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1 토 2023
어제 첫눈이 내렸다. 일봉산
바닥에 깔린 하얀 담요를 보니 춥지만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너의 집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중국바람(북서픙)이 불어 와 꽤나 추웠다. 사람들은 마스크와 상의 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어디를 봐도 겨울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웰스빌 아파트를 돌아서
시장으로 향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엄청 붐볐다. 물가가
많이 올라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대흥로 횡단보까지 오니 신호 대기 중인 사람들이 많았다.
중절모에 구두를 신고 롱코트
차림의 늙은 신사가 횡단보도
에 뛰어들어 좌우로 손을 저으며 급히 횡단보도를 건넜다. 사람들은 신사답지 않은 그 사람의 돌출 행위에 아니꼬운 시선을 보냈다.
천안역 복도를 지나는 중에 다정한 커플을 목격했다. 여자는 롱패팅 지퍼를 내린채로 걸었다. 남자는 무릎을 굽힌 자세로 애인의 롱패딩 코드의 지퍼를
잠궈주고 있었다. 두 커풀의 얼굴에 미소와 행복이 가득했다. 양해를 구해 사진이라도 찍어서 기념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서부역으로 와서
봉명동 청국장보리밥 식당을 지나는 중이었다. 외식을 마친 세 명이 식당을 나와 계단을 내리고 있었다. 남자 분은 운신이 불편하여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고령자였다. 딸인 듯한 젊은 여자가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렸다. 노인의 부인인 듯한 할머니가
무표정한 모습으로 뒤에서 따랐다. 너의 집에 도착하여 걷쥬를 확인 했더니 11,800
보가 나왔다. 오후 3시가 넘어서 가스점검원이 가스를 점검하려 왔다. 그녀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방이 깔끔하다며 칭찬을 했다.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