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에는
늘 수유리 묘지를 찾거나
아니면 고려대학교 4.18탑을 찾거나
아니면 서울대학교 4.19탑을 찾았으니
올해에는
오늘 이틀 먼저
아들과 함께 수유리를 찾아 한 바퀴를 돌며
어줍쟎은 역사 공부를 함께 하고
작은 의견 차이도 확인하며
거기 언제나 누워 계신 분들
대부분 경찰이 쏜 총을 맞아 돌아가신 분들
4.19의 도화선이 된 마산의 김주열 학생부터
최근에 돌아가신 분들에 이르기까지 돌아보며
그리고 양쪽 벽면에 기록된 진혼곡의 시들
아직 덜 붉은 진달래 철쭉 사이로 천천히 읽어가며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그 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느껴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남 이승만 박사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여전히 공과 과를 나누니
이를 싫어하는 이들이 많음을 알지만
역사에 가정법은 없으니
그가 비록 발포 명령자는 아닐지라도
이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이끈 장본인임에는 틀림없음을 알며
이 나라에
지금의 민주주의의 기초를 세웠음을 또한 인정하니
나로서는 돌팔매를 맞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