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접한 책이라 도서관에서 대출 후 정독했습니다.
기울임체는 제 의견 및 감상입니다.
책의 주제를 말씀드리자면 한국은 약코하기에는 체급이 너무 커졌고, 국제 사회 특히 대미관계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면 미국의 세계질서 경영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거랑, 미국측 의도를 분석하려면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국제적 안목을 키워야 한다는 겁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관심사는 대중국 견제에 있고 북한은 중국의 졸개이자 완충지대 취급입니다. 그러려면 동아시아에서 전진기지 역할을 할 나라가 필요한데 미국은 이미 3곳(한국, 일본, 대만)을 확보한 상태고, 중국은 시기가 언제가 됐든 대만 병합을 노릴 거라 무력충돌 가능성은 항상 고려해야 한다고 책에선 말합니다.
즉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중립국화 추구가 한국엔 오히려 독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이 눈앞의 이익만 보느라 미국의 대전략을 읽으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며, 하루아침에 중국과 척을 지라고 강요하진 않지만 적어도 미국 주도 방위체계에 한국이 이미 편입된 이상 자기 몪을 해 줘야 그만큼 대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중립은 회색분자란 뜻이기에 그 부담은 혼자 져야만 하기 때문이죠. 원교근공의 원칙을 따르자면, 또한 해방 후에 제도적 민주주의가 자리잡고 발전하는 데 미국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고 중국이 스스로 땔감에 불을 넣음으로서 중국에 대한 여론 자체가 2000년대와 달리 갈수록 나빠지고 있으므로 미국이 현실적으로 나은 선택지이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일대일로 같은 경제적 도구로 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을 끌어들이지만 빛으로 인해 그 나라들은 중국에 코가 꿰인 신세입니다.
중국 견제 얘기는 트럼프와 바이든이 가진 얼마 없는 공통점이므로 누가 재선된다 해도 정당에 상관없이 대중국 견제에 미국 국내 여론이 일치한 상황입니다. 이미 바이든은 한국을 포함한 친서방 진영에게 중국과의 반도체 거래에 대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그런 시설들을 미국에 짓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미국측은 유사시를 대비해 전방에 선 각국에게 군사적 역량을 요구하는 전제로 군사전략을 짜는 중입니다. 마침 한국은 중국 앞인데다 일본 및 대만과 함께 저지선을 낀 나라인만큼 중국 봉쇄망에서 빠질 수 없고, 특히 한국은 육군/일본은 해군/대만은 시간벌이용으로 키워준 상태죠.
핵문제의 경우 미국/중국/러시아/북한이 이미 핵보유국인 만큼 한국/일본/대만도 핵무장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미국은 삼국의 핵무장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자체 보유 핵무기의 수를 늘리기도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있는 핵전력을 포기할 생각도 없으며 개량을 통한 핵전력 유지는 할 거라고 책에선 말합니다.
또한 핵공유의 경우엔 아시아엔 나토 같은 기구가 없기 때문에+이미 나토에 설치한 핵은 미국이 유지비를 댄다는 점에서 또 부담을 늘리긴 싫기 때문에 한/일/대 3국과 각자 핵공유 조약을 맺는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미국 내부여론이 일치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미국을 이 부분에서 설득하려면 한국의 혜택이 아닌 비용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한국이 핵무장을 시도할 경우 중국의 졸개인 북한보다는 물주인 중국/러시아의 위협을 근거로 미국에게 대중국 1인분 및 자기 방어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묵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책에선 영불의 핵무장을 눈감아준 걸 근거로 주장합니다. 또한 미국만 설득하는 걸로 끝이 아니라 일본도 설득해야 가능성이 높아질 거라 설명합니다. 일본도 핵기술 자체는 거의 다 확보한 상태고 이미 2차대전 때 자체 핵개발을 시도했던 만큼, 수틀리면 한국이 중러에 붙으려고 하면서 일본에 핵 조준하는 거 아니냐는 불안을 가진 상태기 때문이죠.
한국이 서사모아 위치에 있다면 몰라도 중국 바로 코앞인 이상 중립을 선언한다고 해서 혼자만 빠져나가서 꿀을 빨 수도 없습니다. 일본은 625때 그러지 않았냐고 물으실 수 있겠으나 그 때는 중공군 파병 이후 휴전선에서 전선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확전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고 지금은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 3축을 고도화하려 시도하기 때문에 일본이 혼자 꿀빠는 상황은 일어날 수 없고, 그래서 미국 및 한국과의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죠.
책에서는 지소미아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지소미아는 단순히 북한만을 상정하는 게 아니고 북한을 앞세운 중국과 러시아 견제가 크기 때문이죠. 북한이 핵전력을 강화하려 하고 지소미아가 문제가 됐던 건 북한을 앞세운 중국의 위협 때문에 급조된 협약인 상태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데, 2018년 10월에 일본제철에 과거 징용된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청구하라고 대법원에서 판결하자 일본측이 반발해서 2019년 7월에 반도체 소재에 대한 대한수출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하자, 한국측에서 항의 표시로 지소미아 연장 종료를 발표했기 때문이라 책에선 말합니다. 당시 아베의 몽니에 대해 한국이 대응할 필요는 분명 있었지만, 이 일로 미국 정계에선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로 대중국 전략에 초를 쳤다며 불편해했다고 합니다. 일본만이 아닌 한국에 대해서도요. 그렇게 지소미아는 종료 수순을 밟다가 윤석열 집권 이후에 재시작했습니다.
일본도 납북자와 핵문제 때문에 중러를 등에 업은 북한의 돌출행동 시 발건너 불구경만 하려고 들진 않고, 보통국가화를 위해서라도 미국에게 철저히 영합해야 하는 상황이라 급변사태때 아예 일본을 배제할 순 없기 때문에 직통라인을 통해 한일양국이 그 부분을 꾸준히 조율해야 한다(가령 책에서 언급된, 북한이 일본을 공격할 조짐이 보일 때 선제타격능력을 갖춘 일본이 선제타격을 했을 때 북한이 일본이나 남한을 노릴 경우나 핵을 이용해 미국을 직접 타격하려고 할 때 한국과 일본을 미본토와 맞바꾸겠냐고 협박을 시도할 경우)고 책에선 설명합니다. 이미 625때 지뢰제거용 선박 및 후방기지로 간접지원하기도 했고요. 구체적으론 북의 선공 조짐이 보일 때 선제타격을 할지 여부는 당사자인 남한과 일본의 결정이 중요하고, 손발이 안 맞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사일 전략의 경우, 미국은 유사시 공격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는데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제한을 풀어주는 김에 일본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는데 북한뿐만 아닌 중국을 상정한 조치라 말합니다. 그러므로 대만 비상사태와 대응해서 한국이 중립을 선언하고 빠져나갈 방법은 없으며 오히려 하책이라고 책에선 설명합니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빽으로 정권을 유지하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라 시간벌이용으로 도발할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하죠. 그러므로 한국이 향후 대미관계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면 미국의 세계전략에서 1인분을 할 수 있다는 걸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에서 책에선 그 동안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한국은 북한 문제와 코 앞의 이득 및 윗선 비위맟추기에만 어느 정권이 서든 몰두하기 때문에 대전략을 읽는 역량이 아직 부족하다고 언급합니다. 외신을 받아쓰기만 하고 이 책을 쓴 사람처럼 백악관같은 최전방에서 직접 정보를 캐고 날것 그대로 전달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죠. 일본의 경우 이 점에선 한국보다 앞선 상탠데, 보은성 인사가 아닌 현장경험에 능숙한 인원이 더 많고 가용 인원도 더 많다고 책에선 말합니다.그리고 출입기자 제도의 악영향에 대해선 한국은 출입기자가 되려고 하는 이유가 됐을 시 주는 특혜지만, 미국은 출입기자라고 백악관이 그 자체로 챙겨주는 게 없고 자료는 현장에서 기자가 직접 캐야 해서 폐해가 한국보다 덜하다고 말합니다.
또한 한국이 대미교섭에서 발언권을 높이려면 1인분 할 수 있다는 걸 미국에 강조하는 거 말고도, 국내정치에 매몰되지 말고 북한밖으로 시선을 돌려 다양한 방면에서 정보를 모으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일본도 상명하복 문화가 강하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직접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그걸 상부에서 잘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국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즉 일본의 교섭능력에 대해 단순히 잽머니라 평가절하만 하지 말고, 기초역량을 지금부터라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결론입니다. 2030년 엑스포 유치전 당시 리야드와 부산에선 각각 지지해주면 어떻게 뭘 지원해 주겠다고 설명했었는데, 유치전에서 탈락한 부산측에선 오일머니 때문에 졌다고 현장에서 남탓을 했습니다. 그 때 부산측이 공항 짓는 법을 가르쳐준다고 했을 때 리야드는 공항을 지어주겠다고 했다는데, 양쪽 다 그럴 능력은 있는 도시지만 한국의 로비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는 시혜고 사우디와 일본의 로비는 오일머니와 잽머니라며 일단 까고 봐야 합니까? 유치전만 해도 엉터리 영상 몇개 던져놓고 일단 찍으라고 하면 잘 찍어 주겠다고 그때부터 생각했는데 이번에 확신하게 됐네요.
자기 땅에서 자기 나라의 운명을 건 전쟁이 벌어지는데 그저 휘말리기 싫다며 중립을 선언했다가 죽도 밥도 안 된 고종황제의 전철을 밟으면 안 됩니다. 러일전쟁 이전부터 공공연하게 한국 침탈 의향을 드러낸 일본인데, 러시아라고 한국에 야욕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군주권이 강하고 중심지가 멀리 떨어진 덕분에 코앞인 일본보다 간섭의 여지가 그만큼 적어서 다른 선택지 자체가 없었죠. 지금은 중국이 구한말로 치면 일본 위치를 차지했고 미국이 러시아 위치라는 게 다르고 책 후기에도 나왔듯이 그때보다는 한국의 국력이 강합니다. 대한제국 입장에서 러일 대치가 오래 갈 동안 최대한 근대화를 진행해서 국력을 쌓는 게 최선이었던 건 맞지만, 일본은 지금의 남북한처럼 영미의 대러 견제국 위치를 맡았고 그 위치를 최대한 활용해 국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당시 대한제국이 외교에서 범한 실수가 크게 3가지인데, 하나는 대한제국 선포 이전에 맺은 조미수교 때 내건 거중조항을 문자 그대로 너무 믿은 나머지 미국의 대전략을 읽지 못해 한국이 독립국으로 존속해야 하는 이유를 미국에 납득시키지 못했음이며, 다른 하나는 동학군을 내부 역량으로 진압할 여력이 있었음에도 지레 겁먹고 청나라에 도움부터 요청해서 천진조약에 따른 일본의 자동개입을 자초해서 한국에서의 이권을 잃지 않으려던 일본이 을미사변을 일으켜 명성황후를 죽이게 했고(민씨 척족의 실책과는 별개로 한 나라의 왕비가 남의 나라 무장 깡패들한테 암살당하는 게 정상적인 상황은 결코 아님), 마지막 하나는 러일전쟁이 현실로 다가왔음에도 중립을 선언했음입니다. 일본이 이기면 뒤가 없는 상황에선 최소한 러시아 지지를 표명했다면 한국에서의 지지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러시아의 지원을 직접 받아낼 수 있었고, 비록 당시 러시아의 내부사정이 나빴다지만 러시아가 일본을 이기면 일본도 피해를 복구하느라 한동안 한국에 신경쓰지 못할 것이 자명했으므로 한국은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대한제국 수립 이전에도 중립국화 여론은 있었지만, 한국의 위치상 결과적으로 불가능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도 전 역사를 잊은 민족~하면서 왜 그 역사가 생긴 전후 사정에 대해선 진지하게 다루지 않았을까, 진정한 보수~거리면서 그 진정한 보수가 국수주의인 거랑 국수주의가 꼭 사전적 의미의 우파에서만 나타난다고 확언할 수 있는가 여부, 외교 관련 사항마다 국익을 위해서라고 정파에 상관없이 말은 그렇게 하지만 막상 국내정치에 그걸 어떻게 활용할 생각만 우선시했을까, 왜 한 번도 다른 나라를 침략한 적 없는~이란 일제가 씌운 자기연민에 쉽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나를 곱씹어 뵜는데 이번에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네요. 책에서 나온 표현을 인용하자면 한반도 천동설이었던 겁니다. 외교는 명분과 실리가 같이 가게 마련이고 국내용 논리로는 외국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도요. 쉽게 말해 소위 체리피킹이 불가능하고 상호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얼마나 되는가를 계산할 능력이 중요합니다. 즉 안미경중은 사드 배치와 함께 끝났고 거기에 맞춰 사고를 바꿔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거사 문제는 중요하지 않단 얘기냐?가 나올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선 다루고자 하는 주제가 아니었기에 언급은 없지만 국내에선 교육을 통해 꾸준히 기억하면서 대화의 여지는 계속 남겨둬야 한다고 전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한국과의 교류는 계속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 시큰둥한 건 구 식민종주국으로서의 우월감과 한때 식민지였던 한국이 일본과 맞먹는 국력과 민주주의를 갖췄다는 것에 대한 질투 외에도 정책 연속성에 대한 불만도 있다고 전 봅니다.
자민당 우위 구조가 오래 가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보수양당이 1987년 이후 5년에서 10년 주기로 돌아가며 집권하되 일본과의 연계를 중시하는 민자당계(24년 기준 국힘)와 달리 민주당은 일본과 친하진 않으니 지금 윤석열이 일본에 우호적이라 해도 나중에 민주당으로 교체될 경우 국힘의 한미일 공조 강화정책을 민주당이 그대로 승계한다는 보장이 적어도 그네들 관점에선 없기 때문입니다. 이미 박근혜 때 위안부 합의를 통해 한국의 이의제기를 막았음에도 합의 자체의 하자와 박근혜의 탄핵으로 인해 문재인이 깔끔하게 무시한 사례가 있습니다. 민감한 소재를 양국 정상끼리 만나서 합의한 걸로 퉁치려는 박근혜와 아베의 태도 때문에 사문화된 게 오히려 잘 된 거지만요.
그렇다고 기분나쁘다는 이유로 일본과의 교류를 단절하는 건 최하책입니다. 비행기나 배 타고 한시간 거리에 있는 나라가 일본인데 김정은이 휴전선으로 막힌 남한 문화를 막겠답시고 코로나를 핑계로 쇄국을 했음에도 처벌수위를 계속 올리고 우리끼리 살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남조선'에 대한 자신감이 없고 속으로는 무서워한다는 뜻입니다. 베를린 장벽을 세운 나라가 서독이 아니라 동독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교류를 통해 모르는 부분을 채우면서 일본의 양심세력들과 연대하는 게 낫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이 책에서도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 가며 풀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논지를 펼치기도 하고요.
책의 결론을 정리하자면 한국이 대미교섭 능력을 키우려면 북한 일변도 정책 및 약소국에서 중견국으로 올라온 현실에 맞춰 국제정세를 읽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입니다.
첫댓글 좋은 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한국, 특히 한국 보수들은 지나치게 고립주의적이거나 고립적 시야가 강합니다. 한반도 이외의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나치게 피상적이고 단순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죠. 이는 언론 역시 마찬가진데, 한국 종이 신문들이 해외, 특히 미국 쪽에 주재원, 특파원 안 보낸지 꽤 됐다고 하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미국 쪽에서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정보를 받아올 수 있는 소위 빨대(정보원, 소스)가 없다는 소리고 그저 구글링을 해서 얻는 정보로는 한계가 지나치게 명확합니다. 속도도 속도지만 퀄리티와 정확성 역시 뒤떨어질 수밖에 없죠. 이는 필연적으로 한국의 세계(미국 등)에 대한 이해의 저해로 이어집니다. 한국이 10년 전과는 다른 위상과 국력을 가진 국가인만큼 세계에서 자기 역할과 역량을 보여줘야 하며(단지 현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몰이해와 노력의 부재는 한국이 준비는 되어 있으면서 스스로 성장하려 하지 않는 수동성으로 이해되죠. 미국 같은 국가는 그런 나라를 어린애처럼 볼 거고 당연히 무시할 겁니다. 그게 마땅히 받아야할 태도이기 때문에요.
국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록 한국은 세계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행위, 어떤 발언을 해야할 지 제대로 판단할 수 없고 몇번 똥볼을 차게 된다면 당연히 뭔가 하려 하지 않는 상태가 될 겁니다. 그건 당연히 국제적 위상과 입지의 약화를 불어 일으킬 것이고, 국제관계 속에서 발생하고 사라지고 뒤바뀔 수 있는 국익의 상실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데 자기 안전을 챙길 수 없고 돈도 못 벌죠. 그냥 굴러 떨어지는 것만 받아먹는 신세나 되지 않으면 다행일 겁니다.
좌우 양쪽 다 그런 성향이 있는데 한국은 말씀대로 우파 집권기간이 더 길고(여기서 좌/우파는 한국이 보수 양당체제다 보니 찐 좌파는 발붙이기 힘들어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인다는 쪽입니다), 해방 및 정부수립 이후에야 정말 여력이 없었으니 넘어가서 직선제 이후부터 기준을 잡아도 노태우의 북방정책이나 박근혜의 대중외교를 통한 대북고립 시도처럼 전향적인 시도는 몇 번 있었지만 박근혜의 경우 아시다시피 실패했죠. 그때가 중국이 튀기 시작한 때이기도 해서... 민주당 쪽에서도 당장 대중무역에서 흑자를 본 기간이 길다며 중국이랑 멀어지면 굷어죽는다고 겁주는 경향이 있더군요.
본론으로 돌아오면 북한 문제를 내치 문제에 포함시켜 다룬 기간이 길다 보니 외교에서 다른 문제가 뒷전이 되기 쉬운데, 나라 체급에 맞게 발언권을 높이고 싶다면 국제개발협력 같은 사업에 많이 참여하고 서방진영과도 연대하면서 유럽/미국/일본의 나쁜 버릇은 배우면 안됩니다. 특히 똥남아 거리는 거요. 벌써부터 국힘에선 한동훈의 이민청 추진으로 값싼 인력 수급할 궁리만 하는데 그렇게 인력수출하는 나라인 필리핀이랑 인도네시아가 그들보다 잘 사는 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에게 괄시받는 중이고
괄시받는 원인이 민족감정 외에도 경제적 문제가 큰데 간단하게 말해 못산다고 무시하는 거죠. 신남방정책이든 한류든 그런 졸부 이미지가 커지면 곤란하니까요.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세상에 공짜는 없고 서로 주고받는 관계니 우리 좋을 대로만 생각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되짚어보게 되네요. 책이 미국을 다루다 보니 미국 얘기 위주로 나오는데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생각해 볼 수 있고요.
외교제로 바이든 4년 더하기 vs 대놓고 고립주의 트럼프 재림하기 상황에서 이 의견이 얼마나 유용할진?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장은 날것 그대로 현장에서 모인 정보를 윗선에서 진영논리에 따라 왜곡해서 받아들이는 병폐를 비판하고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초기에 트럼프가 남한 편의를 좀 봐줬다고 해서 막연히 트럼프를 좋게 보는 경향이 국내에 있는 건 맞는데 말씀대로 트럼프는 미국우선주의를 임기 내내 내세웠죠. 바이든은 자기 딴엔 우방국들이랑 연대한다고 하는데 진행상황이 시원찮죠. 하지만 대중견제라는 목표는 두명 다 일치합니다. 당장 한국만 해도 대통령과 집권당이 바뀔 때마다 전임자 정책 엎는 사례가 방향은 둘째치고 많은데 말이죠.
즉 이 책의 주장이 만점 정답지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국제적 안목을 키우고 우리 좋을 대로만 해석하는 습관(책에서 표현하는 한반도 천동설)을 고쳐야 한다는 견해는 되짚어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전 봅니다.
@견환 묘하게 성리학적 관념이 질기게 남아있는 국내 풍토에서 이걸 고칠려면 해야할게 첩첩산중이라 한숨이 나오긴 하는데 이런 의견자체는 많이 나와야 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