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제
이 글은 실학자인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이다. 필자는 아들에게 깨끗한 선비로 살아가는 방법으로 남새밭 가꾸기를 권하고 있으며, 부지런하고 검소한 태도를 갖추도록 설득하고 있다.
편지는 필자와 독자가 서로의 상황과 의도, 의사 소통하고자 하는 전언을 충분히 고려하여 읽고 쓰는 양식이다. 그러므로 의사 소통 행위로서 읽기와 쓰기의 특성에 대해서 파악해 보아야 한다.
※ 핵심 정리
1. 갈래 : 편지글(서간문)
2. 주제 : ① 편지1 - 채소밭 가꾸는 일에 대한 당부
② 편지2 - 근검 정신의 의미와 실천 당부
3. 표현 : 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전개함으로써 공감의 폭을 넓히고 있다.
② 남새밭을 가꿈으로써 얻는 이득과 그 방법, 재배 작물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설득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③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제시하여 명료하게 전달하고 있다.
④ 단정적이고 직설적인 어조로 의미 전달의 효과를 높이고 있다.
과일·채소·약초를 재배하도록
[처음]
1. 과수원과 남새밭 가꾸기를 권유함
시골에 살면서 과수원(果樹園)이나 남새밭을 가꾸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버림받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지난번 국상(國喪)이 난 바쁜 가운데도 만송(蔓松) 열 그루와 전나무 한두 그루를 심어 둔 적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집에 있었다면 뽕나무는 수백 그루, 접붙인 배 몇 그루, 옮겨 심은 능금나무 몇 그루 정도는 됐을 것이고, 닥나무는 지금쯤 이미 밭을 이루었을 것이다. 옻나무도 다른 밭 언덕으로 뻗어 나갔을 것이고, 석류도 여러 나무, 포도도 군데군데 줄을 타고 덩굴이 뻗어 있을 것이다. 파초도 너댓 개는 족히 가꾸었을 것이다. 불모지에는 버드나무도 대여섯 그루 심었을 거고, 유산(酉山)의 소나무도 이미 여러 자쯤 자랐을 거다.』(자신의 삶을 태도를 제시하여 본보기로 삼을 것을 권유) 너희는 이런 일을 하나라도 했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이 국화를 심었다고 들었는데 국화 한 이랑은 가난한 선비에게 몇 달 동안의 식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한낱 꽃구경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 생지황, 끼무릇, 천궁(川芎)과 같은 것이라든지 쪽나무나 꼭두서니 등에도 모두 마음을 기울여 잘 가꾸어 보도록 하여라.
※ 남새밭 : 채소밭.
※ 국상 : 국민 전체가 상복을 입게 되는 왕실의 초상.
※ 유산 : 정약용의 고향 마을 뒷산
※ 끼무릇 : 반하(半夏).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 풀.
※ 일석이조 한 가지 일로써 두 가지 이익을 얻음=일거양득(一擧兩得)
[중간]
2. 남새밭을 가꾸는 방법과 키울 만한 작물
남새밭 가꾸는 데는 땅을 반반하게 고르고 이랑을 바르게 하는 일이 중요하며, 흙은 가늘게 부수고 깊게 갈아 분가루처럼 부드러워야 한다. 씨는 항상 고르게 뿌려야 하며, 모종은 아주 성기게 해야 한다. 아욱 한 이랑, 배추 한 이랑, 무 한 이랑씩 심어 두고 가지나 고추 등속도 마땅히 따로따로 구별하여 심어 놓고 마늘이나 파 심는 일에도 힘을 쓸 것이다. 미나리도 심을 만한 채소다. 또, 한여름 농사로서는 참외만 한 것도 없느니라.
※ 성기다 : 공간적으로 사이가 뜨다.
※ 등속 : 따위.
[끝]
3. 남새밭 가꾸기의 의의
절약하고 본농사(벼농사)에 힘쓰면서 부업으로 아름다운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이 남새밭 가꾸는 일이다.
근(勤)과 검(儉)을 유산으로
[처음]
1.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가르침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자를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들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고 하지 마라.
2. 가르침으로서의 '근'과 '검'
한 글자는 근(勤)이고 또 한 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 필자는 유배 생활의 어려운 삶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두 아들에게 근검한 생활을 당부하고 있다. 이로 보아, 필자는 삶에 대하여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중간]
3. 부지런함의 의미와 실천 방법
부지런함[勤]이란 무얼 뜻하겠는가?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때 할 일은 저녁때로 미루지 말며, 맑은 날에 해야 할 일을 비 오는 날까지 끌지 말도록 하고, 비 오는 날 해야 할 일도 맑은 날까지 끌지 말아야 한다.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하고, 어린 사람들은 직접 행동으로 어른의 감독을 실천에 옮기고, 젊은이는 힘든 일을 하고, 병이 든 사람은 집을 지키고, 부인들은 길쌈을 하느라 한밤중[四更]이 넘도록 잠을 자지 않아야 한다. 요컨대 집 안의 상하 남녀 간에 단 한 사람도 놀고 먹는 사람이 없게 하고, 또 잠깐이라도 한가롭게 보여서는 안 된다. 이런 걸 부지런함이라 한다.
※ 한밤중(四更) : 새벽 1시에서 3시 사이. 경(更)은 일몰부터 일출까지를 다섯으로 나누어 부르는 시간 단위. 밤 7시부터 기준으로 함.
4. '검'의 의미와 실천 방법
검(儉)이란 무얼까? 의복이란 몸을 가리기만 하는 것인데 고운 비단으로 된 옷이야 조금이라도 해지면 세상에서 볼품없는 것이 되어 버리지만, 텁텁하고 값싼 옷감으로 된 옷은 약간 해진다 해도 볼품이 없어지진 않는다.(실용성 중시) 한 벌의 옷을 만들 때 앞으로 계속 오래 입을 수 있을지 없을지를 생각해서 만들어야하며, 곱고 아름답게만 만들어 빨리 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생각으로 옷을 만들게 되면, 당연히 곱고 아름다운 옷을 만들지 않고, 투박하고 질긴 것을 고르지 않을 사람이 없게 된다.
5. 음식의 의의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 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 안으로 들어가면 이미 더러운 물건이 되어 버린다. 삼키기 전에 벌써 사람들은 싫어한다.
6. 가난을 이기기 위해 탐식하지 않는 자세
인간이 이 세상에서 귀하다고 하는 것은 정성 때문이니, 전혀 속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늘을 속이면 제일 나쁜 일이고, 임금이나 어버이를 속이거나 농부가 같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동업자를 속이면 모두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속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기의 입과 입술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생각하여 입과 입술을 속여서 잠깐 동안만 지내고 보면 배고픔은 가셔서 주림을 면할 수 있을 것이니, 이러해야만 가난을 이기는 방법이 된다.
※ 지금까지의 내용을 구조화하면 다음과 같다.
┌근(3)
유산(1)─근검(2) ┤ ┌의복(4)
└검(4) ┤
└음식(5,6)
[끝]
7. 근검의 중요성 강조
금년 여름에 내가 다산에서 지내며 상추로 밥을 싸서 덩이를 삼키고 있을 때 구경하던 옆 사람이 “상추로 싸 먹는 것과 김치 담아 먹는 것은 차이가 있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 답해 “그건 사람이 자기 입을 속여 먹는 방법입니다.”라고 말하여, 적은 음식을 배부르게 먹는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해 준 적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하며, 맛있고 기름진 음식만을 먹으려고 애써서는 결국 변소에 가서 대변 보는 일에 정력을 소비할 뿐이다. 그러한 생각은 당장의 어려운 생활 처지를 극복하는 방편만이 아니라 귀하고 부유하고 복이 많은 사람이나 선비들의 집안을 다스리고 몸을 유지해 가는 방법도 된다. 근과 검, 이 두 글자 아니고는 손을 댈 곳 없는 것이니 너희들은 절대로 명심하도록 하라.
첫댓글 드래그 안돼네요 ㅠㅠ
잘보고 갑니다 ^^
^ㅁ^좋은 자료 감사합니다!시험 잘 보고 올께요~+_+
좋은 내용 많이 쓰셨네요 감사합니다!!! 시험 잘봐야죠!!
잘정리되어있네여좋은자료감사해요
와우 .... 정말 복잡해 ..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