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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를 뒤로 하고 나는 묵호행 배에 올랐다.
묵호행 배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여객선이란다,
올라타서 보니 오호~ 크긴 크다ㅎㅎ
들어갈수록 날씨가 흐려지더니 먼 바다로 나가니 비님이 내려주시네~
아따, 이거 가방에 비닐을 씌워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도착하고 나서 해결하기로 한다.
큰 배여서인지 파도로 인한 움직임이 거의 없다.
포항, 강릉에서 울릉도를 오가는 배는 가끔 결항되는 일이 있지만
묵호배는 어지간하면 출항한다고 하니 울릉도를 계획하는 사람들에겐 좋은 정보이다.
두어시간 갔을까~ 저어기 우등석 앞 유리창으로 뭍이 보인다.
3등석은 좌우에만 창문이 있지만 우등석은 창문이 앞으로
나있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하겠다~
여행객들이 일어나서 육지구경에 정신이 팔렸다. 나도 뭐ㅎㅎㅎ
배를 타고 도착하는 곳은 육지도 섬도 다 육지란 걸 지금에야 깨닫는다.
숲과 나무를 보는 차이랄까...^-^
드디어 묵호항에 정박하고,
항에는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기다리는 사람을 찾는 사람들로 분주했다.
묵호항도 처음 와보는 곳이기에 나는 이정표를 대충 보고
일단 시내쪽으로 가서 먹을거리와 운동화를 하나 장만해야했다.
아직까지 삼선슬리퍼차림이라 ㅋㅋㅋㅋ
오늘은 동해를 지나 강릉을 지나 양양정도까지 가볼 생각이다.
모레쯤엔 속초에서 아는 분들을 만나 또 호강을 할 계획이다^-^
묵호항에서 빠져나와 먹을거리를 장만하고 동해시내를 향한다.
머릿속엔 온통 운동화를 사야겠다는 생각만이!!!
슬리퍼를 신고 타도 관계는 없지만 아무래도 힘을 제대로 줄 수가 없기에..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던 신발가게를 하나 발견하고 완전 행복해하며 입장!!
컨버스형태의 운동화가 눈에 들어와 가격을 여쭈었다.
20,000이라셔서 적당하다 싶어 이걸로 주세요~ 했는데
지금 신을거라 했더니 어이쿠, 신발끈을 매어주신다. 감사합니다~ 하고
카드를 꺼내어드는데 어? 결제기에는 19,000원으로 나와있는 것이 아닌가??
어리둥절하게 서있는데 어머니께서 천원 깎아주셨단다.
하.. 저는 카드로 계산하는데 그럼 뭐가 남아요!!!?? 말씀드렸더니 괜찮단다ㅠㅠ
아.. 정말 이렇게 호강을 하며 다녀도 되는 것인지...
감사합니다를 연신 말씀드리고 가게 사진을 한방 찍고
운동화도 신었으니 이제 신나게 질주본능을 발산한다!!
신발가게 어머니 감사합니다~이 운동화 신고 완전 신나게 달렸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동해를 지나면서 7번국도를 만나게 되고 이제 방학이라 삼삼오오로
짝을 맞춰 하이킹을 하는 대학생들도 보이고..
그렇게 얼마를 달렸을까..
강릉에 도착했다. 허기를 채우려 편의점에서 한끼 해결하고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 두어줄을 포장했다.
찜질방이 보였지만 아직 해도 있고 배도 불러서 가는데까지 가보기로 한다.
중간중간에 제주도처럼 해안도로 표지판이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바다와
함께 달려보기도 한다. 적당한 곳에 텐트를 치고 하루 쉬어야겠다 생각하며
해수욕장 소나무밭길을 달려본다.
이제 성수기라 그런지 캠핑장은 유료로 되고,
하다못해 샤워하는 데에도 돈이 필요하다!!
그래 이 마을들도 생계유지에 필요한 일이겠거니 하며
중간중간에 공원도 있었지만 나는 이제는 어두워진 바닷가 도로를 달린다.
해안가 도로에는 밤이지만 관광객들을 향해 손흔드는 음식점들이며 가게의 불빛들로
자전거를 타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주문진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다.
마을회관 옆에 정자가 있기에 잠깐의 유혹이 발생했지만
나는 7번국도를 타고 올라가기로 결정한다.
어이쿠, 이 곳 7번국도.. 길에 가로등이 많이 없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이기에 당연하지만 그래도 너무 어두운 길이었다.
야간 라이딩은 불가능한 내 자전거님이시기에
나는 또 두 눈에 불을 켜고 달려야만 했다..
조금만 더 가면 양양인데, 도저히 갈 수도 없고 힘도 부쳐서
나는 어느 마을로 들어갔다.
씻는건 이제 포기하고 얼른 잠이라도 자고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오~ 이게 왠 횡재~ 찜질방이 있는 것이 아닌가!!!
길가에 있는 아주 커다란 농협이 보이던 마을 초입에 있는 찜질방,
가격은 만원정도 했던 것 같으다.
이상하다 왜 이 곳 사진을 안찍었을까?? ㅎㅎ
나는 이 곳에서 하룻밤 묵어가기로 결정한다. 이때 시간이 거의 10시였던 듯..
따뜻한 물로 씻으니 개운하면서 노곤노곤해진다. 정신없이 씻고 잠을 청해본다.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자~ 오늘도 고고씽~
오늘은 양양을 지나 속초에서 아는 분들을 만나 럭셔리하게 설악워터피아에서 놀기로!!
배도 채울겸 해서 양양에서 속초로 넘어가기 전 전망이 아주 좋다는 휴게소에서
어제 산 김밥과 컵라면 한그릇 그리고 시원한 커피로 풀코스 아침을 해결한다.
김밥? 약간 쉰 내음은 났지만 뭐..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큰 탈은 없다!!
그냥 모르고 먹는게 정답인거 같으다. 맛있게 먹으니 탈도 없는 듯하고 말이다 ㅋㅋㅋ
전망과 함께!!
오~ 초점좋고~ ㅎㅎ
생명수도 하나 구입한다.
상쾌한 바다공기 마시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속초다.
아이쿠, 너무 빨리 와버렸네~
이 분들 저녁에야 오실텐데~ 뭐하며 기다리지? 하고 생각하다
일단 자전거님이 이상징조가 보였기에 속초 시내 자전거방에서
간단히 점검을 받고 뭐하지? 하는 순간 나는 아하!! 하며 무릎을 탁 쳤다.
진짜 무릎을 탁~ 친건 아님 ㅋㅋㅋㅋㅋㅋ
영화를 한편 봐야겠구나!! 시간도 이르니 조조영화보면 딱이다 싶었다.
핸드폰을 켜고 근처를 검색해보니 영화관이 있다. 오예~
무슨 영화가 상영되고 있나~~ 하고 보니 스파이더맨3가 눈에 들어온다.
조조영화를 예매하고~나 말고도 몇 명이 이 영화를 같이 기다린다.
스파이더맨3~ 주인공이 아예 싹 바뀌어서 제작된 영화,
1과 스토리는 비슷했지만 뭔가 상콤한 맛이 있다!!
신나게 영화감상을 한다~
여행 중에 영화감상이라 더 상콤한 기분이 드나보다^-^
영화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 속초시내를 비잉~ 한번 둘러본다.
다시 속초항 근처로 돌아왔다.
어느덧 저녁한끼 해야할 시간이기에 나는 바닷가 근처 한적한 곳에 앉았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뽀글이님과 햇반님과 3분카레님을 멋지게 해치워드리고~
속초항에서 물치항으로 약속장소가 변경되었다.
비도 오고 시간도 남아서 근처 편의점에서 막걸리나 한사발하기로 결정~
막걸리를 샀다. 어? 편의점 어머니께서 종이컵을 하나 주신다.
편의점에서는 잘 없는 일이다..
바깥에 자전거를 대어놓고 나는 벤취에 앉아 막걸리 한잔 따랐다.
손님이 없는 사이 편의점 어머니께서 나오셔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되고~
어? 그런데 가게에 이쁜 강쥐 한마리가 있다.
요녀석~ 어찌나 애교가 많은지,
어찌나 똑똑한지!!
요렇게 이쁜 눈망울을 하고 날 쳐다본다.
미안~ 이름을 까먹어서 ㅠㅠ
어머니 친구분이 오셔서 근처 닭강정 집에서 닭을 사오셨나보다.
먹으라며 닭강정과 수박을 주셨다.
아고..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나 또 호강한다^-^
요녀석 이름이 예삐였던 것 같다.
글을 쓰면서 급생각남 ㅎㅎㅎㅎ
어머니께서 삼촌이랑 놀라며 예삐를 나에게 맡기고 손님을 보셨다.
닭강정도 살부분을 조금 떼어서 예삐좀 주라시며~
나는 예삐한점 나 한조각~ 나 한조각 예삐한점~ 하며 닭강정을 맛나게 나눠먹었다.
예삐가 앉아있길래 나는 내 다리를 손바닥으로 탁탁~ 쳤다.
어? 욘석봐라?
이렇게 이쁘게 턱을 내 다리에 괴고 분위기를 잡고 있다 ㅎㅎㅎ
아유~ 저 눈좀봐~ 헤헿~
왜 이렇게 이쁘니 예삐야~
아유~
이뽀라~~
어머니께서 자주 들으신다는 노래들을 모은 씨디케이스~
클래식과는 아직은 친하지 않았지만 반 이상은 들어본 노래여서 친숙했다.
나도 다음에 들어봐야지~ 하고는 사진을 찍어둔다.
어머니 아는 분께서 콩을 따셨다며 큰 봉지 한가득 놓고 가신다.
근처에 사는 이쁜 꼬맹이 손님 둘과 나는 심심풀이로
같이 콩을 까면서 시간을 보냈다.
오~ 요것 재미있다~ ㅎㅎ 아이들도 아주 신나하고!!
어머니께선 색깔이 이쁜 자주색 콩을 덜어서 꼬맹이들 손에 쥐어주며
요걸로 엄마한테 밥 맛있게 해달라고 해~ 하신다.
꼬마손님들과도 빠이빠이 인사를 하고,
심심하면 읽어보라시며 책도 내어주신다.
편의점 사장님께서 책내어주셔서 독서한 사람은 나밖에 없을 것 같다^-^
닭강정도 수박도, 책도, 그 따뜻한 마음도 너무나 감사합니다~
이제 일어날 시간이 되어서 나는 어머니와 작별인사를 한다.
카운터에서 어머니께서 한말씀 해주신다.
소박하게 살자고..
건강하게 완주 하라고..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나는 물치항으로 달려간다~
저녁 늦게서야 일행을 만나게 되고
근처 횟집에서 나는 또 거하게 대접을 받았다~^-^
내일은 설악워터피아로 물놀이 가는날~
근처 숙소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날 아침,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나는 자전거가 있었기에 비가 그치는 틈을 타 먼저 속초 이마트로 가있고
지인들은 차로 이마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설악워터피아 내에 콘도에서 하룻밤 보내기로 해서 이 곳 이마트에서
간단하게 장을 봐서 가기로 한다.
장을 보고 나서 근처 밥집에서 고기를^-^
으흐흐흐~ 맛있다!!
자전거타느라 고생한다며 고기를 사주셨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콘도로 와서 짐을 풀고 물놀이갈 준비를 한다.
쩌어기 보이는 곳이 워터피아!! 처음 가보는 곳이다.
이 곳 콘도도 마찬가지지만~ ㅎㅎ
이제는 비가 그쳤지만 아직 하늘은 흐리다~
저쪽 먼 곳으로 설악산이 보인다.
서너시간 실컷 물놀이를 하고 들어와 간단히 저녁상을 준비한다.
준비는 내가 하는걸로!! ㅎㅎㅎ
어묵국이다 뭐다 준비를 해서 저녁식사도 하고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밤이 새도록 이야기 꽃이 활짝이다^-^
다음날 아침,
우와~ 하늘이 장난 아니다!!
비온 뒤 맑음이므로!!
커~ 하늘봐~
어쩜 저리도 맑을까나~
하늘이며 설악산이 아주 장관이다!!
완연한 여름이다!!
어? 너무 많이 먹었나보다!! 띵띵 부었네 ㅎㅎㅎ
밥을 먹고 속초해수욕장으로 구경가본다.
파도가 높게 일고 있어서 해수욕은 금지였지만
사람들은 많았다. 푸른 하늘과 파란 바다에 다들 사진찍느라 여념이 없다^-^
하늘엔 조각구름 떠있고~~♪
속초 이마트에 자전거를 세워놓았기에 이마트로 향했다.
내가 먼저 도착해서 고앞에서 잠깐 기다리는데
외국인 한 분이 아는 말씀을 건네주신다. 영어는 짧아도 대충 몇 단어만
멋지게 잡아내어 내 나름대로 해석해본다.
어디서 출발했냐~ 출발한 지 얼마나 됐냐~ 언제 갈거냐~ 등등을 물으신다.
짧디 짧은 영어로 화답을 하고 나니 이 남성분 한말씀 하고 가신다.
Good luck to you!!!
나도 한마디 한다.
쌩유~ ^-^
마침내 지인들이 도착하고..
그곳에서 지인들과 아쉬운 작별을 한다.
서울에선 가끔 자주 뵈었던 분들인데 집나와 있는 동안 이렇게
그것도 타지에서 만나니 인연이란 것이 새삼 새롭고 또 고맙다.
두 분 덕분에 2박3일동안 편하게 배부르게 호강했습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지인 두 분은 서울로 다시 올라가시고..
나는,
빨래를 하긴 했지만 잘 말리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햇빛이 난 결과,
속초 이마트 옆 작은 공원을 난 또 통채로 전세내버렸다.
빨래도 말리고 젖은 텐트도 말리고!!
완전 전세냈다.
햇빛이 너무 좋아!!
속옷인줄 모르겠지? 수영복인줄 알겠지? ㅋㅋㅋㅋ
자전거도 빠짝 말려본다.
일용할 양식과 갈증을 날려줄 막걸리도 하나 사고~
여장을 다 말려 짐을 정리하고 생라면 하나 맛나게 잡수시고
한숨 잠을 청했다.
오늘은 속초 아래 있는 양양에서 군대 아들기수 동상을 만나기로 했다.
속초에서 양양은 자전거로 한두시간 가면 충분한 거리이기에
여유있게 양양으로 자전거 페달을 돌린다~
양양에 도착하니 어슴프레 해가 넘어가고 나는 자전거를 타며 시내 구경을 한다.
시내가 그리 크지 않았기에 20~30분 돌아보니 왠만큼 볼 수 있었다.
양양은 남대천이 동해로 흘러가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남대천은 한강 고수부지 처럼 뚝방으로 되어있다.
저녁이 되자 많은 시민들이 산책이며 자전거를 타며 시간을 보낸다.
나는 공원 위 도로 옆 자전거길 옆에 앉아 동생을 기다렸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시는 분께서 다시 돌아오시더니
관심을 보이시며 말씀을 건네신다.
생활체육협의회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자전거 관련 업무를 하는 모양이셨다.
무사히 완주하라는 말씀을 뒤로 하시곤 유유히 어둠속으로 사라지셨다.
남대천 다리의 모습, 색깔이 여러가지로 변하며 이쁜 모습을 연출한다.
두 번째 양양에 올 때는 남대천 옆 자갈밭에서 2박3일 야영을 했다.
드디어 동생을 만나고 자전거를 동생네 어머님 가게에 세워놓고
동생이 회한접시 대접하겠다며 낙산해수욕장으로 가잔다.
회..회가 나오고.. 우와~
어제에 이어 완전 신나게 배부르게 호강을 하는 순간이었다.
동상~~ 너무나 맛있게 배부르게 감사히 잘 먹었어!!
고마워!! ^-^
몇 년만에 만난 우리는 이 날 신나게 회포를 풀었다.
다음날,
얼마나 회포를 풀었던지 둘다 속병이 나서 겔겔거리다
아침겸 해장겸 해서 국밥집에서 국밥 한그릇 하며 속도 몸도 맘도 달랬다.
속을 채우고선 동생 어머니 가게에 들러 인사를 드리고 다음에
와서 밥한그릇 먹으러 오겠습니다 하고 말씀 드리고
나는 양양에서 한계령을 넘어 북으로 올라가는 계획 말고
천안으로 향하는 일정을 잡았다.
일주 중간에 충주에서 내가 활동하고 있는
플라이낚시 정기모임이 있었기에!!
낚시는 잘 못해도, 뭐 아예 못한다는 말이 맞겠다~
하지만 나름 운영자라는!! ㅎㅎㅎㅎ
완전 엉터리 운영자인셈이다. ㅋㅋㅋㅋ
뭐, 낚시보다는 멋지고 아름다운 경치를 잡는 자칭 초고수 낚시꾼이랄까?!! 푸하하~
멋진 카페지기님을 도와 미미하지만 카페일을 보고 있어서
정모날보다 미리 가서 천막이며 현수막이며 행사준비를 해야했기때문에!!
나는 충추로 가는 김에 천안에 아는 분께 연락을 드려보았다.
뵌 지가 오래되었기에 한번 뵙고 싶은 마음에!!
쾌히 승락을 하시기에 나는 천안을 향해 다시 남으로 남으로 간다.
동생과 훗날을 기약하며 인사를 하고
나는 양양을 떠나기 전에 사진을 몇 장 담아본다.
은어가 유명한 양양, 은어꾼들이 군데군데 은어와 생사를 다투고 있다.
물맑은 남대천!
이 정도?!! ^-^
참 맑고 시원하디 시원타!!
자 이제 충청도로 가볼까유?
코스를 보니 구룡령을 지나 정선을 거쳐 내려가는 코스를 잡았다.
다시 양양으로 올라올 때는 영월쪽으로 올라오자 생각을 하면서..
구룡령??
그냥 고개인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기도 했고 무지했던 나는
한계령이나 미시령만 높은 곳인줄 알았는데...
뙇!!!!!!!!!!!!!!
나중에 한계령도 제법 땀을 흘리긴 했지만 이 구룡령과 다음 운두령은..
나 이럴줄을 몰랐다.
오르막을 두시간씩이나 오를줄은 진짜 몰랐다.
하지만 그건 알게되었다.
험하고 높고 힘들대로 힘든 곳이
공기하나 경치하나 분위기 어디 하나 빠지는 곳이 없다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
자, 슬슬 가볼까?
기가막힌 풍경속으로!!
한계령과 구룡령으로 나뉘는 길을 지나 나는
구룡령 방향으로 핸들을 꺾었다.
올라가는 길에 도라지꽃이 한창이다.
그냥 지나칠 수 없찌!!! ^-^
색이 참 곱다.
흰색, 보라색,
좋타 좋아~ ^-^
산에 걸린 구름님도 운치있고,
하루 묵어가고싶은 맘이 들었던 작은 초등학교도,
비온뒤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도,
자연이 허락하지 않으면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란 생각에
작은것 하나 그냥 지나칠 것이 없다.
생명수가 떨어졌군!!
조금더 올라가는데 생명수보다 더 시원하고 개운한 산물이 흐른다.
짜잔~
위에 도라지꽃 사진부터, 초입부터 이미 오르막을 오르고 있던 나는
땀도 범벅이고 갈증도 나서 이 물로 먹고 씻고 다 해결해버렸다.
어찌나 시원하던지!!!!
물맛이~
끝내줘요오오~~ ^-^
구룡령..
이 녀석에 대한 존재를 몰랐던 나,
가도가도 올라도 올라도 도무지 끝이 안보인다.
배고 고프고 구름도 많이 껴서 시야가 안좋아진 틈을 타
산정상 가기 전에 끼니를 해결한다.
가방을 뒤져보니 라면과 햇반, 참치캔이 하나 보인다.
뭐 이 정도면 진수성찬!!
물을 올리고 멈추니 비로소 보인다 했던가~
경치가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물론 구름때문에 멀리까지는 보이진 않았지만!!
차도 없고 사람도 없기에 한여름이고 한낮이었지만 약간 으슬으슬 한기마저 든다.
홀로 산길에 앉아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와 상쾌한 공기, 멋진 운무 가득한 산풍경을
후식삼아 멋진 점심 한끼를 해결해본다.
올라오며 몇 팀의 자전거부대를 만났다.
초보자인 내가 올라보아도 이만한 코스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르락 내리락 하며 마주치는 사람들이 서로 격려를 한다.
힘들지만 혼자라 좀 외로운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처음보는 인연들이 자전거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길을 가다 마주칠 때
그 반가움이란!!!!
그 격려와 화이팅이 얼마나 짜릿한지!!
소름이 돋고 머리털이 쭈뼛쭈뼛 서는 감동마저 들 지경이다!!
다시 떠나려 채비를 하는 동안 맞은편에서 자전거부대가 내려온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일일이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화이팅~~^-^
자~ 이제 나도 슬슬 다시 이 긴 오르막을 올라볼까~
우와~ 해발 900m래~ 이제 다왔겠지?
우와~ 해발 1000m래~ 이제는 진짜 끝나겠지?
와~ 해발 1013m!! 드디어!!!
이 감동의 도가니 어떡할끄야!!
잠시 멈춰서서 들뜬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구룡령,
경사가 많이 가파른 곳은 아니지만 꾸준한 인내를 요하는 곳이다.
뭐 한번 쉬고 두번 쉬고 세번 쉬고 하룻밤 자고 오르면 어떠한가?
내가 오르고 있고 올랐다는 그 사실이 중요한거 아니겠는가?
나는 거친 숨을 잠시 돌린다.
저 터널을 지나선 거짓말처럼 구름도 하나 없이 맑은 하늘!!
수려한 산세와 나무들과 그 청량한 공기,
터널을 지나자마자 나는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르며
중간 중간 브레이크를 잡는 것 말고는 15분~ 20분을 경사를 만끽했다.
와~ 이런 성취감, 감동으로 자전거를 타는구나 하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점점 자전거 예찬론자가 되어간다.
캬~ 그 내리막, 잊을수가 없다.
나를 따라잡는 차도 없다.
내가 제일 빠르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
미친듯이 경사를 내려오니 다시 한가롭고 고요한 시골풍경이 눈에 그득 들어온다.
어느덧 양양을 벗어나 홍천에 접어들었다.
시간도 제법 늦은 오후가 되어가고
잠자리를 찾던 나는 오늘은 왠지 강가에서 하루 보내고 싶은 마음에
어느 곳에선가 큰 길을 벗어나 작은 마을로 접어들었다.
저쪽을 보니 조그만 강이 흐른다.
강 맞은편엔 가족 한팀이 야영을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사람도 적고 물도 있고 딱 좋은 곳이었다.
그래, 오늘은 여기서 잠자리를 하루 빌리자~
텐트부터 치고,
수량도 많지 않고 물도 아주 맑고,
펜티 하나만 걸치고 나는 냄비 하나와 함께 물에 들어간다.
샤워를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물이.. 너무 차갑다. 후아~
7월 하순에 물에서 5분동안 있는 것도 힘들었다 하면 다들 안믿겠지?
정말, 정말, 아주아주 차가운 물이었다!!
와~ 진정한 피서는 이런 것인가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강으로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가보다.
이 곳, 다음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서 오고싶은 곳이다.
근처 슈퍼에서 맥주한캔 사고 물도 한통 받아왔다.
아따 팔자 늘어지는구나~
슈퍼 사장님께서 나이든 사람인줄 알았는데 청년이구먼? 하고 말씀을 건네신다.
홀딱 벗고 씻는 모습을 다 보셨나보다 ㅎㅎ
자전거 여행중인데 이 곳에서 하룻밤 자려구요~ 했더니,
그래~ 이렇게 그냥 자면 되는거지 뭐! 하며 무슨 상관이냐시는 듯
털털하게 말씀을 하신다. 얘기를 주고 받다 보니 이 분 왠지 장난아닌 포쓰가..
역시..
옛날 고등학교때 신사용 자전거 하나로 우리나라를 10개월 동안이나 투어를 하셨단다.
헉, 나는 명함도 못내미는거 있지ㅋㅋㅋ
제발 집에서 돌아오라고 해서 못이기는 척 귀가를 하셨단다ㅎㅎㅎ
나도 이참에 쭈욱~ 해버려? 잠깐 생각을 해본다^-^
안주는 끝내주는 경치와 시원한 산바람 강바람과 참치캔,
실은 맥주만 먹어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았다.
산골 동네라 해가 곰방 넘어간다.
하~ 참 좋다, 고요하고~ 평화롭고~
맞은편 가족들은 캠프 파이어가 한창이다.
나는 일찌감치 잠을 청한다.
불도 없고 오늘은 핸드폰 충전도 불가능하다.
아무것도 없이 그냥 아무 생각없이
자연이라는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잠을 청한다.
다음날,
그대로 몸을 이끌고 강으로 들어가 시원하게 머리를 감았다.
아침도 한끼 하고^-^
어쩜 이렇게도 맛있을까.. 먹어도 먹어도 안질려~ 헤헿^_^
자~ 또 출발해볼까~
하루,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이 곳에서 하룻밤 더 머물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지금 이렇게 서울에서 기행문을 쓰는 동안,
유독 이 곳이 생각이 난다.
다음에 꼬옥 다시 가야지~ 또 자전거 타고 가볼까? ^_^
오늘은 정선에서 하루 묵을 생각,
지나가다 또 아기자기한 분교를 만난다.
분교도 만나고 구룡령을 뛰어넘는 운두령도 만나고ㅎㅎㅎ
마을 하나를 지나 슬슬 시작되는 오르막,
평창군 용평면..
정녕 몰랐다. 이 완만한 오르막이 끝나지 않을 오르막일지ㅎㅎ
마찬가지다. 올라도 올라도 끝나지 않는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정상일텐데 하는 생각에 한번도 쉬지 않고 올라온 것이
아깝기도 했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게 무슨 대단한 것이기에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한 것인지!!
나는 그 생각을 떨쳐버리고
비오듯 땀을 흘리고 있는 내 몸에게 이 시원한 산물을 제공해준다.
머리도 감고 갈증도 날려버리고~
와~ 어찌나 차가운지 머리가 얼어버릴 것만 같았다~
이봐~ 또 안믿는 사람들 있지? ㅋㅋㅋㅋㅋ
진.짜.라.구.요. 푸하하하~
한번도 안쉬고 올라갈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정상에 올라서야 나는 이곳 고개 이름이 운두령이라는 것을 알았다.
올라가는 동안 승합차로 운두령을 올라가는 분들이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나도 화이팅~ 하며 주먹을 들어 화답을 해드린다.
괜히 힘이 불끈불끈 나는 것 같다. 실로도 그랬고^-^
조금 더 올라가는데 자전거 부대를 만난다~
첫번째 내려오시는 분과 마주치고 나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했다.
이 분 내려오시며 역시 인사를 받아주시고 무언가 내게 건네시며 내려가신다.
양갱이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이나 격한 운동을 할 때 공복감을 덜어주고
근육에 탄수화물을 공급해 에너지를 제공할 때 유용하게 쓰이는 음식!!
어떻게 보면 참 중요하고 요긴한 음식임에 틀림없는데
당신도 맞은 편 오르막을 올라오며 힘이 들고 그래서 이 양갱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줘야 할텐데 그 양갱을 나에게 주신다.
아... 감사합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하고 연신 말씀을 드려보지만
이미 내리막 저만치 내려가고 계신다.
이름 모를 그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운두령 정상에 올라 이 양갱 덕분에 체력보충 아주 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도 조금더 나누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드는 순간이다.
나머지 내려오시는 분들과도 인사를 하고 마지막 이 팀 중 어느 누군가가
대열에서 낙오함을 방지하기 위해 따라오던 승합차가 속도를 줄이며 내게 다가온다.
"멋지십니다" 한 말씀 해주시고 내려가셨다~
"고맙습니다"하고 화답을 하는 내 얼굴에 미소가 그득해졌다.
아~ 이 맛에 자전거를 타는가보다~ 하고 또 생각해본다.
참 큰 일도 대단한 일도 아닌데 그냥 말한마디 서로 나누는 것인데
이것이 이렇게 마음을 흐뭇하게 할 줄이야..
사는데에
무언가 큰 것이 필요하고
참 대단한 것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해본다.
아, 양갱!! ♡
운두령 정상에 올라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산바람에
땀을 식히고 숨도 돌려본다.
차로 정상에 올라 등산을 하는 사람들, 쉬어가는 사람들이 더러 보인다.
양갱을 아주 맛있게 먹는다.
그리고는 이 멋진 내리막을 나는 또 만끽하며 내려온다.
미친듯이 소리지르면서 말이다^-^
그 느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자~ 진부를 지나 정선으로 정선으로~
산세가 너무 멋지다!
진부에서 정선을 가는 길을 큰 도로를 달려야했다.
정선에 도착하여 관광안내소에 들러 이것저것 문의를 하고~
마침 오늘이 정선 장날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이 장난아니다~
어르신들께서 소일거리로 이렇게 나룻배를 운영하신단다.
운동도 되고 좋을 것 같다^-^
정선하늘~
푸르게~
푸르게~
정선 시장 옆 강가엔 공설운동장이 있다.
텐트를 쳐놓고 야영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으나
어디에 자더라도 크게 제약받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화장실도 있고, 물도 있고, 잘 찾아보면 전기도 있다는 것!!
역시나 야영하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밤새 경찰들이 순찰을 돌고 있어서 나름 안심도 되고~
시간이 좀 남아서 정선 장 구경을 해보기로 한다.
시간이 늦어 파장분위기였지만 시장은 손님들로 북적북적했다.
시장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나는 운동장 옆 강가에 텐트를 치고 오늘은 여기서 하루를 묵는다.
다음날 아침,
여장을 잘 챙겨 정리를 하는데 강가라 그런지 텐트에
이슬이 아주 흥건하다~
그냥 넣으면 곰팡이가 생기기에 어느정도 말려서 넣기로 결정,
말리는 동안에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오늘은 평창을 지나 제천까지 가볼 생각이다.
두 군데 모두 가보지 못한 동네여서 좀 신나기도 했다.
평창으로 들어가는데 비님이 치적치적 내린다.
미탄면에 들러 간단하게 요기를 한다.
아~ 땅콩크림샌드, 완전 맛있다!!
일용할 양식도 사고~
한참 빗길을 달리고 달리고
또 온몸이 젖을만큼 높은 고개도 넘고
터널을 지나면 또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내리막이 펼쳐진다.
항상 오르막을 지나 터널을 빠져나가면 내리막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걸 깨버린 녀석을 나중에 만났다.
한계령이라는 녀석이 그랬다.
워~ 나의 상식을 깨버린 한계령은 다음에 자세히 하기로 하고
나는 터널을 나와 흙탕물을 온몸으로 맞으며 신나게 내려왔다.
평창으로 들어가는 길에 지나가던 차 한대가 내 옆에 멈춰선다.
덩달아 나도 멈춰섰다.
연세 지긋하신 아버님과 어머니셨는데 어머니께서 이 물 한통을 내 손에 쥐어주며
같이 다니면 안심심할텐데 혼자 다녀 어쩌냐며 걱정을 해주신다.
당신 아들도 자전거를 탄다며, 아마 전문 선수이지 싶다, 아들 생각이 나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셨다 한다.
아.... 이렇게 감사할 데가..
나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를 연신 말씀드렸다.
또 온몸으로 온마음으로 가슴 찡한 감동이 물밀듯 밀려온다.
아버님 어머님!! 물맛이요~
아주 달다알~ 했습니다!!
맛있게 요긴하게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나는 복받았음에 틀림없다!!
나도 이렇게 받은 사랑 그득한 마음, 그 무엇이라도 다 나눠주며 살거다!!
잠시 짠한 감동을 가슴에 새겨넣고
나는 다시 이 여유로운 시골길을 여유롭게 달려간다.
강원도라 옥수수가 한창이다!
지나가다 푸르디 푸른 물을 만났다.
아마 차로 갔으면 제대로 볼 수 없었으리라..
그대로 풍덩~ 하고 빠져버리고 싶다.
얼마나 달렸을까..
시내의 모습이 느껴지는 것이 평창군에 다 왔나보다.
오는 내내 순대가 땡겼다.
저렴하지만 영양도 허기도 완전 잘 채워주는 순대!!
찾아먹지는 않는데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완전 순대마니아가 되어버렸다.
아~ 지금 이 시간 순대가 땡긴다 큰일났다. 밤 11시인데;;
근처 가게 앞에 나와계신 주민께 시장을 물어 나는 시장안으로 들어왔다.
어라? 이거이거 순대가게가 없다!!
시장 끄트머리에 가자 아싸~ 순대가게가 보인다!!
어머니께 막걸리도 한사발 할 수 있냐 여쭈어보니
옆 가게에서 받아다 주신다고 한다.
순대를 시키고 준비가 되는 동안 나는 불판 앞에 앉아 이리저리
시장구경을 했다.
어머니께서는 오래전에 난전에서 장사를 시작하셨단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은 이렇게 가게도 얻으시고
장사하신 돈으로 아버님과 함께 부족하지 않게 지내신단다.
시장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어머니와 인사를 하기도 하고
옆에 앉아 말씀을 나누시기도 한다.
시장내음이 풀풀 풍기는 풍경이다.
순대를 한 입 먹었다.
우와~
내 평생 이렇게 실하고 꽉찬 순대는 처음 먹어본다.
순대도 내장도 어느 하나 부실한 것이 없다.
와~ 진짜 씹는 질감이 남다르다!!
나는 나중에 순대 1인분을 더 시켜먹었다. 너무너무 맛있었다~
짜잔~ 어우 또 먹고싶으다!! 막걸리 한잔 먹으려구요~ 했더니 안주용으로 담아주셨다.
하지만 양은 1인분보다도 더 많이 주셨다는 사실~
호떡도 하시고 떡볶이도 겸해서 하셨다.
나중에 아저씨 두분이 오셔서 호떡을 맛있게 드시고 가신다.
어머니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따뜻하고 정이 많은, 딱 어머니!! 라는 느낌이 드는 분이셨다.
가게 간판!!
평창에 가시거든 시장 유일한 이 집 순대를 맛보시라~
감히 추천합니다^_^
길을 나서려는데 어머니께서 아삭이고추를 가져가라시며
라면 먹을때라도 같이 먹으라시며 한움큼 담아주셨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어머니~ 하며 나는 고추를 조심히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는 다음에 또 오라시며 인사를 건네주신다.
다음에 꼭 올게요!! 하고 인사를 드리며
그렇게 평창시장에서의 맛있는 추억을 뒤로 하고 나는 이제 충청도로 충청도로 간다..
평창읍 천동리를 지날무렵,
날이 최고로 뜨거운 시간이기에 나는 이 곳 정자에서 쉬었다 가기로 결정한다.
아따~ 이 때 다리 완전 절정이다!! 좋아좋아~
평창읍 천동리 한 정자에서,
평창에서 제천으로 가는 길,
와~ 이 곳, 그냥 입이 따악~ 벌어진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있는 길이다.
평창읍 대상리.
어쩜 이리도 멋있는걸까,
지나가다 한 플랜카드가 눈에 띈다.
어? 이번 기회에 나도 한번 도전해봐?
나중을 위해서 사진 한 장 찍어둔다.
즐거운 삶!
대상리 이 곳 다리 밑에서 하룻밤 묵으려다 다음으로,
즐거운 아쉬움로 남겨두고 나는 제천을 향해서 달려간다.
제천에 들어섰을 때는 해가 거의 진 상태였다.
나는 물가를 찾아 하룻밤 야영을 하려 했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였다.
잘 곳을 찾아도 좋고 찾지 못해도 좋다.
나는 여행자니까 말이다.
길가에서 근처 찜질방을 검색해본다.
오~ 찜질방은 많이 있으니 잠깐 쉬어가자 생각하며 도로에 서있는데,
차 한대가 길가에 정차를 하더니 어떤 분께서 자전거 여행중이냐며
이리저리 말씀을 건네주신다.
말씀이 끝날무렵 당신께서도 자전거를 타신다며 샾이 바로 밑에 있다고
와서 차한잔 하고 가라신다. 나중에 들어보니 샾에 앉아계시다가
내가 지나가는걸 보고 일부러 쫓아오셨다는거다.
당신께서도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 이 자전거여행이라시며^_^
샾에 들어서니 쥔장님으로 보이시는 한 분께서 자전거 정비를 하고 계셨고
나를 불러주신 분과 연세 지긋하신 또 한분이 계셨다.
시원한 배즙을 한 잔 얻어마셨다.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잠시동안 샾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 곳 사장님께서는 서울에서 가게를 운영하시다가 이 곳 제천으로 내려오셨단다.
이 분 또한 나처럼 자전거 여행을 하는 것이 꿈이시라며
장비는 전부다 갖추었는데 정작 떠날 시간이 없으시단다.
참 아이러니하지? 자전거가 너무 좋아 샾을 운영하시는데 정작 자전거
탈 시간이 없으시다는거다 ㅎㅎㅎㅎ
이래서 누가 그랬던가~
하나에 너무 미치지 말고 적당히 즐길 수 있을만큼만 미치라고!!
그래서 천천히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경지가 필요한거라고!!
오늘은 샾에 MTB 국가대표선수가 방문할 예정이라신다.
이따 가게를 파하면 한잔 하기로 하셨다며
나를 불러주신 분께서 찜질방 갔다가 한잔하러 놀러오라신다~
말씀만이라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웠다.
나는 너무 피곤하지 않으면 찾아뵙겠노라고 말씀드리고 샾을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여행하면 기력딸린다시며 배즙 달인 것과 쌍화탕 달인 것을 각각
5포씩 손에 쥐어주셨다.
아... 감사합니다 하고 나는 연신 인사를 드렸다.
아.. 너무나 감사합니다~
기운내고 힘내서 안전하게 완주하겠습니다!!
샾을 나서기 전에 근처 찜질방을 여쭤보고는 나는 샾을 나왔다.
괜히 배가 고파졌다.
짜장면이 미치도록 먹고싶어졌다.
아까 오다가 봐두었던 중국집으로 향한다.
짜장면은 철저히 계획된 것이었다! 푸하하하하 ㅎㅎㅎㅎ
좁고 허름한 짜장면집에 들어섰다.
사장님이 신문을 보고 계시다가 나를 반겨주신다.
짜장면 하나 주세요~ 공기밥도 하나 주세요~
짜장면이 등장했다~
우와~ 완전 맛나겠다~
후루룩 짭짭 냠냠~ 짜장면 맛이 꿀맛이다.
조금있으니 사모님으로 보이는 분이 가게로 들어오시고
밀려드는 배달 주문을 받으시고는 사장님께 메뉴를 말씀하신다.
나의 짜장면이 나의 뱃속으로 얼추 거의 다 들어갈 때쯤
사모님께서 여행하다 먹으라시며 얼음물 하나를 내어놓으신다.
줄 게 이것밖에 없다 약간 미안해하시면서 말이다.
아... 줄 게 없으시다니요..
세상에서 마음만큼 큰 것이 어디 있다구요..
얼음물이지만 펄펄 끓는 그 뜨거운 마음, 너무나 감사합니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나는 다음날, 비록 다 녹긴 했지만 뜨끈한 정이 녹아있는 생명수로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
나도 무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아 맞다!!
자전거 가게 사장님께서 쌍화탕을 주셨지?
나는 쌍화탕을 자전거에서 한 포만 남겨놓고 꺼내왔다.
아까 만나뵈었던 자전거방 사장님께서 주셨다면서 나는 많이 필요없다고
고생하시는 두 분 드시라며 드렸다.
받기를 미안해 하셨지만 저도 받은거에요~
이렇게 나눌 수 있어서 참 좋네요~ 하고 말씀을 드렸다!!
그래, 이런거 아니겠는가?
크면 어떻고 작으면 어떻고 또 마음뿐이라도 어떤가?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있다잖는가!!
사람 사는게 다 이런거 아니겠는가..
따뜻한 마음이 돌고 돌아 온 세상이 훈훈해지는거,
참으로 맛있는 짜장면을 먹었다.
나 혼자 먹었지만 자전거방 분들도, 짜장면집 사장님 사모님도
우린 다같이 짜장면을 맛있게 먹은거다^_^
중국집에서 나와 나는 찜질방으로 향한다.
자전거 보관을 요청했더니 중요한 것이 많으냐 물으신다.
나는 아니오~ 하며 쌩긋 웃으며
찜질방 바깥 자전거 보관대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칫솔과 헬멧 정도만 챙기고 찜질방으로 들어간다.
실로 다 중요한 물건들이었지만
뭐 다 들고가면 몸편하게 걸어서 전국일주를 마무리 지으리라 생각했다.
어디서 나타난거야 이 낙천적 긍정은? 푸하하하~
다음날, 자전거는 아무탈도 없었다.
거봐~ 괜찮잖아~
에잇, 가볍게 여행할 수 있었는데!! ㅋㅋㅋㅋㅋ
자, 오늘은 어디로 가볼까나~
아침 일찍 제천을 나왔으나 마땅히 밥먹을만한 곳이 없었다.
원주와 충주가 갈리는 곳,
그 곳에 가니 국밥집 두 군데가 경쟁중이다.
오늘 아침은 국밥 한 그릇 하고 가자구~
짜잔~
또 식신조행기 시작이네 ㅎㅎㅎ
어쩔 수 없어, 다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ㅠㅠ
하늘도 좋고~
구름도 좋고~
아침을 먹고 나오니 슬슬 동이 터오기 시작한다.
이 곳에서 자전거로 두시간 정도가면 원주인데
전에 일하던 곳에서 내가 모셨던 분께서 원주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중이시다.
대학교 선배님이시기도 한 그 분 생각이 갑자기 났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연락드리기가 좀 뭐하네..
아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말이야~
고민을 하다가 나는 일단 원주로 향하기로 한다.
가서 만나뵙지 못하면 원주 구경이나 할 생각으로,
자, 그럼 원주로 한번 가볼까나~
고고씽~
가다 보니 날 사로잡는 곳 발견,
맑은 공기와 시원한 냇가~
잠깐 쉬기로 한다.
캬~
아침부터 저기에 들어가고 싶노!!
나는 이 뚝방에 걸터앉아 잠시 자유를 만끽한다.
아침부터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그득한 고속버스들이 이 곳을 지나다닌다.
나때문에 고생많은 자전거님.
그래 이제 고생도 반 이상은 한 것 같으다~
조금만 더 잘 버텨줘~ 싸랑한다~^-^
갑자기 평창 순대어머니께서 주신 아삭이 고추 생각이 났다.
상하지는 않았나~ 하고 꺼내어 보니 어머니 사랑으로 그득 코팅이 되어 있어서
아직도 한입 베어물면 아삭~하며 달큼싱싱한 풋내가 날 것만 같았다~
감사한 마음에 또 짠~해진다^-^
멀리 산허리에 구름 장식이^-^
운치 있다잉~~^-^
어제 받은 배즙과 쌍화탕,
배즙 하나로 갈증을 달래본다!
캬~ 맛난다~
이 자전거가게 사장님 알고보니 예전에 내가 살던 동네에서
자전거 샾을 하셨던 모양이다.
분명히 이 샾,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지게 될 줄이야..
사장님~ 배즙 완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원주시 신림면 용암리,
깨끗한 물이 흐르는 다리가 보이길래
내 다리도 좀 쉴 겸 해서 쉬어간다.
건너편 밭에선 부부 어르신의 밭농사일이 한창이고,
응?
헉!!
어른들 곁을 어슬렁거리던 백호 한 마리가
날 보더니 차가 다니는 도로를 건너 나에게 전력질주!!
그 후 시작되는 끝없는 부비부비,
뭐 이런 개냥이가 다 있어~ 웃긴녀석일세!!
하얀 털하며 멋진 무늬가 아주 고품격 냥이임에 틀림없다.
물론 밖에서 키우긴 하지만 이리도 있어보이는 녀석은 처음이다.
털만 안빠졌으면 더더더 이뽀라 해줬을텐데!! ㅎㅎ
백호냥이 구경한번 하시겄습니까?
무늬 멋있죠?
늠름하기까지 해~
어이쿠, 신났다.
차다니는 도로에서 발라당~
이러는 와중에서도 차들이 달리고 있어서
욘석 보호하느라 식겁~ ㅎㅎ
아웅~ 기분 좋아? ㅎㅎㅎ
이 녀석 갑자기 일어나더니 강물을 응시한다.
뭐라도 보이니?
서.,..설마 뛰어내리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안돼 큰일나 임마~
요녀석 강물 구경을 끝내더니 내 주위를 한두바퀴 비잉 돌더니
다시 유유히 길을 건너 주인님께 가서 애교를 떤다.
너도 내가 만난 행운 중 하나야~
날 먼저 알아보고 달려와준 백호냥이, 너도 고맙다!!
차조심하고 건강하렴~ 다음에 또 보자!!
니가 보고싶어 지나가다 찾을 거 같어~^-^
다시 원주로 향하는 길,
지나가는 길에 시골역사 표지판이 보여서 나도 모르게 역이 있는
오르막길을 오른다.
신림역,
제전과 대전을 오가는 기차도,
청량리역에서 정동진을 지나 강릉으로 가는 기차도 들르는 이 곳,
참 아담하고 정감있는 역사였다.
역무원 분께서 내 자전거를 잠깐 구경하고 들어가신다.
나는 사진찍기에 정신을 올인!! ^-^
역 앞에 창고 건물에 손을 뻗은 녀석들이 한 배경 한다.
오~ 분위기 쪼아~
나 혼자 신났다 ㅎㅎㅎㅎ
좋아좋아~
역사 구경을 마치고 나는 다시 원주시내로 시내로~
고개 하나를 넘어가기 전 휴소가 보여서 잠시 쉬려는데
어떤 분, 차를 타고 가다 말고 내리시더니 나에게 쿨피스 하나를 건네신다~!!
와~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리고~
잠깐 얘기를 나눈다. 다음 코스는 어디인지,
잠은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등..
시골 인심이 야박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누고~
놀러온 사람들이 왔다가 흔적없이 간다면,
뒤에 오는 사람도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하는 아쉬움을 나누면서..
나에게도 부탁을 하시는 것이었다. 물론 그렇게 하겠다고 말씀을 드리면서
나는 다시 한번 여행자로서 내가 지켜야할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과연, 내가 해야할 것들은 무엇인가? ^-^
약간의 사색을 마치고 그래도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나는
선생님께 연락을 드려보기로 한다.
오랜만이라시며 반가운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흘러나온다~
자초지종을 말씀드리니 쾌히 승락하시기에
몇시까지 찾아뵙겠노라 말씀드리고 나는 열심히 페달을 굴려 원주시내로 진입한다.
휴게소를 지나 큰 고개를 넘으니 내리막이 한참동안이나 이어진다~
신나게 달려내려가는 중에 반대편을 보니 자전거 라이딩을 하시는 분들이 제법
눈의 띈다. 와~ 이 오르막 오르려면 좀 짜릿하겠군!! 하며 속으로 화이팅을 외쳐본다.
드디어 대학교에 도착하고~
선생님을 만나 무엇이 먹고싶냐시기에 주저없이 말씀드렸다.
꼬기요!!!! ^-^
선생님께서 고기를 구워주셨다.
고기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혼자 돼지고기 한근 반 정도는 먹은 것 같다.
가게 사장님이 두분 치고는 많으 드신다며 ㅎㅎㅎㅎㅎ
선생님과 오랜만에 만나 서로의 안부도 묻고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렇게라도 찾아뵐 수 있어서 좋았다.
한참을 밥을 먹고 선생님 연구실에서 한숨 자면서 충전좀 하고 가라시기에
염치불구 하고 교수연구실 쇼파에 벌러덩 누워 선풍기를 트니 햐~
천국이 따로 없다~ 배부르고 시원하고^-^
선생님께서 두시간 정도 자리를 비워주셨다.
나에게 연구실을 빼앗겨버리셔서ㅠㅠ
피로회복제도 한 알 주셨다.
요넘 하나 먹으니 왠지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정신이 몽롱해진다. 아오~ 배도 부른데 어이 이리 잠이 잘 오냥~
두 시간 가량 잠을 자고 나니 선생님께서 오셨다.
슬슬 떠나야할 시간이 되어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인사를 드리고선 충주로 향한다.
아까 휴게소에서 만난 분이 자동차 전용차로를 추천하셨다.
나 또 위법을 ㅠㅠ
죄송합니다. 이 이후로 전용도로 탄 적은 없습니다 ioi
앞으로는 절대 법을 어기지 않겠습니다. 잡아가신다면 순순히 따라가겠습니다 ㅠㅠ
차들과 한참을 달린 뒤 나는 '묵계'는 곳에 솔밭이 있음을 핸드폰으로 확인하고
묵계에서 빠져 다시 어두워지기 시작하려는 시골길을 아직은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달려간다.
오늘은 어디에서 하룻밤을 빌려볼까.....
또 어떤 인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행복했던 10부를 뒤로 하고 나는 11부를 향해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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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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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바퀴로 험준한 령을 넘나드니
어떤 도사나 손오공이 부러울소냐?
청춘이란...봄날 새싹의 푸르럼처럼 생기 넘처서 보기에 좋고
청춘의 한 자락을 베어내 국토 사랑 종주를 한다는건 아름다운 몸부림
산새들 날개짓이 봉황처럼 우아하게 펄럭이고
풀벌레 울음 소리가 자연의 교향악으로 흐르는 령들의 고개 마루들이 ...그곳이 천국이 아닐런지요
힘들기는 커녕 아름다운 산새와 풍경에 힘듦도 잊고 그저 감탄하며 오르막을 오르고 내리막을 내려오고 했더랬습니다. 우리나라, 아직도 못가본 곳이 많은데 그래서 행복합니다!! 하나하나 다니면서 즐거워 할 일을 생각하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