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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국가와 비교한 한국의 진로교육 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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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적인 활동에 머무는 진로교육
현재 우리 학교 교육은 여전히 학업 성취만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지식 습득에 편중되고 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의 개인은 학문 체계에서 추출된 고정된 지식을 이해하는 것보다 실제 맥락에 적합한 지식을 생성하고 창출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학문적 지식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삶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학교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다양한 체험 속에서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할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이는 진로교육과 맥이 닿아있다. 진로교육은 단지 진로선택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 학생들이 변화하는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자기 주도적이며 성찰적으로 삶을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진로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이는 없으나, 아직 우리나라 초·중등학교에서의 진로교육은 파편적인 활동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교육활동 속에서 매우 주변적으로 취급되고 있다.
진로지도, 한국은 OECD 국가중 최하위1)
국제학업성취도조사 PISA 2006에 참여한 OECD 27개국 진로지도 상황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27개국 중에서 26위로 나타났다. 직업박람회는 노르웨이 97.8%, 호주 94.6%, 영국 92.0%인 반면 한국은 38.4%, 기업인 강연은 오스트리아 89.2%, 캐나다 87.4%, 호주 86.8%이지만 한국은 51.8%, 기업체 방문은 독일 94.5%, 핀란드 94.0%, 덴마크 93.1%인데 반하여 한국은 44.1%의 학교만이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세가지 진로지도 활동에 대해서 가중치를 주어 합산한 결과로는 오스트리아(421.6), 독일(412.9), 호주(396.7)의 순서로 높았으며, 한국은 157.6으로 벨기에(125)와 함께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표 1> OECD 국가에서의 진로지도 (단위:1년에 한번 이상 제공하는 학교의 비율, 괄호 안은 국가별 순위)
* 진로지도 점수는 1년에 한 번도 실시하지 않음, 1년에 한번, 1년에 한 번 이상이라고 응답한 학교의 비율을 각각 0, 1, 2로 가중치를 부여한 후에 합산하여 산출 ** 출처: 임언(2009). OECD 국가의 직업교육 유형별 진로지도 현황 비교. 직업능력개발연구 제12권 2호) 참조
진로교육 담당자가 없는 한국
"진로교육의 주된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특정 교사가 책임을 지고 있는’ 경우는 20%로 체코(79%), 일본(61%), 네덜란드(59%), 노르웨이(56%)에 비하여 매우 낮았다. 대신 우리나라는 71%의 학교에서 ‘모든 교사가 책임을 지고 있다’고 응답하여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이는 우리나라 학교에서는 진로교육을 주관하는 교사가 없고, 많은 교사들에게 불투명하게 진로교육의 책임을 분산하고 있는 실태를 반영한다. 한편, 핀란드(96%), 스웨덴(88%), 아일랜드(83%), 뉴질랜드(82%)에서는 많은 학교에서 고용된 진로상담가가 진로지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우리는 3%의 학교에서만 진로상담가가 있다고 하여 교사만이 아니라 상담원의 배치 및 활용도 가장 열악한 상태임을 나타냈다.
학업성취 수준과 어긋나는 진로교육 수준
PISA에서 조사한 진로교육에 관한 내용은 직업과 관련된 소수의 활동에 관한 것이며, 학교장의 응답에 기초한다는 점에서 진로교육의 실태를 비교하기 위한 충분한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학교 진로교육이 국제적인 기준에서 볼 때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일관되고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학업성취도가 높은 국가들이 대체로 진로교육도 열심히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는 학업성취도는 높지만 진로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공부하는 것을 매우 강조하지만, 공부를 왜 해야만 하는가에 대하여 고민하고 탐색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진로교육은 일회성 행사로만 진행될 수 없으며, 학교의 전 교육과정을 통하여 지속적이며 체계적으로 계획되고, 공을 들여서 시행될 필요가 있는 교육 활동이다. 따라서 진로교육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할 교사 혹은 상담가가 학교에 배치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1) 학교장이 응답한 결과에 기초. 우리나라는 154개 학교가 참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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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언 선임연구위원은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주립대학(알바니)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직업교육훈련연구실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중이며, 진로교육학회 이사, 한국교육평가학회 학술행사위원, 직업교육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