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타고가는 섬
섬여행. 떠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테마다. 그러나 왠지
부담스럽다. 배를 타야하고 그래서 날씨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발이 묶일 것에 대비해 최소한 2~3일의 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육지 같은 섬이 많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 덕분이다.
남해도(경남 남해군)
錦山에 서면 남해가 발아래
설명이 필요없는 남해안의 경승지. 경남 하동땅과 연결돼 있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남해대교가 관문이다. 다리에 난 길은 19번 국도다. 섬에 들어 약
10㎞ 정도 달리면 고현면. 길이 갈린다.
계속 직진하면 남해읍을 거쳐 남해도를 관통하는 중앙도로. 조금 싱겁다.
오른쪽 77번 국도로 길을 바꾼다. 섬 전체를 두르는 해안도로의 시작이다.
남해도 여행의 첫 테마는 드라이브다.
77번 국도는 1024번 지방도로, 다시 19번 국도, 3번 국도 등으로 이름을 바꾸며 해안선을 샅샅이 훑는다. 길은 좌우로, 상하로 요동치며 달린다. 오른쪽으로는 일관된 풍광이 펼쳐진다. 푸른 바다, 그리고 점점이 떠있는 섬들,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는 크고 작은 배들이다. 탄성이 저절로 터진다.
해안도로를 모두 도는 데에는 만만치 않은 시간이 걸린다. 약 6시간. 해안선 자체의 요철이 심해 길을 쭉 펴놓으면 길이가 꽤 길 뿐 아니라 곳곳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다 보면 차의 속도를 거의 낼 수 없기 때문이다.
2일의 일정을 잡았다면 첫날은 서쪽 해안을 돌아 상주해수욕장 부근에서 여장을 풀고 이튿날 섬에서 나오는 길에 동쪽 해안선을 따라 돌면 좋다.
남해도의 두번째 여행 테마는 바다다. 남해도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10개 가까이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상주해수욕장. 마치 항아리 속에 들어있는 것처럼 생긴 해수욕장이다. 그래서 파도가 그리 심하지 않다.
빛깔 고운 모래가 해변을 덮고 있고, 잘 생긴 소나무들이 해안을 따라 군락을 이룬다. 조금 한적한 해변을 찾는다면 남면의 사촌해변을 찾는다. 길이
약 200m 정도에 불과한 작은 해변이지만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와 작은 배가
떠 있는 포구가 인상적이다. 일몰의 명소이기도 하다.
남해도 여행의 마지막 주제는 산이다. 이름처럼 아름다운 금산(錦山)이 있다. 해발 701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오르는 맛이 있다. 8부 능선에 커다란
바위에 두개의 구멍이 뚫린 쌍홍문이 있고 조금 더 오르면 남한 4대 기도도량 중 하나인 보리암이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이 압권이다. 남쪽으로는 섬들이 이어진 미조만이 펼쳐지고
북쪽으로는 지리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남해도의 여행은 금산에서 완성된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훨씬 가까워졌다. 진주IC에서 남해고속도로(광주 방향)를 갈아탄 뒤 진교IC로 빠져 1002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바로 남해대교에 닿는다. 남해군청 문화관광과 (055)860-3228.
돌산도(전남 여수시 돌산읍)
임포항 한폭 그림같아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ankooki.com%2Fphoto%2Fsimg%2F200212%2Fs200212041135062T5101p.jpg)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이다. 1984년에 준공된 돌산대교로 여수반도와 이어져
있다.
다리 자체가 주변의 풍광과
어울리면서 관광명소가 됐다.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돌산도는 육지와 연결된 지
20년 가까이 되어서인지 숙소나 식당 등 관광객이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시설이 풍족하다.
17번 국도를 따라 돌산대교를 넘는다. 약 10㎞ 진행하면 무슬목관광지구이다. 무슬목해수욕장, 충무공전적비 등이 있다. 무슬목해수욕장의 모습은 개성이
넘친다. 바닥이 모래가 아닌 자갈이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나갈 때 소리를 듣는다. 자그락 자그락…. 해변 뒤로 펼쳐진 송림이 내는 바람소리와 어울려 묘한 느낌을 준다.
조금 더 가면 길이 양쪽으로 갈린다. 향일암 쪽으로 좌회전한다. 산길을 굽이굽이 넘으면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방죽포해수욕장이다.
방죽포해수욕장부터 향일암에 이르는 길은 찰랑거리는 바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해안도로이다. 곳곳에 차를 세울수 있는 터가 마련되어 있다.
차를 멈추고 바다냄새를 맡으며 사진을 한장 찍는다.
향일암은 보리암과 마찬가지로 기도도량이다. 신라 선덕여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사시사철 기도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특히 일출이 아름다운
곳이어서 매년 1월1일이면 사람을 통제하는 주민들의 목이 쉴 정도로 인파가 넘쳐난다.
입구에서 약 10여분 다리품을 팔면 암자에 오를 수 있다. 길이 독특하다.
돌과 돌 사이로 나 있다. 어느 부분은 아예 굴 속으로 들어간다. 향일암에
서면 그림 같은 임포항이 눈에 들어온다. 시퍼런 남도의 바닷물에 똑딱선이
떠있다.
다시 길을 돌려 서부해안도로로 접어든다. 끝없이 펼쳐진 굴양식장을 보면서 풍요로운 어촌의 모습을 떠올린다. 돌산도의 해안도로는 모두 46㎞로 일주하는데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운이 좋다면 겨울의 진객을 맞을 수도 있다. 돌산도의 평사리 굴전해안은
해마다 찬바람이 불면 고니(백조)떼가 날아든다.
순백의 우아한 자태와 힘찬 날갯짓이 파란 파도와 어울린다. 호남고속도로
전주IC에서 빠져 남원-구례-순천을 거친 뒤 17번 국도를 타면 여수와 돌산대교에 닿는다. 여수시청 문화관광과 (061)690-2225.
외나로도(전남 고흥군 봉래면)
유람선서 바라보는 기암절벽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ankooki.com%2Fphoto%2Fsimg%2F200212%2Fsumsong.jpg)
여의도의 3.5배 정도인 작고 아름다운 섬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센터가 세워지는
곳이어서 의미가 더욱 커졌다. 그래서 섬의
모습도 많이 달라진다. 변화하기 전의 모습을 마음에 담아두자.
외나로도는 1981년 다도해국립해상공원이
됐다. 그러나 국립공원 중 가장 한산하다.
아름다움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1995년에야
다리로 육지와 연결돼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서 멀다는 것도 큰 이유. 외나로도 여행 코스는 크게 세 가지. 길을 따라 해안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육로 여행,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빙 돌아 기암절경을 감상하는
유람선 여행, 섬의 최고봉인 마치산(일명
봉래산, 해발 380m)을 오르는 등반 여행 등이다.
육로여행의 시발점은 내나로도와 연결된 제2나로대교에서 시작된다. 15번 국도다. 다리를 건너 약 1㎞를 지나면 삼거리. 왼쪽으로 들면 나로도해수욕장이고 오른쪽으로는
나로도항이 있는 축정리와 연결된다. 나로도해수욕장 왼쪽에는 천연기념물 제362호로
지정된 상록수림이 있다.
봉긋 솟아오른 젖무덤 같다.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70여 종의 상록수가 뒤엉켜 자란다. 숲에 들어서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그 옆으로 300 수의 아름드리 해송이 모래 해변과 함께 뻗어있다. 바닷속 경사가 완만하다. 밀물이 들었을 경우 수백m를 나가도 수심의 변화가 없다. 익사 사고가 드문 이유다.
나로도항은 삼치 파시로 유명했던 곳. 일제시대에 이미 전기와 수돗물이 들어갈 정도로 부자 마을이었다. 어자원이 고갈되면서 쇠락의 길로 들어섰으나 어선 수백 척이 들어설 수 있는 부두, 넓은 상가 등 당시의 위용은 그대로 남아 있다. 여전히 외나로도의 중심이다.
나로도항에서 약 3㎞를 더 들어가면 교동 마을. 짧은 구간이지만 아름다운
해안선을 발 아래로 조망할 수 있는 길이다. 점점이 떠있는 섬들과 고깃배들.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유람선은 나로도항에서 출발해 섬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다시 나로도항으로
들어온다. 2시간 정도 걸린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외나로도의 해안은 땅에서 본 것과 전혀 다르다. 기암 절벽의 연속이다.
불쑥 솟은 바위와 벌렁 드러누운 바위가 묘하게 어울리는 꼭두여, 진짜 짐승으로 오인할 정도로 닮은 카멜레온 바위, 먹이를 응시하는 듯한 사자 바위 등 해안절경이 계속 이어진다. 2시간이 후딱 지난다.
봉래산 산행은 두 코스가 있다. 2시간 30분이 소요되는 정상 정복-하산 코스와 5시간이 걸리는 정상정복-능선완주 코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만해
보이는 산이지만 섬에 들어있는 산답게 등산하는 묘미가 넘친다. 하이라이트는 8부 능선에 놓인 현백나무 군락. 어른 두 사람이 보듬어야 할 정도로
굵은 현백나무 4만여 주가 촘촘히 늘어서 있다.
서울에서 멀다. 호남고속도로 주암IC에서 나와 벌교를 거쳐 15번국도를 타면 고흥에 도착할 수 있다. 약 6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봉래면사무소
(061)833-6410.
영흥도(인천 옹진군)
150년된 서어나무군락 운치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hankooki.com%2Fphoto%2Fsimg%2F200212%2Fsumyoung.jpg)
지난해 11월 영흥대교가 개통되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영흥도는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약 32㎞ 떨어진 섬. 인천 옹진군에서 백령도에 이어 두 번 째로 큰 섬이다. 과거 여름 피서철에나 다소 붐볐지만 다리가 놓인
이후 1년만에 각종 시설이 들어서는 등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
섬에는 큼직한 해수욕장만 세 곳이 있다.
용담이, 십리포, 장경리 해수욕장이다. 지금은 쓸쓸하리만치 한산하다. 여흥도 배터에서 서남쪽에 놓여있는 용담이 해수욕장은
수 년 전 새로 개발된 곳으로 약 1㎞에 이르는 백사장이 백미이다. 용이 승천한 연못이 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수령 100년을 자랑하는 해송군락이 운치를 더해준다.
섬 북쪽 끝에는 십리포해수욕장이 있다. 이름만 십리포이지, 해변의 길이는 고작 200여m다. 영흥도 선착장에서 10리 정도 떨어져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전국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명물이 있다. 서어나무 군락지이다. 약 150년 전 주민들이 심어놓은
인공림이다.
땅이 모래와 자갈로 되어있어 어떤 나무도
살지 못해 척박한 땅에 강한 서어나무를 구해 심었다. 가지가 멋지게 휘어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틀려 있기도하다. 숲 안에 들면 설치미술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느낌이다. 장경리해수욕장은 십리포 인근에 펼쳐진 해변.
서해 낙조를 즐기는 명소이다.
영흥도에는 약 5㎞ 구간의 임도가 있다. 십리포해수욕장에서 최고봉인 국사봉까지 이어져 있는데 가벼운 등산을 즐기거나 산악자전거를 타기에 안성맞춤이다. 멀리 인천 송도신도시 예정지와 시화호, 인천항을 들고나는 외항선의 모습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국사봉 기슭에 절이 하나있다. 조선시대에 건립됐다가 1992년 대규모 중창불사를 한 통일사이다.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약 700m를 오르면 된다. 실향민의 가슴을 달래고 하루 빨리 통일이 오기를 기원하는 절이다. 약 200여 명의 신도가 있는데 멀리 부산에서도 이 곳을 찾아 망향의 설움을 달랜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깝지만 대신 주말에는 몹시 붐빈다. 제2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서창분기점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길을 바꾸고 월곶나들목으로 빠진다. 시화산업단지를 지나 시화방조제를 건너면 대부도. 대부동삼거리에서
선재도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선재도를 거쳐 영흥대교에 도착한다. 옹진군청
문화관광과 (032)880-2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