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 기자 |
dlalwjd1234@naver.com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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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영 모아종합건설
회장 |
[시사위크 = 이미정 기자] 모아종합건설(회장 박치영)이 세종시 신도시(행복도시)에 짓고 있는
아파트가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채 시공된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커지고 있다.
◇ 세종시 모아미래도
아파트
'철근' 없는 아파트 '오명'
모아건설 측은 “철근 공사를
맡았던 하도급 업체에서 고의적으로 철근을 누락시켰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시공 총책임자로서 ‘부실시공’에 따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문제의 하도급 업체 측에서 ‘부실시공’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으로 전해져 그 경위를 두고도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모아건설이 정부세종청사 뒤편 도담동(1-4생활권)에
건립 중인 ‘모아미래도아파트’ 일부 건물 철근이 설계보다 적게 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행복청은 이 아파트의 ‘철근 누락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지난 17일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함께 비파괴검사를 벌였다. 해당 아파트 15개동 중 4개동 20곳을 샘플로 정해 철근배근 간격을 측정한 결과 80%인 16곳에서 철근이 설계보다
적게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벽체 수평철근 배근간격이 설계보다 넓게 배근된 것으로 드러났다. 수평철근의 배근
간격이 넓으면 흔들림에 취약해 내진성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심한 곳의 경우 12㎝ 간격으로 수평철근을 배근해야 하는데 30㎝ 간격으로 철근을 넣은
곳도 있었다. 절반 가까운 철근을 빼먹은 곳도 나왔다. 부실 부위는 복도 끝 날개벽과 엘리베이터실 옆 날개벽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철근의
굵기나 하중을 떠받치는 수직철근은 정상적으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의 아파트는 총 723가구 규모로 오는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공정률은
65%에 달한다. 골조 공사가 마무리돼 재시공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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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종합건설이 세종시에 짓고 있는 모아미래도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돼 시공된 사실이 파악됐다. 사진은 모아건설 홈페이지
사진 캡처 |
행복청은 모아건설이 시공 중인 세종시 건설지역 아파트 전체(3개단지 2,330가구)에
대한 정밀안전 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철근배근 시공 상태를 점검한 뒤 설계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부분에 대해선 구조안전진단 작업을 벌인 뒤 안전
및 구조전문가로 자문단을 구성해 진단결과 검토 및 보완시공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공사 및 감리자에 대해 부시공사의 책임을 물어 주택법에 따라 고발하고, 철근
배근을 부실시공한 하도급업체 청화에 대해선 등록관청에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요청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철근 배근 뿐 아니라, 전반적인 시공 상태에 대해 부실시공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며 “부실사항이 드러나면 본보기 차원에서라도
시공업체에 강력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은 부실시공을 한 하도급업체 청화 측이 직접 언론에 제보했다고
알려져 그 경위를 놓고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행복청 관계자는 “우리도 그 배경까지는 알지 못 한다”며 “다만 하도급공사비
증액을 놓고 양측이 갈등을 벌인 사실만 알고 있을 뿐이다. 처벌을 받을 것을 알면서도 이 같은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는지는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청화는 공사비 증액을 놓고 모아건설 측과 갈등을 빚다 계약을 해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회사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부도를 맞은 상태다.
◇하도급업체와 갈등이 부실시공의 배경?
이에 대해 모아건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에서 “청화기업은 최저가
낙찰제를 통해 철근공사를 수주했는데, 공사 도중 ‘하도급액’ 증액을 요구했다”며 “본사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부실시공을 하겠다며 협박했다.
하지만 실제로 철근을 누락해 시공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철근 누락 사실을 사전에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과 관련해선 “시공사로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은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부당한 하도급 행태가 있었는 지에 대해선 “전혀 그런 사실은 없다”며 “공사 대금을 한
번도 어기지 않고 지급했다. 오히려 그 회사가 직원들 월급을 안 줘서 우리 측이 일부 지급을 하기도 했다. 하도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기에
계약해지를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청화가 부도를 맞은 배경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행복청은 공사 과정에서 불공정 관행과 감리 허술 여부도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모아건설은 서둘러 구조안전진단과 보수·보강 공사를 진행해 입주예정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모아건설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브랜드 이미지 상처는 물론, 행정적 처분,
입주민 반발 등의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치영 모아건설 회장도 거센 책임론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은 지난해
'주택건설의 날'에 주택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모아미래도 아파트가 에너지 절감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같은해 상반기
한경 주거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부실시공 사태로 그가 받은 훈장과 상들의 영광도 빛을 바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