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최저임금도 못 벌어… 시민들은 “요금만 올라, 여전히 불편”
돈 안되니… 휴업 고민 업체들 많아
고유찬 기자 김예랑 기자 양승수 기자 입력 2023.06.03. 03:00 조선일보
서울에서 20년째 개인택시를 운영 중인 오모(66)씨는 매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행해 하루 평균 12만~13만원을 번다. 실제 오씨가 손에 쥐는 건 LPG, 식사 비용 등을 제하면 하루 평균 7만~8만원 정도라고 한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택시 기사들의 월평균 수입금은 2021년 기준 169만4000원으로 최저임금 182만2480원보다 낮았다. 오씨는 “예전에 10시간 넘게 운전대를 잡아 월 200만원 정도 벌었다면 지금은 160만원 벌기도 빠듯하다”며 “정치권이 택시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기사들 처우는 오히려 나빠지기만 했다”고 했다.
승합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가 시작된 건 지난 2018년 10월이었다. 승객에게 11~15인승 승합차를 렌트해주면서 운전자도 알선하는 형식이었다. 택시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2019년 5월 ‘타다 퇴출’을 주장하며 택시 기사가 분신하기도 했다. 같은 해 검찰은 타다를 ‘허가받지 않은 콜택시’로 규정한 뒤 관련자를 기소했고, 국회는 2020년 ‘타다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타다와 같은 혁신 서비스업에 제재를 가해 택시 업계를 보호했지만, 오히려 택시 산업은 불황에 빠졌다. 오봉훈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서울지역본부 사무처장은 “지금 법인 택시 업계에선 1만명 이상이 배달 등 다른 쪽에 다 빠져나갔다”며 “인력이 부족하고 업체 전체 수입이 적어 직원과 기사 월급 주기도 어려우니 휴업을 고민하는 업체가 적지 않다”고 했다.
택시 업계의 붕괴는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LPG 가격 상승과 택시 운전사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택시 요금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요금은 올랐는데 전국 곳곳에서 시민들은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렵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차유진(33)씨는 “택시 요금이 올랐지만, 여전히 승차 거부 등도 많아서 주말 저녁에 을지로에서 40분 넘게 기다리다 할 수 없이 심야버스를 탄 적이 있다”고 했다.
김선우(25)씨는 “출근시간에 택시를 잡으려 하는데 카카오 택시를 5번 호출해도 잡히지 않아 울며 겨자 먹기로 3~4만원짜리 프리미엄 택시를 불러야 했다”고 했다. 택시 서비스 역시 불만족스럽다는 지적이 나왔다. 택시 불편 민원을 접수하는 120 다산콜센터에 따르면,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 유형별 민원 중 ‘불친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부터 5년간 30%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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