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 - 최고의 우표 디자이너를 꿈꾸며
이수현(고양 강선3)
"와, 이 하회탈 좀 봐! 어머, 허준의 동의보감 우표에는
우리 몸 속을 그려 놓았네. 몸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게 꼭
투명 비닐 인간 같다. 신기하다!"
아빠께 '한국의 우표첩'을 선물 받았을 때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 소리다. 이 우표첩에는
위인전에서 봤던 이순신 장군, 세족 대왕, 문익점 같은 한국을
빛낸 위인들을 비롯해 야생화, 대통령 얼굴이 담긴 우표가 있었다.
또 '오~ 필승 코리아! 대한 민국!'하며 목청껏 응원을 펼쳤던
월드컵경기장 우표도 들어 있었다.
그 중에서 내가 제일 마음에 든 것은 영심이 우표였다. 왜냐 하면
나는 둘리, 디지몬 같은 만화 영화 캐릭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우표들이 있나 궁금해서 우정사업본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세상에……. 내가 좋아하는 맛있는 유과 사진도 있네, 또 이건 뭐야?
조족등? 아! 밤에 순찰 돌 때 사용했던 옛날 등이구나. 나막신도 있고
별의 별 게 다 있네.'
우표의 종류가 이렇게 다양하다니 눈이 휘둥그래졌다.
갑자기 이런 우표는 누가 그리는 것인지 궁금증이 생겼다.
'내가 디자인한다면 정말 잘 할 텐데……. 텔레비전 만화에 나오는
요랑이와 친구들을 나란히 놓고 뒷배경에는 집을 그려 넣고,
악당들은 벌을 받아 하늘로 붕 날아가는 우표를 만들면? 킥킥킥. 친구들도
무척 좋아하겠지!'
난 벌써 우표 디자이너가 된 것 같았다.
"우표 디자이너를 하려면 어떻게 해요?"라고 엄마께 여쭤 봤다.
"우표를 보면 그 나라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짐작할 수가 있지. 그러니까
역사 공부도 하고 우리 나라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도
가져야 돼. 물론 그림도 잘 그려야겠지?"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내가 갖고 있는 우표도 몇 개를 빼고는 옛날의 생활 모습을
알아 보는 역사 신문에 쓸 자료 같았다. 우표로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다니…….
우표 디자인을 잘 하려면 엄마 말씀대로 '움직이는 백과 사전'이 돼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난 캐릭터 그리기를 빼고는 미술을 잘 못한다.
하지만 걱정은 안 한다. 왜냐 하면 내가 5세 때는 훌라후프를 못했지만
하루하루 열심히 연습을 했더니 언제부턴가는 언니보다 잘 하게 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이 그림을 못 그려도
자꾸자꾸 연습하면 훌륭한 우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세계 우표 박람회에도 나가서 꼭 일 등을 할 것이다.
'그러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기 나라 우표를 만드렁 달라고 부탁하겠지?
사람들이 내가 만든 우표를 모으고 그 우표를 보면서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생각만 해도 신이 났다. 내가 우표 디자이너가 된다면 가장 먼저
강아지 시리즈를 만들 것이다.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기 때문이다. 꼭 모든
종류의 강아지를 그리거나 사진에 담아 우표로 만들고 싶다.
그러면 나처럼 강아지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우표 선물도 할 수 있고
그 우표를 붙여 편지도 쓰겠지!
요즘은 편지를 쓰는 사람이 별로 없다. e-메일로 소식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우표가 붙은 편지를 받는 건 e-메일을 받는 것보다 몇 백 배 더 신나고
기분 좋은 일인데……. 나도 편지를 받고 정말 좋아서 팔짝팔짝 뛴 적이
있었다. 내가 훌륭한 우표 디자이너가 돼서 사람들에게 이런 즐거움을
주고 싶다. 커서 박세리 언니나 박찬호 오빠처럼 세계에 한국을 빛낼 내가
될 것을 상상하니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세계적인우표 디자이너 이수현'
으로서 사인연습도 좀 해야겠다.
멋진 꿈을 위해 오늘도 나는 변함 없이 책도 많이 읽고 그림도 열심히 그린다.
꿈을 향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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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학교 1,3,5학년이 구독하는 소년한국일보 라는 신문에
실린 글입니다[03.11.26일 실림]. 그대로 올렸어요.
이런 꿈을 가진 사람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어요.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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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하는 질문
제11회 우체국 예금.보험 어린이 글짓기 입상작
이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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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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