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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 대매물도
장군봉 산행지도
대매물도(大每勿島)
돌미역으로 고소득을 올리는 섬
목차
1. 대매물도 개요
2. 첫 번째 당금마을
3. 탐방로 해품길을 따라서
4. 후박나무군락지 대항마을
5. 대매물도를 떠나면서
6. 대매물도 볼거리 : 통영 매물도 후박나무(경남기념물 제214호)
대매물도 개요
면적 1.406km2, 해안선 길이 5.5km, 섬 중앙에 솟아 있는 장군봉(210m)이 최고점이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27km 떨어져 있다. 매물도는 본섬인 대매물도와 소매물도 그리고 등대섬으로 이뤄져 있다.
본섬인 대매물도에는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에 68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근해에서는 가자미 · 도미 등이 잡히며, 자연산 김 · 미역 · 조개류 등이 채취된다. 이 지역에서는 대매물도라고 부르지 않고 일반적으로 매물도라고 부른다.
1810년경 고성에서 이주민들이 들어와 정착하기 시작했으며 마을은 서쪽과 서북부 해안에 집중되어 있다. 배에서 바라보는 마을은 한쪽에 모여 있어 아늑하다. 양쪽 낮은 산 안부지점 해당되는 곳에 집중되어 있다.
그것도 사람이 사는 가정집들은 한 단계 높은 지대에 위치해 있다. 물양장 쪽에 있는 건물들은 매점과 상가 등이다. 아마도 태풍으로 인한 피해방지의 방편일 것이다.
매물도(每勿島), 이름이 희한하고 특이하다. 역시 생김새에 의해 섬의 이름이 붙여지는데 매물도는 섬의 생김새가 군마의 형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마미도’라 불렸으며 경상도에서는 ‘아’를 ‘애’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어 매물도가 되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유래는강한 해풍과 비옥하지 못한 농지 사정 때문에 메밀을 많이 심어 매물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온다. 민요 만선이 전해지며, 여객선이 먼저 닿는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의 동제는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첫 번째 당금마을
매물도는 통영시 소속으로 통영항 남동쪽에 위치해 있다. 여객선으로 1시간 40분 거리이나, 거제시 저구항에서 30분이면 족하다. 여객선은 통영항에서 하루 3차례(오전 7시, 11시, 오후 2시 30분), 거제 저구항에서 4차례(오전 8시 30분, 11시, 오후 1시 30분, 3시 30분) 운항한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을 떠난 여객선은 유명한 관광지인 비진도의 내항마을과 외항마을을 정박 한 뒤에 매물도와 최종 종착지인 소매물도에 도착한다. 비진도를 지나면 오른쪽에는 오곡도가 보이고, 배우 엄태웅의 칠성사이다 광고 촬영으로 유명해진 무인도 소지도가 나타난다.
여객선이 소매물도에 먼저 들른 후에 대매물도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시간 40분이다. 짧지 않은 시간이지만 한려수도의 수많은 섬들을 구경하면서 바다를 달려가기에 지루할 틈이 없다.
매물도는 동생격인 소매물도에 가려서 철저하게 외면당한 섬이었다. 이를 반영이나 하듯이 여객선에 탔던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소매물도에서 내린다. 하지만 몇 년 사이 매물도는 마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탐방로와 해품길을 만들어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매물도는 소매물도에 비교해서 조금 덜 알려졌을 뿐인데 섬의 크기나 기암괴석, 탐방로 등은 결코 동생에게 뒤지지 않는다.
당금마을 앞바다에서 바라본 매물도는 현대와 고전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펜션과 섬마을 어촌의 집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당금마을은 중국의 당나라의 비단처럼 자연경관이 수려하다고 해 당금(唐錦)이라 했다. 당금마을의 최고 농사는 질 좋은 미역이다. 미역철이 되면 당금마을에서는 흑갈색 미역을 말리는 진풍경을 연출한다.
매물도는 외해에 속하여 청정해역이기에 꾼들에게도 잘 알려진 바다낚시 명소이다. 매물도 당금마을은 낚시 외에 스킨스쿠버 체험을 하는 곳도 있다. 장비 일체를 빌려 주는데, 육상 교육을 마친 후에 바다 속으로 들어가 체험을 한다.
산소통을 짊어지고 들어가면 독립문처럼 생긴 커다란 수중 아치 2개가 매우 아름답다고 한다. 다이빙을 하기에 적당한 시기는 시야가 잘 나오는 5월부터 11월까지라고 한다.
매물도는 두 개의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대부분 섬의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북쪽에 위치한 마을이 당금마을이다. 옆으로 긴 방파제가 보이고 방파제 끝자락에는 빨간 등대가 있다. 방파제 밖으로는 온통 테트라포트뿐이다.
빨간 등대가 있는 방파제를 지나면 왼쪽으로 하얀 등주가 보인다. 그리고 등주가 있는 방파제는 짧은 편이다. 서방파제가 항구를 보호하고 있다. 항구 시설이 잘 되어 있고, 한쪽 공터에는 벤치시설과 함께 공원처럼 단장된 곳도 있다. 그 한쪽에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는데 철제탑과 더불어 특이한 재료로 만든 여인상이다.
이 외에도 당금마을에 도착하면 ‘바다꿈나무’라는 이름의 돌과 나무로 만들어진 해달바다수달과 다양한 조형물을 물양장에 세워 놓아 다소 생뚱맞지만 정겹게 느껴졌다. 지난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후 설치된 작품들로 사단법인 ‘다움’과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한 결과다.
당금마을 물양장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두 길이다. 왼쪽과 오른쪽 방향이 그것이다. 왼쪽 마을 가는 길 입구에는 매물도 다이빙클럽이 사용하는 야외 공간이 있고 그 뒤로 건물 한 채가 있다. 그 맞은편 쌈지공원 앞에 매물도 안내도가 세워져 있다. 탐방로 안내도다.
200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탐방로는 대매물도를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당금마을에서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5.2km 정도 이어진다. ‘당금마을’이라는 마을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매물도의 탐방로는 어머니의 품속 같은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해품길'이라 명명했다. 해품길은 당금마을과 대항마을 등 어디에서나 출발해도 서로 길이 연결된다. 탐방로는 선착장부터 길바닥에 그어진 파란 선을 따라가면 된다. 이정표와 안내판이 곳곳에 잘 정비돼 있다.
‘당금마을’이라는 마을표지석에서 서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당금안내소가 있다. 건물 자체는 하나인데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화장실과 안내소 그리고 매점(구판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마을로 가는 길이 나타나고 그 입구에 발전소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발전소는 섬의 북쪽으로 있다. 이 오르막길을 가면 입구 왼쪽 모퉁이에 조그마한 ‘충효’탑이 있다. 이 앞에서 오른쪽으로 골목길이 있다.
골목에서 얼마 올라가지 않아 담장에 ‘샘이 솟는 집’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두레박을 붙여놓은 조형물이 있다. 이 집 위로 커다란 바위가 있다. 주변에 나지막한 돌담을 쌓고 앞에는 대를 만들어 놓았다. 바위 아래에는 틈 사이로 우물을 만들어 두었다. 이곳을 지나 계속 오르막길을 오르면 사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돌담으로 된 집에는 ‘마음편한 집’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마을의 담장에는 이처럼 각종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동백꽃 피는 집’이라는 현판은 간판을 대신하고 있다. 이 집의 민박 이름인 셈이다. 그리고 ‘물의 순환’에 대한 내용으로 긴 나무에 다양한 이야기가 새겨진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일종의 스토리텔링이다.
섬 마을 주민들의 삶을 표현해 놓은 조형물은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대매물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섬마을 옛집’ ‘어부의 집’ ‘무지개 노는 집’ 등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민박집 앞 문패들도 볼거리이다.
매물도 교회 뒤로 기둥이 있는 출입구를 가진 공간이 나타난다. 오른쪽에는 큰 건물이 있고 왼쪽에는 작은 건물이 있다. 왼쪽 기둥 넝쿨로 뒤덮인 아크릴에 새겨진 교적비가 눈에 들어온다. 1963년부터 2005년까지 43년간 유지되었다가 지금은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매물도분교에 대한 안내문이었다. 매물분교는 당금과 대항마을 아이들이 공부했던 학교다.
교문을 들어서면 넓은 초원이 펼쳐진다. 능선 위에 조성된 학교라 조망이 좋다. 오른쪽 긴 건물은 교사로 사용되었는데 지금은 외지인들의 숙박시설로 활용되고 있었다. 운동장 왼쪽에는 사방이 트인 건물을 만들어 그 위에서 바비큐 등을 해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고, 오른쪽에는 예전의 그 모습대로 학교 시설물들이 있다. 운동장 끝단으로 가면 앞으로 확 트인 바다다. 여기서 보는 바다는 말 그대로 망망대해다. 먼 외해에 위치한 탓이다.
가파른 길을 따라 내려서면 조그마한 해안에 몽돌해수욕장이 있다. 아기자기한 몽돌해수욕장의 기암괴석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어 운치가 있다. 서쪽 해안을 제외하면 대부분 암석해안을 이루어 곳곳에 해식애가 발달하였다.
탐방로 해품길을 따라서
매물도의 해품길은 5.2km이다. 소매물도 등대길 3.1km, 비진도 산호길 4.8km, 한산도 역사길 12km, 미륵도 달아길 14km, 연대도 지겟길 2.3km이다. 이런 길들은 새롭게 조성한 것이 아니라 예전에 주민들이 산에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나 이웃 동네로 가던 길을 활용하여 조성한 것이다.
당금마을 매물분교에서부터 탐방로가 시작된다. 앞으로는 해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목재로 된 데크 시설이 있다. 여기서 좌우로 보면 낮은 봉우리를 거느린 지점이다. 왼쪽 발전소가 있는 작은 봉우리 정상에는 당금 전망대가 있다.
파고라 형태의 당금마을 전망대는 당금마을 선착장에서 10분만 오르면 닿는다. 바로 앞에 어유도와 가왕도, 장사도, 죽도, 비진도를 비롯해 한산도와 통영의 미륵도까지 펼쳐지는 풍경에 관광객들은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다. 동쪽으로 눈을 돌리면 거제도의 망산, 소대병대도와 거제도 해금강까지도 잘 조망된다.
당금마을 북동쪽 앞바다에는 어유도와 매섬이 있다. 어유도는 ‘어리섬’이라고도 불리며 유달리 고기가 많아서 유래된 지명이다. 어유도는 1973년도에 5가구 28명이 산 적이 있으나 1976년 정부의 이주 정책에 따라 현재는 무인도가 됐다.
어유도 앞의 매섬은 자그마한 섬으로, 어유도의 물고기를 노리는 매를 닮았다 해 ‘매섬’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당금 전망대를 내려와 매물도분교장을 지나가면 본격적으로 해품길이 시작된다.
해품길은 자연 그대로 보존된 정다운 산책로이다.산길을 돌아서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해안절경이 탐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동백터널을 지나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면 바다가 펼쳐지고, 앞쪽에는 기암 괴석과 낭떠러지 절벽, 장군봉이 우뚝 솟아 있다.
전망대에서 능선길을 따라 대항마을로 내려갔다가 다시 장군봉전망대로 오르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 오르는 길에서 소매물도와 꼬들개, 가익도, 대항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에 올라서면 군부대가 철수한 곳에 전망대가 있다.
2007년 9월 매물도 장군봉 정상에 남아있던 해군 군사시설을 철거했다. 소매물도와 그 너머에 있는 등대섬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장군봉 전망대 바로 옆에는 바위굴이 있는데 이 굴은 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섬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하여 대포진지로 만든 것이다. 일제는 매물도와 지심도 등에도 포진지를 팠다. 우리 산하에는 이처럼 오랜 세월이 흘러가도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가 곳곳 남아 있다.
장군봉에서 섬의 뒷길을 따라서 꼬돌개로 넘어간다. 산길은 온통 억새풀과 야생화가 만발하여 피곤함을 잊고 내려왔다. 꼬돌개는 소매물도와는 730m 거리로 노을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지만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은 대항마을의 남서쪽 끝에 있다.
1810년경에 1차로 비어 있던 이곳에 초창기 이주민들이 들어와 전답을 개간하고 해초를 채취했다. 또한 고기를 잡고 살았지만 계속된 흉년과 괴질로 1825년에 정착민 전원이 사망하였다. 뭍에서는 도저히 먹고 살 방법이 없어서 돛단배를 타고 망망대해의 매물도에까지 들어 온 주민들이었다.
이들은 어느 정도 기반을 잡고 살 만하다 싶었는데 콜레라가 돌아서 결국 첫번째 이주민들은 전원 사망했다. 괴질로 인해 한 사람도 살아남지 못하자 한꺼번에 꼬돌아졌다(꼬꾸라졌다, 쓰러졌다) 해서 생긴 지명이 꼬돌개다.
이후 1869년에 2차로 고성과 사천 등지에서 이곳으로 들어와 살았다. 지금도 꼬돌개에는 일차 정착민이 살았던 집터와 구들장 등 생활 도구가 발견된다고한다. 곳곳에 남아 있는 이분들의 당시 흔적을 재현하여 역사 자료를 만들어 놓으면 하는 바람이다.
폐촌이 된 꼬돌개에서 대항마을로 이어진 오솔길은 그야말로 옛날 길이다. 겨우 두 뼘 남짓한 좁고 구불구불한 흙길이다. 이런 흙길을 걷는 것 자체로도 기분이 상쾌하다. 이런 길이 진짜 길이다. 앞으로 이 길은 사라진 꼬돌개마을과 함께 이 섬의 보물로 등장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후박나무군락지 대항마을
대항마을에 들어서면 야트막한 집들의 지붕들이 눈에 들어온다. 집들은 줄줄이 이어진다. 담장에 민박집의 위치를 표시해둔 민박집 안내도와 함께 그 옆에는 ‘매물도 생활민박’이라는 다양한 이야기가 새겨진 긴 메뉴판이 부착되어 있다. 그 옆으로는 ‘그림 같은 집’이라는 문패가 부착되어 있다.
삼거리 오른쪽 내리막은 선착장 가는 길인데 오른쪽으로 모노레일이 있다. KTF에서 2005년에 기증한 것으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모노레일이다. 제법 긴 수레가 대기 중이다. 모노레일 옆의 집은 민박집으로 역시 2층으로 된 조립식 주택이다.
제법 높은 옹벽 위에 지은 민박집으로 ‘섬 이야기 듣는 집’이라고 한다. 그 옆 돌담에는 ‘산과 바다 좋은 대항마을’이라는 글귀와 함께 약도를 그려놓았고, 그 위로 ‘물 탱크 이야기 담다 물과 생활’이란 글귀와 함께 그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새긴 게시판이 있다.
여기서 남동쪽 진행 방향으로 집들이 연결되는데 대부분이 민박을 하고 있다. 특히 당금마을에 비해 이곳 대항마을에 민박집이 많다. 골목길도 당금마을에 비하면 아주 단순하고 마을도 두 구역으로 나누어진다. 윗길로 계속 가면 오른쪽 아랫집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빨간 고추가 널려 있고, 왼쪽에 ‘섬 예술가의 집’이 있으며, 그 옆의 집에는 ‘갱번’에 대한 설명을 새긴 팻말이 부착되어 있다.
길은 계속 남서쪽으로 이어진다. 주변에 집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폐가이자 흉가이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왼쪽으로 계단길이 나온다. 이곳이 후박나무군락지로 가는 길이다. 경남기념물(제214호)로 지정된 소위 지방문화재인 매물도 후박나무군락지이다.
계단을 타고 오르면 뒤의 돌 축대 위로 건물 한 채가 있고, 그 왼쪽 아래 숲으로 이어지는 샛길이 있다. 여기서 100m 지점이다. 잡초로 길은 사라져버린 상태다.
이곳의 후박나무는 추정 수령이 300여 년으로, 가슴높이 둘레 3.90m, 높이 약 22m이다. 지상 1.5m 부위에서 수간이 두 갈래로 갈라졌는데 북쪽 수간의 둘레 2.48m, 남쪽 수간의 둘레 2.60m이고, 수관 너비는 동 10.0m, 서 8.0m, 남 14.0m, 북 8.0m로 뻗어 있으며 생육상태가 양호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높이 4m, 너비 3m의 바위와 함께 마을의 수호신으로 섬겨지는 당산목이다. 이 후박나무는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마을의 젊은이들이 군에 입대하거나 멀리 외지로 갈 때는 언제나 이곳에 와서 무사하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정월 보름에 집안에서 궂은일을 당하지 않은 마을사람을 제관으로 선정하여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가 끝나면 온 마을 사람들이 풍물을 울리면서 집집마다 돌아가며 지신밟기를 한다.
마을 중간에서 선착장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걸어 대항마을 선착장의 남쪽 해안에 이르면, 방파제 입구에 물이 떨어지는 바위가 있다. 자연수다. 해안도로 오른쪽 축대는 일부가 붕괴되어 있었다. 해안도로 오른쪽으로 3미터 이상 되는 축대를 쌓고 그 위에 건물을 지었다. 당금마을과 같은 대항안내소다. 이곳 역시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화장실과 안내소 그리고 구판장이다. 그러나 구판장과 안내소는 문이 닫혀 있다.
대항마을에는 장군봉에 대한 안내문이 다음과 같이 쓰여 있다. ‘장군봉은 매물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장군이 군마를 타고 있는 형상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정상 아래에는 산신제를 지낸 제단이 있으며 정상 부근에는 일본군들이 포진지로 구축한 여섯 개의 동굴이 있다고 한다.
대매물도를 떠나면서
통영 앞바다의 매물도는 오랫동안 소매물도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곳이다. 1년에 소매물도를 찾는 관광객이 40만 명으로 통영 최고의 섬으로 자리했다. 소매물도를 방문해도 매물도는 그냥 외면해 버린다. 그러나 매물도의 풍광은 소매물도 못지않게 참으로 아름답고 향기로웠다.
매물도는 낚시 체험 외에 특이하게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스킨스쿠버 체험도 할 수 있다. 장비 일체를 대여해 주는데, 산소통을 허리에 짊어지고 들어가 해삼과 고기를 잡는 이색적인 여행이다.
매물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해품길을 따라서 장군봉에 올라서는 것이다. 여기서 소매물도와 등대섬 그리고 사방으로 별처럼 흩어져 있는 한려수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매물도의 일몰 명소인 꼬돌개가 소매물도와 지척의 거리에 있다.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이곳에 그때의 섬집과 우물, 농기구 등을 전시했으면 한다. 매물도에는 4시간이 걸리는 둘레길이 있는데 사정에 따라 1시간 코스로 단축할 수도 있다. 해품길은 당금마을 선착장을 출발해 골목길~발전소와 전망대~폐교~옛소풍터~장군봉 군마상~대항마을 섬뒷길~꼬들개~대항마을 안길 코스다. 소매물도에 찾아온 관광객들이 매물도를 보고 간다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대매물도의 볼거리 통영 매물도 후박나무(경남기념물 제214호)
대항마을에 있는 이 나무는 수령이 300여 년 정도 되었다. 바로 옆에 위치한 높이 4m, 너비 3m의 바위와 함께 마을의 수호신으로 섬기는 당산목이다. 이 마을의 사람들이 외지로 갈 때는 언제나 이곳에 와서 무사하기를 기원한다고 한다.
통영시 소매물도
[망태봉&등대섬] 산행지도
- 소매물도 -
영화 ‘남자 태어나다’ 의 배경은 소매물도다. 세간에 입에 오르내리기도 전에 간판을 내렸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섬의 풍광에 눈을 떼지 못한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 쪽빛바다에 우뚝 솟은 기암절벽, 까마득한 벼랑에 힘들게 서있는 노송, 바위산 기슭에 외롭게 붙어있는 집 몇 채와 갈매기. 달력 속 그림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하얀 등대 하나.
소매물도는 세파에 때묻지 않은 섬이다. 그래서 섬다운 섬이다. 인근의 한산도, 비진도, 연화도가 잘 정리된 가공의 느낌을 준다면 소매물도는 날것 그대로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달려드는 파도, 바닷내음을 가득 안고 뱉어내는 구릉의 들풀들, 깎아지른 듯 바닷가에 서 있는 해벽들, 정겹기 그지없는 촌부들. 어느 하나 버릴 게 없다.
소매물도를 가려면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한다. 대략 1시간 30분 가량. 여객선에는 섬을 오가는 아줌마들로 만원이다. 나일론 끄나풀로 묶은 나물꾸러미에 오색천으로 싼 짐이 군데군데 널려있다. 누가 누구의 짐인지 분간조차 힘들다. 그런데 누구 하나 신경쓰지 않는다. 옆집 개가 강아지를 낳았다느니, 요즘 고기가 안 잡혀 걱정이라느니, 대처로 공부간 아들놈이 힘들어한다느니…. 배 안은 금새 시끌벅적하다. 꼭 시장판같다.
소매물도의 앞쪽만 보면 일반 섬과 별반 차이가 없다. 아니 더 실망스럽다. 경사 30∼40도가 되는 벼랑을 따라 방 두어 칸밖에 없는 집들이 박혀있다. 이상한 것은 빛 바랜 슬레이트 지붕 위에 폐타이어가 널려 있다. 바람이 심해 지붕이 날아갈까봐 이 기기묘묘한 형상이 빚어졌다고 한다. 전에는 바다에서 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했는데, 섬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민박으로 재미를 본다. 본업을 팽개치고 쉽게 돈버는 방법을 찾았다고나 할까.
소매물도 정상인 망태봉까지는 선창에서 30분 가량 걸린다. 높이는 고작 120m밖에 되지 않는다. 마을 옆으로 난 조그마한 오솔길을 따라 오르면 정상 부근에 폐교를 만나게 된다. 잡초가 웃자라 무릎까지 오는 교정에 들어서면 감회가 새롭다. 이곳에서 배움의 열의를 태웠을 학생들이 얼굴이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정상에서는 대매물도와 한산도 등 통영 주변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까지 훤히 바라다 보인다. 섬의 남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앞으로 왔다가 뒤로 밀려가는 바다의 거친 물살이 손에 잡힐 듯하다.
등대섬으로 향하는 길의 풍광은 예술이다.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아 자연이 훼손된 흔적이 없다. 수면 위로 솟아오른 기암괴석에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파도는 연신 절벽을 집어삼킬 듯 으르렁거리고, 수천길 낭떠러지에 허물어진 해벽들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멀리 통통배가 포말을 일으키며 검푸른 바다에 선을 긋는다.
등대섬은 경사가 급한 초지. 2천평 남짓한 등대섬은 주변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그동안 각종 영화와 CF 촬영의 단골무대다. 그 풍광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등대섬으로 가려면 물이 빠지는 썰물을 기다려야 한다. 자갈바닥이 드러나는데, 이 때는 여행객들이 고동 잡느라고 난리다. 밀물 때엔 배를 빌려 타고 건너 들어가야 한다. 등대섬은 등대 옆의 벼랑 위에만 몇 그루의 해송이 자랄 뿐이다. 서북쪽으로 완만하게 흘러내린 비탈은 온통 풀밭이다. 가을에는 들국화가 만발해 보기 좋다고 한다.
소매물도 여행의 백미는 배로 하는 섬 일주
등대섬을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소매물도의 아름다움을 거의 살핀 셈이지만, 배를 타고 섬을 돌아봐야만 딴 데 가서도 “소매물도를 봤다”고 말할수 있다. 모터보트를 타고 섬을 한바퀴 둘러보는 데는 겨우 30분쯤 걸리지만 그 감동은 30년간 잊히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각인될 것이다.
배일주 포인트는 역시 등대섬 남쪽. 중국 진시황의 명령으로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이곳에 들른 서불 일행이 글을 남겼다는 전설이 전하는 글씽이바위와 그 둘레로 솟은 용바위, 부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 등이 저마다의 전설과 사연을 들려준다. 글씽이 동굴을 통과할 때는 거제 해금강이 부럽지 않다. 등대섬 선착장에서 김충근씨(055-642-9888) 등에게 전화를 하면 배를 몰고 오는데, 그 배를 타고 섬을 둘러보면 된다. 1인당 5,000원~1만원.
소매물도에는 없는 게 너무 많다. 자동차는 고사하고라도 그 흔한 자전거도 없다. 섬의 유일한 분교는 이미 8년전 문을 닫아 먼지만 수북하다. 식당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먹거리는 섬주민들의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놔달라고 부탁하거나, 가게를 찾아 컵라면으로 때워야 한다. 구멍가게에는 물건도 별로 없다. 그래서 편안함에 익숙해진 도회지 사람들에겐 불편하다.
소매물도엔 있는 것 또한 많다. 쪽빛 바다와 푸른 초원, 그 초원 위에 오뚝 솟은 새하얀 등대, 수평선 쪽으로 뭉게구름을 한가롭게 띄워 보내고 있는 하늘, 이들이 그려주는 수채화는 잿빛에 익숙해진 도회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여기에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회는 보너스다.
찾아가는 길
◇ 자가용 = 대전∼진주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진주분기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순천쪽으로 가다 사천IC에서 빠진다. 고성방향으로 가다가 국도 14번을 타면 통영으로 갈 수 있다. 통영 해안도로로 접어들면 여객선 터미널 이정표가 보인다.
◇ 대중교통 =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통영행 고속버스가 하루 10여차례 다닌다.
◇ 비행기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김포공항∼사천공항을 하루 7차례 왕복 운항한다. 사천공항에서 통영까지는 리무진버스로 1시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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