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노병철
고은 시인은 한국작가회의 상임고문이었고, 이윤택은 보수정권의 탄압을 받은 블랙리스트 1호, 전 청주대학교 교수였던 조민기는 촛불 참여 연예인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미투’로 인해 인생 쫑났다. 그 외에도 하용부 전통무형문화재 밀양백중놀이 기능보유자이자 밀양연극촌 촌장, 이영하, 오달수, 안희정, 오거돈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인지 아는 사람들이 이상한 짓 하다가 다 사라지고 말았다.
구질구질하게 살다가 생에 가장 화려한 순간에 섰던 김생민도 오래전 기억도 나지 않을 때 어찌어찌했던 여자 때문에 모든 것을 놓아야 했다. 청렴한 정치인 대명사 박원순 서울 시장도 여비서로 인해 쪽팔려 목숨을 스스로 끊어버리고 말았다. 분명 아까운 인물인데 아깝다고 말도 못 한다. 당한 여자 생각을 하면 응당 처벌받아야 할 중범죄자로 그냥 대충 넘어갈 성질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 나라가 난리가 났다. 서지현 검사까지 미투 선언을 했을 땐 나라 꼴이 이게 뭐냐 싶은 정도였다. 하지만 ‘거시기’ 잘못 놀린 대가는 분명 받아야 하는데 ‘거시기’를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범죄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세월에 의한 기능 상실에 의해 배뇨 기능에만 국한된 거시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여자를 쳐다보는 행위조차 부정스럽게 되고 말았다. 한참 ‘미투’가 불타오를 땐 모든 이성적 행위는 불결하고 배타적으로 규정하는 모순을 저지른 것이다.
그래서 여학교 남선생들은 여학생 얼굴도 쳐다보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여학생이 담배를 꼬나물고 있어도 그냥 지나쳐 가야 했다. 선생이 성폭력범으로 몰리면 그날로 끝이기 때문이다. 영악한 애들은 날로 잔머리를 틀게 되고 학부모는 제 새끼 귀한 줄만 아는 세상이 된 것이다. 군사부일체라는 이야기는 이제 애들 머리엔 없어져 버렸음에도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안만 쏟아져 나와 미투의 순기능 이면에 있는 역기능을 보지 못한 우(愚)를 재탕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그저 이런 재미난 이슈에 신바람 난 일부 전문가라 불리는 인간들만 살판났다. 무뇌아적 발상을 하는 정치인까지 가세해서 말이다.
초등학교 선생님이 학부모에게 시달리다 못해 학교에서 목숨을 끊었다. 전국 선생님들이 난리가 났다. 학부모에게 당한 사례가 장난이 아니다. 난 이렇게 ‘당했다.’라는 것이 마치 그 옛날 미투 때를 보는 것 같았다. 심지어 정치인들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말 안 듣는 애는 패 잡아라.”라는 극단적 처방을 대안이라고 떠벌리고 있다. 무뇌아적 발상이 아무런 거름망 없이 방송을 탄다. 진짜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이렇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학생이 ‘고객’이 된 지 오래고 선생님이란 직업이 지식제공 서비스 노동자라는 사실이 전교조 공식 입장 아니었던가?
이제 선생님에게 대드는 아이들은 전부 문제아 취급을 받게 될 판이다. 아이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학부모는 입을 떼서는 안 되는 상황으로 몬다. 그렇다고 당한 애 편만 들고 하늘 같은 선생님은 마음대로 하란 말이야 며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면 할 말이 없다. 왜 자꾸 ‘마녀사냥’이란 단어가 이 판국에 떠오를까. 극단적인 상황을 사례로 들고 있으면 해결책이 이상한 방향으로 나오게 되어 있다. 마치 출산장려정책 실패를 젊은 애들이 결혼하지 않기에 애가 나오지 않으므로 억지로라도 결혼시키자는 단세포적인 해결책 말이다.
“사람들은 사실이 아니란 것을 알고 사실이 아님이 증명되어도 사실을 왜곡하여 자신들이 옳다는 주장을 한다. 지적(知的)으론 이런 과정을 무한대로 끌고 갈 수 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한 말이다. 모든 사회적 현상을 너무 극단적인 사태로 몰고 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해본다. 말 잘하는 사람이, 글 잘 쓰는 사람이 나름 어떤 현상에 대해 그럴듯하게 대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 너무 일방적이라 역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자칫 애들이 불쌍해질 수도 있다. 약자 애들은 지네들 또래에게도 항상 당한다. 이제 섣부른 대책으로 인해 선생에게도 따돌림받게 되면 어디 의지할 곳이 정말 없다. 그렇다고 이런 말을 대충 주섬주섬 주워 담는 난 더 창피하다. 억지로 멀리서 바라보려는 이딴 회색 분자적인 내가 싫다. 하지만 교육자는 아니었지만, 뇌성마비 애들과 발달장애 애들 그리고 그 학부모들을 십 년 이상 옆에서 지켜본 나로선 조심스레 이런 말을 한번 꺼내 본다.
첫댓글 영혼이 자유성을 상실하면 교주가 입만 뻥긋하면 그게 천당 가는 길인 줄로 믿게 되는 게 인간의 뇌 입니다. ^^
저희 세대가 키운 자식들이 지금의 학부모입니다.
학생보다 학부모 때문에 이 난리가 난 줄 압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요.
시원시원하게 써 내려간 작품이라 기분 좋게 읽었습니다.
수필가라면 눈 앞에 직면하
고 있는 이런 문제를 소재로 당연히 글을 써야합니다.
나는 유당의 얘기가 옳다고
보지만, 나같은 사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고
있음. 우리 세대 거의가
어렵게 자라다보니 그저 돈돈
하며 살다가 자식 교육은
영 엉터리가 되었지요.
돈 많이 벌어 좋은 학교도
보내고 집도 사주고 많은
재산을 넘겨주어 잘 살게
하는게 큰 목표가 되었으니. 문제는 그런 아이들이
어른이 되고 아이 낳아 키우게 되니 금전 우위 사상이 마가 끼듯 끼여가지고
아이들을 금이야 옥이야
키우면서 사회적 인간으로서의 성장에 관심을 버렸지요. 돈, 권력, 출세를 위해서라면 어떤짓도 한다 가 범죄로 여겨지지도 않는 가치관을 형성했지요.
오늘의 이런 사태는 이조말에서부터 내려온 역사적
사실이라 지금쯤은 이런 결과가 뻔히 보이고 있었는데
역사학자들도 정치가도
관료도 어느 누구도 먼 훗날을 얘기하지 않았지요.
하기야 씨도 먹히지 않고
제만 손해를 보니 누가 했겠소?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전 국민이 깊이 고뇌하고 함께
풀어야할 문제라 봅니다.
유당선생도 먹방같은 얘기
이제 고만 쓰고 이런 글을 더
많이 쓰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요.
등치가 큰 사람이 온갖
먹거리를 쓰니 더워
ㅋㅋㅋㅋ
방금 올라 온 속보
<속보> 대전 대덕구 고등학교서 칼부림…40대 교사 병원 이송
#대전 #고등학교 #칼부림 #40교사 #병원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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