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래 : 2016년도, 올해의 우리 가족이 만든 연하장...
[빛으로 오라, 2016년!...새해를 `빛 2016`으로 명명...^^]
괜찮은가요...? 너무 거창한 것도 같지만...크게 용기를 내는 걸로...건강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것...!!! ㅎㅎㅎ
** 이번 연하장의 마리아상은 여기...바람숲 카페의 찔레꽃님이 보내준 사진...바티칸 성베드로성당의 것중 하나...
소박한 모습의 미소와 색, 투박한 질감이 마음에 들어...허락을 받고 디자인에 활용해 올려보았습니다...^^
작은 우편엽서 위에 여러장의 이미지를 인쇄하는 게 돼서 아쉽지만...작을 수밖에 없습니다...ㅎㅎㅎ
![](https://t1.daumcdn.net/cfile/blog/2522DB4F5671FA5528)
(12월 중순...연하장 시스템으로 전환한 우체통..연하장 전용투입구(왼편)를 만들어 일반우편과 구분...새해가 되면 일제히
배달할 목적...^^)
![](https://t1.daumcdn.net/cfile/blog/22679B415671F82B2D)
(우체국의 연하장, 연하시즌의 캠페인이 대단하다...^^ 켐페인 모델이 일본의 인기가수 그룹 아라시...^^)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21F455679F61B36)
(우체국 정문 앞의 우편엽서 선전 깃발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5A01455679F63430)
(우체국 직원들이 유동인구가 많은 역에 책상을 들고 현장으로 나와 연하장용 우편엽서를 판매하고 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2554F44567D122F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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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설은 양력 1월 1일이다.
일본의 세시풍속도 우리와 같이 다양하고 신년의 복을 비는 게 많은데...
오늘, 여기서는 전통의 세시풍속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일본의 특이한 현대판 세시풍속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하가끼(엽서)/넨가조(연하장) 문화에 대하여 보고하고 또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명절인 새해 1월1일(원단)이 되기 전 12월이 되면 남녀노소, 그야말로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부터 전업주부와
직장인들...노인당에서 시간을 보내는 할머니들에게 이르기까지 일본의 보통가정에서는 넨가조(연하장)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시간이 없고, 다른 일에 쫓겨 문방구에서 만들어진 것을 사거나 인쇄소에 아예 돈을 주고 위탁하는 방법 등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고...또 직접 자신의 컴퓨터로 편집하면서 프린트까지 해서 만드는 것, 아이들이 크레용으로 직접 쓰고
그린 것...등 종류가 많다. 이렇게 연하장을 준비하고 만들어 보내면서 가족들의 근황을 교환하거나 한 해의 인사를 나눈다.
물론... 한국도 연하장을 보내면서 인사를 나누기는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연하장(넨가조)의 질적 다양성에 있어서나
수와 양에 있어서는 비교조차 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일본사회 구성원 전체가 한꺼번에 일년의 인사를 담아 주고 받는 것만
같다고나 할까... 이런 묵시적 합의와도 같은 전사회적 문화행사 분위기, 행태는 실로 대단한 풍속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그 연하장을 대하는 자세나 만들기에서부터 보내는 과정과 그리고 배달까지의 과정을 보면 부분부분들이 전문화,
분업화가 합리적으로 잘 되어 있어 그것을 이용하며 살아가는 멋(재미)에 있어서는 비교가 되지 못한다.
더구나...
연하장으로서의 역할이 완성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우편엽서의 준비와 배달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우체국의 역할을 보면...
전체가 짜임새있게 연동되는 그 참여와 실행의 수준은 가히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그저 필요한 사람이 가끔 만들거나 사서 인사말을 쓰고 우체국에 가서 부치는...연말연시가 되면 그래서 우편물폭주라느니
배달지연이라느니 하며 불평들이 많은 한국에서처럼 그런 개인의 연하장 보내는 시즌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일본에서...이 12월이 되면 일본 전국...전체 사회가 조용히 연하장을 준비해 들어가는 각각의 부문별 움직임들이 작동되기
시작한다. 좋은 날, 마무리와 시작을 위한 상서로운 기운을 잘 보듬고 다듬어가는 문화라고나 할까...역시 타인을 배려하는
교양의 문화는 선진국의 그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의 준비와 우체국의 준비..크게 이렇게 두가지로 나누어 시스템이
작동되어가는 것이다.
가정이나 개인은 먼저 연하장을 구입할 것인가, 맡겨서 만들 것인가, 자신이 직접 만들 것인가를 결정한다.
레이아웃에서부터 디자인, 폰트까지...제작소프트웨어가 잘 발달되고 다양해서 요즘은 직접 만드는 사람이 많다.
연하장을 디자인하고 문구를 정해가며 만들어간다. 주소록을 검토하고 보낼 곳(사람)의 수를 헤아린다. 그저 문방구 등에서
파는 연하장을 이용하는 경우나, 사진전문점 등에서 여러가지 모델를 놓고 만들어주는 연하장은 그 문구나 디자인이 역시
개성적이지 못하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직접 개성을 살려 정성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그 연하장에 담는
내용은 정말로 천차만별... 개성적이고 그 집안 가족들의 모습이 생생히 살아있는 생활의 모습들을 담은 게 많다.
시시콜콜한 일상의 한 단면을 부각시키거나, 일년중 대표적인 사건을 사진이나 글로 수록하거나,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이나 부부의 생활 등을 기록하거나...재미있는 표현으로 함께 웃음을 나누는 것 등...리얼리티가 살아있어 더 친근하다.
삶의 언어 그 자체가 압축되어 표현되는 작은 한마당이다. 기발하고 정말이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연하장들이 많아 관심과
인기가 높다. 우리집은 당연 딸아이의 성장과 성취의 모습으로 대부분 채워지기 일쑤이다.
이렇게 한 해가 시작되는 날...많은 사람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처럼 우리의 기록을 보내고...또 다른 사람의 기록을 받아
나누며 인사를 전하고 받는 분위기...이 작은 연하우편엽서 한장으로 일본 전체 사회가 웅성거리는 분위기...축제와도 같다.
사람들은 그러면서 이제 1월 1일 새해인사는 했고...하는 기분으로 12월에 해야 할 큰 일 하나를 내려놓는다.
참으로 좋지 않은가?
실로 짜임새있게 돌아가는 사회집단적 행동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가족전체가 함께 신경쓰며 움직이고(참여하고),
또 우체국에서는 그 엄청난 양(전체 몇 억 매의 연하엽서)을 분류하고, 배달하기 위해 임시 아르바이트를 평소의 몇 배나
더 뽑아 분류와 특별 수송작전을 편다. 또 우체통이나 우체국창구에는 연하장을 위한 별도의 투입구를 만들어 놓고
사전에 현재 살고 있는 도와 도외로 보내는 연하장을 구분하여 놓게 하는 등 연하장에 대한 안내와 주의를 환기 시켜나간다.
바로 이런 연하장 문화를 선도하고 가능하게 만드는 제도의 압권은...
12월 15일~25일 정도까지 미리미리 만들어 가지고 오는(부치는) 연하장, 또는 넨가(연하)라는 글자로 표시한 우편물 등은...
보통의 우편물처럼 순차적으로 신속하게 배달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따로 모아 놓고 있다가...연하의 의미가 실제 시작되는
새해 첫날, 1월1일이 되면서 일제히 한꺼번에 배달을 한다. 새해의 인사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살아 숨쉬도록 하는...
신년의 실제적 퍼포먼스와도 같은 우체국의 특별한 노력, 배달서비스 방법에 있다. 우리집만 해도 1월1일 아침이면...
고무줄묶음 다발로 한꺼번에 100통 가까이 받아본다. 그리고...순차적으로 배달되어오는 연하장들...
이 얼마나 좋고 기발한 서비스인가...상술이 되려면 이정도는 되어야...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우체국의 서비스 참여로 1월1일 오전이면 집집마다 몇 십통씩 멀리서 가까이서 보내온 연하장들을 가족끼리
돌려가면서 읽고 소식도 나누고 감상하고 그 집(사람)의 상황을 서로 공유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새해인사가 되어가는 문화...
소비자의 욕구, 즉 연하장을 보내는 사람들의 새해인사라는 마음을 따끈따끈할 때 배달되도록 준비하여 놓는 것...풍요로운
생활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 연하장의 그 본질적 목적을 실행하는 방법까지 이렇게 일상에 정착되어있다.
그리고... 당해년도에 집안의 가족들 중 돌아가신 분이 있을 경우, 이 하가끼(우편엽서)를 이용하여 평소 연하장을
주고 받는 대상은 물론 그외 알려야 되는 사람들에게 부고장이 아닌 장례의 결과보고, 즉, [저희 집안의 누구가 돌아가셨기
때문에(장례를 치루어서) 인사드리지 못합니다. 양해하여주십시요]라는 내용의 엽서(온통 검은색으로 디자인한 것)를
일일이 보낸다. 축하한다는 말을 나눌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사전에 알려 양해를 구하는 것이다. 이런 엽서를 받으면
따로 체크해서 그 집에는 연하장을 보내지 않는 게 예의이지만... 보내는 것은 할 수 없어도 그 상을 당한 집에서는 답장을
하지 않아도 이해를 하는 걸 정착시켜놓은 이 하가끼(우편엽서)의 일상적 이용...
그래서... 나는 이를 통틀어 일본의 [넨가조 분까(연하장 문화) 또는 하가끼(우편엽서)문화]라 이름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부연하면...일본인들은 연하장을 비싸고 크고 화려한 것보다 우체국의 엽서(하가끼, 현 52엔)를 많이 쓴다.
또 우체국은 물론 이 연하의 기간동안에는 문방구, 구멍가게, 콤비니(수퍼) 등 우편엽서를 비치하게 하는 등 팔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리고 엽서도 잉크젯 프린트용, 레이져 프린터용, 보통, 사진(광택지)용 등 인쇄형태에 걸맞도록 구분하여
준비를 해놓는다. 우체국의 상술이 먼저 돋보이는 대목이지만 믿을 수 있고 간편하고 절약하는 일본인들의 생리에 맞춘
아주 실용적이며 검소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집도 우편엽서 200통은 준비를 해야 한다. 딸아이가 커가면서 그 수가
점차 불어나는 탓이다. 한국에도 매년 똑같이 이것으로 보내는데...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곁들여 우리가족의 일본 생활
현재를 전하는 의미로 함께 보낸다...ㅎㅎㅎ
이제 한국에서는 카드, 엽서, 편지와 같은 걸 보내거나 받지를 잘 하지 않는 것같은데...
미풍양속이 사라져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큰 아쉬움이 있다. 아무리 페이스북...스마트폰 이나 디지털이 편리하고 좋은 면이
많더라도...아날로그식은 그대로 또 인간적인 온기가 남아 얼마나 귀한지 모르겠다.
뜻있는 사람들만이라도 계속해서 직접 만들고 쓰고 우표를 붙이고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지켜나갔으면 하고 바란다. 그런
수고로움의 과정과 그런 시간 속에서 작지만 소중하게 생각되는 상대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과 배려나 애정...달콤한 말로만
꾸며지는 가짜의 감정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는 자기기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아닐런지...
그 따스한 감정이 녹아들어 당사자 관계만이 아니라 사회전체를 조금이라도 사람사는 구석으로 만들어 가지나 않을런지...^^
옛날 어릴 때 나도 많이 만들어 보내곤 했는데...라고 말로 추억만 하지 말고
다시 조금은 번거롭지만...제각기의 가족들 이야기, 근황 등을 담은 개성적인 연하장, 인사용카드를 만들어보자...
좋은 솜씨로 작품 이상의 정성을 들여 만들어 보내면 아마 하늘이 알아줄 게 분명하다. 결국 베푸는 자신의 복으로 돌아올
것같은 풍족한 마음이 들 것이다.
아...! 작지만 정성을 쏟으며 만든 연하장 하나와...거기에 주소를 옮겨 쓰면서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들이
자연스레 떠오르게 되는 과정...이렇게 사는 게 더불어 사는 재미가 아닐까...
끝내는 내가 참 잘해졌구나..! 하는 성취감까지 넘치고 넘치리라...^^
첫댓글 '가족과 함께'라는 구절이 인상 깊다.
문화는 지키는 사람과 새로이 창출하는 두 집단이 늘 존재한다.
도도히 흐르는 강물처럼 거대한 흐름과도 같다.
연하장을 꾸미며 서로 웃음을 나누는 단란한 모습이 그려진다.
행복해보여 좋다~^^
근데...이 우편엽서 이용하는 건 다 좋은데...디자인 하는 것과 인쇄거는 것도 장난이 아니지만...
역시 인사 한마디라도 일일이 손으로 쓰는 것이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ㅎㅎㅎ
그래서 더 귀하고, 가치가 있는 것 ...^^ 집집마다 이런 정성의 문화, 전통은 새로 만들어가도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