된 미증유의 거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쩌쩌쩡!
“아아악!”
유화의 교구가 돌연 작살맞은 잉어처럼 부르르 떨렸다.
스스스!
바로 그때였다. 끔찍한 유령혈신상 - 그 여섯 개의 유령안에서 시커먼 묵기류가 안개처럼 뿜어지는 것이 아닌가?
뭉클! 뭉클!
유령대전 전체가 갑자기 칠흑같은 암흑계로 번졌다.
휘류류류!
아울러 돈다. 대유령기류가 선풍처럼 장내를 휘몰아치는 것이었다.
콰콰콰!
돌연 유화의 봉목이 점차 변색했다. 그 눈은 유령혈신상의 유령안을 흡사하게 닮아가고 있었다.
유화의 아름답던 눈은 흰자위조차 묵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순간 유화는 힘을 얻은 듯 사막의 천룡력을 압도하려는 듯 다시 힘차게 율동하기 시작했다.
“크으으!”
일순, 헌원소천의 안색이 시뻘겋게 물들며 입에서 신음성이 터졌다.
콰콰콰!
그의 내부로 치달려드는 거대한 유령혈악기류에 심맥이 파열될 듯 팽창했다.
바로 그때였다.
번쩍!
헌원소천의 눈이 뜨이며 하얀 뇌전이 작렬하더니 급속히 유화의 유령혈악안을 깨부수며 박혀 들었다.
“아아악!”
유화가 찢어지게 비명을 터뜨리며 두 눈을 감쌌다. 헌원소천의 두 손이 그녀의 둔부를 터뜨릴 듯이 감싸 쥐며 잡아당겼다.
유화는 머리를 흔들며 신음했다.
쏴아아!
한 치의 틈도 없이 밀착된 그녀의 그곳과 헌원소천의 그곳을 통해 유화의 체내에 있던 가공할 악령혈기(惡靈血氣)가 오히려 헌원소천에게로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까진 유화에게 채양보음(採陽補淫)을 당한 것이지만 지금부터는 채음보양(採陰補陽)의 수법이 펼쳐지고 있었다.
유화는 고통에 미친 듯이 몸부림쳤다.
사막의 흑룡거력에 대항하는 악령의 힘은 그녀의 몸을 터뜨려 버릴 듯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아울러 그녀의 은밀한 곳에서는 이율배반적으로 견딜 수 없는 쾌락의 환희가 폭죽처럼 비산했다.
콰콰쾅!
유령혈악기는 점차 천룡거력에 파괴되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제는 그 엄청난 고통조차 제압해 버린 어마어마한 희열과 환희가 유화를 감싸고 원초적인 열락의 행위로 몰입했다. 그녀는 실신지경에 이르러 망아의 상태로 행위에 몰입했다.
이미 헌원소천의 양손은 유화의 풍만란 젖가슴을 터뜨릴 듯이 으스러지게 거머 쥐었다.
“더..... 더 세게!”
유화는 허리를 비틀며 더욱 깊숙이 헌원소천을 받아들였다.
고오오오!
암흑의 땅거미는 파도처럼 일렁이고, 장내에는 갑자기 하나의 혼돈계가 연출되었다.
헌원소천과 유화의 몸에서 일순 광명의 빛무리가 활화산처럼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우우웅!
암흑과 창광! 도저히 융합될 수 없는 양극기류가 하나로 합일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신비요, 환상이었다. 칠흑의 밤에 푸르른 창광의 빛무리가 휘황하게 퍼져올랐다.
아는가? 그것이 환우천하에서 가장 위대한 신화의 탄생을 알리는 전주곡임을.
초인!
인간신화의 끝!
그 서곡은 유령의 대지 위에서 연주되고 있었던 것이다.
유령초인!
암흑의 사계를 주재하는 유령의 초인!
그 탄생은 유령혈지에서 천 년의 세월 속에 만들어진 천년유령혼과의 합일로 이룩되었다.
-유령혈후 유화!
이것이 유령요정의 이름이었다. 일 각 전에는 소녀였으나,이젠 분명히 여인으로 화한 유령의 꽃!
유령의 꽃과 폭풍의 왕!
그들은 그렇게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 * *
(유화일 때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이나, 유령혈후라고 본다면 대륙에서 가장 강한 여자이며, 오직 유일하게 천명의 사내를 거느릴 수 있는 요녀.... 쯧!)
헌원소천은 혀를 차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가 여자를 보며 이렇게 마음이 흔들린 것은 처음이었다.
-천하에서 가장 순진무구하며, 유일하게 천 명의 사내를 취할 수 있는 환우제일의 요녀!
이것이 헌원소천이 유화에게서 느낀 감정이었다.
“흐응....난 당신이 좋아!”
문득 유화는 참새처럼 쫑알대며 그의 품에 파고들었다.
헌원소천은 유화의 나긋한 알몸을 보듬어 안으며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가엾은 여인, 그대만은 내가 지켜 주겠다! 그대는 충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으니까.)
이때 유화는 배시시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앵두 같은 입술을 열었다.
“당신.....유화 좋아?”
“좋지! 난 큰 여자가 좋거든.”
헌원소천은 고개를 끄덕이면서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일순 유화가 헌원소천의 품에서 벗어나 일어섰다.
“윽!”
순간 헌원소천은 눈을 감아 버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유화의 나신은 보기만 해도 심장이 얼어붙을 정도로 아름다왔던 것이다.
약간은 붉은 빛이 감도는 홍옥같이 매그러운 피부.
늦가을에 열리는 탐스런 사과같은 유방은 참으로 탱탱하다.
아니, 잔가지에 간신히 매달려 바람에 흔들리는 거대한 천도 복숭아라 해도 좋았다.
두 손으로 받쳐올려도 다 감싸지 못할만큼 팽팽하고 탄력적인 유방을 흔들거리며 한 점의 군살도 없는 미끈한 복부. 그 아래 알맞게 살이 오른 통통한 신비로운 구릉 위로는 푸근한 초지가 펼쳐져 있었다.
아울러 여인의 다리가 살짝 벌어진다. 허벅지 사이의 우거진 초지가 균열되며 드러나는 환상의 계곡을 보라! 석류가 익어 벌어진 듯 기름진 속살은 사내의 눈길을 잡아끈다.
사내라면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유혹을 머금은 여체의 비밀을 여인은 고스란히 들어내놓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 유화는 그런 내심도 모른 채 헌원소천을 향해 고혹적인 미소를 보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 앞에서 뽐내는 어린 소녀같이 치기가 어려 있었다.
“그만 가지!”
헌원소천은 그녀의 어깨를 끌어안으며 걸음을 옮겼다.
자연스럽게 그의 오른손이 어깨죽지를 내려와 탐스런 유방 하나를 가볍게 쓸어쥐었다.
(후후! 뜻밖의 힘을 얻었군! 유령의 모든 것을!)
헌원소천은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체내로 폭풍의 힘과는 극단을 치달리는 유령혈악기가 흐르고 있음을 말이다. 아울러 그 모든 것들보다 미증유의 잠력이 꿈틀거리고 있음도......
그것은 초인천력도(超人帝王天力道)라 이름 붙여진 환우최강의 천력이었다.
환우의 역사를 거쳐간 초인류!
그 모든 것의 위에 군림한다는 초인의 위대한 힘!
-초인!
향후 일천 년이 시공을 만상 위에 군림시킬 이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그는 유령마맥의 모든 것을 얻었다. 유령혈후 유화와 하나의 유령천마공, 유령의 최후최강의 유령천마무를 얻었다.
유령참(幽靈斬)!
바로 그것이었다. 유령혈후 유화조차 익히지 못했던 유령마맥의 진정한 유령초인무예!
이곳은 유령의 성전이었다. 그리고 더 이상은 유령이 살 수 없는 곳이기도 했다.
***
-항주(杭州)!
대륙천하에서 사내라면 누구나가 흥미를 가지는 곳이었다.
색도(色都)이자, 색향(色鄕)!
천하에서 미인의 범주에 그는 여인 중 절반이 모여 있는 곳.
이곳이 바로 항주였다.
풍류남아들에게 꿈의 이상향으로 불리우는 곳. 그리고 그곳은 대륙에서 풍운이 일고 있는 화점이기도 했다.
대륙은 여덟의 병세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 당금에 이르러서는 둘로 나뉘어진 상태였다.
제왕검문을 주축으로, 천음비영과 철혈극마루, 그리고 백우비선부로 이루어진 제왕동맹(帝王同盟)이 그 하나였다.
벽라천도성을 중심으로, 태양신륜막, 오호창룡채, 여의천봉각을 모아 이룩된 철혈무련(鐵血武聯)!
그들의 성격은 극히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제왕동맹은 결코 변혁을 요구하지 않았다. 피를 부정하고, 지금까지의 평화를 그들을 깨뜨려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나 그와는 반대로 철혈무련은 야망의 집합체였다.
그들은 하늘, 대륙이 하나됨을 원하고 있었다.
패권을 원하는 야망의 무리와, 평화와 공존을 희구하는 인물들!
필연적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피의 격돌을 시작했다.
육 개월동안 진행된 피의 쟁패에 대륙은 동강나고 말았다.
남과 북, 남칠성과 북육성!
북은 제왕천하가 되었고, 남은 철혈의 깃발로 뒤덮였다.
하나 한 곳!
절강과 강소만은 달랐았다.
그곳은 황천무계(皇天武界)의 관활이었기 때문이었다.
당금의 대명황실이 발원한 이곳은 십만의 황천수호군단(皇天守護軍團)이 버티고 있어 강호의 무인들에게도 최소한 자제를 줄 수 있는 곳이었다.
황천수호군단은 황실수호를 목숨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명제국의 최정예 친위군단이었다.
결국 절강과 강소만큼은 자연스럽게 무도계와 황천 사이의 알력이 집중되고 있는 상태였다.
그리고 여타의 다른 성은 이미 양분한 상태에서, 철혈무련과 제왕동맹의 마지막 쟁처 역시 그곳일 뿐이었다.
전갈싸움에 새우의 등이 터지 듯 대륙무계의 패권 다툼에 휘말린 대명황천은 곤혹스러울 따름이었다.
대대로 황궁과 무림계는 불가침의 불문율이 있었다. 전면적인 황권도전이 아닌 다음에야 황군의 출동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황실은 방관자일 뿐이었고, 조심스레 재왕동맹과 철혈무련은 강소, 절강의 양성에 자파의 힘을 키워나가는 상태였다.
그리고 그 분쟁의 극점은 역시 항주였다.
현재 항주에서의 패권 다툼은 철혈무련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풍운!
진정한 대륙의 제삼풍운의 시발점도 항주에서 벌어지게 됨을 세인들은 알지 못했다.
한 사람! 이미 초인이라 불리울 인물의 출현한 것도.
* * *
두두두!
급박한 말발굽 소리가 항주의 대로 한복판을 진동시키고 있었다.
한 필의 백마가 자욱한 모래먼지를 뒤로 하며 인파가 북적대는 대로상을 쏜살같이 질주하였다.
“앗! 위험!”
어느 한 순간 기루에서 막 나온 풍류객 한 명이 비명을 지르며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북적대는 인파 속을 마치 아슬아슬한 곡예처럼 빠지듯 헤쳐나가는 백마의 등에는 한명의 여인이 있었다.
새하얀 소복을 걸친 채, 점점이 혈화가 번져오른 상태로 긴 흑발을 휘날리며 질주해가는 여인,
여인의 옥용은 밀랍처럼 창백해져 있었고, 악다문 입술가로는 진홍빛의 선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상태로 보아 여인은 심각한 내외상을 입고 있음이 분명했다.
하나 그 어느 것이라도 여인의 본연의 미상을 감출 수는 없었다.
나이는 삼십대 초반쯤 되었을까?
확 드러난 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은은하면서도, 고아한 한 마리 백학을 보는 듯 여인의 자태는 보면 볼수록 미감을 더해가는 은은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전신에 걸쳐 입은 심각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인은 모든 고통을 이겨내며 오연하게 말을 몰고 있었다.
두두두!
열신 뒤를 돌아보며 쫒기듯 채직찔 하는 여인.
익다문 입술조차 아름답다 하면 지나친 말일까?
“이랴!”
자욱한 모래 먼지를 뒤로 하고 멀어져 가는 그녀에게 행인들은 안타까운 탄성을 지르고 있었다.
“쯧쯧, 또 웬 파락호에게 쫒기고 있군!”
“요즘엔 예쁜 여자들은 제명에 살기 힘들지.”
“에잉! 완전히 무법천지야! 황군은 대체 무얼하는 겐지.”
그들은 안타까움을 뒤로한 채 백마는 곧장 대로의 어귀를 돌아 질풍같이 사라져 갔다.
그랬다. 일반 백성들은 단지 평화를 그리고 있을 뿐이었다.
아름다움이 깨어져 피를 흘려야 하는 상황을 그들은 결코 원하지 않고 있었다.
그럴수록 그들은 황제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천하만백성의 어버이를!
***
-소류강(少流江)!
동해의 바닷물이 거슬러 올라오는 작은 물줄기다.
소류강 주위로는 십 리에 걸쳐 백사장이 뻗어있다.
그리고 은은한 버들향을 발하는 유림이 백사장의 좌측에, 우측엔 우거진 푸른 송림이 자리해 있었다.
두두두!
한데 고요한 정작을 부수며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워!”
일순 거품마저 뿜고 있는 백마를 쉬게 하려는 듯 말이 멈춰섰다.
여인은 쫒기듯 항주를 빠져나온 예의 미소부였다. 흡사 백학의 깃털로 짠 듯한 백의를 걸친 여인.
비록 점점이 핏물이 묻어 있으나 그 백의는 범상해 보이지 않았다.
“후!”
여인은 답답한 듯 신음마저 흘렸다.
“빨리, 이 사실을 동맹에 알려야 하거늘!”
여인의 그윽한 봉목에는 다급함의 기색이 역력했다.
“만일.... 일이 벌어진다면 본맹은 황군에 의해 와해되어 버리고 만다!”
그녀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비겁한 놈들! 무인으로써 음약까지 사용하다니.”
분노와 안타까움이 범벅이 되어 있는 그녀의 표정은 일그러져 있었다.
“본신의 무공만 사용할 수 있다면 그까짓 놈들쯤 따돌리는 것은 일도 아니거늘, 중독되어 내공을 사용할 수 없으니.”
그녀는 다급한 신색으로 백마를 내려보았다.
“설아마저 지쳤으니.....”
여인은 고개를 흔들어 말에서 내려섰다.
“백우천학보의(白羽天鶴寶衣)만으로 놈들의 포위망을 뚫었으나 이젠 더 이상....!”
여인은 피묻은 자신의 백의를 내려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모든 상황은 명백했다. 여인은 음약해 중독된 상태였고, 강적들을 맞아 발작될까 우려하여 내력을 쓰지 못한 채 보의로써 공격을 방호하며 포위망을 뚫고 도주해온 것임을.
휘익!
어느 한 순간 송림의 어두운 그늘에서 수십 줄기의 인영이 비조처럼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헉! 벌써!”
백의소부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치켜즐며 헛바람을 삼켰다.
그런데 그 뿐이 아니었다.
스스스!
버드나무 숲에서도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수십 줄기의 인영이 있었다.
촤촤촤!
소류강물 속에서도 물살을 가르며 돌고래처럼 솟구쳐 오르는 무수한 인영이 있었다.
두두두!
여인이 지나온 길로부터 진동해 오는 말발굽 소리! 백여 필의 기마군이 질풍처럼 질주해 오고 있었다.
여인은 도주할 길은 없었다. 사면을 여인은 완벽하게 차단당한 것이었다.
“날, 이곳으로 몰은 것이로군! 함정을 파놓고!”
여인의 옥용은 절망적인 기색으로 경직되고 말았다.
“하하하! 백수빈! 기쩟 도망해온 곳이 여긴가?”
두두두!
기마의 선두에서 조롱 섞인 비웃음이 터져나왔다.
히히힝!
여인의 십 장 전면에서 멈춰서는 기마군의 선두에 선 검은 오추마 위에는 장대한 체구의 중년인이 오연하게 앉아있었다.
츠으으!
그 자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기운은 태양의 폭발과도 같이 막강한 패기였다.
거한은 양 옆구리엔 거대한 금륜을 매달고 있는데 그 자의 뒤에 기마한 채 도열해 있는 거한들도 옆구리에 방패같은 륜을 매달고 있었다.
“후훗! 백우선자! 항복한다면, 본성의 도수들로 하여금 중독된 음약을 풀어 주게 해주마! 그대가 원하는 만큼의 사내와 즐길 수 있도록....!”
송림에서 나왔던 벽라의를 걸친 도수들 중 선두의 인물이 음악한 흉소를 터뜨렸다.
한데 이 무슨 말인가?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온 여인의 이름!
-백우선자 백수빈!
이 이름은 대륙무계에선 가장 강한 팔대고수 중 하나가 아닌가?
대륙팔극천병세 - 대륙의 여덟 하늘!
대륙에서 그보다 강력한 세력은 있을 수 없었고, 그 여덟의 대륙패종들보다 강한 인물도 전무했다.
한데 바로 그들 중 백우비선부!
여인들로만 이루어졌으며, 어느 누구도 함부로 넘보지 못할 막강한 패세였다.
한 개의 백학의 깃털이 대기를 가를 때 십 인의 목줄기에 바람구멍을 죽은 자도 모르게 내버린다는 대륙제일의 암기비문!
그 부주는 백우선자 백수빈이었다.
여인의 몸으로 천하팔대강자 속에 끼이는 대륙제일비!
하나 지금의 그녀는 날개 꺾인 봉황일 뿐이었다.
즐독합니다
ㅈㄷㄳ
잘봅니다.
ㄳ
감사
즐감하고 있습니다~
백수빈
즐독 ㄳ
즐독..........
잘봅니다.
즐독
백수빈도 소천의 품으로...
날개 꺽인 봉황도 되살아나 침대가 되겠죠
ㅈㄷ
감사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