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행주좌와 어묵동정'을 실천하자
입력 2011.07.01.
기자명 성각 스님
우리 중생은 무시(無始) 이래로 내려오면서 한 생각이 미혹하여 본래 청정한 성품을 어기고 허망한 육근에 얽매여 악업의 인과를 짓고 있다.
중생은 우선 악업을 벗어나야 자기의 행복을 개척할 수 있다. 인간의 행복은 각자 노력에 달려있지만 시간적으로는 현실의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아득히 먼 과거로부터 내려오면서 업을 지어온 인과의 업장에 있는 것이다.
불교 신앙목적, 자기 마음·행위 믿는 것
인간은 모든 차별을 전대부터 지어 온 자기 업(業)에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한 원인을 먼저 알아야 업장을 벗어나는 길을 알 수 있다.
붓다(Buddha)는 바로 고행에 얽힌 업을 벗어나 행복의 길을 개척하는 자신의 길을 가르친 것이다. 불법은 먼 데 있는 것이 아니고 가장 가까운 자신에게 있다.
체(體)로서는 마음이 곧 부처이고 부처가 곧 마음으로 마음 가운데 불법이 있고, 용(用)으로는 '행주좌와 어묵동정(行主坐臥 語默動靜)'에 있다.
특히 불교의 신앙을 '행주좌와 어묵동정'인 자기행위의 힘을 믿는 것이고, '심즉불'인 자기 마음을 믿는 것이다. 이처럼 자기 마음과 자기행위를 믿고 자신의 부처가 되고자 우선 불·법·승 삼보를 믿는 것이다. 삼보를 신앙하는 데는 '신해행증(信解行證)'으로 믿어 불법을 알고 보면 불법승 삼보와 자신이 둘 아닌 하나의 진리임을 알게 되는 것이다. 결국 불교의 신앙목적은 자기 마음과 자기행위를 믿는 것이다. 의타성을 가진 타율적인 종교가 아니고 자기 자신에게서 힘을 찾는 자율적인 종교이다.
우리 중생의 본성은 업장에 얽혀 있어 눈이 먼 사람과 같이 어두운 구렁텅이에 빠져있다. 업장을 해탈하고 나면 스스로 광명의 길을 창조할 수 있다. 업장이 되는 것은 바로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있는 자기 행위를 바로 하고 못하는 데 있다. 즉 몸으로 짓는 살생, 도둑질, 음행, 악구, 기어, 양설 등의 행위와 마음으로 짓는 탐심, 진심, 치심 등으로 일어나는 행위가 자성자리를 얽어매는 업장이 되는 것이다.
이 업장을 벗어나려면 스스로 모든 행위에서 지은 잘못된 허물을 늘 참회하고 '행주좌와 어묵동정'을 생활화하여 선업을 지어야 하고 나아가 본성을 밝히는 마음의 공부를 잠시도 쉬지 않고 늘 닦아야 한다. 불교의 목적은 밖으로는 선업을 닦고, 안으로는 마음을 연마하여 일체중생이 다 함께 성불하는 데 있다.
선업 짓고 본성 밝히는 공부 늘 닦아야
원효대사는 의상대사와 같이 중국에 가서 법을 구하려고 길을 떠났다가 중도에 날이 저물어 고총 사이에서 잠을 자는데, 갈증이 나 물을 찾다가 그릇에 담긴 물을 달게 마시고 갈증을 면하였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물이 담겨 있던 그릇은 해골바가지라 돌연 구역질이 났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보니 어젯밤 물을 마실 적에 시원하고 마음이 편하던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까닭이요, 해골을 보고야 비로소 더러운 생각에 구토가 나니, 이른바 '심생즉종종법생(心生則種種法生)하고 심멸즉촉루불이(心滅則觸不二)'이다. 삼계가 오직 마음이요, 만법이 또한 식이라(三界唯心 萬生唯識)는 말이 어찌 우리를 속이랴, 마음 밖에는 법이 없거늘 어찌 따로 법을 구할 것이 있으랴 하고 그곳에서 의상과 이별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화엄종을 세웠다. 사람 마음마다 본래 한 부처를 가지고 있다. 자기 부처를 알면 언제 어디서라도 부처를 늘 볼 것이다.
인생이란 꿈과 같다. 꿈속에 있는 동안 한 생각이라도 긍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고통과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으며 번뇌 망상으로부터 편해질 수 있는 비결이다.
/성 각(남해 망운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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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중생의 본성은 업장에 얽혀 있어 눈이 먼 사람과 같이 어두운 구렁텅이에 빠져있다. 업장을 해탈하고 나면 스스로 광명의 길을 창조할 수 있다. 업장이 되는 것은 바로 '행주좌와 어묵동정'에 있는 자기 행위를 바로 하고 못하는 데 있다.
즉 몸으로 짓는 살생, 도둑질, 음행, 악구, 기어, 양설 등의 행위와 마음으로 짓는 탐심, 진심, 치심 등으로 일어나는 행위가 자성자리를 얽어매는 업장이 되는 것이다.
이 업장을 벗어나려면 스스로 모든 행위에서 지은 잘못된 허물을 늘 참회하고 '행주좌와 어묵동정'을 생활화하여 선업을 지어야 하고 나아가 본성을 밝히는 마음의 공부를 잠시도 쉬지 않고 늘 닦아야 한다. 불교의 목적은 밖으로는 선업을 닦고, 안으로는 마음을 연마하여 일체중생이 다 함께 성불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