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두 그냥 친구사이인 지용이랑 지원인 좋아
지원이 요즘 많이 착해지기두 했구 그게 다 니 덕이라는 것두 알구 있어
그런데 지용아 얘들 쑥덕대는 얘길 들어보니깐 그건 아니더라
지원이가 지용일 좀 특별하게 좋아하는것 같아
지용아... 니가 아직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지원가 널 좋아하는 감정은
좋지 못한거란다
좋지 못한거.. 어떤건줄 알지??
선생님이 더 말 안해도 지용이는 잘 알아들었으리라 믿어...
지용아 다시 예전의 지용이가 되어 줄꺼지?????"
"....."
"지용아....."
".....네......."
좋지 못한거라..
좋지 못한거라...
지원이가 날 좋아하는게 왜 좋지 못한걸까.......
"야! 고지용!
너 왜 어제 선생님한테 간다더니
그냥 집으로 날랐냐??
내가 재진이랑 너 얼마나 기다렸는데!!"
"....."
"야!! 너 왜 그래??"
"지원이는 코 밑에 벌써 수염이 났네??"
"???
무슨 소리야??"
"나는 아직 솜털같은데..
하지만 머 괜찮아
이제 곧 날꺼니깐..."
"무슨 소리야?????"
"나는 지원이 너만큼은 아니지만 털두 많구
구렛나루도 있구 또... 암튼 인제 멋진 남자가 될꺼야
난 남자니깐..."
"..."
"지원이 너가 날 좋아해주는건 좋은데..
친구가 아닌 그런건 나쁜거야
내가 사전찾아봤는데 그건 나쁜거래..
그니깐 지원아 우리"
"머?? 절교라도 하자는 거냐 고지용??"
"절교라기 보다 그냥 옛날로 돌아가자고..."
"왜?? 너랑 나랑 몰랐던 그때처럼 돌아가자고??
왜??? "
"선생님도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고 하셨어"
"미쳤군. 고지용
지원이가 널 사랑한다느니 뭐 그렇게 착각하고 있나본데
왜 혼자 난리야??"
"재진아...
가만히 좀 있어봐
선생님이 그러셨다자나...
얘가 언제 선생님말 안들은적 있냐?
됐어 지용이가 그러자면 그래야지 뭐....."
"야! 은지원! 너뭐야??
고지용!!
오늘 지원이가 선생님한테 얼마나 맞은줄 알고는있냐??
넌 고작 선생님한데 몇분 얘기나 들었을지 모르지만
지원인 오늘 너땜에 수도 없이 맞았어
넌 왜 사냐??
사전이랑 선생님이 지껄인 소리가 이 세상 전분줄 아나본데
그거야 말로 착각이야
지원이가 널 특별히 아낀건 인정해
하지만 너도 아니라고는 말 못할껄??
이제와서 지원이가 이상하다고 그만두자고??
고지용...
한번만 더 지원이 앞에 나타나봐
내가 가만안둬
은지원! 가자!!"
무슨 소리일까...
재진이는 알아듣지못할 말만 하고 지원이를 데리고 가버렸다
툭--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건지 모르겠다
내가 지원이를 특별히 아꼈다??
은지원이라는 존재가 내게 특별했다??
잘 모르겠다
그런데 눈에서 무언가가 흐르고 있다
머가 서운한건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 얘기를 끝까지 들어준 사람도 지원이말고 없었던거 같다
지원이 말고는.....
기도를 했다
백일기도라고 해도 남을만큼 많은 날을 기도만했다
어린 시절 내 친구 수원이가 가르쳐 준데로 내 나름대로 기도라는걸 했다
친구..
어린 시절 내 친구와 또 다른 의미의 친구라는 은지원...
은지원이라는 친구를 위해 기도를 했다
우리의 감정을 없애달라고...
나쁜 것이라고 불리는 이 감정을 없애달라고.....
"지용아 잘 보고 와야해
아니.... 넘 부담갖을꺼 없어
요즘 너 너무 어두워 보여서 걱정이다
그래도 오늘은 중요한 날인거 알지??
잘해주었으면해.."
"알아요 엄마...
나도 잘 알아.....
근데 자신이 없어...
......."
"내년에 또 있자나
우리 지용이 너무 부담갖지말고
너 하던데로 잘 하고 와
엄만 지용이 믿어
너 어릴 때 괜히 천재 소리듣고 컸니??"
"........."
"지용이 화이팅!!!"
"다녀오겠습니다.."
여지껏 내가 사는동안 해온 공부라는 거..
그 실력이라는 걸 오늘 결판짓는 날이다
지원이랑이면 조금은 맘이 가벼울텐데.....
아무렇지 않은거 같았는데 계속 생각나는건 왜 그런건지...
맨날 나한테 머라구 하던 재진이까지 생각나네..
지용이의 기도라는 걸 들어주셨는지
그뒤론 지원은 한번도 지용이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예쁜 여자 친구까지 생겼다는 소리도 들렸다
"....."
"지용아 괜차나...
내년에 잘보면 된다니까...
지용아 엄만 괜차나..."
"......미안해요 엄마..."
"괜찮다고......
지용이가 무슨 힘든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지용이 실력이면 내년엔 대학같은거 꼭 갈꺼라 믿어
컨디션이 나빴던거야
엄만 지용이만 있으면돼"
"......"
모의고사 만점의 신화가 되었었던 고지용은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대학이라는 곳에서 떨어졌다
모두들 놀란 모양이다
지용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별로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 난리다
이럴줄은 몰랐다고
정말 의외라고 다들 난리다
왜들 그러는 건지...
"어?? 저거 지용이 아니야??"
다시 시작해 보라는 엄마의 말에 재수학원을 찾은 지용이다
그런데 저기 지원이랑 재진이가 보인다.....
지원이다.....
은지원이다........
"니가 왠일이냐??
이런 재수학원앞에서 얼쩡대고??"
"...."
"그말 사실인가보네...
나는 설마 고지용이가 대학에 떨어졌을리라고는 생각 못하구
그냥 소문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사실인가보네"
"......"
"머야 고지용
이젠 우리랑은 말도 하기 싫으냐??
그래 좋다이거야...
너처럼 고상한 척하는 새낀 우리가 먼저 사양이야"
"재진아..
이재 그만해라
가자....."
지원이가 멀어져 간다
나에겐 한마디도 없이 눈한번도 마주치치 않고 멀어져간다
아.....
저렇게 멀어져 가는구나
"......고지용!!"
"???"
"언제까지 내 뒷모습만 바라볼꺼냐??
어디까지 가야지 니가 나 붙잡을래???
나 가버리면 그때서야 붙잡을래???"
"....."
"휴.. 저 병신새끼...
고지용!
넌 내가 왜 이런 학원앞에서 얼쩡거렸다고 생각하냐??
내가 공부라도 해서 재수라도 할꺼같나??
니 눈엔 그렇게 보이냐???
........
고지용이라는 얘
대학 떨어지구 이 학원 등록한다길래
그래서 취미에도 없는 공부 한답시고 엄마 졸라서 여기 등록했다......
왤까??
내가 왜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