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북한산과 한양도성전’을 마치고...
오늘 전시를 마치고 작품을 철수해 왔다. 그동안 개인전을 많이 한 편이라 전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감이 있지만 이번에는 평소보다 힘이 많이 들었다. 우선 이번에는 전시에 맞춰 준비할 일이 많았다. 먼저 ‘북한산과 한양도성’ 이라는 전시 주제의 범위가 넓어서 그에 걸맞은 작품들을 제작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고 전시장 규모와 공간 형태에 따라 작품을 배치하는 데도 세심한 검토가 필요했다. 그리고 전시 개막일에 맞춰 「현장의 필치로 담아낸 ‘북한산과 한양도성’」 과 시집 「삶 그리고 산책」 등 두 권의 책을 출판하는데도 많은 신경이 쓰였다.
작품 설치를 한 4일 병원 예약이 있어 다녀오다 보니 설치할 시간이 늦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오후 7시에 인사아트센타 전체의 보안 장치가 가동되도록 되어 있어 설치를 마치지 못하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작품을 설치하느라 피곤한 생태였는데 저녁에 늦게까지 술자리에 붙들리면서 몸살이 생겼다.
개막일인 5일 오전, 전날 다 마치지 못한 작품들을 걸고 설명글도 부착하며 준비를 마쳤다. 점심때 하얀나비 팬 카페에서 보낸 큰 화분이 도착했다. 그리고 연달아 몇 개의 화분이 들어왔다.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전시 개막 행사용 물품들을 구입해 다시 전시장에 들어서니 몇 분의 손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5시가 넘자 개막시간에 맞춰 많은 손님들이 오셨다. 하얀나비 팬카페 제비꽃 지기님과 운영위원인 블루버드님, 그림벨트 님이 함께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어제 과로에다 오전까지 작품 설치를 하느라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되었다.
5시 30분 장내 정리를 하고 개막 테이프 커팅을 했다. 개막 커팅식에는 최영화, 김윤화, 백진, 신항섭, 제비꽃, 최철호, 장광팔, 윤원석, 강성익, 이상해, 강석빈, 이영복, 이태은, 홍순명, 정봉희 교수 님이 함께 했다.
이어 사회를 맡은 이성규님이 작가 인사말을 듣겠다고 했다. 앞으로 나가 요새 생긴 코로나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와 추운 날씨에 많이 참석해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했다. 나는 명당의 길지로 꼽히는 한양의 입지에 주목하면서 한양도성과 북한산을 지난 10여 년간 모두 실경으로 그리고자 해왔다. 그리고 이렇게 한 자리에 펼쳐 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 감회로웠다.
이어서 내빈 소개를 했다. 그동안 나의 작업에 계속해서 평론을 써 주신 미술평론가 신항섭 선생님과 미술협회 고문이신 원로화가 이영복 선생님,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 및 서울대학교 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서울대 건축학과 전봉희 교수님, 삼육대학교 건축학과 명예교수이며 목사이신 홍순명 교수님, 아키비젼 앙가주망 대표이신 건축가 최승원 선생님, 삼육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건축가, 시인인 이태은 교수님, 일산 신도제일교회 유재덕 원로 목사님, 강성익 전 건축연합회회장님, 윤원석 원로건축사님, 강석빈 구조기술사회 전 감사님. 경규관 교장선생님. 권문성 성균관대 건축학부 교수님, 서양화가 백진 선생님, 조각가 김윤화 선생님 등을 소개했다.
다음으로 내빈 축사가 진행되었다. 먼저 신항섭 선생님이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여 기존 수묵화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전봉희 교수님은 언제 이랗게 많은 작업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전시 작품들 가운데 건물 그림보다 산이 더 좋다고 했다. 홍순명 교수는 자신의 정년 퇴임식때 내게 불암산 그림을 선물로 받은 것을 예기하면서 독특한 필체의 힘이 느껴지는 훌륭한 그림들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영복 선생님은 옛 성현의 고사를 인용해서 자신만의 필법을 갈고 닦다보면 새로운 길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 시집을 내면서 상의 드렸던 최승원 선생님은 옛 선조들처럼 문집을 내게 된 것을 의미 있게 여긴다고 했다. 그리고 이태은 교수님은 같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지가 20년이 넘는 지기라고 하면서 함께 해외 답사를 할 때 보면 행동이 무척 빠른데 앞으로는 천천히 함께 가자고 하며 웃었다. 건축가미술전 등에서 몇 차례 함께 전시를 하기도 했던 강성익 회장님은 지난 추억들을 예기 하면서 이번 전시가 대단하다고 했다. 그리고 개막 전날 인사동에서 인사를 나눈 장광팔 선생님은 자신의 지기인 최철호 선생님이 한양도성 연구와 강의를 많이 해서 소개해주고 싶어 왔다고 했다. 장광팔 선생님은 고 장소팔 선생님의 아들인데 부친과 외모가 닮아서 모인 분들이 똑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유재덕 목사님은 작년 가을에 고양2019 바람누리길 30km완주 걷기 대회 때 참가해 인사를 나누었는데 북한산과 고양시의 연관성이 매우 커서 고양시민들이 북한산을 매우 사랑한다고 했다. 그 분은 86세 나이에도 불구하고 매우 건강하셔서 고양시걷기연맹 총재를 맡고 있다.
말씀을 들은 후 다과를 하면서 행사를 마쳤다. 손님들에게 저녁식사를 대접하려고 했는데 선약이 있어 먼저 가시는 손님들이 많아서 배웅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은 홍순명, 유재덕, 장광팔, 최부득 선생님과 식당으로 이동해 즐거운 분위기 속에 저녁을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유재덕 목사님이 꼭 자신이 내고 싶으시다 며 계산을 했다. 귀가하는 발길이 매우 차가웠다.
○ 2월 6일(목)
오전에 고양시 윤병열 문화유산과장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느냐고 해서 11시에 만나기로 했다. 어제 고양신문의 유경종 기자가 그 분이 내일 전시장에 갈 테니 만나보라고 했었다. 전시장으로 나가 윤과장님과 함께 온 김수현 학예연구사와 인사를 나누고 전시 작품을 둘러보며 설명을 해 주었다. 그 분이 일산꽃박람회 기간 중 그 곳에서 전시를 하면 좋겠다고 해서 나중에 그곳을 보면서 함께 예기하기로 했다. 식당으로 가는 도중 강릉에서 온 솔바람 모임의 이보연씨가 들어와 함께 식사를 했다. 이보연씨는 식사 후 다시 전시장으로 올라와 둘러보고 갔다.
오후 2시경 전시장을 나와 사무실로 가 있으니 전북도립미슬관 서울관 직원이 이태호 선생님이 전시장에 왔다고 알려주어 전화로 인사를 했다. 오후 늦게 다시 전시장을 찾았다.
○ 2월 7일(금)
11시 30분에 성재용 사장님 부부와 점심을 먹기로 해서 시간에 맞춰 나갔다. 잠 시 후 개막일에 오셨던 김영진 선생님이 안동해 선생님과 다시 들렀다. 그 분에게 다른 손님과 점심을 함께 할 수 있느냐고 하자 그냥 편히 하라고 했다. 식사 후 학교로 가려는데 전기철 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인사를 했다.
학교에 갔다가 다시 전시장을 들르니 방명록에 전종범 전 박물관장 등 나녀간 분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길이 뜸한 편이었다.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나들이를 삼가는 것 같았다. 오후 늦게 윤태석 국립항공박물관 학예연구본부장이 들러 많은 예기를 나누었다. 나주에 본인 소유의 남평 주조장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고 했다. 그 분이 내가 쓴 시도 좋다고 했다. 박물관 직원이 휴일에는 많이 오실 거라고 해서 기대를 하면서 귀가했다.
○ 2월 8일 (토)
오전에 연구실 모임으로 송인호교수님, 문인식 과장, 김영수 박사 강동균 씨와 함께 탕춘대성을 답사 했다. 창의문에서 올라 인왕산 기차바위 위를 넘어 홍지문으로 내려왔다. 기차바위가 끝나는 곳에서 길을 잘못 들어 내려가다 다시 올라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강동균 씨는 다시 오를 때 먼저 떠났다.
하산 후 12시 함께 전시장으로 왔다. 동영상 촬영을 해 주기로 한 백산 선생님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함께 전시장을 돌아본 후 100년 설렁탕집으로 가서 식사를 하고 헤어졌다.
토요일인데도 인사동 거리가 한산했다. 3시 반경 시집에 글을 써준 김영철 선생님이 오셨다. 시집에 쓴 자신의 글을 다음호 문예지에 싣겠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산 그림도 싣고 싶다면서 몇 작품을 지목하며 파일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전시장을 둘러 본 후 그 분과 주변 찻집에서 차를 마시고 헤어져 다시 전시장으로 올라갔다. 사진가 김병구 선생이 고향 후배라고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자신도 강남의 유나이티드 전시장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고 했다.
○ 2월 9일(일)
몸살로 부은 목이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오전에 김병구 작가 전시를 보러 갔다가 문이 닫혀 있어서 돌아왔다. 여기나 저기나 거리가 한산했다. 초대한 분들에게 “저도 요즘 상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인사동에도 발길이 뜸합니다. 이 상황에서는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안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마음만으로 감사합니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마당에 쌓아둔 책을 수납하고 오후 1시경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전시를 보고 가려는 분들을 만나 인사를 나눴다. 2시 반에 미리 약속한 고양신문 이영아 대표가 와서 돌아보고 예기를 나누었다. 그 분은 작년 고양신문 30주면 행사 때 내가 그린 ‘지축동에서 본 북한산 전경’을 무대 배경과 기념품에 담았다. 이 대표가 자리를 뜬 다음 권희철 미술협회 고문과 선학균 교수님 등이 들러 주었다. 선학균 교수님은 방명록에 휘호도 남겨 주었다. 잠시 후 일본화가 겐마히사님과 함께 온 여자 친구 분이 그림을 자세히 보면서 인사를 했다. 겐마히사님은 내 그림이 참 좋다고 했다.
○ 2월 10일(월)
벌써 전시 마지막 날이 되었다. 오전에 치과에 갔다가 이병구 선생님 전시를 보고 사무실로 갔다. 오후에 전시장에 나가 철수할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 여자 분과 함께 온 관람객이 나에게 마스크를 벗어보라고 하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으니 자신을 몰라보겠느냐고 했다. 얼굴을 자세히 보면서 누군지 알 것 같았다. 첫 직장인 동아건설 설계실에서 함께 있었던 이석원 주임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이런 저런 예기를 했다. 글씨를 아주 잘 써서 당시에도 글씨 쓰기를 맡아 했는데 방명록을 보니 그 필체 그대로였다. 그 분들이 가고 6시까지 자리를 지키다 왔다. 전시장을 나오며 이제 전시가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 2월 11일(화)
문을 연 오전 10시에 도착해 그림을 하나씩 떼어 냈다. 금세 전시 벽면이 텅 비어지면서 기분이 허전했다. 잠시 후 다음번 전시자가 그림을 입구에 갖다 놓아서 마음이 더 급해졌다. 철수 후 그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부담스러웠다. 철수 중에 들어온 관람객이 아쉬워하며 도록과 시집을 사겠다고 했다. 오후 1시 30분에 그림을 실고 인사아트센타를 떠났다. 날씨가 풀려 거리가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전시는 작년과 달리 전시장을 들르는 일반 관람객들이 아주 적었다. 갑자기 추워진데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기피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위축감에다 전시 기간동안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더 힘이 들었다. 그래도 개막식과 전시 기간중에 많은 지인들이 찾아와 축하해주셔서 위로가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20200211)
첫댓글 김석환 선생님의 " 북한산과 한양 도성전 " 가지못하고 뒤늦게 축하하게 된 것을 용서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랍니다
선생님을 뵈온지 너무 오래 됐네요 !
연락 드릴 전화번호라도 알았으면 좋겠네요!
안녕하세요?
부족한 솜씨의 그림입니다.
감사합니다!
작년 풍경화가회 회원전에 가서 인사드리려고
마음 먹었었는데 학기말이고 전시 준비 때문에 시간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평소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모습이 뵙기 좋습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전화번호 ; 010 ~3198~ 4612
제 전화번호는 010-7929-3360입니다.
미술단체 카페에 종종 이런글과 사진이 올라오면 모두에게 참으로 도움 될탠대,
좋은네트웍을 소통하기 부끄러워(?) 모두 무심과 편견으로 무뚝이 잔치를 하니 재미가 줄어들어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제 일정과 겹쳐서 결국 못가서...
참 안타깝게 되었습니다!ㅡㅣㅡ
다음 기회에는 꼭!^^
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