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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비몽사몽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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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 (주차권을 내밀며)깜빡이 켜 주시구요,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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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아 틀어진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는 순정
아이를 끌고 여자가 들어온다.
대뜸 벽에 붙여놓고는 머리를 툭툭 쳐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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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너 무슨 애가 이렇게 산만하니?
이 넓은 바닥에서 내가 계속 널 찾아다녀야 되겠어?
여자: (손가락으로 아이의 입을 비틀며)너, 벙어리야? 왜 대답을 안 해?
아이(도연) :잘못 했어요, 아줌마…….
여자: (아이의 뺨을 때린다)너 지금 뭐라구 그랬어? 아줌마? 일루 와. 말루 하면
안돼, 넌! (애를 끌어당기며)일루 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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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아이를 질질 끌며 칸 안으로 밀어 넣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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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너 같은 애는 맞아야 돼! (찰싹) 맞아야 정신을 차려! (찰싹)
맨날 해놓고 (흉내 내며) 잘못했어요. 너 지금 나 갖고 노는 거니? 어른 가지고 놀아? (찰싹) 다시 말해봐,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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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문을 벌컥 열며) 나가 세수 해! 셋 셀 때까지 그쳐! 하나, 두울……. (문을 닫고는 양양거리는 소리로) 응, 자기야. 여기? 백화점! (간드러진 웃음) 맞아, 나 쇼핑으로 스트레스 풀잖아. 자긴 아직 비행기 안 탔어? 타기 직전? 그럼 내일 아침인가? (더욱 애교 있게) 선물 샀지? 아이, 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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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너무 울어서 방향을 잡지 못한다. 부르터진 입술로 발을 쫑긋하고 세수를 하려고 애쓴다. 그런 아이의 얼굴을 씻기는 순정. 곱게 닦아준다. 아이는 그제야 순정의 얼굴을 쳐다보는데,
손으로 쉬잇 하면서 아이의 손을 잡고 나가는 순정.
텅 빈 화장실. 여전히 간드러지게 통화하고 있는 여자.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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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원 (함박웃음을 지으며)어서 오십시오! 즐거운 쇼핑 되십시오!
안내원이 내미는 주차권은 아랑곳하지 않고 경광등을 가리키는 오성호.
역시 아랑곳하지 않고 주차권을 건네는 안내원.
오성호 경찰이거든요?
안내원 (여전히 미소 지으며) 네에. 그런데요?
정형사 (운전석 창 쪽으로 고개를 빼며) 여기 사건 터져서 우리 출동 한 거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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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씨바, 사건 출동한 경찰차도 주차권 받아서 지하로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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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열 받지 마세요, 정형사님. 경찰차가 경광등 켜놓고 백화점 정문에 서 있으면
장사가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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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주차권을 건네며) 확인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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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데군데 핏물이 흐르고 있는 칸 주위에서 감식반이 감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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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 (입을 달삭거리며 기도한다)……불쌍하고 가련한 영혼을 주님의 품으로 안아 주시 옵고……전능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기도하옵나이다……아 멘!
정형사 (따라서)아멘! (숙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드는 성호를 보고) 수십 차례는 찌른 것 같아 요. 창 같이 뾰족한 흉기로……. 우발적인 것보다 아무래도 원한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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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다) 여기 주방용품은 어디서 팔지?
정형사 주방용품요?
오성호 포크도 삼지창 아니냐?
정형사 (말 된다는 표정) 기도하면서도 볼 건 다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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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저희 차는 최고의 품위와 자존심을 가지신 분을 위한 차라고 자부합니다. 이 우아하면서도 감각적인 몸매를 보세요. 그리고 이 환상적인 피부! 자동차를 제대로 아시는 분은 자동차에도 피부가 있다는 걸 아시죠. 정말 미끈하지요?
또한 6단 멀티모드 자동변속기는 절정의 승차감을 느끼도록 해준답니다. 아름답고 섹시하고 일 잘하는 와이프! 게다가 정숙하기까지 하고! 그런 와이프가 있으 면 정말 환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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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와이프도 되고 애인도 되고, 어딜 데리고 가도 꿀리지 않고 오직 나만을 바라보고 있는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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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초동수사, 과학수사! 이 두 가지가 뭐꼬? 수사의 생명이야!
최형사 (낮은 소리로)모오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반장 모오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최형사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리며)머리를 쓰란 말이야!
반장 (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리며)머리를 쓰란 말이야!
형사들 웃음을 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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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웃나? 웃재? 웃음이 나오나,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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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여하튼, 정형사가 정리 좀 해봐라. 과학적으로!
정형사 (수첩 보면서)범행도구 아직 확보 못했고요. 주방용품일 가능성 있어서 백화점에서
파는 주방용품들 국과수로 감정의뢰 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우발 아니면 원한인 데, 피해자 주변 인물들 조사 중입니다.
반장 애가 전처 소생이라매?
최형사 애 친엄마는 지금 울산에서 재혼해서 사는데, 알리바이 확실하네요.
반장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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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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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 지금까지의 결론은 범인은 여자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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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범인은 여자다! 그거 우에 알았노? 참 큰일 했다! 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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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거 해결 못 하면 너거들 다 바보야. 백화점 CCTV에 범인 얼굴 무수히 나와 있을 거야. 그것 들 중에 하나씩 좁혀봐! 뭐 하노? 움지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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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 (성호에게)목사님은 뭐 하세요? 또 기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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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1 정순정씨. 오늘도 점심 싸왔어요?
순정 (빙긋 웃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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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2 아, 정순정씨 중장비 면허 땄다면서? 이젠 트럭까지 취급하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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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농담처럼) 제 꿈이 크레인 기사잖아요! 큰 거 팔면 커미션 더 남구?
직원2 무섭다. 근데, 순정씨 오늘따라 기분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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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웃으며) 네 좋아요!
일행이 나간다. 순정, 그들의 모습 보다가 샌드위치 비닐을 꽉 쥐어본다.
이윽고 핸드폰을 꺼내며 잠시 망설이는 얼굴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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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 매장당 다섯 대. 매장 40개. 통로마다. 코너마다. 씨바, 이거 어느 세월에 다 봐?
오성호 넌 경찰학교에서 욕부터 배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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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 (성호를 힐끗 쳐다보며)오형사님은 말예요…….
오성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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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 왜 목사님이 되려고 하세요?
오성호 …….
정형사 목사가 하는 일이 뭐예요? 죄인을 인도하는 거잖아요? 경찰도 똑 같잖아요? 우 리도 죄인을 잡아서 감옥으로 인도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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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가 말을 하는 동안, 패스트 포워드로 빠르게 돌아가는 화면.
어느 순간, 여자 손에 이끌려 쫓아가는 아이의 모습이 보인다.
정형사:나왔다!
정지되는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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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사 얘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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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 (화면의 아이를 보며)애를 누가 탐문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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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에 앉아 땅에 박을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아이.
마술봉을 가지고 땅바닥에 뭔가를 긁적거리고 있다. 곁에는 오성호가 어색하게 쪼그리고 앉아 있고 아이의 할머니가 감시하듯 서 있다.
오성호 (아이가 들고 있는 마술봉을 가리키며) 이게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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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대답이 없다.
할머니 마술봉이요. 애가 마술 배우러 다니거든요.
오성호 아, 예. (다시 말을 붙이려 시도한다.) 야, (과장되게) 그 마술봉, 진짜 멋있다!
(사이) ……누가 사줬니?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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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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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다시 고개를 가로 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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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1.daumcdn.net/cfile/cafe/99A58F465AF305AB2C)
오성호 저기……사건 당일 날, 아니, 그 날 백화점 화장실에서……엄마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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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엄마 아니야, 그 아줌마.
오성호 (당황)어, 그래? 그럼 그 아줌마랑 누가 싸웠니? 얼굴…… 봤니? 나쁜 사람이니 까…… 잡아서 혼내줘야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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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갑자기 고개를 들어 성호를 보며) 나쁜 사람 아니야, 그 아줌마!
오성호 어? 어떤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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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연 그 아줌마! 알지도 못하면서!
(폴짝 그네에서 뛰어내려 달려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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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호 얘!
첫댓글 헒 뭐야 무서운데 보고싶다
제목보곤 몰랐는데 이 영화였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