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
#언제:2010.9.20
지리산에서 백무동으로 하산 후 성삼재를 넘어
섬진강을 따라 19번 도로를 타고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으로 향했습니다.
섬진강변의 비옥한 땅 악양벌의
코스모스가 흐드러진 가을 풍경을 꼭^^ 회원님들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작년 추석때 들렀던 곳인데 그 때에 비하면
아직 벼들이 덜 여물었고 완연한 황금빛 벌판은 아니었지만
들녘 한가운데 사이좋아 보이는 '부부소나무'는 변함없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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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와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줄기따라 화개장터엔~"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너면 '화개장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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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와 전라남도를 구분하지 않고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경상'과 '전라'를 빼면 다같은 '남도'입니다.
섬진강물처럼 화합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건설된 남도대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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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드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리.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섬진강 3 /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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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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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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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가 흐드러진 '악양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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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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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산아래 소설<토지,저자 박경리>에 나오는 최참판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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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는 평사리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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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들판의 '부부소나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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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향(草鄕) /김영남
적금을 타 주택자금이 마련되면, 을랑이 엄마
내다버린 생각들을 다시 챙겨
메추리가 뒤란으로 기어드는 산골마을
곱게 널린 노을 아래로 돌아가자.
가서, 솔가지 지펴 저녁 연기를 올리며 살자.
집 둘레엔 듬성듬성 탱자나무를 심어 울을 치고
빨래가 재주 넘어올 나일론 줄도 달아보지 않으련?
겨울잠 자는 농구(農具)들을 깨워 새로 모아놓고
묵은 화로는 닦아서 환한 얼굴을 불러내야겠지?
밤이면 흔들리는 불빛 아래 새끼줄같이 긴 詩를 쓰면서
달빛 분주히 쫓겨가는 새벽녘이면 제일 먼저 일어나
냇가 풀숲에다 염소를 끌어다 놔야겠지?
눈 감으면 언제라도 맑은 하늘이 숨쉬는 고향의 개울가
버들강아지 푸른 혈이 다시 돋고 울타리의 탱자꽃이
하얀 리본처럼 피어날 때, 을랑이 엄마
그대는 해랑이를 업고 텃밭으로 나가고
나는 마을 언덕의 굽은 등을 타고 앉아 을랑이에게
저 검은 들녘을 기어가는 논두렁의 역사(歷史)를
낱낱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함께 봄을 일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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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들판의 부부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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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 공원 옆 섬진강변에서 지리산 산행에서 남겨왔던
비상식량으로 허기를 달랬습니다.
가난한 여행자를 섬진강은 너른 품으로 받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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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더 깊은물속으로 들어가면 재첩이 발에 밟힙니다.
지리산의 계곡물이 흘러들어 넓은강을 이루고 그 강물은 주변의 대지를 적시고
그곳에 사는 생명들에게 젖줄을 나눠주는 섬진강은 지리산과 백운산을
휘돌아 남도땅을 적시며 유유히 흘러 마침내 바다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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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에서 바라본 평사리
저 산아래가 평사리 들판입니다.
원래는 19번 도로 제방을 쌓기 전에는 섬진강물이 악양벌로 넘나들어
비옥한 땅이 되었다고 합니다.
<토지>를 집필하신 고 박경리 선생께서는 평소에
듣기 좋은 소리로 세가지를 언급하셨는데
그 중 하나가 '마름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라고 했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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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모래톱은 물새들의 발자욱으로 더욱 아름답습니다.
맨발로 강변을 거닐면 새와 바람과 강이 어느새 친구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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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구분하지 않고 유유히 흐릅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하동포구가 나오고
오른쪽 백운산 자락이 광양 매화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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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상저구 마을 포구가 보입니다.
재첩잡이 배가 드나드는 곳인데 하동 섬진강은 재첩으로 유명합니다.
섬진강 상류에는 다슬기가 살고 하류에는 재첩이 삽니다.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이 일대의 재첩은 맛과 영양이 풍부한데
뽀얀 국물과 잘게썬 부추의 궁합은 과음후 속풀이로 끝내줍니다.
'입추 전 재첩은 간장약'이라는 말처럼
이맘때 재첩국은 제맛입니다만 시간이 없어서
하동꿀배만 맛보고 어두워지기전에 내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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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포구의 백사장과 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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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섬진강을 거슬러 수상스키어를 태운 보트가 미끄러져 갑니다.
은빛 모래가 가득 넘쳤던 저 하동 백사장의 옛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소나무 숲 뒤의 아파트가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
-순천만 와온해변 여행기
#언제:2010.9.21
#어디로:와온해변->순천만 갈대숲->용산전망대
제가 태어나 자란곳
순천시 해룡!
고향집에서 가까운 곳에 순천만과 와온해변이 있습니다.
모처럼 고향의 향수속에서 늦잠을 자고
오후에 순천만에 나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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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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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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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와온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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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와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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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해변의 개펄
어렸을 적 저 고동 "쪽쪽" 많이 빼 먹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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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臥溫)에서' /나희덕
산이 가랑이 사이로 해를 밀어넣을 때,
어두워진 바다가 잦아들면서
지는 해를 품을 때,
종일 달구어진 검은 뻘흙이
해를 깊이 안아 허방처럼 빛나는 순간을 가질 때,
해는 하나이면서 셋, 셋이면서 하나
(중략)
저녁마다 일몰을 보고 살아온
와온 사람들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
떨기꽃을 꺾어 바치지 않아도
세 개의 해가 곧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에
찬란한 해도 하루에 한 번은
짠물과 뻘흙에 몸을 담근다는 것을 알기에
(중략)
와온 사람들아,
저 해를 오늘은 내가 훔쳐간다
(부분, 문학사상 2005년 5월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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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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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포구의 선창에서 바라본 솔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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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포구 선창에서 바라본 와온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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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온 마을의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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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는 이 게로 만든 게장 참 많이 먹었었는데
고소한 맛이 나는 이 게장맛을 요즘에는 맛보기 힘들더군요.
그만큼 먹고 살만해진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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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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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당신이 삶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할 무렵
당신은 먹먹한 외로움에 옆구리를 쓸어 안으며
이곳 순천만을 찾아도 좋다
그러면 더 오래된 외로움이 당신을 안아주리라.
그 텅 빈 적막에 저녁이 찾아오면 당신은 젖은 눈시울이 되어
순천만의 일몰을 바라보아도 좋다
마침 머나먼 나라에 날아온 철새떼들이 일제히 날아오르리라
당신은 이 대자연의 화음에 말없이 호응하면 된다
숨 죽인 채 이 광경을 바라보라
눈을 들어 흑두루미와 먹황새의 고고한 몸짓을
노랑부리저어새떼들의 그 숨막힐 듯 황홀한 군무를 바라보고
눈을 내려 바람에 속삭이는 칠면초 군락을 쓰다듬어 보라
더 어두워져서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을 때
이 생명의 순롓길을 가슴 속에 새겨두고
영혼의 발걸음으로 되밟아 올 일이다.
순천만 갈대숲에 설치된 모형 배(이곳 주민이 약 7년여동안 실제 사용했던 배를 기증받아)
돛위에 새겨진 글(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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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축제가 10월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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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숲에서 용산전망대까지는 약 2.4km거리입니다.
어린아이와 노약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최근에 길을 많이 정비했더군요.
순천만에 가시면 꼭!용산 전망대에 올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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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와온해변의 솔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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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순천만
- 박원자 시
휘모리장단에 갈대가 춤을 추고
새떼가 날아들고 붉은 칠면초 자라는 바다
작고 귀한 생명의 소리 갯벌에 가득하고
만선을 꿈꾸는 어부의 노래 콧노래 흥겨운 바다
썰물 떠난 샛강에 아리랑 춤사위 흐르고
갈기슭에 흑두루미 저어새들 사랑을 하면
와온 해변 솔섬 사이로 스러지는 저녁 노을
생명의 소리 사랑의 노래
멈추지 않는 바다
정겨운 순천만 가고픈 그 바다
그리운 바다
가고픈 그 바다 그리운 바다
그리운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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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많이 들어오는 때라 S라인이 망가진 순천만
거의 D라인으로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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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섬앞에 가두어 놓은 물은 해수탕을 했던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해수탕 운영을 안하고 가두리 양식장으로 사용하는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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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하루 앞두고 보름달이 휘영청 용산위로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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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숲에서 바라본 순천시내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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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갈대숲에서 바라본 보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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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대대포구에 비친 보름달
저 보름달처럼 회원님들 삶이 늘 풍성했으면 합니다.
"과거가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이병주,소설<산하>중에서
-끝.
첫댓글 여행가고 시포라~~~~
아름다운 풍경 감사합니다.매번 안가도 간것처럼 풍광을 감상하게 해주시니 정말 좋아요. 옛날 토지를 밤새워 읽던 생각이 나네요.내용은 기억이 가물가물 .. 긴 이야기를 그토록 박진감있게쓸 수 있다니... 지금은 현실에 찌들어그런지 책을 펼쳐도 다시 볼 엄두가 안나네요. 한번 보고 싶었던 평사리를 오빠님 덕분에 보게 되었네요.감사감사
일상을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생각은 늘~ 그러나 사는데 붙들려 막상 떠나지는 못하고 아쉬운 마음만.. 덕분에 여행 잘 했습니다. ^^
최참판댁에가서 책장을넘기며 사진도 찍고,했는데,,, 지금보니 새삼스럽네요
머찌네여~
오빠님 얼굴 보여주삼 ~~~~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고 느낀다고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